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위한 성 윤리 지침서. 인간적 성의 특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성이 갖는 가치가 무엇이고, 그러한 성의 가치 실현에 요구되는 규범이 무엇지에 대해 살펴보고 이다. 또한 성에 관한 도덕적 담론을 이상적 성과 도덕적 성으로 나누고, 다원주의 시대에 적합한 보편적 성 윤리는 도덕적 성 중심의 성 윤리를 분석ㆍ비판함으로써 책임과 존중, 두 규범을 도덕적 성의 조건으로 제안하고, 이 책임과 존중 중심의 성 윤리를 구체적인 성 윤리의 문제들에 적용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 윤리 교육에 관한 몇 가지 제언을 다루었다.
우리 사회는 급격한 개방화, 서구화만큼이나 성과 관련해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지금은 성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넘쳐나고 있고, 또 언론 매체마다 성과 관련된 사건 사고들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터넷의 확산으로 성 문제는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성 의식은 기성 세대의 전통적 성 관념과 젊은 세대의 자유주의적 성 관념으로 극단화되어 소통 자체가 단절된 상태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극단의 관념들을 극복하고 바람직한 성 윤리를 모색하고 확립하기 위해서는 성 윤리에 대한 현실적이고 다양한 담론이 제기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성 윤리}는 기존의 전통적 성 윤리와 자유주의적 성 윤리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책임과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시대에 적합한 현실적 성 윤리를 모색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실제적인 도덕적 성에 대한 논의이다
성에 관한 도덕적 담론은 '이상적 성'과 '도덕적 성' 두 가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이상적 성 중심의 성 윤리는 '좋은 성', '유덕한 성'을 주로 다루고, 도덕적 성 중심의 성 윤리는 '성과 관계된 도덕적 의무',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 성'을 주로 다룬다. 이상적 성에 관한 담론은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보편적 합의를 이루어 내기는 어렵다. 반면에 도덕적 성에 관한 담론은 어떤 성적 활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기 위한 필요 조건만을 문제삼기 때문에 다양한 가치관으로부터 비교적 중립적 논의와 보편적 합의가 가능하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필요한 보편적 성 윤리학은 도덕적 성에 관한 담론을 중심으로 기초를 정립하여야 하고, 그리고 이러한 기초 위에서 좋은 성, 유덕한 성인 이상적 성을 지향하여야 할 것이다.
기존의 성 도덕 논의의 비판적 종합
기존의 도덕적 성 중심의 성 윤리는 '결혼과 출산 중심의 보수주의 성 윤리', '쾌락과 계약 중심의 자유주의 성 윤리', '사랑 중심의 중도주의 성 윤리'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이 세 이론의 성과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보다 적절한 도덕적 성의 기준을 구성할 수 있다. 즉 보수주의의 지나치게 엄격한 결혼과 출산 중심의 '책임' 규범을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자유주의의 '해악 금지' 중심의 책임 규범을 확대·강화함으로써 보다 적절한 책임의 규범을 정립할 수 있다. 그리고 자유주의 성 윤리의 '자율성 존중'의 원리를 '인격 존중'의 원리로 강화하고, 중도주의의 '사랑' 기준을 '인격 존중' 기준으로 약화시킴으로써 보다 적절한 존중의 규범을 정립할 수 있다.
책임과 존중 중심의 성 윤리
따라서 현시점에 필요한 도덕적 성의 조건은 '책임과 인격 존중'이다. 상호 존중하고 책임 있는 성은 옳고, 그렇지 않은 성은 그르다. 구체적으로 책임과 인격 존중의 규범은 성 관계에서 상대방을 강제, 기만, 착취하거나 인격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을 금지하며, 상대방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성적 욕구를 호혜적으로 충족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성행위의 결과를 좋게 만들기 위해 사전에 충분히 주의하고 예방할 것과 실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 있고 상호 존중하는 한에서 성적 자유를 옹호함으로써 자유주의의 성적 자유와 보수주의의 성적 안정성을 조화시키는 '책임과 존중 중심의 중도주의 성 윤리'가 요구된다. 그런데 책임과 인격 존중의 의무는 단지 도덕적 성의 필요 조건이자 이상적 성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며 반드시 좋은 성...인 것은 아니다. 좋은 성은 존중과 책임의 의무를 넘어서는 덕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좋은 성을 지향하기 위해서 지금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책임과 존중'이다.
동성애 등 성적 소수자들을 인정해야 한다
'책임과 존중' 중심의 성 윤리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도덕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랑의 대상이 동성인가 이성인가가 아니라 사랑의 상대에 대한 존중과 책임 있는 태도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 우리 사회의 성적 소수자들도, 그들이 상호 존중하고 책임을 다한다고 하면,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존중과 책임을 가르치는 성 교육
우리가 지금껏 실시해 온 성 교육은 훈계조의 이상적 성이나 성 지식을 위주로 한 것이었다. 이러다 보니 현실과 괴리감이 있거나 또는 청소년 성 문제의 증가라는 역효과를 초래하였다. 성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호혜적일 수도 있고 이기적일 수도 있으며, 책임 있는 성이 될 수도 있고 무책임한 성이 될 수도 있으며, 또 아름다울 수도 있고 추할 수도 있다. 성이 호혜적이고 책임 있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신중함 그리고 사랑과 절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청소년의 성 교육은 존중과 책임의 의무를 다하고 사랑과 절제의 덕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성 윤리 및 성 철학의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
저자 소개
지은이 류지한은 서울대학교 국민윤리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부산 동의대학교 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헤어의 합리적 비기술주의 도덕추리론 연구], [도덕적 성의 조건], [안락사: 자비인가 살인인가], 등이 있으며, 지은 책 및 옮긴 책으로는 {인성론}, {인간복제, 무엇이 문제인가}, {사회윤리}, {정보윤리학의 기본원리}, {컴퓨터시대의 인간} 등이 있다.
1.성 개방과 성 윤리의 혼란 ...9
2.성의 특징 ...15
3.성의 가치와 가치 실현 ...25
4.이상적 성과 도덕적 성 ...39
5.도덕적 성에 대한 세 가지 입장 ...51
6.책임과 존중 중심의 성 윤리 ...71
7.책임과 존중 중심의 성 윤리의 적용 ...89
8.책임과 존중을 넘어서 ...113
9.성 윤리 교육 ...117
류지한 [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윤리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동의대학교 철학․윤리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인성론』,『성윤리』,『서양 근․현대윤리학』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두 수준 공리주의에 관한 연구」,「안락사의 윤리적 쟁점」,「베버의 가치철학에서 책임윤리와 합리성의 한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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