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움』은 과학과 영성의 조화를 보여주는 책이다. 정보에 함축된 의미를 자신의 가치관에 적용하고,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사소한 일상 안에서 경이로움을 찾아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통찰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과학이 발견한 것들에서 느끼는 경이로움이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오는 깨달음과 울림을 같이 한다고 설명하며, 그 놀라움을 강조했다.
성경의 시작인 창세기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지난 천년 동안 가장 위대한 신학자라고 일컫는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를 잘못 이해하면 하느님을 잘못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주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지난 몇 십 년 사이에 우리의 인식을 엄청나게 바꿔 놓았다. 벨기에의 물리학자이며 사제인 조르주 르메트로가 우주의 시작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 이후 빅뱅 이론이 우주의 기원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고정된 우주론에서 탈피하여 우주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아인슈타인도 경험했다. 그가 특수 상대성 이론을 연구하며 계산하던 중 우주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방향으로 팽창하고 있었음을 도출하였으나 이를 은폐하고 안정적이고 고정된 채 있는 숫자로 바꿨다. 새로운 발견에 내포되어 있는 놀라운 뜻을 알고 그로 인해 세계관의 근간이 되는 진실이 산산조각 날 것이 두려웠던 아인슈타인은 스스로 완강하게 버텼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나중에 우주가 정말 팽창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하였기에 새로운 세계관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를 보여 주는 일화이다.
익숙하고 안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모험을 넘어서 삶의 바탕을 흔들고 바꾸도록 위협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언제나 우리의 환상을 드러내고 두려워하는 것들과 마주하게 한다. 새로운 우주론은 삶에 대해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진실을 뒤엎을 수 있다. 예수님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새로운 비전을 거부하던 이들을 보며 안타까워하셨다. 인간이 보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려움일 것이다. 그 두려움은 진리를 잡으려 손을 내밀기보다는 안전한 것을 움켜잡고 마치 아인슈타인처럼 변하지 않으려 한다.
일부 현대의 그리스도교 근본주의자들은 진화론이 신앙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아직도 완강히 거부하며 지적 설계론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새로운 우주론은 자연 과학과 신앙과의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 서로 화해하고 공명하는 상보성의 모형으로 접근한다. 저자 주디 카나토는 새로운 우주론으로 현시대에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과학과 신앙의 이론을 뛰어넘는 차원으로 발전시켜 일상의 구체적인 삶을 새 우주론에 입각하여 관상적 성찰을 하도록 안내한다. 지금까지 가려져 있던 삶에 대한 깊은 흥취를 북돋으며, 하루를 환희로 시작하도록 인도한다. 세상이 얼마나 한없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한지 깨닫도록 해 준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경탄을 자아내는 건강하고 살아 있는 이야기로 독자를 매혹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제외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새 우주 이야기는 저 멀리 있는 별의 위치에 대한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내가 지금 당장 겪고 있는 현실과 우주가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하게 하며 깨닫게 한다. 지금 나에게, 그리고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이 현상은 무엇인가? 온갖 불확실한 시대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난감할 때 이 책은 희망의 책이 되어 비전이 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우주의 한없는 경이로움을 통해 하느님의 현존을 알아보게 한다. ‘나’라는 존재가 우주 역사 안에서 사랑에 찬 큰 의미임을 깨닫게 해 주며 기도하게 만든다.
들어가는 글
첫 번째 이야기 우주론
두 번째 이야기 새 우주론
세 번째 이야기 한처음에
네 번째 이야기 빅뱅
다섯 번째 이야기 진화
여섯 번째 이야기 강생과 광합성
일곱 번째 이야기 세상의 빛
여덟 번째 이야기 홀론 이론
아홉 번째 이야기 블랙홀
열 번째 이야기 초신성
열한 번째 이야기 신비
열두 번째 이야기 한없는 경이로움
용어 해설
주디 카나토(Judy Cannato) [저]
성요셉수도회 재속회원으로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성요셉 피정센터 ‘River’s Edge’에서 영적 지도 및 중년기 생활을 지도하는 상담가로 활동했다. 카나토는 새로운 우주 이야기와 그리스도교 영성을 통합하는 데 관심을 두고, 종교와 과학의 조화를 보여 주는 깊이 있는 통찰로 피정을 이끌었으며, 영성 생활에 관한 수많은 글을 남겼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에는 ‘신성한 우주상Sacred Universe Award’을 수상했다. 존캐롤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종교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 종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Quantum Grace: Lenten Reflection on Creation and Connectedness](2003), [Quantum Grace: The Sunday Readings](2003), [Field of Compassion](2010)이 있다.
이정규 [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에서 천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더블린과 벨파스트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생태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우주 138억 년의 진화사를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세계관으로 연구하고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다. 2016년 10월부터 노원우주학교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우주산책](이데아 2015)이, 역서로는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 (동연 2007), [살아 있는 미로](동연 2009), [내면 작업](공역, 동연 2011), [경이로움](성바오로 2013), [자비로움](성바오로 2015), [마더피스 타로](공역, 바람나무 2016), [그림자왕](공역, 바람나무 201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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