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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주방 : 불과 칼 사이에서 따뜻한 책읽기
유재덕 ㅣ 나무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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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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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page/150*211*22/370g
  • ISBN
9791186536650/1186536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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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불루머 유재덕이 들려주는 책과 인생 이야기! 27년차 호텔리어 셰프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책의 맛은 어떨까? 웨스틴조선호텔서울 총주방장 유재덕, 그는 칼을 내려놓을 때마다 책을 펼쳐들었다. 희고 높은 모자와 흰 조리복을 입은 셰프들이 뜨겁고 날카로운 기기들을 이용해 누군가의 식사를 준비하는 호텔 주방은 베일에 싸여진 공간이다. 날마다 다른 상황, 다른 조건이 주어지지만 한결 같은 맛과 서비스를 위해 주방에서는 매일의 전쟁이 치러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에서 외길을 걸어온 중년의 셰프는 주방일 틈틈이 책을 읽고 칼럼을 썼다. 셰프가 고른 책은 대부분 음식에 관한 책이다. 식탁 혁명을 불러온 고추의 모든 것을 다룬 〈페퍼로드〉부터 음식인문학의 고전 〈음식문화의 수수께끼〉까지 41편에는 저자의 경험과 어우러진 흥미로운 음식 이야기가 펼쳐진다. ‘파타고니아 이빨고기’가 ‘칠레산 농어’로 이름을 바꾸고 판매량이 10배 늘었다든지, 요리의 맛은 식재료의 질에 달려 있을 뿐 요리사의 역할은 얼마 안 된다는 것 등등 미식의 안목을 키울만한 이야기다. ■제작 노트 27년차 호텔리어&요리사 유재덕은? 대한민국 최고(最古)호텔의 음식을 책임지는 요리사로서 그의 오랜 경력 중에는 독특하고 의미 있는 경험도 많다. 특히 지난 2017년 10월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기념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 행사’가 대표적이다. 대한제국 시절 고종황제가 외국공사를 접견하는 연회를 열 때 선보인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을 고스란히 재현한 행사였다. 문화재청과 배화여대 등이 함께 기획한 이 행사에서 유재덕은 헤드 셰프로서 조리팀을 이끌었다. 조리팀은 철저한 문헌연구와 고증을 거쳐 120년 전 서양식 연회 음식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이 행사는 ‘대한제국 그 비운의 역사와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궁중 식문화의 명맥을 잇는다’는 취지를 훌륭하게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당시 언론과 미디어, 그리고 문화계로부터 큰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이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헤드 셰프, 2019년 대한제국 한식 연회음식 재현 헤드 셰프로 활약하며 국내외 귀빈들의 음식을 책임졌다. 식품공학과 출신의 청년이 요리사가 되기까지의 우여곡절 유재덕은 조리학과 출신이 아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조선호텔에는 사무직 일반 직원으로 취업했다. 식자재 구입을 담당하면서 드나들어야 했던 호텔의 주방에서 그는 요리의 아름다움에 매혹된다. 그는 요리사가 되기로 작정하고, 자신의 보직을 주방으로 바뀌 달라고 회사에 요청한다. 1990년대 초반, 당시에는 몸을 써야 하는 요리사는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무조건 사무직이 되어야만 한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사무직으로 취업한 청년이 주방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니 다들 의아했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호텔의 주방장은 패기만만한 청년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다. 단 6개월 이내에 조리사 자격증을 따오면 주방에서 받아주겠다는 조건이었다. 결국 그는 6개월 안에 조리사 자격증을 따내 요리사의 길에 들어선다. 늦게 시작했기에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주방에 입성한 그는 어깨너머로 요리의 언어를 배웠고, 몸으로 머리고 요리를 익혀 나간다. 유재덕은 남보다 늦게 시작했기에 오히려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었다. 호텔의 주방에서 만난 스승과 선배 요리사들은 때론 격려도 하고, 때론 야단도 치면서 그를 이끌어 주었다. 현재 신세계 상무인 조형학 셰프는 그의 상사이자 평생의 스승이다. 그는 조...
  • 맛은 육체를 던져서 경험하는 감각의 영역이다.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맡고, 이로 씹고, 혀로 느껴야만 한다. 하지만 맛보는 일에만 열중하면 ‘먹는 바보’ 즉 혀끝의 감각에 갇히기 쉽다. 경험에 지식과 생각을 더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독서의 필요성이다. “손을 쓰는 사람들은 종종 현장 경험이 중요하지 독서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하고는 한다. 그거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 그 많은 요리들을 모조리 실수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요리는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이다. 독서는 분명하고도 실제적인 경험이다.”(책_61쪽) 요리는 오직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일, 죽음과 대척점에 서 있는 행위가 요리라는 것!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어떤 생명은 목숨을 잃어야 하는 생과사의 아이러니를 품는 행위가 요리라는 것! 작가는 이 끝없는 모순의 세계와 독서를 연결시킨다. “고작 예쁜 모양,?고작 맛,?고작 건강,?나는 그렇게 ‘고작’이라는 단어 정도로만 언급될,?그저 그런 요리사가 아니었을까??믿음과 배려,?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렇게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인간의 덕목을 담은 음식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갈 길이 참으로 멀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책_137쪽) 요리사가 되고?25년쯤 되자 그는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만큼 뜨거운 열정이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본다.?그리고 자신이 ‘정말 좋은 요리사’인지 반문한다.?그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결코 말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지금껏 평생을 요리사로 살았는데,?‘좋은 요리사’가 아니라면,?도대체 나는 이 세상에 왜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더없이 치열한 자기 성찰이다. 〈독서 주방〉에서 저자는 자신에게 던졌던 ‘나는 좋은 요리사인가?’라는 그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요리는 특별한 것이지만,?음식은 위대한 것이다!” 저자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는 좌우명이다.?요리는 맛을 주지만,?음식은 생명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고,?‘좋은 존재’가 되기 위해 죽을 때까지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라는,?인생의 지혜를 감동적으로 깨닫게 해주는 멋진 문장이다.? 〈독서 주방〉은 책을 읽으면 과연 우리 인생에 얼마나 멋진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가 독서를 통해 자신의 소소한 일상 속 모든 국면을 삶의 깨달음으로 연결해가는 풍경은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다. 일상 독서의 효과를 이보다 더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을까? 이 시대의 독자라면 놓치지 말고 꼭 읽어두어야 할 에세이다.
  • 시작하는 말 요리사와 평론가의 슈트ㆍ004 제1장 식 식탁 혁명을 불러온 고추의 모든 것ㆍ018 - 〈페퍼로드〉 놀라운 음식의 과학ㆍ024 - 〈왜 맛있을까〉 음식 습관에 인생이 담겨 있다ㆍ030 - 〈음식의 심리학〉 식사에 담긴 문화의 변화ㆍ034 -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먹을까ㆍ〉 손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든다ㆍ038 -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주방의 성차별을 향한 일침ㆍ044 - 〈여성 셰프 분투기〉 흥미를 넘어 독자를 감동시키는 책ㆍ050 - 〈식사 食史〉 햄버거 모양을 한 무엇은ㆍ 바로 새로운 생각ㆍ056 - 〈아이디어 요리하는 아이디어〉 세상 제일 친절한 레시피는 어디에ㆍㆍ062 -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파불루머의 키친 라이브러리ㆍ070 - 〈갖고 싶다 이런 키친〉 제2장 생 좋은 요리사는 계절과 같은 사람ㆍ078 - 〈로산진의 요리왕국〉 요리사는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고, 세상 그 어디에서도 살 수 있다ㆍ084 - 〈음식의 말〉 생명을 키우는 밥의 기억ㆍ090 - 〈밥 이야기〉 숨겨진 맛의 역사ㆍ096 - 〈음식과 전쟁〉 살아 있다는 것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ㆍ102 - 〈순대실록〉 세계 최고 요리사들의 삶과 철학ㆍ108 - 〈세기의 셰프를 만나다〉 인생을 바꿀 만한 무엇이 ...
  • (20쪽) 나는 먹으며 계속 상상한다. 지금 저 주방의 요리사가 이 요리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 이것을 왜 만들었지? 이 맛을 통해 어떤 느낌이 전달되길 원했던 걸까? 때때로 요리사가 던진 메시지와 나의 확신이 만나는 순간이 있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끼리의 지극히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의사소통이랄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그런 것이 있다. 훈련된 야구선수처럼, 굉장한 일체감 속에서 그는 던지고 나는 받는다. 이런 순간에는 형언하기 힘든 기쁨이 있다. 배가 불러 터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말이다. -「식탁 혁명을 불러온 고추의 모든 것」중에서 (25쪽) 주방은 특히 위계질서가 엄격하다. 문제는 엄격함이 지나치면 마음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우리는 마음을 너무 쉽게, 혹은 너무 거칠게 다루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마음이 죽으면 몸도 죽는다. 모든 약은 독이다.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죽을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지키고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가 오히려 사람을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간이 맞아야 하는 요리처럼 엄격함에도 적절함이 필요하다. -「놀라운 음식의 과학」중에서 (78쪽) 요리사들도 그렇다. 날마다 다른 상황, 다른 조건이 주어지지만, 한결같은 맛을 만들어야 한다. 바로 그런 탓인지 좋은 요리사들은 하나같이, 매우 창조적인 동시에 매우 우직한 사람들이다. 창조성과 우직함. 어쩌면 가장 거리가 멀지도 모를 이 두 가지 성향이 동시에 구현되는 사람들, 그들이 요리사다. -「좋은 요리사는 계절과 같은 사람」중에서 (87쪽) ‘미장 점검’이 끝나면 주방은 곧바로 전투 상황에 들어간다. 쏟아져 들어오는 ‘빌지’를 보며 셰프는 큰 소리로 오더를 부른다. “뉴 오더! 세트메뉴-A 2개, 뉴 오더! 알라 그린 아스 수프 3개, 페페로니 피자 1개 에잇 컷! 나우 픽업.” (…), ‘에잇 컷 나우 픽업’은 ‘8조각으로 잘라 접시에 담아, 즉 요리가 완성되면 바로 접시에 담아내라’는 뜻이다. -「요리사는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고, 세상 그 어디에서도 살 수 있다」중에서 (104쪽)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만큼 행복한 느낌이라는 것이 있을까? 오늘 주방에서 청년 시절을 떠올리다가 문득 떠오른 질문이었다. 연이어 든 생각은 ‘음식이란 생과 사의 아이러니를 품은 예술행위기도 하구나’였다. 살아 꿈틀거리는 문어를 찜통에 넣는 순간 든 생각이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중에서 (110쪽) 흔히 너무 바쁜 것을 두고 ‘혼이 나간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표현법은 은유일까? 직유일까? 나는 직유라고 생각한다. 너무 바쁜 호텔 주방의 5월이 지나고 나면 언제나 나는 나갔던 혼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해마다 6월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주로 나 자신의 인생이나 길에 관한 것이었다. -「세계 최고 요리사들의 삶과 철학」중에서 (154쪽) 소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이라는 단 하나의 모티브를 통해 주인공의 내면적 상황은 물론이고 그들의 본능과 작품의 메시지나 작가의 무의식까지 해석한다. 이것을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로 어마어마하다. 책을 읽다보면 한 점으로부터 뽑혀나온 국수 가락이 순식간에 지구 전체를 둘러싸 전부 먹을 것으로 만드는 상상이 펼쳐질 정도다. -「가을에 딱 어울리는 ‘맛, 그 지적 유혹’ 」중에서 (172쪽) 탐식을 강요하는 연예인 먹방, 미식은커녕 포식을 강요하는 미디어 매체들. ‘푸드 포르노’라는 기막힌 작명을 십분 이해한다. 사람들에게 부디 TV보단 책으로 먼저 음식을 드셔보시길 권하고 싶다. 현혹하지 않고...
  • 유재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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