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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이상원, 조금선 ㅣ 황소자리 ㅣ Эта странная жизн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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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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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page/141*211*18/37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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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5093710/118509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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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여기, 무자비한 시간을 온순하게 길들여 자기 것으로 만든 한 남자가 있다. 자기 앞에 주어진 시간과 독특한 관계를 맺으며 학문 연구와 도덕적 자기 삶의 완성에 몰두했던 한 과학자의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삶을 조명한 책이다. 1972년 8월 31일, 구소련의 곤충분류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Aleksandr Aleksandrovich Lyubishev가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평범하고 소탈한 연구자로 살다 간 그가 세상에 남겨놓은 것은 70여 권의 학술서적과 총 1만 2,500여 장(단행본 100권 분량)에 달하는 연구논문, 그보다 방대한 양의 학술자료 및 꼼꼼하게 제본한 수천 권의 소책자들이었다. 생전에 류비셰프와 교류를 가졌던 국내외 지식인들은 그가 남긴 엄청난 양의 원고와 속속 드러나는 학문적 성취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류비셰프 생존 당시부터 호기심을 가지고 교류를 지속했던 전기작가 다닐 그라닌Daniil Alexandrovich Grankn은 류비셰프의 비밀스럽고 위대한 삶을 추적하기로 했다. 말년에 류비셰프가 체류했던 울리야노프스크를 방문해 그가 남긴 방대한 원고들을 여러 날에 걸쳐 검토하던 중 매우 흥미롭고도 소중한 단서를 발견했다. 유고에서 나온 ‘시간통계’ 노트가 바로 그것이었다. 언뜻 무미건조한 일기장처럼 보였던 이 노트를 꼼꼼히 분석하던 그라닌은 베일에 싸인 류비셰프의 인생관과 학문관, ‘괴력’이라고 일컬어질 만한 성취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를 찾기에 이르렀다. 모든 것은, 류비셰프의 ‘시간’에 있었다. 스물여섯 살부터 시간통계 노트를 작성해온 그는 지금껏 그 누구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방법으로 도처에 깔린 시간을 ‘채굴’해냈고 그렇게 확보한 시간 속에서 자기 삶의 완성으로 향하는 위업을 달성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치밀한 취재와 저자 그라닌의 풍성한 사유, 빼어난 문장력이 잘 어우러진 이 책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는 1974년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유럽과 중국 등 여러 나라의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2004년 초판 출간 당시 저자로부터 이 책의 한국어 판권을 영구 양도받은 황소자리는 책 속 주인공 류비셰프와 2019년 98세를 일기로 작고한 저자 그라닌의 숭고한 생애를 기리면서 달라진 시대에 맞게 책에 새 옷을 입혀 개정판으로 출간했다.
  • 오, 루칠리아!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오로지 시간뿐, 그 외는 모두 타인의 것이라오.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해준 것은 끊임없이 흘러가며 사라지는 시간뿐이오. 하지만 이조차 누구든 원한다면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있소. 사람들은 타인이 소유한 시간을 귀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오. -세네카 태초에 하늘이 열리고 인류가 시공간을 인지하던 날 이후 ‘시간’은 사람들에게 불가해한 괴물이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공간은 어찌어찌 정복이 가능했다. 하지만 ‘시간’은 길들여지지 않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 남아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그 시간이 우리의 생명을 빼앗기 시작한다”던 세네카의 탄식 이후 시간을 정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는 놀랄 만한 가속도가 붙었다. 사람들은 마차에서 기차로, 기차에서 비행기로 갈아탔고 전보와 전화기, 컴퓨터를 만들어냈으며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해줄 온갖 신약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시간 부족 현상은 더욱더 심화하고 있으며, ‘시간 강박’에서 벗어날 날 역시 요원한 듯 보이기만 한다. 여기, 82년이라는 온 삶을 바쳐 ‘시간’이란 괴물과 꿋꿋하게 마주했던, 그리하여 영원한 난제처럼 버팅기던 ‘시간’을 마침내 온순하게 길들인 사람이 있다. 50년 넘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시간통계’ 노트를 작성하면서 시간의 속성과 존재감을 정확히 인식했고, 그 시간 속에서 자기 삶의 가치와 가능성을 무한대로 확장해냈던 사람. 정직하고 행복하게 한 세상을 살았고, 살아서보다 죽은 후 그 삶의 위대함을 인정받으며 결국은 ‘시간’이 사려 깊은 친구였음을 확인시킨 사람…….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능성의 최대치를 살고 간 사람!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는 자기 앞에 주어진 시간과 독특한 관계를 맺으며 학문 연구와 도덕적 자기 삶의 완성에 몰두했던 한 과학자의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삶을 조명한 책이다. 1972년 8월 31일, 구소련의 곤충분류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Aleksandr Aleksandrovich Lyubishev가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평범하고 소탈한 연구자로 살다 간 그가 세상에 남겨놓은 것은 70여 권의 학술서적과 총 1만 2,500여 장(단행본 100권 분량)에 달하는 연구논문, 그보다 방대한 양의 학술자료 및 꼼꼼하게 제본한 수천 권의 소책자들이었다. 생전에 류비셰프와 교류를 가졌던 국내외 지식인들은 그가 남긴 엄청난 양의 원고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면서 속속 밝혀지는 류비셰프의 학문적 성취 및 철학과 역사, 문학과 윤리학 등을 전방위로 넘나들며 성실하고 해박한 논리를 펼쳐낸 그의 독창적 이론에 그들은 다시 한번 아연할 수밖에 없었다. 매일 8시간 이상 자고 산책과 운동을 즐겼으며 아리스토텔레스와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줄줄 외우고 주요 공연과 전시는 빠짐없이 관람했던 류비셰프였다. 게다가 당대 대다수 남자들이 그렇듯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와 연구소 직원으로 일했고, 각종 학술세미나와 국책 사업을 위해 한 해에도 몇 달씩 전국 각지를 순회해야 할 만큼 쉴 틈이 없는 그였다. 볼셰비키 혁명과 1,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가파른 물살은 그의 삶이라고 비켜 가주지 않았다. 도대체 그의 삶에 어떤 가공할 비밀이 있어 이토록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일까? 아니, 무엇보다 먼저 그는 누구였을까? 1973년, 류비셰프 사망 1주기를 맞아 개최된 학술회의에서 사람들은 류비셰프라는 불가사의한 인물을 규정해내기 위해 절절매고 있었다. ...
  • ♠ ▒ 추천사 | 12 ▒ 한국어판 저자 서문 | 18 1장|글을 시작하면서 가지는 고민 | 21 2장|그들이 류비셰프를 숭배했던 이유 | 34 3장|류비셰프가 남긴 방대한 자료들 | 40 4장|기이하고 흥미로운 일기장에 대해 | 46 5장|시간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 57 6장|그의 젊은 시절 | 68 7장|시간통계 방법을 개발하다 | 78 8장|그를 닮을 수 있을까 | 101 9장|그는 현대 과학자의 이상적 모델인가 | 106 10장|그의 유전적 특징에 대해 | 112 11장|학자들의 특성에 대해 | 134 12장|류비셰프가 치렀던 대가 | 149 13장|류비셰프의 마음속 갈등들 | 158 14장|지독히 운 없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 182 15장|자기인식에 이르는 길 | 213 마지막 장|서글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들 | 229 ▒ 옮긴이의 말 | 245
  • 발표자들도 류비셰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한 사람은 생물학자라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역사학자라고 했으며 곤충학자 혹은 철학자라 부르는 이도 있었다. 발표자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류비셰프가 탄생했다. 각자 그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하여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이는 진화론과 유전학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던 류비셰프를 혁명가라 칭했고 다른 누군가는 이단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혹은 반대파에 대하여 한없이 너그럽고 선량한 러시아 지식인의 올바른 표본이라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다. -본문 17쪽 생전에 그는 70여 권의 학술 서적을 발표했다. 그 중에는 분류학, 곤충학, 나아가 분산분석(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집단에서 동일한 반응을 관측한 후에 집단들 사이에 반응의 차이가 있는가를 검증하는 통계분석.─편집자)에 관한 전문 서적도 있었다. 이런 저서들은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 해외에서도 널리 읽히고 있다. 류비셰프는 총 1만 2,500여 장에 달하는 논문과 연구 자료를 남겼는데 이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생각하기에도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본문 40쪽 82세에 생을 마친 그는 마지막 몇십 년 동안에 가장 높은 학구열과 창의력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 방대한 연구 실적보다는 도대체 무엇이, 어떤 방법이 이를 가능케 했는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바로 이 방법 때문에 나는 류비셰프에 대해 큰 흥미를 느낀다. 그가 생활했던 방법은 또 하나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 생활 방법은 그가 수행했던 다양한 연구와는 전혀 다른, 하나의 독립적인 업적이다. -본문 45쪽 류비셰프의 훌륭한 점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먼저 이러한 깨달음을 얻었다는 데 있다. 여기에는 그의 연구가 큰 역할을 했다. 과학 연구는 애초부터 다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요구했다. 그것이 어느 정도로 많은 노력이고 긴 시간인지는 류비셰프가 아니었더라면 계산할 수 없었으리라. -본문 77쪽 류비셰프는 아들의 죽음이 가져온 슬픔을 오래도록 이기지 못했다. 당시 그가 쓴 편지를 보면 아들에 대한 기억을 남자답게 억누르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기 어려운 아버지로서의 슬픔이 가득하다. 그는 수상스키 타는 사람이 보트의 밧줄을 꽉 움켜쥐듯이 한층 더 규칙적으로 일상 생활을 해나갔다. 밧줄을 놓치면 속력을 잃어 바로 물에 빠져버리고 만다. 크나큰 슬픔과 고통의 시기에도 류비셰프는 곤충 표본을 만들었고 매일의 삶을 기록했다. 다만 그 모든 활동은 기계적으로 이루어졌다. 과학은 의미를 상실했고 감당하기 힘든 외로움이 그를 괴롭혔다. -본문 113쪽 류비셰프가 남긴 다양한 글들, 철학적인 분석과 생물학 연구논문 중에서 과연 무엇이 후대에 남겨질 것인지는 사실 아무도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정작 당사자인 그는 이런 문제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스스로 패배와 승리를 판단하지 말라’는 파스테르나크Boris (Leonidovich) Pasternak(1890~1960, 러시아 시인·소설가─편집자)의 시구처럼 말이다. -본문 176쪽
  •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저]
  • 이상원, 조금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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