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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의 종주국은 중국이고 한국은 비록 중국의 영향으로 서예가 발전하였지만, 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모방한 것이 아니라 한국적 특성과 새로운 견해를 나타내며 새롭게 창작한 것이 적지 않다. 이는 바로 한국서예의 정체성이고, 심지어 청출어람(靑出於藍)의 경지에 이른 것도 있다. 따라서 한ㆍ중서예사의 비교와 한글서예사를 정리하여 한국서예의 정체성ㆍ차별성ㆍ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는 것이 집필 의도이다.

서예는 문자를 매개체로 삼아 붓으로 작가의 성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서예는 문자를 떠날 수 없으므로 서예의 시원은 자연 문자의 시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후 서예의 변천은 서예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서예의 번성은 세 가지 상징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즉 창작의 번영, 상당한 공력이 있는 작가의 출현, 창작에 대한 이론적 개괄과 상세한 해석이다. 따라서 서예사는 각 시대가 처한 시대적 배경, 대표적 작가와 작품, 서예이론 등을 포함해야 하고, 또한 서예의 자매예술이라 할 수 있는 인장 또한 금석자료의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를 포함해야 한다. 한국은 서예의 종주국인 중국의 영향을 받고 발전하였지만, 한국적 특성과 새로운 견해를 가지고 이를 재해석하였기 때문에 1권을 한국서예사, 2권을 중국서예사라 하여 두 권으로 나누었다. 이에 따른 목차 또한 달리하여 내용의 차별성을 나타내었다. 한국서예사는 크게 한국서예사ㆍ한글서예ㆍ한국 인장의 세 분야로 나누었다. 한국서예사에서 특기할 것은 조선 이전까지는 시대마다 대외교섭이란 장을 마련하여 주로 중국의 영향에 대한 것을 정리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대마다 한국서예의 특징과 변천 과정 및 유명 서예가와 작품을 소개하였다. 이는 한국서예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에 중요한 객관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한글서예는 한글의 창제와 우수성, 한글서예의 자료와 명칭, 조선시대의 한글서예, 근현대의 한글서예, 한글서예의 미래 지향 등으로 나누어 한글서예의 모든 것을 개략적으로 소개하였다. 한국 인장에서는 인장의 기원과 분류 및 관인ㆍ사인ㆍ국새ㆍ어보 등에 대해 주로 살펴보았다. 이 또한 중국의 인장과 차별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 부록에는 ‘한ㆍ중 주요 서예가ㆍ서예작품 비교’를 표로 작성하여 한ㆍ중서예사를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중국서예사는 크게 중국서예사ㆍ서예이론ㆍ전각 세 분야로 나누었다. 중국서예사의 주요 내용은 서체의 변천, 유명 서예가와 작품, 시대의 서풍, 실용서예, 예술서예, 전통서예, 현대서예 등 서예의 모든 것을 담았다. 서예이론은 서예사ㆍ서예이론ㆍ서예비평에 대한 이론을 개론과 해제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전각은 변천과 도법ㆍ전법ㆍ유파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이 글은 한ㆍ중서예사를 한국서예사와 중국서예사 두 권으로 만들어 한국과 중국의 서예에 관한 모든 것을 쉽게 비교하면서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창작물이라 하겠다.

추천사 / 3 머리말 / 9 중국서예사 / 19 제1장 중국서예 / 27 제1절 선진시대 서예 … 27 1. 갑골문 28 2. 금문 30 3. 석고문과 묵적 33 제2절 진ㆍ한나라 서예 … 38 1. 이사와 소전 38 2. 예서의 변천 41 (1) 한간 (2) 서한시기의 예서 (3) 동한시기의 예서 (4) 서예가와 서예이론 제3절 위진남북조 서예 … 56 1. 위ㆍ진나라 서예 57 2. 남조 서예 62 (1) 과도기 서체 (2) 종요의 구체 (3) 왕희지의 신체 3. 북조 서예 71 (1) 각석의 흥성 (2) 각석의 특징 (3) 각석의 풍격 4. 사경체 87 (1) 형성 (2) 특징 (3) 작품 제4절 수ㆍ당나라 서예 … 93 1. 수나라 서예 93 2. 당나라 서예 97 (1) 해서의 상법 (2) 행서의 입법 (3) 초서의 변법 제5절 오대ㆍ송ㆍ원나라 서예 … 119 1. 오대의 양응식 119 2. 송나라 서예 122 (1) 송사대가 (2) 조길 3. 원나라 서예 132 (1) 조맹부 (2) 선우추 (3) 강리기기 제6절 명ㆍ청나라 서예 … 140 1. 명나라 서예 140 (1) 축윤명 (2) 문징명 (3) 서위 (4) 동기창 2. 청나라 서예 152 (1) 왕탁ㆍ부산 (2) 등석여ㆍ하소기 (3) 조지겸ㆍ심증식 제7절 근현대 서예 … 174 1. 근대 민국서...예 174 (1) 민국의 오대유파 / 174 1) 오창석의 오파(吳派) 2) 강유위의 강파(康派) 3) 정효서의 정파(鄭派) 4) 이서청의 이파(李派) 5) 우우임의 우파(于派) (2) 민국 전기의 서예 / 189 (3) 민국 후기의 서예 / 200 2. 현대 중국서예 205 (1) 실용서예 / 207 (2) 예술서예 / 209 1) 전통 ① 순수전통파 ② 신고전주의 2) 비전통 ① 현대파 ② 학원파 ③ 유행서풍 제2장 서예이론 / 225 제1절 한나라 - 서예이론의 남상 … 225 1. 개론 225 2. 해제 226 제2절 위진남북조 - 서예이론의 흥성 … 229 1. 개론 229 2. 해제 229 제3절 수ㆍ당ㆍ오대 - 서학의 첫 번째 최고봉 … 238 1. 개론 238 2. 해제 239 제4절 송나라 - 서학의 두 번째 최고봉 … 249 1. 개론 249 2. 해제 253 제5절 원나라 - 복고 경향 … 259 1. 개론 259 2. 해제 259 제6절 명나라 - 전통기법 이론과 인문정신 확장 … 261 1. 개론 261 2. 해제 261 제7절 청나라 - 서학의 세 번째 최고봉 … 267 1. 개론 267 2. 해제 269 제8절 근대 민국 - 고전서학의 계승 … 279 1. 개론 279 2. 주요 서예이론 279 제9절 현대 중국 - 고전서학의 확장 … 285 1. 개론 285 2. 서학 285 (1) 서예사 (2) 서예이론 (3) 서예비평 (4) 서예교육 제3장 전각 / 303 제1절 인장의 기원과 명칭 … 303 1. 인장의 기원 304 2. 인장의 명칭 306 제2절 인장의 발전 … 318 1. 선진시대 318 2. 진ㆍ한ㆍ위진남북조 321 3. 당ㆍ송ㆍ원나라 326 제3절 명ㆍ청나라 전각 유파 … 333 1. 도법 위주의 전각 333 (1) 충도법 - 왕관ㆍ정수ㆍ파위조ㆍ황사릉 (2) 절도법 - 정경ㆍ황이ㆍ진홍수ㆍ조지침 (3) 충절결합도법 - 전송 2. 전법 위주의 전각 342 (1) 필의표현 - 주간 (2) 인종서출 - 등석여ㆍ오희재 (3) 인외구인 - 조지겸ㆍ오창석 3. 전각 유파의 특징 348 부록 : 한ㆍ중 주요 서예가ㆍ서예작품 비교 / 355찾아보기(가나다순) / 365

중국서예사 서예는 문자를 매개체로 삼아 성정을 펴내는 예술이기 때문에 문자를 떠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문자의 탄생이 바로 서예의 시원이라 할 수 있다. 허신은 창힐이 처음 문자를 만들었고 ‘문’이 있은 뒤 ‘자’가 생겼으며, 이것으로 죽간ㆍ비단에 기록한 것을 ‘서’라 한다고 하였는데, 장회관은 이를 더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따라서 문자의 변천과 발전이 곧 중국서예의 변천과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문자가 없었던 상고시대에는 결승으로 일을 기록하였는데, 일이 크면 크게 줄을 매었고 일이 작으면 작게 줄을 매었다. 이러한 방법은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지만 크거나 작은 것으로 사물을 구분하였던 방법은 이후 문자와 서체의 창조에 큰 작용을 하였다. 이후 황제의 사관 창힐이 새와 짐승의 발자국 자취를 보고 서계를 만들었다고 하나 그것이 어떠한 형상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원나라 정표ㆍ유유정의 『연극병주』에 창힐의 글씨를 진나라 이사가 8자를 알았고 한나라 손숙통이 12자를 알았으며, 지금 『순화각첩』에 28자가 있다는 기록만 전할 뿐이다. 문자를 창조한 이는 창힐 한 사람만이 아니라 전설로 전하는 역대 제왕들 모두 문자를 창조하였다. 이를 전부 믿을 수 없고, 단지 고대 사람들이 창제한 각종 문자를 정리하고 총결한 뒤 개인의 경험을 더하여 남은 것은 삭제하고 부족한 것을 보충하였는데, 후인들이 그를 문자 발명자로 숭배하였을 뿐이다. 출토된 실물을 보면, 신석기시대 반파문화의 인면어문채도분(人面魚紋彩陶盆)과 앙소문화의 관어석부채도옹(?魚石斧彩陶瓮) 등에 새겨진 문양, 그리고 대문구문화의 일월산(日月山) 등에 대하여 문자학자들은 이미 초기 문자의 성질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앙소문화ㆍ쌍돈유지ㆍ반파유지ㆍ대문구문화ㆍ양저문화ㆍ용산문화ㆍ이리두문화 등에서 출토된 각화부호(刻?符號)는 문자의 기원과 변천을 살피는 데에 중요한 자료들이다. 이를 보면, 문자가 있기 전에는 결승으로 일을 기록하였고, 이후 서계가 결승을 대신하였으며, 또한 상형에 속하는 문자성부호의 각화부호로 문자 이전에 언어를 기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시기로 보면, 지금부터 7000-8000년 이전의 배리강문화(裴李崗文化)ㆍ대계문화(大溪文化)는 각화부호의 기원에 해당하는 초기이고, 5000년 이전의 앙소문화(仰韶文化) 말기는 발전시기이며, 4000-4500년 이전의 용산문화(龍山文化)는 전설시대의 요순에서 하나라 초기로 문자 체계가 나타나는 시기라 하겠다. 지금까지 육서의 원칙과 형(形)ㆍ음(音)ㆍ의(義)의 삼요소를 완전히 갖춘 최초의 문자는 청나라 광서 25년(1899) 왕의영(王懿榮, 1845-1900)이 하남성 안양의 소둔촌 은허에서 발견한 갑골문이다. 갑골문은 은나라 문자이고, 거북의 등딱지와 짐승의 뼈인 귀갑수골(龜甲獸骨)에 새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갑골문으로부터 상ㆍ주나라의 종정문과 육국고문으로 발전하고 진나라 소전에 이르러 문자는 기본적으로 정형을 이루었다. 다시 예서의 변화를 거쳐 해서ㆍ행서ㆍ초서에 이른 것이 곧 오늘날 사용하는 한자이다. 이를 보면, 문자의 변천과 발전이 곧 중국 서예의 변천과 발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결승으로부터 발전한 문자는 일을 기록하고 소식을 전하며 사상을 교류하면서 사회 발전에 큰 작용을 하였다. 문자의 상형 미감은 서예의 탄생과 창조에 좋은 조건을 제공하였고, 죽간ㆍ종이의 응용과 부드러우면서 탄력이 좋은 모필은 더욱 광활한 천지를 제공해 주었다. 칼로 새기거나 주조한 갑골문ㆍ종정문ㆍ석고문에서 간독ㆍ종이에 서사함에 이르기까지 서예는 천 년의 절차탁마를 거쳐 마침내 일...차적 변천을 마쳤다. 비록 갑골문 시기에도 모필은 있었으나 당시 작고 뾰족한 것은 후세에 만든 크고 부드러운 것에 비해 서사의 효과가 크게 달랐다. 특히 당나라 때 물을 흡수하는 선지를 발명한 이후 서예의 발전은 더욱 컸다. 이외에 원시 서예와 자각적 서예의 분수령을 명확하게 그은 것은 서예이론의 탄생이다. 서예이론의 탄생은 자각적 창작으로 전환하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서예이론이 있음으로부터 서예의 정신ㆍ문화ㆍ경제는 더욱 심원해지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옛사람들은 언어와 소식들을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문자를 창조하였기 때문에 실용의 필요성에 의한 서사는 예술적 서예의 선도적 역할을 하였다. 문자를 기록하고 보존한 것은 새김이 먼저이고 서사가 이후이다. 고대 서예는 줄곧 실용과 떨어질 수 없었고, 서예의 존재 형식은 두 종류가 있었다. 하나는 새기는 방법을 빌려 골(骨)ㆍ금(金)ㆍ석(石)ㆍ비(碑)ㆍ애(崖) 등에 문자를 남겼으니, 갑골문ㆍ금문ㆍ소전ㆍ비각ㆍ묘지명ㆍ마애석각 등이 그러하다. 다른 하나는 서사하는 방법을 빌려 지(紙)ㆍ백(帛)ㆍ능(綾)ㆍ견(絹) 등에 문자를 남겼으니, 서계ㆍ공문ㆍ서찰 등이 그러하다. 이것들은 서예의 실용적 의의가 예술적 의의보다 크기 때문에 실용서예라 하겠다. 서예는 기타 예술과 달리 문자를 떠날 수 없으므로 실용적 효능과 예술적 가치라는 이중성을 띠고 있다. 비문ㆍ서찰ㆍ시ㆍ문장을 쓴 서예를 실용적 각도에서 보면, 단지 문자부호에 지나지 않고 내용은 실용의 범위를 넘지 못한다. 그러나 예술적 각도에서 보면, 서예에 갖춰진 예술적 내용과 이를 표현한 실용적 내용은 필연적 관계가 없고 심지어 어떠한 연계적 관계도 없다. 서예는 실용과 예술이라는 이중성이 있으므로 서예가는 창작할 때 이것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을 결정해야 한다. 문자를 서사하는 본래 목적은 실용을 위한 것이었으나 이후 점차 미관을 추구하다가 마침내 예술로 발전하였다. 서예가 단순한 문자 서사에서 발전하여 예술 창작에 이른 것은 예술의 경향을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이 발생하는 데에는 필연성이 있는데, 서사도구의 우월성 이외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에 주의할 가치가 있다. 첫째, 자체(字體)는 변천하면서 새로운 자체가 옛날 자체를 대신하여 통행 자체가 된 이후 옛날 자체는 없어지지 않고 서예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둘째, 시ㆍ회화ㆍ서예는 서로 통하고 의존한다. 셋째, 고대 비각과 명가의 법첩 임모를 풍토로 삼았던 많은 서예가는 서예에 대한 심미 능력을 배양하면서 서예 발전을 촉진하였다. 이에 따라 서예의 예술화 경향은 실용에서 예술 감상으로 발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표현에서도 문자의 의의는 약해지고 서예 형상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서예가 예술화 경향을 끊임없이 강화하여 발전하더라도 서예는 결국 실용의 관계를 떠난 예술로 변할 수 없다. 서예는 최초에 민간에서 나타났고, 조정과 민간의 구분이 없었다. 문자는 점차 통치계급이 백성을 부리는 공구로 발전하였고, 진시황이 칙령으로 서동문(書同文)을 발표하고 육국문자를 정리하여 소전을 만들었을 때 예서는 민간과 하층계급에서 신속하게 발전하며 성숙하였다. 민간서예는 여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민간서예는 처음부터 끝까지 잠재적인 예술로 문인서예와 함께 대립과 보완의 형세를 나타내었다. 아울러 문인서예 안에서 함유한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함으로써 전통서예를 끊임없이 조정하고 보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양한시기의 많은 간독ㆍ백서ㆍ마애각석ㆍ묘지명ㆍ조상기 및 벽돌과 기와의 명문 등은 모두 당시 민간서예가 번영하였음을 증명해 주는 좋은 자료들이다. 북비에 새겨진 다양하고 이채로운 글씨는 민간서예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남첩의 풍류온자(風流蘊藉)한 것과 북비의 조광질박(粗?質樸)한 것은 문인서예와 민간서예의 분명한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다. 수ㆍ당나라 이래 민간서예가 크게 세력을 떨치지 못한 이유는 ‘이왕’ 서풍이 서단을 점령하고 오랫동안 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청나라 말기 강유위가 비학을 흥성시키는 데에 탁월한 공적을 세워 민간서예가 크게 유행하였다. 그러나 중국서예사는 모든 역사서와 마찬가지로 승자의 기록이고 남성이 여성에 우선하며, 이름이 없는 서예가들보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서예가로 삼아 서술하였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실용서예와 민간서예에 관한 서술이 소홀하고 간략하여 올바른 서예사를 이해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최근 민간서예에 숨겨진 예술성을 찾아내어 서예 창작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경향은 바람직한 경향이라 하겠다. 이에 따라 새롭게 변모된 장래의 중국서예사를 기대해 본다. 제1장 중국서예 서예는 문자의 변천과 함께 끊임없이 창신을 거듭하며 발전하였기 때문에 중국서예사는 서예 창신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시대는 분명한 특징을 나타내면서 독특한 서예문화의 풍토를 보여 주었다. 복희씨의 팔괘와 신농씨의 결승, 창힐이 문자를 창조하였다는 전설은 서예의 추상부호가 탄생하였음을 설명하고 있다. 은나라의 갑골문, 주나라의 금문, 춘추전국시기의 대전, 진나라의 소전, 한나라의 간독ㆍ백서ㆍ각석 등은 모두 문자조형의 독특한 예술 형식을 이루었다. 또한 상ㆍ주나라의 고졸, 진ㆍ한나라의 기세, 위ㆍ진나라의 운치, 수ㆍ당나라의 법도, 송ㆍ원나라의 의취, 명ㆍ청나라의 질박함, 근현대의 성정을 숭상한 것은 모두 각 시대의 독특한 문화 풍토이다. 중국서예사는 이 모든 것을 담고 있으므로 이를 각각 시대별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제1절 선진시대 서예 선진시대는 진시황이 전국을 통일하여 진나라를 세우기 이전의 시대, 즉 당(唐)ㆍ우(虞)ㆍ하ㆍ상ㆍ주나라와 춘추전국시기를 일컫는다. 문헌의 기록에 나타난 최초의 서체는 삼원팔회(三元八會)ㆍ군방비천(群芳飛天)ㆍ팔룡운전(八龍雲篆)ㆍ명광지장(明光之章)과 하도낙서(河圖洛書) 및 복희씨의 팔괘를

곽노봉 [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문학박사(외대, 중문학)
문학박사(중국미술학원, 서법이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
한국서학연구소 소장
원곡서예학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