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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 관한 역설 
드니 디드로, 주미사 ㅣ 문학과지성사 ㅣ Paradoxe Sur Le Comed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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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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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page/122*189*13/16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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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32038308/8932038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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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륭한 배우라면 판단력이 좋아야 한다. 배우는 냉정하고 침착한 관찰자여야 한다.” 타인을 뒤흔드는 순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존재들에 대한 18세기 계몽사상가 드니 디드로의 철학적ㆍ미학적 관점 18세기 계몽사상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백과전서』의 책임 편집자 드니 디드로의 예술론 『배우에 관한 역설』(주미사 옮김)이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사상가, 철학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니 디드로는 철학과 미학, 윤리학의 주제를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가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예술 이론가이기도 했다. 특히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젊은 시절에는 배우를 직업으로 삼을지 고민한 적이 있었으며, 희곡 「사생아」 「가장」을 쓰고 공연하는가 하면 『극시론』 『「사생아」에 대한 대담』에서는 자신의 연극 이론을 펼쳤다. 『배우에 관한 역설』은 이러한 디드로의 연기론을 알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다. 이 책에서 디드로는 무대 위 배우의 연기 자체에 집중해 논의를 전개한다. 그가 보기에 위대한 배우란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감각의 지속적인 관찰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좋은 연기는 감수성에서 나오지 않으며, 그 역할에 어울리는 행동과 말, 표정, 목소리, 움직임 등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익혀서 표현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배우의 재능을 완성시키는 것은 타고난 목소리나 섬세함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이상적 모델을 상상하고 제대로 모방하는 능력이다. 인위적인 연구와 계산, 기교가 자연스러운 연기를 만든다는 것, 이것이 바로 디드로가 말하는 배우의 역설이다. 『배우에 관한 역설』에 담긴 디드로의 생각은 그의 인간관과 맥을 같이한다. 디드로는 인간이 이성과 감성이라는 대조되는 구조 속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비록 그가 자신을 감성에 치우친 사람이라고 여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렇듯 이성과 감성의 이중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감성에 치우친 인간을 변변치 못하다 말한 그는 말년으로 갈수록 자기 통제를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배우란 이런 인간의 이중적인 상황을 집약하는 존재, 타인에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며 그것은 자신이 본 자신과 얼마나 다른지를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인간은 본성에 의해서 자기 자신이 되고, 모방에 의해서 타인이 됩니다. 사람들이 자기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란 정말 존재하는 마음이 아니에요. (94쪽)
  • “세상이란 희극 속에서는 뜨거운 영혼들이 모두 무대를 점령하고 있다” 『배우에 관한 역설』은 배우가 관찰과 연습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숙지하는 한편, 역할에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거리를 두며 하는 연기를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런 ‘거리 두기’는 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철학이 어떻게 하면 현실 사회를 변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디드로 사상의 변화와도 함께한다. 말년의 디드로는 사회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맞서는 열정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개혁의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개혁할 대상을 끊임없이 공략하는 것, 또 그 공략의 방식에 대해 고민할 것을 권한다. 도덕적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전술도 용납하지 않는 태도를 경계하고, 실제로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디드로의 이러한 정치적 태도는 『배우에 관한 역설』에서 나타나는 미학적 입장과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이 책은 당대 연극 미학의 문제에서 시작해,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의 윤리적ㆍ정치적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독자에게 환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러면서도 『라모의 조카』 『운명론자 자크』 등과 마찬가지로 『배우에 관한 역설』 역시 두 인물의 대화체 형식을 취한다. 한 가지만을 진리라 주장하지 않게끔,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사람 1과 2는 배우의 연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말하다가도 도중에 끼어들어 딴소리하기를 반복하며 주장과 반박, 재반박을 계속해나간다. 심지어 1은 2와 대화하고 있다고 착각한 채 혼잣말을 하면서 2가 아닌 가상의 상대와 말을 주고받기까지 한다. 기묘하고도 예외적인 대화의 형태라 할 만하다. 이로써 독자들은 관객이 연극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동일시하고 ‘자연스러움’이라는 기만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연극을 인식할 것인지 성찰할 기회를 얻는다.
  • 배우에 관한 역설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 위대한 시인과 위대한 배우, 아마도 모든 위대한 자연의 모방자들은 누구든 아름다운 상상력과 위대한 판단력과 섬세한 촉각과 매우 확실한 취향을 가졌으면서 또한 가장 덜 감성적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많은 일에 똑같이 잘 들어맞지요. 그들은 지켜보고 조사하고 모방하는 데 너무나도 열중한 나머지, 자기 자신의 내면까지 생생하게 영향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늘 무릎에 수첩을 놓고, 연필을 쥔 채 공부하고 있어요. (20쪽) 가능한 한 가장 큰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서로 공모하고 조율하고 서로를 약화시키거나 강화시키고 서로에게 미묘한 변화를 줘서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는 다양한 감성들은 모두 다 저한테서 비웃음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주장하며 말하고 싶어요. “극도의 감성은 시시한 배우들을 만든다. 시시한 감성은 형편없는 배우들을 늘린다. 뛰어난 배우를 만드는 것은 감성의 전적인 결여이다”라고요. (26쪽) 시를 쓸 수 있는 때는 커다란 고통의 시간이 지나가고 극단적인 감정이 가라앉고 재난을 겪은 순간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영혼이 잔잔해진 다음, 지나가버린 행복을 기억해내고 잃어버린 것을 감상할 수 있게 될 때, 기억이 상상과 만나 하나는 그것을 반추하고 다른 하나는 가버린 시간의 달콤함을 과장하게 될 때, 바로 사람들이 자신을 제어하고 말을 잘할 수 있게 될 때입니다. 눈물이 나온다고 말하지만, 자신을 억제하며 강력한 형용사를 찾고 있을 때 사람은 결코 울고 있지 않습니다. (57쪽) 키노-뒤프렌은 「폴리외크트」에서 세베르 역할을 맡았습니다. 세베르는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기 위해 데시우스 황제로부터 파견된 사람이었죠. 그는 친구에게 이 박해받는 종파에 대한 비밀스러운 감정을 털어놓습니다. 그는 상식에 입각해 이런 속내 이야기를 낮은 목소리로 연기했어요. 왕의 총애를 잃을 뿐 아니라 권위, 재산, 자유, 아마도 목숨까지 대가로 내놓게 할 수 있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관중은 소리쳤어요. “더 크게.” 그러자 그는 관객들에게 대답했어요. “여러분이 더 조용해져야 합니다”라고. 그가 진짜 세베르였나요? 곧바로 키노로 되돌아갔던 그 사람이요? 아니죠. 단연코 아닙니다. 그렇게 가면을 벗었다 다시 쓸 수 있는 그는 아마도 늘 그래왔듯 스스로를 잘 통제하는 사람, 드물게 뛰어난 배우였던 겁니다. (61~62쪽) 진실한 것, 정직한 것은 우리에게 수많은 영향력을 갖지요. 어떤 시인의 작품이 그 두 가지 특징을 다 가지고 있고 작가가 천재적 재능이 있다면 성공은 더욱더 보장되겠죠. 그런데 사람들이 진실을 좋아하는 때는 바로 모든 것이 가짜일 때이고, 연극이 가장 순수해지는 때는 바로 모든 것이 타락했을 때랍니다. 연극을 보러 들어갈 때 시민은 입구에 자신의 악덕들을 두었다가 나갈 때면 다시 갖고 나갑니다. (89~90쪽) 사회에서 인간이란 위대한 배우라고 말하지 않던가요? 우리는 이 말을 인간이 느낀다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가 아무것도 느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방한다는 것으로 이해하지요. 그것은 배우의 역할보다 더 어려워요. 왜냐하면 사회에서 인간은 할 말을 더 찾아야 하고, 시인과 배우라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죠. (127쪽)
  • 드니 디드로 [저]
  • 1713년 프랑스의 랑그르에서 태어났다. 1726년 출가하여 랑그르와 파리의 예수회 학교에서 초등교육을 마쳤고 1732년 파리대학에서 문학석사학위를 받았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번역일에서, 샤프츠베리의 <덕에 관한 연구>를 번안,출판한 일을 계기로 점차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1745년경부터 철학적인 저서를 쓰기 시작했다. 여러 방면에 걸친 많은 저작을 남겼는데, 그 대표적인 것은, 철학 저서로 <달랑베르의 꿈>(1769) <부갱빌 여행기 보유>(1772) 등이 있고, 소설 <수녀>(1760) <라모의 조카>(1761∼1773) <운명론자 자크>(1771∼1774), 희곡 및 연극론,전람회 비평으로 <살롱>(1759∼1781) <회화론>(1766) <배우에 관한 역설>(1773) 등이 있다. 사상적으로는 18세기의 가장 철저했던 유물론자로서, 최신의 생물학이나 화학을 도입한 그의 사고 속에는 이미 진화론이나 변증법이 예고되었음을 알 수 있고, T. 레싱, J. W. 괴테 등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 주미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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