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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전의 주인공 : 굿의 마지막 거리에서 만난 사회적 약자들
황루시 ㅣ 지식의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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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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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page/130*205*20/39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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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20037528/8920037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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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자의 한을 풀면서 동시에 산 자를 위로하는 굿의 마지막 거리 뒷전 이야기 굿은 특정 영역에 힘을 가진 신에게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 한다. 그런데 이런 굿의 가장 마지막에 하는 뒷전에서는 나와 연관도 없고 아무 힘도 없는 잡귀잡신들을 불러모아 함께 대접한다. ‘뒤쪽, 나중의 차례’라는 뜻으로도 쓰이는 뒷전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무당들은 아무리 본굿을 잘해도 마지막 뒷전을 제대로 해야 탈이 없고 굿덕을 입는다고 믿는다. 이런 굳건한 믿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민속학자로서 30년 이상 무속을 연구해 온 저자는 뒷전이야말로 굿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비참한 인생을 살다가 험한 죽음을 한 잡귀잡신들은 사회적 약자에 해당한다. 기바리·천상바라기·안팎곱사등이 등으로 대표되는 장애인, 골매기할매·해산모·모진 시집살이에 자살한 며느리 등의 여성, 군인과 어민과 같은 동시대의 소외된 서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뒷전에서 무당은 이들의 죽음을 연극의 형식을 빌려 재연하면서 풀어먹인다. ‘오너라 청하면 고마워서 오고 오지 말라면 밉살맞아서도 오는’ 뜬신들은 굿판에서 주린 배를 채우고 마음껏 춤추며 위로받고 돌아간다. 살아생전 해결되지 못한 아픔과 고통으로 생긴 이들의 한을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풀어 주는 것이 뒷전이다. 인간을 도와준다고 믿는 신에게 의지하되 나의 도움을 기다리는 힘없는 작은 존재들을 잊지 않는 것, 그리하여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생하는 삶이 바로 무속이 지향하는 세계이다.
  • 무당들이 굿의 마지막에 하는 ‘뒷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 ‘뒤쪽, 나중의 차례, 배후’ 등의 뜻으로 쓰이는 뒷전은 우리 민속용어로는 굿을 끝맺는 마지막 거리로서 굿에 청했던 모든 신을 전송하는 과정을 말한다. 굿은 무당이라는 사제를 통해 여러 신을 모셔 대접한 뒤 복을 빌고 액을 물리는 의례이다.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를 가면 성주받이를 하고 몸이 약하면 칠성에 무병장수를 비는 것처럼 굿은 특정 영역에 힘을 가진 신에게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것인데, 굿의 가장 마지막에 하는 뒷전에서는 나와 연관도 없고 아무 힘도 없는 잡귀잡신들을 불러 모아 함께 대접한다. 무당들은 아무리 본굿을 잘해도 마지막 뒷전을 제대로 해야 탈이 없고 굿덕을 입는다고 믿는다. 이런 굳건한 믿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사회적 약자를 향한 무속의 따뜻한 시선 민속학자로서 오랫동안 무속을 연구해 온 저자는 뒷전이야말로 굿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신을 잘 대접하는 것이 굿의 기본이지만 무속은 작은 존재, 보잘것없는 존재도 귀하게 여긴다. 세상만사 사달이 나는 것은 큰일보다는 작은, 아주 사소한 틈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뒷전에 등장하는 잡귀잡신들은 비참한 인생을 살다가 험한 죽음을 한 전형적인 사회적 약자에 해당한다. 한 다리 한 팔 저는 사람, 걸을 수 없어 기어다니는 기바리, 봉사·맹인 등으로 지칭되는 시각장애인은 ‘떠덩 굿소리를 반겨 듣고’ 뒷전에 온다. 아이를 열셋이나 낳아 여성성을 상실한 골매기할매, 아이를 낳다가 피를 많이 흘려 죽은 해산모, 시어머니의 모진 시집살이에 자살한 며느리 등의 여성 역시 뒷전의 단골손님이다.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군인과 바다에서 조업하다 파도에 휩쓸려 죽은 어민 등 동시대의 소외된 서민들도 등장한다. 뒷전에서 무당은 이들의 죽음을 연극의 형식을 빌려 재연하면서 풀어먹인다. ‘오너라 청하면 고마워서 오고 오지 말라면 밉살맞아서도 오는’ 뜬신들은 굿판에서 마음껏 춤추며 위로받고 돌아간다. 죽은 자의 한을 풀면서 산 자를 위로하는 뒷전 유교가 지배한 조선조에서 무속신앙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유교의 제사를 받지 못한 수많은 아픈 죽음을 무속이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살아생전 해결되지 못한 아픔과 고통이 남긴 이들의 한을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풀어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뒷전에서는 잡귀잡신만 위로받는 것은 아니다. 굿을 함께 지켜보는 관중들도 뒷전의 주인공에게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렇게 자신의 세월을 객관화하고 드디어 웃어 버릴 수 있는 힘을 기른다. 막다른 절망에 부딪혔을 때 이를 웃음으로 극복하고 벗어나는 기지는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나오면서 민중들이 터득한 삶의 지혜이다. 인간을 도와준다고 믿는 신에게 의지하되 나의 도움을 기다리는 힘없는 작은 존재들을 잊지 않는 것, 그리하여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생하는 삶이 바로 무속이 지향하는 세계이다.
  • 작은 책 큰 감사 ㆍ 5 들어가기: 뒤가 맑은 무당이 되려면 ㆍ 7 1장 뒷전이란 무엇인가 1. 모든 굿은 뒷전으로 끝난다 ㆍ 16 2. 사전의 정의를 뒤집는 뒷전의 의미 ㆍ 17 3. 뒷전의 공간 ㆍ 19 4. 뒷전의 신격 ㆍ 23 5. 잡귀잡신이란 ㆍ 27 6. 뒷전무당이 따로 있었다 ㆍ 33 7. 뒷전은 굿하는 법이 다르다 ㆍ 34 8. 뒷전은 연극이다 ㆍ 36 9. 왜 굳이 코미디인가 ㆍ 39 10.뒷전은 왜 중요하다고 할까 ㆍ 40 2장 뒷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들 1. 서울 뒷전 ㆍ 44 2. 황해도 마당굿 ㆍ 63 3. 동해안 거리굿 ㆍ 70 4. 장말 도당굿의 뒷전 ㆍ 83 3장 텍스트에서 읽는 뒷전의 인물들 1. 경기도, 서울지역의 뒷전 ㆍ 95 2. 황해도 마당굿과 용신굿 ㆍ 118 3. 동해안 별신굿 거리굿 ㆍ 141 4. 순천 씻김굿 삼설양굿 ㆍ 200 4장 사회적 약자로서 뒷전의 인물 분석 1. 뒷전의 인물들은 사회적 약자이다 ㆍ 218 2. 장애인 ㆍ 222 3. 여성 ㆍ 234 4. 동시대의 소외된 서민들 ㆍ 241 5장 뒷전을 통해서 본무속의 세계관 1. 힘없는 존재의 힘 ㆍ 254 2. 소외된 존재와의 화해 ㆍ 256 3. 리얼...
  • 가장 마지막에 하는 굿이 바로 뒷전이다. 뒷전은 몇 날 며칠에 걸쳐 무속이 신앙하는 여러 신을 모두 대접한 뒤에 철상을 하고 굿청 밖으로 나와 떠도는 잡귀잡신들을 풀어먹이는 의례이다. 무당은 아무리 본굿을 잘해도 마지막 뒷전을 제대로 해야 탈이 없고 굿덕을 입는다고 믿는다. 결국 무당이 뒤를 맑게 하는 데 가장 긴요한 것이 바로 뒷전에 달려 있는 셈이다. 굿 가운데 뒷전이 으뜸이고 아무리 굿을 잘해도 잡귀들을 제대로 풀어먹이지 못하면 효험이 없다는 믿음은 대부분 무당들에게 절대적이다. 이런 굳건한 믿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p.11, 들어가기 특정 기능이 없는 잡귀잡신들은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대상도 아니다. 독립된 하나의 굿으로 대접받는 신의 반열에 들어가지 못한 존재들이기에 이름도 없다. 그저 귀신, 잡귀, 수비, 영산 등으로 부를 뿐이다. ‘떠덩 굿소리 반겨 듣고’ 스스로 떼를 지어 찾아왔으니 정식으로 초대받은 존재도 아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사실상 뒷전의 신격들은 굿을 하는 사람들과도 아무 연결고리가 없다. 집안의 조상도 아니고 딱히 우리 마을 출신도 아니니 혈연, 지연을 살펴봐도 무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굿 현장에서 뒷전은 매우 중요하다. 무당들은 아무리 굿을 잘해도 뒷전을 잘못하면 뒤탈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무 무당이나 뒷전을 하지 못한다. 서울에는 뒷전무당이 따로 있었고 동해안지역에서 거리굿을 하는 양중(男巫)은 별도로 몫을 받는다. 그만큼 중요한 굿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p.26-27, 1장 뒷전이란 무엇인가 김장길의 내공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해산거리였다. 여자도 흉내 내기 우세스러운 해산 장면을 어찌나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아기를 낳는지 정작 치마 밑에서 빠져나온 것이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아이고 아이고 내려오나 좀 내려오나 아이고’ 김장길은 아프다고 신음하고 그래도 아이가 좀체 나오지 않으니까 할머니 아주머니들을 불러모아 함께 힘을 주고 응원하는 바람에 대낮의 바닷가를 산실로 만들었다.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마침내 모든 어머니들의 기운을 받아 아기가 세상으로 나왔다. 마을 주민 모두의 아기가 탄생한 굿판은 문자 그대로 축제마당이 되었다. -p.80-81, 2장 뒷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들 병신의 종자가 어디 또 따로 있나 한 다리 한 팔 못 쓰면 이것도 병신이라네 병신난봉가는 사랑가의 일종인 민요이다. 원래 흥겨운 노래이지만 첫마디가 병신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노래하는 사람도 병신 흉내를 내면서 부른다. 그런데 병신난봉가의 첫마디는 병신의 종자가 따로 있지 않다는 선언으로 시작된다. 원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이 없고 사람은 누구든 한순간에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장애가 사람을 구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전제하는 것이다. 현실하고는 전혀 동떨어진 노랫말이지만 이로써 적어도 놀이판에서만큼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분위기가 설정된다. -p.131, 3장 텍스트에서 읽는 뒷전의 인물들 뒷전에는 여성 캐릭터가 많다. 이들은 모두 가정에서 소외된 존재이다. 딸을 열셋이나 낳은 뒤에 여성성을 잃고 놀림을 받는 늙은 여인, 남자의 힘과 권력에 굴복하여 임신하고 힘들게 아기를 낳았으나 곧 태아가 죽어 버리는 해산모, 모진 시집살이 끝에 자살한 여인이 등장한다. 목숨을 걸고 물질을 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고 마는 해녀와 바위에서 김이나 미역을 따다가 사고를 당한 여자들은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가 죽었다. 전통사회에서 여자는 남자들보다 신분이 낮은 약자에 속했다. 그런데 뒷...
  • 황루시 [저]
  • 민속학자이자 가톨릭관동대학교 명예교수.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무당굿놀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6년에 국내무속 현장 답사를 시작했고 1988년부터 일본, 미얀마, 타이완, 베트남 무속의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아시아 무속문화의 비교 연구를 시도했다.
    저서로는 『한국인의 굿과 무당』, 『우리 무당이야기』, 『팔도 굿』, 『강릉단오굿 양중연구』, 『한국의 무가 -강릉오구굿』(공저) 등이 있고, 관련 논문으로 「강릉단오제 설화연구」, 「동남아시아지역 여성사제 연구」 등 다수가 있다. 최근에는 강릉단오굿 무대화 작업에 열중하여 ‘굿 위드 어스’, ‘춤, 단오 그리고 신명’, ‘당금애기’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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