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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보이는 것들 : 한국 사회의 아픔에 관한 인류학 보고서
서보경 ㅣ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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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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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0원 (10% ↓, 1,800원 ↓)
  • 발행일
2021년 08월 02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352page/146*226*27/494g
  • ISBN
9788964373804/896437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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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의학이 다 설명하거나 포괄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인류학의 시선으로 톺아보는 책. 산후풍, 난임, HIV, 희귀난치 질환, 중증 환자 사망, 간병 노동, 사회적 참사, 장애, 성매개감염, 국가유공자, 흡연 등의 다양한 주제들을 사례 중심으로 살핀다. 이 과정에서 만난 의료의 대상에서 배제당하거나 존엄하게 살 기회를 박탈당한 삶들은 불평등과 차별, 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다. 저자들은 단순히 비판이나 부정을 하기보다, 이 ‘아픔’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 치유와 연대를 논하고 싶다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아파 보지 않아서 볼 수 없었던 것들에 다가가자고 제안한다.
  • 『아프면 보이는 것들』(부제: 한국 사회의 아픔에 관한 인류학 보고서)은 의학이 설명하거나 포괄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인류학의 시선으로 톺아보는 책이다. 의료인류학연구회에서 활동하는 열세 명의 필자들은 각자의 현장에서 만난 ‘아픔’을 가진 삶들을 경유해 다양한 주제들을 사례 중심으로 살핀다. 이들이 만난 의료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존엄하게 살 기회를 박탈당한 삶들은 불평등과 차별, 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다. 1부 “아픔의 경험이 연결하는 관계들”은 산후풍, 가습기 살균제 참사, HIV/AIDS, 난임, 희귀난치성 질환(지중해빈혈)을 통해 아픔의 관계성을 다룬다. 2부 “아픔의 구조가 드러내는 문제들”은 중증 환자의 병원 사망 경로, 조선족 간병사의 돌봄 노동, 의료와 근대성의 역학, 사회적 고통으로서 세월호 참사를 들여다보며 아픔을 만들어 낸 구조를 분석한다. 3부 “아픔의 경계가 던지는 질문들”은 장애, 성매개감염(HPV), 국가유공자, 흡연을 소재로 아픔이 경계 지은 것들을 살핀다. 당사자들이 들려주는 서사들을 따라가다 보면, 의학의 기술적 진보나 법·등록제·가이드라인 같은 정치적·제도적 장치에 포섭되지 않는 아픔의 사각지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여기서 아픔은 개인과 가족이 알아서 감당할 문제로 미뤄지거나, 부당한 낙인으로 공격받거나, 정치의 무능 또는 무책임으로 고통이 가중되거나, 또 다른 불평등과 차별을 초래하게 된 것들이다. “난 아니에요? 난 왜 아파요?” 의료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아픔 ‘산후조리를 못해 걸리는 병’ 산후풍은 오랫동안 심리적 문제나 노화, 근육통, 기능 저하 등의 다른 병/문제로 여겨지면서 인정받지 못했던, 또 난치병·불치병이라는 속설 때문에 환자 자신도 치료를 기대하지 않았던 ‘아픔’이다. 출산하자마자 고된 노동으로 내몰리며 미역국 한 그릇 떠먹지 못한 노년 여성과1980년대 가족과 격리된 채 수술실에서 간호사의 꾸중을 들으며 제왕절개 출산을 한 여성과 IMF 시기 출산휴가를 엄두 못 낸 여성의 산후풍은 다 다르지만, 이들의 질병 서사에는 모두 임신·출산을 둘러싼 한국 여성의 위치와 사회적 맥락이 반영돼 있다. 산후풍은 한국의 출산 장려 정책이 한의학으로 확대되면서 한의학의 질병으로 포함됐고, 증상과 치료법이 표준화된 치료 가능한 증후군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의료화된 산후풍 치료가 산욕기 여성 위주로 구성된다면, 중년·노년 여성의 산후풍은 또다시 잊히고 만다(1장 「산후풍의 바람風, 그리고 바람望」). “온 세상이 내게 죄 지었다고 외치는 느낌” 감염자는 반드시 그럴 법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편견 병원에는 의료 종사자의 안전을 위한 “표준주의 지침”이 있어 환자가 누구든 이 원칙을 지켜야만 한다. HIV는 이런 표준주의 지침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지금도 진료받는 감염인의 의자 전체를 비닐로 싸 놓거나 감염인이 사용하는 식기나 침상에 따로 표시하거나, 심각하게는 감염인의 수술이나 입원을 거부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2016년 “한국 HIV/AIDS 낙인 지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102명의 감염인 응답자 가운데 64.4%가 죄책감을 느끼며, 50%가 수치심과 낮은 자존감을 느낀다. 동일한 조사에 응한 다른 5개국(태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독일)에서 독일 감염인 31.2퍼센트가 수치심을, 남아프리카공화국 감염인 14.5퍼센트가 죄책감을 느낀다. 필자(서보경)는 유병률이 낮고 치료가 보편화된 한국에서 왜 유독 광범위한 자기 부정성이 나타나는지 질문하...
  • 서문 1부 아픔의 경험이 연결하는 관계들 산후풍의 바람風, 그리고 바람望 : 민속병의 의료화 과정과 질병 서사와의 괴리/제소희 부모이자 피해자로 살아가기 : 가습기 살균제 참사 부모 피해자들의 이야기/김지원 당신이 내게 남긴 것 : HIV와 감염의 윤리/서보경 아이 없음의 고통 : 한국 사회에서 의료화된 난임의 경험/윤은경 한 희귀난치 질환자의 삶과 연대 : 연대의 기반이 된 취약성/박영수 2부 아픔의 구조가 드러내는 문제들 법이 결정해 주지 못하는 것들 : 중증 질환의 병원 사망 경로/강지연 돌봄 노동과 생명정치 : 한국적 의료화와 조선족 간병사들/이기병 의료화된 근대성과 일상화된 의료화 : 정치와 존재론의 연결 위에서/김태우 무엇이 사고를 사회적 참사로 만드는가 : 국가와 제도 폭력/이현정 3부 아픔의 경계가 던지는 질문들 나를 설명해 주지 못하는 이름표 : 드림칼리지의 사례로 본 장애 개념의 쓰임과 한계/이예성 성매개감염 경험이 말해 주는 것 : 20, 30대 한국 여성들의 HPV 감염 경험을 중심으로/김보영 ‘성스러운 몸’과 ‘무의미한 몸’ : 반...
  • 아픔은 온 세상이 몸 하나로 위축되는 경험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일상에 가려져 있던 아픔의 현장을 드러내기 위해 쓰였다. 흙 밭 위 줄기들을 따라가 감자 덩굴을 캐내듯, ‘아픔’ 속에 엉켜 있던 관계들을 끄집어내어 인류학의 시선으로 풀어헤쳐 보고 싶었다. 이렇게 아픔의 현장을 대면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관계들이 보인다. 이는 기존의 아픔과 건강에 대한 개념들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 책은 아픔을 수사하고 설명해 온 기존의 언어와 개념들에 대해, 그것의 바탕을 이루는 인식론적·존재론적 가정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비판하고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 「서문」, 16쪽 의료화에서 낙오된 이들은 치료 중에도 자신의 증상이 부정되고 의료 현장에서 배제되는 것을 경험한다. 산후풍 서사 분석을 통한 증상의 세분화와 통합적 이해가 필요하다. 산후풍이라는 병으로 자가 진단한 여성들은 이를 불치병, 난치병으로 간주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혼재되어 있는 많은 증상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과거에는 난치였지만 점차 치료 가능한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민간 의료 지식에 따른 자가 진단이 오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의원을 제외한 일반 병원에서는 산후풍이라는 병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자가 내원하면 임상적 검사를 거쳐 발견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대증요법적 치료가 이뤄질 뿐이다. 이 과정에서 산후풍이라는 병명은 사라지고, 혈액순환 장애, 근육통, 관절통,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생의학의 범주로 떼어 분류되며, 이에 따른 치료가 이뤄진다. 환자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무시되고, 정신적 문제로 치부돼, 자신의 고통이 부정된다고 느낀다. - 「산후풍의 바람風, 그리고 바람望 」, 38-39쪽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 출시되었던 1994년부터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알려진 2011년까지 17년이 흐른 후에야,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과거를 사후적으로 추적해 가면서 재난을 다시금 파편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부모 피해자들에게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 공식적인 피해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과거에 이미 어떻게든 이해하고 수용했던 자녀의 아픔 혹은 죽음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함을 뜻했다. … 2009년 딸의 죽음 당시 김경환 씨 부부는 갓난아기의 죽음은 그 원인을 밝히기보다 ‘부모의 가슴에 묻는’ 것이 바람직한 애도라는 생각으로, 의료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훗날 자녀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신청 준비를 위해 의무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면서, 과거의 그 선택을 후회하게 됐다. 부검을 하지 않아, 어쩌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죽음일 수도 있다고 추리할 수 있는 단서조차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 「부모이자 피해자로 살아가기」, 52-54쪽 결국 한국 사회에서 HIV에 대한 낙인이 마땅히 자연스러워지는 동안 이에 대한 사회정책은 변화의 계기를 한 번도 제대로 가져 보지 못했다. 특정 시민에게 수치와 모욕을 주는 폭력이 마치 도덕적·종교적 신념인 양 행해지는 동안, 우리는 HIV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전염성 질환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더욱 키워 냈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또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경험한 패닉과 부조리한 대응은 한국 사회가 HIV와 AIDS를 다뤄 온 방식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어서 감염자를 찾아내서 격리부터 하라는 요구, 감염자는 반드시 그럴 법한 문제가 있는 사람일 거라는 편견, 따라서 ‘비정상적’...
  • 서보경 [저]
  • 저자 서보경은 의료인류학자,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부교수다. 한국과 태국을 중심으로 의료, 빈곤, 이주 노동, 젠더 등을 연구한다. 논문 「‘역량강화’라는 사회과학의 비전」, 「가운뎃점으로 삶과 죽음이 뭉쳐질 때」와 저서 Eliciting Care: Health and Power in Northern Thailand,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공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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