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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 우리는 양동에 삽니다
이재임 ㅣ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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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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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page/136*214*26/40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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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64373910/89643739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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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서울역과 힐튼호텔 사이에 위치한 ‘양동 쪽방촌’ 주민 8인의 이야기를,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이 듣고 적었다. 홈리스 야학 교사나 자원 활동가로서 오랜 기간 쪽방촌 주민들을 만나 온 기록팀은 2020년 10월부터 1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쪽방 주민들의 “스스로 말하기”를 돕고 기록했다. “없는 집”에서 태어나 배고픔과 가정폭력, 미래가 없는 삶으로부터 탈출하고자 “무작정 상경”한 이들은 끝없는 노동에도 불구하고 방 한 칸 구할 여력이 없어 거리와 쪽방을 오가는 생활을 해온 ‘가난의 굴레’를 증언한다. 또 이들의 가난을 이용해 돈을 버는 복지시설과 정신병원 등의 부정부패와 각종 명의 도용 범죄들,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삶에 대한 생생한 증언들은 우리 사회 복지체계의 현 주소를 다시 묻게 한다. 책의 말미에는 홈리스행동 이동현 활동가와 해피인 서울역 신종호 위원장의 인터뷰를 더해 쪽방촌 사람들의 애환을 곁에서 지켜온 이들의 관점에서 살폈다.
  • ◈ 가난한 나의 이름으로 ‘내 삶’을 말하다 : 끝없이 일해도 가난한 삶 ‘양동 쪽방’을 공통분모로 모인 이 책의 주인공들은 쪽방뿐만 아니라 여인숙과 고시원, 거리와 병원 등을 오가며 생활해 온 이들이다. 이토록 가난한 이들에 대한 세간의 관념은 ‘무능한 사람’ ‘게을러서 스스로의 생계조차 꾸리지 못하거나 자포자기한 채 살아가는 사람’ ‘국가가 주는 수급비로 먹고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출생부터 빈곤했던 이들은 대부분이 배고픔과 폭력, 미래가 없는 삶으로부터 탈출하고자 “무작정 상경”한 평범한 ‘시골 사람들’로 무일푼으로 시작된 이들의 서울살이는 끝없는 밑바닥 노동 이력들로 점철돼 있다(거리 생활을 오래 했던 김강태 역시 노숙을 하면서도 양계장, 돼지 농장 등을 오가며 끊임없이 일해 온 삶을 보여 준다). 넝마주이, 머슴살이, 새우잡이 배, 염전, 양계장, 돼지 농장, 각종 건설 현장을 전전하며 도로와 빌딩, 댐과 발전소를 짓고 달걀과 돼지, 새우와 소금을 밥상 위에 올려준 이들이 지금은 쪽방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화자 중 장용철은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번 돈으로는 서울 도심에서 비적정 주거나 거리를 떠돌며 하루살이 인생으로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 말한다. 게다가 (중국집 배달원에서 사장이 되어) 가난의 궤도에서 벗어날 뻔한 문형국조차 IMF의 여파로 다시 일용직 인생으로 추락하는 모습이나 실직과 IMF 위기가 겹쳐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해 버린 김강태의 삶은 “가진 건 몸뿐인”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제공하는 안전장치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한다. 지금도 쪽방촌에서 말년을 살고 있는 이들은 모두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70킬로그램에 달하는 폐지를 줍거나 “새벽부터 남대문 인력 시장”에 나가 일거리를 찾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받는 돈 75만 원에서 25만 원의 월세를 내고 남는 돈으로는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 가난한 나의 이름으로 ‘내 집’을 말하다 한 평 남짓 쪽방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주방은 물론 화장실조차 공동으로 사용하고, 냉난방은 물론 온수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쪽방에서 주민들은 대개가 목욕은 상담소에서 하고, 식사는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거나 나눠 주는 도시락을 데워 먹는 정도다. 그런데도 월세는 현재 25만 원선. 전기요금은 월세에 포함돼 있지만 밥솥 하나라도 더 갖다 놓을라 치면 전기세를 더 내야 할 정도로 ‘관리’는 철저하다(물론 기반 시설에 대한 관리는 거의 하지 않아서 문형국은 몇 년간 망가진 공용 세탁기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이고, 부실한 시설에서 아픈 몸이 부상을 입어 요양병원행을 앞당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쪽방 주민 대부분은 오랜 노숙 생활 끝에 몸이 망가져 정착하거나 단순 일용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도심에서 가장 값싼 거처를 찾아 들어온 경우에 해당한다. 재개발로 밀려나 쪽방촌을 전전해 온 이들도 상당수다(강성호는 3년간 쪽방촌 내에서만 이사를 다섯 번 했고, 장영철은 후암동 쪽방에서 쫓겨나 양동에 왔으며, 김기철 역시 중림동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이 지불하는 월세는 타워팰리스의 평당 월세보다 높을 정도로 결코 싸지 않으며, 월 수급비 75만 원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큰 부담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이런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한사코 양동에 남고 싶다고 말한다. 왜일까? 노년을 맞은 기초생활수급자가 굳이 도심에 남으려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내 사회...
  • 들어가며 가난이 고여 든 곳, 양동 / 이동현 19 “ 처음 생긴 내 집,여기서 오래 살고 싶어요 / 이석기∼박내현 27 “ 중국집 후라이팬이 무거워, 그래서 이렇게 됐지 / 문형국∼이재임 51 “ 거리에서 우리끼리 그 좋은 법을 만들어 놨어요 / 김강태∼박소영·이채윤 79 “ 우리 아저씨가 나 보호자여 / 이양순∼여름ㆍ이은기 113 “ 돈을 좀 모아도 된다는 희망이 있었으면 해요 / 장영철∼오규상 133 “ 은영이가 99년생, 지금은 시설에 있어 / 김기철∼여름ㆍ이은기 165 “ 여기 주변 쪽방 생활만 70년 가까이 한 거지 / 권용수∼최현숙·홍혜은 193 “ 낭떠러지에 서있는데 더 가면... / 강성호∼홍수경 227 “ 그분들의 현재 삶을 바라봐야 해요 / 신종호∼홍수경 255 “ 떠나고 그럴 때가 제일 섭섭해요 / 이동현∼이재임 273 나가며 우리네 삶의 실타래를 붙들고 / 최현숙 309
  • 36쪽: 내가 생각해도 대단해요, 살아 있는 게. 이제는 방이라도 하나 있으니까 그럴 일 없죠. 그땐 쪽방도 몰랐고 그냥 그렇게 살 줄 밖에 몰랐어요. 62쪽: 애기 엄마랑 지금까지 따져 보면 떨어져 산 날이 더 많아. 멀리 지방에서 먹고 자고 일하니까. 사이가 나쁘고 그러진 않았어. 그것이 우리헌테는 맞는 식이었던 거지. 140쪽: 계속 일용직을 했는데, 셋방은 꿈도 못 꿨어요. 서울에서는 그 돈으로 방 못 구해요. 일하다가 마음 맞는 사람 있으면 돈 모아 가지고 하루에 8000원씩 주고 쪽방에서 잤지. 일 없으면 거리에서 자고. 그렇게 1980년대 초부터 노숙 생활을 했어요. 167쪽: 그렇게 직업소개소에서 소개 받아서 일한 것이 오늘까지 안 해본 일이 없어. 처음 간 곳이 젖소 농장인데, 아우 새벽 4시면 나가서 소젖 짜야지, 리어카로 똥 치워야지 … 그때 일하는 사람들은 완전 머슴이랑 똑같았어. 양계장 일도 새벽 4시면 나와서 계란 걷어야지 … 진짜 힘들었어. 양계나 양돈 같은 데 가면 봉급을 잘 안 주려고 그래. … 어우 얼마 되지도 않았어. 그니까 지금은 거의 외국 애들 데리고, 걔들은 잘 모르니까, 두드려 패고 일 시키는 거야. 쉽게 말해서 외국 애들이 옛날 노숙자들보다 더 못한 취급 받으면서 엄청나게 고생하는 거지. 179쪽: 서울역에서 요만 한 은영이 데리고 노숙을 하니까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애를 보고 불쌍하다고 하면서 1000원짜리도 주고, 5000원짜리도 주고 … 그 추운 땅바닥에 재활용 박스 깔아 놓고…. 아이고, 애가 뭘 알아. 그걸 데리고 고생 무지 시켰어. 218쪽: 보통은 박스 줍는 게 일과지. 다른 일 보러 가다가도 박스가 보이면, 일단 주워서 집에 갖다 놓고 가. 236쪽: 나는 도대체 노숙자들이 왜 노숙을 하는지 몰랐거든.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내가 왜 서울역에 와있지? 이 생각만 드는 거야. 그때 심정이 어땠는지 내가 말할 수가 없어. 한 번은 약 먹고 죽으려고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 이틀 만에 깨어났나. … 노숙할 땐 밥도 거의 안 먹었어요. 술만 마신 거야, 술만. 술은 내가 돈이 없더라도 어떻게든 먹게 되더라고. 피를 토해 가면서 먹었어. 바닥이 피였다니까. 정신 잃고 쓰러져서 앰뷸런스에 실려 가고. 정신 잃고 쓰러져서 그냥 영원히 눈 뜨지 않았으면 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야. 그 시절은 잠도 잘 못 잤지만 내일 아침에 눈 뜨지 말고 그냥 끝났으면 …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생명이 길긴 길더라고. 260쪽: 어떤 사람들은 이분들이 내가 내는 세금으로 나라에서 수급비 다 받아 가면서 편안히 생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분들이 그런 복지를 받을 자격이 없을까요? 주민들 대부분 몸이 아프기 전에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온 분들이에요.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좁은 쪽방에서 햇볕도 없이 지내는 게 불합리한 거죠. 물론 열심히 안 산 분들도 계시겠죠. 한 주민 분은 젊어서 사람들 돈 뺏고 쓰리(소매치기)하면서 나쁘게 살았대요. 그 사람이 한때 그렇게 살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늙고 병들어서 누구한테 죄도 못 짓고, 자기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고 있어요. 과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벌은 피할 수 없겠지만 용서를 해줘야 해요. 그리고 그분들의 현재 삶을 바라봐야 해요. 어떤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가면 밥 한 끼도 못 먹고 굶어 죽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쪽방 주민들)을 도와야 하냐” 하기도 해요. 저는 그럼 한번 주민들을 만나 보라고 해요. 우리도 일을 못 하고 도움을 주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순간이 올 거예요. 지금 쪽방에 살거나 노숙하는 분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요. 정부에서 주는 그 ...
  • 이재임 [저]
  •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만든 잡지에 청소 노동자 이야기를 그리며 만화를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만화, 글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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