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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중기 정치사의 재조명 
채웅석 ㅣ 일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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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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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33707975/8933707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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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 역사에서 12세기 초?13세기 중반은 사회 모순이 드러나고 국제 정세가 변화하는 격동의 시기였다. 그에 대응하여 국가가 정책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가운데 정치 변란과 민의 항쟁 등이 이어졌다. 따라서 이때는 고려시대의 다원성과 역동성을 상대적으로 잘 살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11세기 후반에 절정에 달한 문벌귀족정치가 무신정변으로 인하여 큰 변화를 겪었다고 보며, 정치세력을 출신 배경에 따라 구분하거나 보수파와 개혁파 등으로 나누어 이분법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 결과 역사를 객관적, 발전적으로 인식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이 방식은 구조결정론적이고 이분법적 파악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지은이는 고려 사회ㆍ문화의 특징인 다원성과 역동성을 고려하여 정치를 사회ㆍ경제ㆍ사상 등의 변화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고찰함으로써 신분ㆍ계층론에 따른 연구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그에 따라 시기별로 각 정파의 형성 양태를 다각도로 살피는 한편, 내외 정세의 변화에 대응한 개혁 구상과 실천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하였다.
  • 번영과 위기의 기로에 선 시기, 고려중기 고려사회의 변화를 세 시기로 구분해본다면, 중앙집권적 지배체제를 구축하여 발전한 전기(10∼11세기), 사회 모순이 드러나고 국제정세가 변화하는 가운데 정치운영론상의 갈등과 정치 변란 및 민의 항쟁 등이 벌어진 역동적 변화의 중기(12세기 초∼13세기 중반), 원간섭기에 지배층과 지배구조가 재편된 가운데 자주성 유지와 개혁이 정치적 과제였던 후기(13세기 말∼14세기)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중기는 번영과 위기의 기로에 선 고려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를 결정 짓는 중요한 시기였다. 그동안 고려 중기를 다룬 선행 연구들은 대개 문벌귀족사회론을 바탕으로 11세기 말부터 무신정변이 일어난 1170년까지의 정치사를 고찰하였다. 출신 신분ㆍ계층이나 가문을 살펴서 정치세력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삼고, 정치 운영상에 나타난 귀족제적 면모를 강조하였다. 그 결과, 당시의 정치를 귀족정치라고 규정하고 문벌귀족들이 왕권을 제약하고 특권을 공동으로 보장하였다고 보았다. 이자의, 이자겸, 묘청 등의 난이 이어진 것은 귀족사회 내부의 모순이 축적되어가는 과정으로서, 정치권력과 경제적 특권의 확대를 둘러싸고 지배층 내부에서 분열이 생겼다고 파악하였다. 그리고 그 분열 양상을 왕과 문벌귀족 간의 대립, 문벌귀족 상호 간의 대립, 문벌귀족과 신진관료 간의 대립 등의 유형으로 나누어 이해하였다. 그런 귀족사회의 동요가 1170년 무신정변의 발생 조건이 되었으며, 그 결과 커다란 정치적ㆍ사회적 변화가 초래되었다고 파악하였다. 문벌을 존중하는 문신들이 지배하던 때와 달리 실력 유무가 정권 장악 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무신 사이에서 정권이 빈번하게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권 교체를 출신기반에 따라 이해를 달리한 정치세력 간의 대립, 즉 좋은 가문 출신과 미천한 신분 출신 또는 고위 무신과 하급 무신 간의 차이에 따른 대립의 결과로 파악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신분ㆍ계층론적 분석 방식은 역사현상을 고찰할 때 개인보다 신분ㆍ계층ㆍ계급 등 사회구조적 요소가 핵심이라고 보는 연구방법론에 바탕을 둔다. 즉 개인보다 집단에 초점을 맞추어 역사를 인식하고, 사회를 움직이는 체계와 규칙에 주목한다. 그 결과 역사에 대한 구조적ㆍ객관적 파악의 수준이 높아졌고, 지배층의 사회적 기반 확대를 확인함으로써 한국사를 발전론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였다. 기존 연구들의 한계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몇 가지 한계를 안고 있다. 첫째, 인간의 활동을 출신 신분ㆍ계층에 따라 파악하다 보니, 개인적 의지와 행위의 능동성은 물론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가변성을 깊이 있게 고려하지 못하였다. 장기지속적 경향이 있는 신분ㆍ계층을 역사 진행의 주된 동인으로 파악하는 시각으로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정국 변화를 동태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문벌 출신 관료 대 신진관료, 문신 대 무신 등으로 갈라 고찰하는 이분법적 파악 방식은 정치현상이나 정치세력을 간략하고 강렬하게 설명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단순화ㆍ도식화의 위험성도 있다. 관료들 간의 이분법적 대립을 강조하다 보면 공통점과 상호 영향 등을 간과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12세기 전반기에 형성된 새로운 정치세력을 진보로 보고,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대립관계로 정치 과정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문벌 출신이 모두 보수적이지도 않았고, 신진 세력이 반드시 개혁을 지지한 것도 아니었다. 보수와 진보(개혁)라는 이분법만으로는 정치사를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셋째, 12∼13세기에 사회 변...
  • 책머리에 서론: 고려중기 정치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1. 고려사회의 변화와 고려중기 / 2. 정치사 연구의 방향과 논점 제1부 11세기 후반 사회 변화의 감지와 정치 동향 제1장 전성기의 정치: 문벌의 강화와 문종의 리더십 1. 문벌의 강화와 사士ㆍ서庶의 구분 / 2. 인사문제를 둘러싼 신분·계층 관련 논의 / 3. 사회 변화에 대응한 관료제도 정비와 왕의 위상 강화 / 4. 훈공勳功과 은사恩, 그리고 목친睦親의 논리 제2장 다원적 국제정세와 외교 다변화 모색 1. 다원적 국제정세와 거란에 대한 사대외교 / 2. 왕이 주도한 외교 다변화 정책 제2부 12세기 초 개혁의 모색 제1장 부국강병을 향한 신법新法개혁: 숙종~예종 초의 개혁정책과 여진 정벌 1. 11세기 말의 정치적 위기와 숙종의 즉위 / 2. 공리주의적功利主義的 신법개혁의 추진과 여진 정벌 / 3. 개혁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제2장 문예군주·구세군주를 지향한 정치: 예종대 한안인파의 대두와 교단도교 수용 1. 여진 정벌 후유증의 수습과 정책 전환 / 2. 도가사상의 정치론: ‘은일隱逸’과 ‘이술理術’ / 3. 한안인韓安仁파의 정치활동과 그 성격 제3부 12세기 중반 정치 갈등과 위기 제1장 ...
  • 상식적으로 예상하기에는, 인사 문제에서 귀천의 구분을 중시하여 세계를 살피고 한품제ㆍ한직제를 엄격하게 적용하자는 주장은 문벌 출신들이 제기하고, 세계에 구애되지 말고 개인적 능력을 중시하자는 주장은 비문벌 출신이나 신진관료들이 제기하였을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전자는 당시 고위관료들 가운데 최충, 왕총지, 이자연, 최석 등이 제기하였으며, 후자는 김원충, 김정준, 김원정, 김현, 문정 등이 제기하였다. 그들의 출신기반을 따져보면 입장 차이가 문벌 출신 여부와 그다지 관련되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정치세력의 분열로 이어진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을 보면 문벌을 중시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당시 사회를 과연 체제화된 문벌귀족사회로까지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51쪽 양측적 친속관계와 계급내혼을 기반으로 한 당대의 문벌 네트워크는, 비록 특정 족당세력이나 ‘가문’으로서 결속하지 않더라도, 최고지배층 사이의 연결망으로서 기득권을 보호하고 상호 비호하면서 문벌사회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하였다. 이자연의 가문은 자손이 번창하여 많은 고위 관료들을 배출하였고 다른 고위관료들과 본족, 외족, 인족 등으로 연결되었다. 그 결과 문벌 간 인적 네트워크에 폭넓게 연결되었고, 여러 대에 걸쳐 후비들을 배출하여 왕실과 문벌 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접속하는 중심 구실을 하였다. 왕의 입장에서 보면 외척가문을 소수로 제한하면서도 문벌 사이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보위력을 높이려고 한 결과가 이자연 가문 출신의 후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178쪽 이렇듯이 내치를 우선시한 인물들은 대외관계에서 무력 대결을 피하고 민생 안정을 통하여 국내적 번영과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권력관계에서 덕을 매개로 하여 군-신-민의 상하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과 통하여, 대외경략론자들이 왕권 중심의 논리를 가졌던 것과는 달리 사족 중심의 논리가 될 수 있었다. -213쪽 무신정변이 발생한 직접적 원인은 의종 때 왕의 측근세력이 독주하여 정치가 탄력을 잃은 가운데 측근세력 내부에서 발생한 갈등이었다. 정변을 주동한 정중부, 이의방 등은 왕에게 총애를 받던 무신들이었다. 그들은 의종대 후반에 왕의 시위 강화 의지와 잦은 유행의 호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만을 품다가, 유행을 조장하면서 왕과 연회, 창화를 즐기는 측근 문신, 환관 등과 갈등을 빚었다. 그들은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노역에 동원되던 군인들의 불만을 이용하여 정변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문신들의 실정을 부각해서 자기들이 일으킨 정변을 정당화하였다. 그런데 문신 타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변 과정에서 과격파가 온건파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정변을 확대시키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289~290쪽
  • 채웅석 [저]
  • 충청남도 당진 출생,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 취득, 현재 가톨릭대학교 인문학부 국사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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