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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조 레오네 :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박홍규 ㅣ 틈새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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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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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page/132*193*23/33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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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7032530/119703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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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만든 명감독 스파게티 웨스턴을 창시하고, 미국식 영웅주의 서부극을 파괴한 영화감독 자본주의와 성장주의를 비판한 세르조 레오네의 영화와 삶을 만나다!! 세르조 레오네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일생을 영화와 함께한 ‘영화인간’이었다. 그는 스파게티 웨스턴이란 새로운 서부극 장르를 개척하여 미국식 자본주의를 반영한 서부극을 철저히 거부했고, 기존의 서부극과 선을 긋는 획기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세르조의 세계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황야의 무법자〉를 꼽을 수 있다. 여기서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노바디’, 즉 이름 없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는 미국 서부극의 보안관처럼 대의나 정의 같은 ‘명분’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 돈을 비롯한 물질적 욕망을 좇아 행동한다. 따라서 멋진 영웅 신화를 기대하는 사람은 세르조의 영화를 보고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 밖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영화로 〈옛날 옛적 미국(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이 있다. 아메리칸드림의 허상과 미국의 진실을 파헤친 251분짜리 이 영화는 두 친구의 삶을 통해 ‘인간의 유형’을 치밀하고 처연하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서부극이든 누아르든, 그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며 대의나 명분 따위 개에게나 줘버린’ 평범한 인물이다. 이들을 주인공 삼아 세르조는 이탈리아만의 서부극을 개척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정치적 서부극의 서막을 알리면서 그 어떤 권위나 권력에 순응하지 않는 자아, 개인에 충실하지만 타인에게 가해지는 불의엔 저항하는 자아를 독특하게 풀어낸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배경음악, 그리고 리버테리언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명연기 역시 세르조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위대한 영화감독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충실한 읽을거리를 찾는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
  • 아나키스트 레오네, 새로운 서부극을 창조하다 세르조는 ‘영화인간’이자 아나키스트로서 서부극을 만들었다. 아나키스트 사상은 세르조만의 독특한 서부극을 창조하는 데 일조했다. 세르조의 아나키스트적 면모의 근거는 이탈리아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이탈리아를 휩쓸었을 때, 세르조는 십 대였다. 당시 이탈리아는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를 기회로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세르조는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소위 ‘아메리칸 드림’으로 가득한 할리우드 영화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내 아메리칸 드림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제로 미군은 물질숭배자이자 쾌락주의자에 불과했으며, 정의와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는 ‘영웅’은 없었다. 세르조는 미국의 추악한 현실을 자각하여, 그야말로 미국을 ‘까발리는’ 서부극을 찍기 시작한다. 미국의 추악한 현실과 전쟁의 허상을 폭로하다 세르조의 작품은 ‘황야 시리즈’와 ‘옛날 옛적 시리즈’로 나뉜다. 황야 시리즈 중에서 〈황야의 무법자〉는 명작 중에 하나로 꼽힌다. 〈석양의 갱들〉과 〈석양의 무법자〉도 세르조의 대표작으로 소개된다. 〈황야의 무법자〉에서 세르조는 새로운 히어로의 전형인 ‘안티 히어로’를 내보였다. 거창한 명분으로 움직이며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마블 히어로’와 다르다.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않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안티 히어로를 내보임으로써 사회적, 정치적 이념이 무의미함을 드러냈다. 또한 〈석양의 무법자〉에 등장하는 사냥꾼은 범죄인에게 현상금을 거는 동시에, 범죄인에게 돈을 뜯어먹는 부패한 보안관을 응징한다. 일면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정의감 같은 데 목을 매지 않는 사냥꾼 캐릭터를 통해 현실적인 인간상을 보여줬다. 특히 〈석양의 갱들〉 중 션이 바쿠닌의 『애국심』을 버리는 장면은 흔한 이데올로기에 대한 투쟁과 헌신을 전복한다. 미국은 폭력 위에 세워졌다! 〈옛날 옛적 서부〉와 〈옛날 옛적 미국〉도 명작 중의 명작이다. 〈옛날 옛적 서부〉는 ‘철마’라고 불리는 철도 부설을 중심 소재로 삼았다. 철도는 신생 국가 미국의 상징이었으며, 기술의 진보를 뜻했다. 세르조는 철도에서 비롯한 긍정적 의미를 완전히 뒤집는다. 옛날 옛적부터 서부에 터를 잡고 살았던 사람들과 철도의 부설, 즉 새로운 서부의 시대를 상징하는 사람들의 대비로 미국 건국 역사의 실체를 보여주려 했다. 스위트워터를 배경으로 나오는 인물들의 서사는 자본주의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전쟁과 동시에 야만과 문명의 충돌을 드러내 미국의 건국 역사는 폭력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낱낱이 밝혀준다. 나아가 그는 〈옛날 옛적 미국〉에서 아메리칸드림의 추악한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무기력한 미국 사회의 소시민인 누들스와 타락한 미국 사회를 상징하는 맥스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둘은 우정을 나누며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키워나갔지만, 흉악한 짓을 서슴지 않았던 맥스만이 ‘드림’을 성취했다. 겉으로 신사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만 선천적 사이코패스인 맥스를 내세워 미국의 역사는 학살을 비롯한 야만으로 이뤄졌으며 현대까지 범죄와 부패로 야만적인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폭로한 것이다.
  • 들어가는 말 1장 인간 레오네 추억 〈황야의 무법자〉 / 〈황야의 무명자〉 / 영화인간 레오네 / 음악인간 모리코네 / 서부인간 이스트우드 / 왜 서부극인가? / 레오네와 포드 / 레오네와 마르크스 / 아나키스트 채플린 / 이탈리아의 짧은 역사 / 이탈리아 초기 영화와 단눈치오 2장 옛날 옛적, 로마 트레비샘 부근에서 태어나다 / 아버지와 함께 본 인형극 / 거리의 아나키 소년 / 파시스트 학교, 파시스트 영화 / 제2차 세계대전 / 레오네의 공동 참여 작품 / 오페라영화 조감독으로 데뷔하다 / 역사영화의 조감독 3장 역사를 뒤집다 역사영화 붐 / 〈폼페이 최후의 날〉 / 〈로도스의 거상〉 / 〈로도스의 거상〉의 줄거리 / 〈로도스의 거상〉의 제작 / 〈로도스의 거상〉의 정치학 / 〈소돔과 고모라〉 / 〈음악의 앞〉 4장 서부극을 뒤집다 위기의 시대, 서부극 / 〈황야의 무법자〉의 줄거리 / 〈황야의 무법자〉의 특징 / 〈요짐보〉와의 차이 / 대실 해밋 / 클린트 이스트우드 / 〈황야의 무법자〉의 정치학 / 속편의 제작 / 〈석양의 무법자〉의 줄거리 / 마크 트웨인 5장 미국을 뒤집다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 미국은 폭력 위에 세워졌다 / 〈석양에 돌아오다〉의 줄거리 / 전쟁의 풍자 /...
  • 〈황야의 무법자〉를 비롯해 제목들은 그 번역에 문제가 많지만, 세상은 무법자가 설치는 황야라는 것을 레오네의 영화가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도리어 그럴듯하다. 무법자들이 설치는 황야가 레오네의 미국이다. 미국은 화려한 뉴욕이 보여주는 꿈의 세상도, 민주주의의 고향도 아니다. 도리어 미국은 무법천지다. 돈과 총이 지배하는 더러운 무법천지다. 미국은 또한 세계의 무법자다. 돈과 총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악랄한 무법자다. 그런 무법자 미국을 무명자가 죽인다. 미국만이 아니다. 세계를 돈과 총으로 지배하는 악당들은 많다. 무명자여, 그런 악당들을 모조리 제거하라. 물론 쉽지 않다. 자칫하다가는 네가 죽을 수 있다. 영화는 그런 위험을 보여준다. 무명자는 권력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고문도 당한다. 그러나 끝내는 권력자 악당들을 처리한다. 그러고는 다시금 홀로 떠난다. 영웅 대접을 받거나 보안관 따위로 임명되지도 않으며 미녀의 사랑을 얻지도 않는다. 그가 악당을 죽이는 것은 무슨 인연 따위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는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없다. 그는 우연히 그 마을에 왔다가 그곳을 지배하는 권력자 악당을 죽이고 다시 떠나간다. 그가 바란 것은 돈 몇 푼이지만 그것도 먹고살기 위한 최소한일 뿐 무슨 사업을 위한 자본 따위가 아니다._〈황야의 무명자〉 중에서 〈석양의 갱들〉의 최초 제목은 〈옛날 옛적 혁명〉(Once Upon a Time in Revolution)이었다. 주제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투쟁과 헌신이었다. 따라서 레오네의 마지막 서부극인 이 영화는 그의 정치적 담론이 은유나 신화적 변형에 의해 더욱 명확해졌음을, 그리고 정치적 참여에 대한 레오네의 반감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환멸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어쩌면 레오네의 정치적 유언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분노가 절정에 달했을 때, 다시 말해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한 소련 전차를 보면서,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이탈리아에 만연했던 파시스트적인 이데올로기의 부활을 목격하면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선언하듯 “이러한 사건들은 내가 영화에서 보여준 나의 아나키즘 선택에 확신을 주었을 뿐”이었다. 영화는 계급의 전복 없이 이상이 죽어가는 혁명의 부정적인 측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 첫 부분에 나오는 마오쩌둥의 인용문에서 레오네가 ‘혁명이란 하나의 계급이 다른 계급을 뒤집는 폭력 행위’라고 한 부분을 생략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두 주인공은 레오네의 다른 어떤 캐릭터에서보다 감독 자신의 모순된 얼굴을 대변한다. 두 주인공은 이데올로기의 수호자는 아니지만, 반역자이고 허약하며, 개인주의적인 반영웅들이다._〈〈석양의 갱들〉의 정치학〉 중에서 레오네는 출발부터 완전히 달랐다. 서부가 소멸하는 시기의 서부극의 영웅들인 옛날 사람들과 새로운 철도 시대의 대비를 통해 미국 건국 역사의 실체를 보여주고자 했다. 가령 사업가가 되고자 하는 야심을 품고 철도회사에 고용된 킬러 프랭크(헨리 폰다 분)와 복수심에 불타는 마지막 개척자인 하모니카(찰슨 브론슨 분) 사이의 결투 앞에, 철도 부설로 재벌이 된 모턴과 같은 자들에 의해 곧 황금시대가 끝나는 것에 관한 음울한 대화를 끌어낸다. 하모니카가 “모턴 같은 자들이 계속 나타나 끝내고 말 거야”라고 한다. 그 대화 사이에 철로를 까는 노동자들의 쇼트가 삽입된다. 그 쇼트는 마지막 쇼트와 대비된다. 열차가 새로운 마을에서 나옴과 동시에 하모니카는 산적 샤이안의 시신을 끌고 언덕 저편으로 말을 타고 사라진다. 기술에 양보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분노한...
  • 박홍규 [저]
  • 1952년 경북에서 태어나 영남대 법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오사카시립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미국 하버드 법대, 영국 노팅엄 법대,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서 법학을 연구했다.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며 인문·예술의 부활을 꿈꾸는 르네상스맨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아내와 함께 작은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영남대 백승숙 교수와 2020년부터 〈이단아의 책읽기〉라는 유튜브를 통해 ‘세상의 거의 모든 책’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고 자유롭게 나누는 중이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 『비주류의 이의신청』 『저항하는 지성, 고야』 『내 친구 톨스토이』 『불편한 인권』 『인문학의 거짓말』 『놈 촘스키』 『오노레 도미에』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공저) 『수정의 야인 조지 오웰』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에드워드 사이드』 『메트로폴리탄 게릴라 루이스 멈퍼드』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오리엔탈리즘』 『간디 자서전』 『예술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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