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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여행자 : 그는 왜 미친 듯이 세상을 돌아다녔는가?
이언 해킹, 최보문 ㅣ 바다출판사 ㅣ Mad Trave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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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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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page/151*220*29/609g
  • ISBN
9791166890703/11668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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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은 언제 광기가 되는 걸까? 광인은 언제 여행으로 광기를 드러내는 것일까? 지금은 잊혀진 어느 정신질환의 기묘한 이야기 평범한 남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얼마 후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부랑자의 모습으로 발견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그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최면을 걸자 모든 여정을 기억해내는데…….《미치광이 여행자》는 19세기 말 유럽에서 유행한 특이한 정신질환에 관한 이야기다. 1887년 프랑스의 한 가스정비공 환자를 통해 처음 알려진, 강박적인 여행 욕구에 시달리는 그 질병은 당시 정신의학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놀랍게도 1909년 마지막 환자를 끝으로 의학사에서 돌연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 과학철학자 이언 해킹은 인상파 그림과도 같은 세기말 유럽대륙의 풍경 속에서 펼쳐진, 달아나려는 환자들과 잡으려는 경찰 그리고 그들을 변호하고 치료하려는 의사들이 벌인 20여 년간의 흥미로운 소동극을 자세히 복기하며 묻는다. 어떻게 정신병이 갑자기 생겨났다가 사라질 수 있는가? 미치광이 여행자들이 앓은 정신질환은 정말 실재했는가? 어떤 정신질환이 특정한 시대, 특정한 장소에서만 존재한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은 무엇인가? 이 너무도 기묘한 광기의 탄생과 몰락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정신질환에 대해서 무엇을 말해주는가?
  • “이 책은 정신의학과 문화 연구에 대한 중대한 추가자료다. 해킹은 이야기꾼의 재능과 천연덕스러운 위트, 무엇보다 쉽게 읽히도록 글을 쓰면서도 울림은 크게 만드는 작가로서의 비범한 화법을 가지고 있다.” 일레인 쇼월터(문학평론가, 작가) “해킹은 보기 드문 연민과 품격으로 글을 쓸 뿐 아니라 철학적 배경지식을 이용하여 의학사의 이 뒤안길을 커다란 울림으로 채운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그는 왜 미친 듯이 계속 걸었는가? 영원한 것에 대한 믿음이 무너져가던 ‘아름다운 시절’ 프랑스, 미스터리한 세기말 유행병 1886년 프랑스 보르도의 정신병원에 한 남자가 제 발로 찾아온다. 알베르 다다(Albert Dadas, 1860~1907)라는 이름의, 평소 성실하고 수줍음 많던 가스정비공에게는 남다른 문제가 있었다. 그는 12살 때부터 갑작스레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는 경험을 반복했다. 어느 날 갑자기 여행을 떠나려는 욕구에 사로잡히면 그는 가족도 직장도 버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 채 엄청난 속도로 무작정 걸어갔고, 낯선 곳에서 제정신을 차리고 나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의 예기치 않은 여행은 점점 길어져 보르도를 넘어 파리와 마르세유, 벨기에와 독일, 오스트리아까지 이어졌고, 급기야 군대에서 탈영해 알제리와 러시아, 터키까지 다녀왔다. 때로 기차와 배를 타기도 했지만 주로 걸어다녔고, 시속 12킬로미터(일반인의 걷기 평균속력은 시속 4~5킬로미터 정도다) 속력으로 하루 70킬로미터를 걸을 때도 있었다. 놀랍게도, 젊은 담당 의사 필리프 티씨에(Philippe Tissie, 1852~1935)가 최면을 걸자 알베르는 잊고 있던 몇 주 전, 몇 년 전 여행 때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도 다 기억해냈다. 티씨에는 1887년 〈미치광이 여행자〉라는 낭만적인 제목의 박사논문에서 이 새로운 정신질환을 학계에 처음 보고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이후 비슷한 사례들이 프랑스는 물론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에서 잇달아 보고되기 시작했다. 당시 정신의학계는 미치광이 여행자의 병인(病因)을 둘러싸고 일대 논쟁을 벌였고, 치열한 논쟁은 다시 이 진단의 유행을 부채질했다. 이 둔주가 세기말의 유행병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정신의학계의 양대 미스터리였던 간질과 히스테리아를 둘러싼 논쟁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더 놀랍게도, 1909년 낭트에서 열린 정신의학 총회를 끝으로 이 특이한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은 차갑게 식어버렸고, 오늘날 이 정신질환은 일반인은 물론 정신과 의사들에게도 거의 잊혀 버렸다. ‘둔주(fugue, 遁走 / ‘달아나다’ ‘도주’라는 뜻에서 유래)’ ‘보행성 자동증’ ‘방랑벽’ 등으로 불린 이 정신질환은 현재 미국정신의학협회의 《진단과 통계 요람》(DSM)에 ‘해리성둔주’라는 진단명으로 아직도 올라 있지만 사실상 거의 진단되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 과학철학자 이언 해킹은 한 세기 전 20여 년간 유행한 이 특이한 사례를 검토하며 정신질환의 실재성에 관한 중대한 물음을 던진다. 어느 한 시대, 한 공간에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시대적 정신질환’ 정신질환은 실재하는가? 해킹은 책의 서두에서 왜, 지금, 이미 ‘죽었다’고 볼 수 있는 질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지 분명히 밝힌다. “현재 우리는 온갖 정신질환에 둘러싸여 있는데, 그 많은 신경증 중 어떤 것이 꾸며낸 것인지, 문화적 산물인지, 의사가 확대시킨 것인지, 아니면 그저 카피캣 증후군 같은 모방에 불과한 것인지, 모호한 말이긴 하나 단적으로 말해서 어느 게 실재하는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월경전증후군,...
  • 옮긴이의 말 머리말 1장 그는 왜 갑자기 떠났을까? 2장 방랑은 병이다 3장 아름다운 시절이 낳은 광기 4장 그 병은 정말 실재했을까? 서플먼트1 알베르를 괴롭힌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플먼트2 유랑하는 유대인 서플먼트3 독일의 ‘방랑벽’ 기록1 알베르의 이야기 (1872년~1886년 5월)(5월) 기록2 알베르 관찰일지 (1886년 6월~1887년 2월)(2월) 기록3 꿈 (1887년 5월~1889년 9월)(9월) 기록4 병인적 꿈 (1892년)(1892년) 기록5 실험 (1888년, 1893년)(1893년) 기록6 에필로그 (1907년)(1907년)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 20여 년간 일세를 풍미했던 둔주는 왜 반세기가량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으며, 다른 반세기 후엔 왜 증상의 하나로 축소되었을까? 독립된 질환명으로 무대의 중심에 섰던 시기가 왜 하필이면 대大여행의 시대가 활짝 열렸을 때, 게다가 세계로 뻗어 나가던 제국주의가 그 절정에 달했을 때였을까? 왜 유독 프랑스와 가까운 나라에서만 둔주가 진단되고 영국과 신대륙에서는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았을까? 왜 프랑스였을까? 대혁명 이후 80년간 일곱 차례나 정치체제가 뒤엎어지며 피의 내전을 거친 곳, 산업혁명에도 뒤처지고 보불전쟁 패배로 막대한 전쟁배상금에 시달리던 곳, 강박적 애국주의와 이동제한 법령으로 탈출구도 없이 내 부로부터 곪아가던 곳, 영원하고 지속적인 것에 대한 믿음이 착실하게 무너져가던 ‘아름다운 시절’의 프랑스는 둔주를 탄생시키고 성장시킨 생태학적 틈새였다. __옮긴이의 말 10쪽 모든 이야기는 “7월의 어느 아침, 닥터 피트르 병동의 한 침대에서 흐느껴 울고 있던 스물여섯 살의 젊은 남자를 주목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오랜 도보여행에서 막 돌아와 탈진해 있었으나, 운 까닭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여행을 떠나려는 욕구에 한번 사로잡히면 자신을 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울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을 버리고 일도 내던지고 일상의 삶도 내동댕이친 채, 그는 엄청난 속도로, 오로지 앞으로 앞으로만, 때로는 하루에 70킬로미터씩 걷다가, 종국에는 부랑죄*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힐 때까지 쉼 없이 걸어갔다.” __1장 그는 왜 갑자기 떠났을까? 29-30쪽 어떻게 한 유형의 정신질환이 출현하고, 자리 잡고, 특정 지역과 시대를 장악한 다음, 사라지는 것일까? 나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독자들을 그 해답으로 안내하려 한다. 1장에서는 환자 한 명을 예로 들었는데, 이번 장에서는 여러 명이 등장한다. 알베르와 그를 진료한 의사들은 어떻게 그 많은 둔주 환자들(혹은 둔주라고 진단된 사람들)이 줄지어 나타난 현상을 초래한 것일까? __2장 방랑은 병이다 79쪽 독자들에게는 에밀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날 학술원에 서 에밀에 관해 발표한 사람은 의사이자 공중보건 공무원인 아 드리앵 프루스트Adrien Proust 교수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아버지 다. 해리解離의 역사에 관해서 백과사전적 지식을 가진 대표적 연 구자인 앙리 엘렌버거Henri Ellenberger는 어느 이중인격 환자에 관하여 “마담 베르뒤랭Verdurin*의 살롱에서 벌어진 잡담”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평했다. “바로 이 이야기를 마르셀 프루스트의 아버지 아드리앵 프루스트가 주요 정신병리 사례로 발표했음은 주목할 만하다.” 아마도 이런 일로 인해 사태가 더 빨리 진전되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닥터 프루스트의 논문의 핵심(이자 제목)인 보행성 자동증을 아들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고, 《되찾은 시간》(1927)이 출간될 즈음에는 프랑스에서 그 병이 실질적으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__2장 방랑은 병이다 102~103쪽 여행은 언제 광기가 되는 걸까? 광인은 언제 여행으로 광기를 드러내는 것일까? 여행하는 자의 광기가 언제 독자적인 특수한 광기로 간주되는 걸까? 광인도 때때로 여행을 했지만, 그들의 여행이 특별한 종류의 광기로 제시된 적은 없었다. 예를 들어, 1825년경 독일의 젊은 시인 에두아르트 뫼리케Eduard M?rike는 클라라 마이어와 사랑에 빠졌고 연작 가곡 〈페레그리나〉1로 그녀를 불멸의 연인으로 만들었다. 다른 남자들도 그녀를 강렬한 미인으로 묘사했다. 그녀는 그리스도교 신앙부흥 순회설교단의 일원이었는데, 순회설교가 금지된 후에는 강박적으로 ...
  • 이언 해킹 [저]
  • 캐나다의 과학철학자. 1936년 밴쿠버에서 태어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 프린스턴대학교 강사를 시작으로 케임브리지대학교 조교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부교수, 스탠퍼드대학교 부교수, 토론토대학교 교수 및 유니버시티 프로페서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콜레주 드 프랑스의 ‘과학적 개념의 철학과 역사’ 학과장이 되었는데, 영미권 인물이 이 자리에 임명된 것은 이 대학 역사상 처음이었다. 2006년 정년퇴직 후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크루즈 교수, 케이프타운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지내고 2011년 은퇴했다. 해킹은 케임브리지 분석철학파의 전통에서 토머스 쿤, 파울 파이어아벤트 등과 논쟁하며 과학이론과 별개로 존재하는 과학적 대상의 실재성을 옹호하는 ‘존재자 실재론(entity realism)’으로 과학 실재론의 대표자가 되었으며, 실험과 공학의 상대적 자율성을 주창하여 과학철학의 관심을 이론 중심에서 실험 중심으로 옮겨놓는 데 공헌했다. 1990년대부터는 미셸 푸코의 영향 아래 자연과학에서 의학이나 심리학 같은 인간과학으로 초점을 옮겨, 역사적 사례연구를 통해서 인간세계의 현상과 그에 대한 개념과 분류의 시간적 상호작용을 추적하는 ‘역사적 존재론’을 전개했다. 그 첫 작품 《영혼을 다시 쓰다》가 다중인격을 주제로 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기술하는 방식에 따라 그들의 정체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다루었다면, 두 번째 작품인 《미치광이 여행자》에서는 특정 시기와 장소에 나타났다 사라진 특이한 정신질환 사례를 통해서 정신질환이 서식하는 생태학적 틈새와 그것을 규정하는 여러 힘들의 관계를 탐구했다.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이룬 공로로 캐나다 최고의 영예인 킬럼상(Killam Prize, 2002)과 캐나다 훈장(Order of Canada, 2004), 국제적 권위의 발찬상(Balzan Prize, 2014)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통계적 추론의 논리》 《확률의 출현》 《왜 언어가 철학에 중요한가?》 《표상하기와 개입하기》 《우연을 길들이다》 《과학혁명》 《영혼을 다시 쓰다》 《무엇이 사회적으로 구성된단 말인가?》 《확률과 귀납논리 입문》 《역사적 존재론》 《수리철학은 대체 왜 있는가?》 등이 있다.
  • 최보문 [저]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동 대학 신경정신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의료인류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2006년 우리나라 최초로 의과대학의 한 과로서 인문사회의학과를 개설하는 데 주춧돌을 놓았다. 옮긴 책으로 《정신의학의 역사》(제28회 과학기술도서상 번역 부문 수상), 《트라우마의 제국》 《나의 죽음은 나의 것》 《문화, 건강과 질병》 《더러운 손의 의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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