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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만든 집 : 박영란 장편소설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1 ㅣ 박영란 ㅣ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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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12월 06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224page/125*188*20/281g
  • ISBN
9791167550255/116755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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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편의점 가는 기분」 「게스트하우스 Q」 특별한 공간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박영란 작가의 신작 ‘열일곱, 지켜야 할 것들이 생겼다.’ 외롭고 가난한 인물들을 보듬는 ‘한밤의 편의점’, 조금 이상한 각자가 모여 우리가 되는 ‘게스트하우스’ 등 특별한 공간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박영란 작가가 이번에는 ‘이층집’의 문을 열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 「나로 만든 집」은 낡은 이층집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에 집주인이 된 아이가 겪는 위기와 고난, 성장을 담은 작품이다.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작가 특유의 문체를 통해, 점점 고조되는 불안과 긴장 속에서도 자신만의 질서를 지켜 나가려 애쓰는 한 아이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뒤,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란 경주는 두 분마저 돌아가시자 이층집에 홀로 남는다. 열일곱에 집을 유산으로 받고 주인이 된 경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자신의 질서가 녹아 있는 집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삼촌을 필두로 가족들은 집을 팔아 한몫 챙기려는 속셈을 품고 경주를 찾아오기 시작한다. 어른들의 설득과 회유, 협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경주는 끝까지 자신의 집을 지킬 수 있을까?
  • 그해 여름, 짙은 어둠 속을 헤치는 주인이 된 아이의 고군분투 “너 몇 살이야?” “물려받은 유산은 지킬 줄 아는 나이입니다.” 낯설고도 고단한 여름을 보내는 아이가 있다. 이름은 경주, 나이는 열일곱 살, 성별은 여자. 건장하고 뼈대가 굵어서 만만해 보이지 않는 외모가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이다. 어른들과 대화할 때 나오는 말투는 딱딱하기 그지없다. “집은 안 팝니다.” 그해 여름, 경주가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문장이다. 꼭 필요한 말과 행동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보호자였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유산으로 받은 집을 경주가 홀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집을 팔아 버리려는 어른들 사이에서, 경주는 할아버지의 유언대로 이층집을 지키겠다고 결심한다. 외롭고 가난한 인물들을 보듬는 ‘한밤의 편의점’, 조금 이상한 각자가 모여 우리가 되는 ‘게스트하우스’ 등 특별한 공간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박영란 작가가 이번에는 ‘이층집’의 문을 열었다. 5월이면 꽃향기를 뿜어내는 라일락이 정원 한쪽에 군락을 이루고, 할머니의 계획에 따라 퍼즐 조각처럼 자잘하게 구역이 나뉜 텃밭이 자리하고, 자라나는 경주의 꿈이 되어 준 형광 별이 작은방 천장에 붙어 있는 집. 할아버지와 할머니, 경주의 질서가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집이 이제는 오롯이 경주의 소유가 되었다. 열일곱 살에 주인이 된 경주는 이제 자신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어른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어린애 같은 어른들, 모두의 질서를 아우르는 어른 같은 아이들 “그 일은 다 어른들이 알아서 해!” “그 집에 관한 한 삼촌은 아무 권리가 없습니다.” 경주가 보이는 단호함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남긴 당부의 말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우기면서 어느새 가해자로 돌변해 버린 인물,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줄곧 돈을 내놓으라며 생떼를 썼던 사람, ‘삼촌’으로부터 경주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어린애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무섭도록 끈질긴 삼촌으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삼촌의 운명과 경주의 운명을 떼어 두기 위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경주에게 집을 물려줬다.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분명히 알릴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경주는 절대 피해자가 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당당하게 홀로 서기 시작한다. 아직 할머니의 죽음을 견디기에도 힘든 경주에게 삼촌은 집을 팔자고 강요하고 윽박지르며 졸라 대기도 한다. 그런 삼촌에게 경주는 때로 실망하고, 때로 절망하며, 때로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을 어리숙한 아이로 여기며 무조건 우기기보다는 이성적인 태도로 설득해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할아버지의 인생이 녹아 있는 유언을 삼촌이 함부로 평가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려고 마음을 굳게 먹기도 한다. 집을 팔기 위해 애쓰는 어른들은 경주를 포함한 아이들에게 ‘어린 게 뭘 아느냐’고 윽박지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면에 숨은 어른들의 사정을 살펴보고, 이해하려 애쓴다. 각각의 질서가 충돌하는 한복판에서, 아이들은 눈물과 두려움을 삼키며 세상의 질서를 배우는 동시에 자신만의 질서를 쌓아 나간다. 약하지 않은 아이가 쌓아 올린 견고한 ‘나로 만든 집’ “아빠는 그렇게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어.” “나는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고.” 집을 팔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경주의 행동은 단순히 집을, 재산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한 아이의 고집으로 치부될 일 또한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쌓아 왔고, 앞으로 살아나갈...
  • 1장 2장 3장 4장 작가의 말
  • 혼자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다가오면 꼭 필요한 말과 행동만 해야 한다. 말은 침묵보다 나을 때만 꺼내고, 행동에는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해 여름, 내가 의지할 데라고는 조부모님이 해 주신 이 말뿐이었다. -- p. 9 나는 열일곱 살이다. 이 나이에 집을 가졌다는 것은 최신형 노트북을 가졌다거나, 또래 친구들이 한 번쯤 쳐다보는 비싼 패딩을 가졌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집은 노트북이나 코트가 아니다. 자산이다. 그리고 자산은 곧 힘이다. -- p. 41 삼촌이 이 집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없어지는 것뿐이다. 다시 말해 내가 죽어야만 삼촌은 이 집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내가 죽으면 삼촌은 이 집을 상속받을 테고, 그러면 마음껏 이 집을 팔 수 있다. 삼촌이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을까?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 p. 45 “너 몇 살이야?” 삼촌이 갑자기 나이를 들먹거렸다. 무슨 의도로 꺼낸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답했다. “물려받은 유산은 지킬 줄 아는 나이입니다.” -- p. 48 그러고 보니 스스로가 너무 어른처럼 느껴졌다. 내가 둘인 것만 같았다. 어른인 나와 미성년자인 나, 그 둘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 그렇지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어른이 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선택한 쪽에 걸맞게 말하고 행동해야 했다. -- p. 171 온 세상에 여름이 한창이었다. 푸르른 나뭇잎들, 그 아래 일렁이는 그림자와 열매처럼 모여 앉아 재잘대는 참새들, 바람, 테라스 난간에 부서져 내리는 뜨겁고 눈부신 햇살, 절정을 향해 치닫는 풀잎의 단내……. 그 모두가 부드럽고 단단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나는 여름 속에서 어깨를 펴고 가슴을 내밀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 p. 186~187 “아빠는 그렇게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어.” 순지의 말에 내가 답했다. “나는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고.” 그러자 순지가 조금 웃었다. 그 웃음과 함께 가슴속 깊이 자리 잡았던 답답함을 조금 털어 낸 기분이었다. -- p. 215 삼촌과 나는 천천히 집과 정원을 둘러보았다. 집은 어둠에 묻혀 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냥 검기만 한 어둠은 아니었다. 짙은 초록에 가까운 어둠이었다. 그랬다. 그건 어둠이 아니라 여름의 색이었다. 어릴 때부터 수없이 보아 온 여름의 한순간이었다. -- p. 219
  • 박영란 [저]
  • 첫 장편 '나의 고독한 두리안 나무'와 두 번째 소설집 '라구나 이야기 외전'이 있다. 두 작품 모두 한국도서관협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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