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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도시 :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
방준호 ㅣ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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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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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page/136*185*24/33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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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60519039/896051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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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근대 유산이 숨쉬는 힙한 관광지로 유명한 군산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모습을 담은 르포르타주.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2018년 5월 한국지엠 군산 공장 운영 중단 이후, 저자는 '몰락한 도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안고 군산으로 향했다. 6주 동안 30여 명의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공장이 떠난 뒤 그곳에 남겨진 사람들의 삶이 잔인할 정도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매달 지급되던 180만 원 실업 급여 지급이 마감되는 순간, 재취업을 희망했으나 결국 치킨집을 차릴 수밖에 없었던 현실, 실직한 남편 대신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아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떠받치던 원룸촌과 상가에 남은 떠돌이 개들, 역사와 문화의 도시에서 기업과 함께 사람들도 빠져나가는 과정 등은 단순히 서쪽 끝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2019년 7월 《한겨레21》 커버 기사 〈공장이 떠난 도시 군산〉을 바탕으로 이후의 변화와 저자의 소회까지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 군산 토박이 김성우(가명)는 최근 6개월짜리 계약직에 사인했다. 전기차 기업 ‘명신’이 새 일터다. 사실 명신에 입사하기 직전 정규직 조건의 사료 공장 면접까지 마친 참이었다. 하지만 명신이 20년 넘게 그가 몸담았던 옛 한국지엠 군산 공장 자리에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 실직 후 어떻게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생각뿐이었던 그에게 ‘6개월’이니 ‘계약직’이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282쪽) 스물여섯에 당시 대우자동차 공장에 취직했다. 대우에 다니면 1등 신랑감이던 시절이었고, 시쳇말로 공기업 같은 대접을 받았다.(70쪽) 그랬던 한국지엠(대우자동차) 군산 공장이 운영을 중단했다. 경제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었고, 자본의 논리를 따른 결정이었다. 김성우는 고민 끝에 희망퇴직서를 냈다. 그리고 10개월 뒤 청소업체를 시작했다. 녹록지 않았다. 사업을 접고 이번에는 페인트 공장과 마스크 공장을 거쳤다. ‘깨끗한 공장에서만 일해 본’ 그에게 작고 열악한 공장은 성에 차지 않았다.(281쪽) 김성우의 삶은 한때 화려했으나 지금은 몰락한 제조업 도시 군산을 닮았다. 젊어서부터 고향에 터를 잡았고, 안정된 중산층 가정을 이뤘다.(129쪽)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 날 일자리가 사라졌다. 퇴직금을 받고 새로운 일을 찾아봤으나 마뜩잖았다. 쫓기듯 구한 새 직장은 어디 내놓기가 부끄러웠다.(222쪽) 세상에 처음 내쳐지며 존엄 없는 일의 비루함(234쪽)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그나마 저자가 군산에서 만난 사람들 중 유일하게 다시 제조업 현장으로 돌아간 사람이라는 점(287쪽)이 김성우의 삶과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이 책은 군산이라는 도시가 제조업 도시로 편입되고 몰락하는 과정을 여러 명의 김성우를 통해 바라본다. 그 중심에 선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대우자동차)’은 기업과 공장의 흥망성쇠가 도시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수도권 본사와 지역 생산 기지 등, 군산의 질서가 확립되고 무너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 냄으로써 제4차 산업 혁명 이후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될지도 모를 소도시의 현재를 날것 그대로 우리 눈앞에 가져다 놓는다. 제조업 도시 군산의 흥망성쇠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진 개발 바람에서 비켜나 있던 군산은,(61쪽) ‘균형 성장’과 ‘서해안 시대’의 바람을 타고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다.(66쪽)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가 군산 국가 산업 단지에 자동차 공장을 지었다. 그룹 해체와 대우자동차 최종 부도라는 위기가 있었지만 한국지엠이라는 새 주인을 찾았다. 곧이어 군산 제2국가 산업 단지에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가 자리 잡았다. 조선소를 따라 선박 블록, 기자재 업체들도 군산으로 몰려들었다.(69~71쪽) 양적인 발전은 30여 년간 계속되었다. 자동차 노동자들은 공장에 대한 믿음으로 생활 기반을 도시에 단단히 뿌리 박았다.(186쪽) 사람들은 조선소의 대형 크레인을 보며 세계 도시를 꿈꿨다.(110쪽) 유난히 토박이가 많은 도시 군산은 그곳 사람들에게 일터이자, 삶터이자, 놀이터였다.(47쪽)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도 군산의 위기감은 크지 않았다. IMF도 견딘 그들이었다. 오히려 고유가 덕에 군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소형차가 잘 팔려 나갔다.(127쪽) 하지만 치솟던 유가가 2013년 하락세로 접어들자 군산의 연비 낮은 차는 더 이상 세계 시장에서 인기 품목이 아니었다. 생산량이 줄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엠 본사는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으로 팔려 나가는 쉐보레 차는 군산 공...
  • 프롤로그: 군산 가는 길 1. 토박이: 유별나고 애틋한 사람들 2. 운명들: 정규직과 비정규직 3. 찬란: 세계 도시를 꿈꾸다 4. 균열: 불안한 여유 5. 그날: 공장이 떠나던 날 6. 이별: 남은 사람 떠난 사람 7. 풍경들: 치킨집과 원룸촌 8. 정체성: 어디서 무엇을 할까 9. 1년: 전환과 머뭇거림 10. 쉬어 가는 이야기: 익숙한 도시에서 11. 다시: 그저 평소 같은 하루 에필로그: 혼란으로 엮인
  • 프롤로그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가 2017년 7월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지엠 군산 공장이 2018년 5월 31일 완전히 문을 ‘닫았다’. 공장 노동자, 협력 업체 노동자, 그 가족을 더하면 군산 사람 4분의 1이 덕분에 벌고, 먹고, 살았다고 여겼던 곳이다. (20쪽) 1. 토박이: 유별나고 애틋한 사람들 산단을 남북으로 가르는 왕복 5차선 도로인 자유로 아래쪽에는 대우차의 협력 업체가 자리잡았다. 협력 업체 창원금속공업은 대우차 공장이 가동하기 직전인 1995년 말 군산에 공장을 세웠다. 모기업인 주식회사 창원은 원래도 부평에서 대우차에 부품을 납품했으니 대공장을 따라오는 게 당연했다. 자동차 펜더 따위를 만들어 납품했다. 국가 산업 단지가 생겨난 이후에도 바다를 메워 공장 부지를 짓는 일은 멎지 않았다. 오식도부터 비응도까지를 메운 군산 제2국가 산업 단지가 만들어진 건 2000년대다. 군산 제2국가 산업 단지 대표 기업이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다. 전국 현대중공업 조선소의 막내다. 이번에는 조선소를 따라 선박 블록, 기자재 업체들이 따라왔다. 그 밑으로 새만금 산업 단지를 2010년대부터 조성했다. 여전히 땅을 메운다. 도시는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70~71쪽) 2. 운명들: 정규직과 비정규직 글로벌 기업의 숱한 생산 기지 가운데 한 곳인 한국 중소 도시의 삶과 노동자의 생계는 계획하는 곳에서는 ‘비용’으로 읽힐 것이다. 일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얼굴, 공장과 도시의 관계를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지엠 이사회가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비용 대비 효율을 기준으로 공장의 생과 사, 노동 조건, 삶의 지평이 갈린다. 엄혹하다. 그 안에서 벌어질 미묘한 갈등이나 소외감 같은 것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이런 질서를 짜고 그 안에서 군산 역시 무럭무럭 성장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대개 형편이 나아졌다. 누군가는 그 성장만큼, 누군가는 그 성장보다 못하게 나아졌다. 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면 도시가 처한 위기만큼만 아찔했던 사람도 있고, 도시의 위기보다 더 크게 무너진 사람도 있다. 도시의 운명과 사람의 운명은 얽혔다. 다만 서로 달리 얽혔다. 그렇게 되었다. (97~98쪽) 3. 찬란: 세계 도시를 꿈꾸다 군산이 전북 지역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즈음 처음 20퍼센트를 넘긴다(2008년, 21.2퍼센트). 당시 한 신문 기사는 택시 기사의 당연한 말로 들썩이던 군산 분위기를 전한다. “현대중공업이 대단한 기업이긴 한가 봐요. 군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으니까요.” 마침내 도시는 2000년대 중반 한국 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에 이어 조선이라는 구색까지 갖추었다. 한국 조선 산업은 2003년 일본을 제친 뒤 세계 1위를 독주했다. 2008년 조선업은 총수출액에서 처음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쳤다. 수출의 10.1퍼센트를 점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이 가파르게 늘었다. 생산 과정은 전 세계로 분산됐고, 작은 부품 하나하나 바다를 건너 다니며 조립되었다. 자유 무역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여겨졌다. 배 만드는 일을 둘러싼 낙관이 따듯한 볕이 내리쬐던 5월, 군산의 서쪽 끝에서 정점에 이른 건 당연한 일이다. (110~111쪽) 4. 균열: 불안한 여유 정순철의 생활도 비슷했다. 그는 관리자 아닌 직원이었으니, 잔업ㆍ특근을 기대할 수 없는 공장에서 받는 임금은 꽤 줄었지만, “기본적으로 돈보다 사람들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편”이었다. 여유가 생기자 클럽에 나가 탁구를 치거나 배드민턴을 쳤다. 동료들과 재미 삼아 동네에서 찍는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해 보기도...
  • 방준호 [저]
  • 1986년 태어났다. 2013년부터 《한겨레》 기자로 일했다. 2019년부터 《한겨레21》에 속해 있다. 주로 현장을 돌아다니며 르포 비슷한 기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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