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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공화국 
안드레스 바르바, 엄지영 ㅣ 현대문학 ㅣ Republica Lumin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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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12월 29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264page/124*191*34/290g
  • ISBN
9791167900814/11679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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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스페인 문학계의 신성’ 안드레스 바르바가 창조한 기묘한 열대 도시 이야기 혹은 21세기판 『파리대왕』 스페인 문학계를 이끌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는 작가, 안드레스 바르바의 소설 『빛의 공화국』이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바르바는 2010년 영국 문예지 《그랜타》가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작가 22인’에 선정하는 등 일찍부터 문학계의 큰 기대 속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활발하게 발표해온 작가이다. 바르바의 최근작 『빛의 공화국』은 어느 날 갑자기 출현하여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었다가 끝내 목숨을 잃은 32명의 아이들에 대해 당시의 사회복지과 공무원이 이야기하는 1인칭 시점의 소설이다. 화자인 ‘나’는 사건이 일어난 지 20년 후, 당시의 시 회의록과 신문 칼럼, 기고문 그리고 훗날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와 한 소녀의 일기 등 여러 내레이터들의 기록을 토대로 기억을 정리하여 32명의 출현과 그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분석한다. 라틴아메리카 마술적 사실주의의 신화적 상상력과 유럽 고딕 문학의 음산한 미학 그리고 서스펜스 스릴러의 분위기가 녹아 있는 소설은 ‘유년의 순수함’이라는 익숙한 개념에 의문을 던지면서 선과 악, 문명과 야생, 진실과 현실에 대한 새로운 담론들을 이끌어낸다. 2017년 『빛의 공화국』은 매년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빼어난 소설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인 에랄데상을 수상했다. 에랄데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멕시코의 세르히오 피톨, 칠레의 로베르토 볼라뇨,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나 엔리케스 등이 있다.
  • ★2017년 스페인 에랄데 소설상 수상작 ★전 세계 22개 언어권 출간 화제작 · RT피처스 제작사 영상화 계약 “그 아이들은 이미 세상 모든 것의 이름을 하나하나 바꾸고 있었다” - 줄거리 소개 소설의 화자인 ‘나’는 2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 있는, 밀림의 도시 산크리스토발에서 벌어진 사건을 연대기순으로 술회한다. 1993년 공무원 ‘나’는 인디오 공동체 통합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내와 의붓딸을 데리고 산크리스토발로 부임한다. 거대한 밀림과 강으로 둘러싸인 (라틴아메리카 가상의) 도시 산크리스토발은 지역 경제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중산 계급이 늘고 있는 평범한 소도시였다. 이듬해 정체불명의 아이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구걸하기 전까지는. 모두 아홉 살에서 열세 살 사이의 이 아이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언어로 말하는지, 그리고 밤마다 한꺼번에 어디로 사라지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누군가는 범죄 집단에 납치되었던 아이들이 집단으로 탈출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고, 누군가는 아이들이 강에서 솟아났다고 하는 등 추측만이 무성할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물건을 훔치고 난동을 부리면서 폭력적으로 변해가더니 급기야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는 한순간에 모습을 감춘다. 그리고 경찰이 32명을 찾아 밀림 수색에 나서는 사이, 도시의 ‘우리’ 아이들까지 달라지기 시작한다…… 밀림의 도시에 출현한 정체불명의 아이들을 둘러싼 도덕률적 스릴러 이 소설에서 밀림의 도시를 교란하는 32명은 마치 무인도에 고립되는 바람에 질서를 잃으면서 인간의 야만적 본성을 드러내는『파리대왕』 속 아이들을 연상케 한다. 다른 한편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들과 공포에 빠진 도시라는 소재는 고전 호러 영화 〈저주받은 도시〉의 어린 외계 생명체들을,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현대사의 변화가 읽히는 가상의 도시는 『백년의 고독』 속 마콘도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장르를 변주한 이야기처럼 보이는 소설에서 작가는 자신만의 문학적 장치들을 통해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한다. 32명의 아이들은 도시에 물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의식까지 점령해가면서 이야기의 불길한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지도자가 없는 그들의 공동체가 규칙에 지배받지 않으며 흡사 즐거운 “놀이”를 하듯이 모든 일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두려움”과 “유혹”을 동시에 느끼고, 이로 인해 도시는 기존의 가치관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듯 도입부에서 이미 정해진 결말로 나아가기까지 향방을 알 수 없는 전개를 보이는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계속 의문을 품게 한다. 불쑥 나타나 도시 질서를 무너뜨리고, 일상생활에 균열을 일으킨 32명의 정체는 무엇일까? 현대 사회와 ‘유년의 순수’ 신화에 경종을 울리는 사악한 우화 한편 소설의 화자는 사회복지과 ‘공무원’으로서 거리를 떠도는 32명의 아이들을 담당할 의무를 맡게 된다. 화자가 인용하는 사건 당시의 기사와 시 회의록을 보면,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언론은 그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의원들은 뒤늦게야 고아원 예산을 두 배로 늘리라는 등 실현 불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모든 책임을 ‘나’에게로 돌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택했던 부끄러운 행동들을 돌아보면서, 훗날 ‘나’는 회한 어린 목소리로 넌지시 “기억의 복수”라고 말한다. 필연적으로 32명과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던 ‘나’는 또한 ‘아버지’로서도 그들이 일으킨 변화에 당황하고 분노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대표한다. 소설에서 어른과 아이 두 세계가 충돌하는 모습...
  • 산크리스토발에 도착하자 처음에는 모든 것이 꿈속처럼 아득하기만 했다. 잠시 후, 다시 정신이 들자 가난에 찌든 처참한 현실이 별안간 눈앞에 밀어닥쳤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건만, 현실 속의 가난은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밀림이 곧 가난이라는 것을, 즉 가난과 하나가 되어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지운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_15쪽 논쟁의 대상이 된 그 아이들, 거리의 신호등 사이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보이기 시작한 그 아이들, 해가 질 무렵이면 도시에서 종적을 감추고 에레 강변에서 무리 지어 자던 그 아이들 또한 우리 딸아이와 마찬가지로-‘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어떤 물건도 당연히 자기들의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 아이들은 어떤 물건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훔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나는 일부러 그 말에 강조 표시를 했다. “오랫동안 우리가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았기 때문에 결국 그런 문제가 터지고 만 거예요.” 얼마 전 나는 시청에 근무하는 동료 여자 직원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강도’ ‘도둑놈’ 그리고 ‘살인자’.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던 그 말들이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운명을 정하는 것인 반면, 듣는다는 것은 순종하는 것이다. _36∼37쪽 누군가는 아이들의 이런 행태를 유기체에서 세포들이 활동하는 모습과 견주기도 했다. 그 아이들은 그 하나하나가 독립된 개체이지만, 그들의 삶은 벌집의 벌처럼 공화국이라는 거대한 조직에 완전히 흡수되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이 실제로 단일한 하나의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라면, 두뇌는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들이 벌집 같은 조직에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대체 누가 여왕벌이라는 말인가? _56쪽 여자아이들은 내 주변에서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암흑이 두렵기는커녕 다정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평온해졌다. 마치 여자아이들에게 있는-아니면 내 안에 있는-그 무엇이 나를 들볶던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이유로든 이제 앞을 볼 필요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담요 같은 꿈속으로 점점 더 깊게 빠져들어 갔다. 그런데 그때 그 여자아이들이 천천히 다가오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어린아이들의 보드라운 손길이 느껴졌다. “이제 앞을 봐요.” 아이들이 말했다. 그 순간 나는 눈을 번쩍 떴다. _82∼83쪽 오래전 어떤 책을-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읽다가 우연히 떠올린 이미지는 현실에 대한 나의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그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바다’라는 말이 자신의 상상 속에서 실제 바다와 일치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가 ‘바다’라는 말을 할 때마다 언제나 거품으로 뒤덮인 녹청색의 묘한 수면만을 떠올렸지, 진정 바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진정한 바다는 물고기들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 그리고-무엇보다-어둠으로 가득 찬 거대한 심연이다. 바다는 그야말로 암흑이 지배하는 왕국이다. 아이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날, 산크리스토발 시민들은 밀림을 보면서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현상이 갑자기 실체와 뒤섞여버린 듯한 느낌 말이다. 신비의 베일 속에 감추어진 밀림으로 달아나면서 아이들은 우리의 마음도 함께 데리고 갔다. 우리는 마치 잠수정을 타고 심해로 들어...
  • 안드레스 바르바 [저]
  • 대표작으로 『빛의 공화국』이 있다.
  • 엄지영 [저]
  •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다. 역서로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의 『계속되는 무』, 리카르도 피글리아의『인공호흡』, 루이스 세풀베다의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오라시오 키로가의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공역),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영혼의 미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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