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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의 힘 : 현대 세계를 만든 값싼 것들의 문화사
웬디 A. 월러슨, 이종호 ㅣ 글항아리 ㅣ C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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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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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page/149*222*37/753g
  • ISBN
9788967359843/8967359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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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싸구려들에 둘러싸여 우리가 싸구려가 된 건 아닐까?” 값싸다고 사들인 물건들은 어떻게 현대인의 일상을 지배했는가 시장과 저가품, 인간의 욕망에 대한 기념비적인 연구 집 안을 둘러보자. 인테리어 소품, 팬시한 식기류, 칫솔이나 비누 같은 생필품은 혹시 저가품 매장에서 산 것 아닌가? 옷걸이, 문구류, 공구는 또 어떤가? 계란 찜기나 저렴한 믹서기는? 만족스러울 만큼 잘 작동하는가? 수집 중인 인형이 있진 않은가? 어릴 때 물을 주면 자라나는 장난감이나 플라스틱 가짜 거미, 뱀을 갖고 논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어디서 왔는지, 언제부터 우리 주변을 가득 채웠는지를 궁금해해본 적 있는가? 별생각 없이 사들인 물건들 뒤에 책략과 기만이 숨어 있는 건 아닌지, 그 물건들로 말미암아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지, 고민해본 적 있는가? 『싸구려의 힘』은 현대인들의 일상에 싸구려 물건들이 넘쳐나게 된 경위와 원리, 그리고 싸구려의 본질을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연구해낸 보기 드문 책이다. 저자는 도서관, 박물관, 학회, 대학, 기업 자료실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엄청난 양의 자료를 바탕으로 싸구려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자세하게 그려내고 거기서 의미심장한 통찰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책에는 카탈로그, 광고 지면, 팸플릿, 상품의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 등 100여 컷의 도판이 수록되어 있으며 19세기 판매자와 소비자의 글이나 발언까지 생생하게 인용되어 있다. 성 기능을 향상시켜준다는 요상한 전기 장치나 112가지 도구를 합쳐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린 기괴한 스위스 아미 나이프 등 물신주의적 창의성으로 무장한 온갖 기기, 공짜라는 달콤함 이면에 음흉한 대가를 숨기고 있는 각종 싸구려 경품과 광고용 판촉물, 소비자의 고상한 취향을 대변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 역사나 서사 따위는 없는 공장제 선물용품, 수집품으로 통용될 목적으로 일부러 만들어진 인형이나 접시, 주화 따위의 의도적인 수집품, 이 모든 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싸구려crap’다. 싸구려는 값이 저렴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품질이 저급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구체적인 사물의 범주가 아니라 어떤 존재 방식 혹은 정신, 사물 이면에 있는 음모와 위선, 그 타락의 정도를 지칭하는 것이다.
  • ★★2020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결선작★★ 행상인의 짐꾸러미 저가품 시장을 만들어낸 첫 주역은 18세기 중반의 행상인들이었다. 이들의 주무기는 저렴함 이전에 진기함, 다양성, 접근성이었다. 행상인의 짐꾸러미에서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은 소비자들을 경이와 흥미,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놓았다. 이들은 화려한 언변술로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소비자의 감각과 감정을 자극했다. 1790년대에 이르러 행상인들은 상설 잡화점으로 편입되었고, 저렴하고 열등하지만 풍부하고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아주 낮은 균일 가격으로 여러 물품을 판매하는 균일가 매장이 그 뒤를 이었다. 균일가 매장 모델을 대중화시킨 것으로 알려진 프랭크 울워스는 1879년 첫 5센트 균일가 매장을 열어 10년 만에 24만6700달러라는 매출을 달성했다. 저렴한 물건의 과잉 현상과 어리석은 소비 행태를 경계한 사람들도 물론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편적인 저렴함’의 시대를 살 수 있다는 것 자체였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몸을 불린 잡화점과 균일가 매장들은 판매술을 정교하게 다듬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체인점 형태로 발전했다. 그들은 매장에 냄새, 소리, 조명 등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배치했으며, ‘수익성 높은 조합’을 염두에 두고 물건을 진열함으로써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이를테면 “치약과 칫솔은 서로를 추천하는 것이 명백하므로 매출 상승 효과를 내게 하기 위해서는 가까이에 진열해야 한다”. 그리고 “쌓여 있는 물건들 옆에 깔끔하게 정리된 물건들을 두는 것으로 뒤죽박죽인 상품이 값싸고 좋은 물건이 되는 효과가 났다”. 이 모든 전략은 결국 소비자들을 “싸구려의 풍요라는 감각적인 로맨스에 휩쓸리게 했다”. 창의적인 쓸모없음 싸구려 정신을 드러낸 것은 저렴한 물건들뿐만이 아니었다. 각종 신형 버터 교반기, 자동 감자 껍질 깎이, 수십 가지 기능을 가진 공구, 아스파라거스 전용 집게(도대체 아스파라거스만을 위한 집게가 왜 필요했을까) 등 진보와 혁신과 독창성이라는 이름 아래 소비자들에게 접근한 기기들이야말로 싸구려가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렘브란트 자동 감자 껍질 깎이’는 유압을 이용해 1분도 안 걸려 자동으로 감자의 껍질을 벗기고 표면을 세척하며 잔여물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혁신적인 기기로 홍보되었다. 그러나 이 기기는 일을 줄여주기는커녕 괜한 일을 만들어냈다. 감자가 기기에서 튀어나와 사방팔방에 억세게 눌어붙은 반죽으로 바뀌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기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싸구려는 단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사물 이면에 있는 기만과 협잡이다. 기술의 발전과 특허 열풍에 힘입어, 아무리 봐도 터무니없는 기이한 기기들이 시장에 넘쳐났다. 천재 아니면 사기꾼, 괴짜들의 대부분 허황되고 가끔씩 예지적인 상상력, 즉 ‘미국적 창의성’의 시대였다. 어떤 기기는 진짜배기일 때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 과장된 광고보다 실효성이 한참 떨어지는 거짓말 덩어리였다. 112가지 도구를 합쳐서 만든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도대체 어떻게 실제로 사용할 수 있었겠는가(심지어 가격이 1400달러였다). 때맞춰 TV가 보급되면서, 기기는 인포머셜(실시간 구매를 유도하는 장시간 광고)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 인포머셜의 대가 윌리엄 ‘파파’ 바너드는 온갖 과장과 거짓말을 동원해 TV 앞에 앉은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인포머셜을 보고 있노라면 기기의 신통한 능력이 사실인 것처럼 느껴졌고, 소비자들은 직접 기기를 사용함으로써 혁신의 흐름에 동참하고 싶어 안달...
  • 들어가며: 우리가 사는 것이 곧 우리다 제1부 싸구려의 나라 1장 가격 후려치기 열풍에서 보편적 저렴함으로 2장 체인점 시대의 저가품 제2부 더 나은 삶을 위한 기기들 3장 끊임없는 개선 4장 기기 열풍 제3부 공짜의 나라 5장 손해 보는 장사? 6장 충성심의 대가 제4부 취향도 가지가지 7장 역사로 장사하기 8장 감식안을 팝니다 제5부 가치의 문제 9장 기념품 수집하기 10장 희소성 지어내기 제6부 쓸모없는 것의 심오함 11장 당신을 노리는 장난 나가며: 저가품으로 만들어진 세계 감사의 말 주 찾아보기
  • 크랩은 특정한 유형의 물건이 아니라 존재의 실존적 상태로서, 물건 자체보다는 물건의 성질을 지칭한다. 크랩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역사적인 전후 맥락에 크게 좌우된다. 내게는 불필요한 도구가 당신에게는 필수적인 도구가 될 수 있듯이, 내겐 크랩인 것이 당신에게는 크랩이 아닐 수 있다. 내가 수집한 기념품 접시들은 겉보기에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것일 수 있지만, 판매가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익명의 기업이 무심결에 나눠준 홍보용 줄자는 할머니의 바느질 바구니에서 발견될 경우 소중한 가보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물건이든 크랩이라는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_18쪽 크랩은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현대적인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는 민주화된 권력으로 칭송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크랩은 천한 눈으로 측정될 필요도 있다. 저렴해 보이는 이 물건들의 실제 비용을 좀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눈으로 말이다._24쪽 예를 들어, 보스턴에 본사를 둔 그레이트런던티컴퍼니의 1891년 도해 가격표는 차와 커피에 대한 설명은 10쪽이 채 안 되지만 회중시계, 청동 동상, 램프, 벽난로 시계, 쟁반, 단추 등 경품은 100쪽 넘는 분량을 차지했다. 마시거나 재판매할 차를 구입하고 싶지 않다면, “현금 가격”을 주고 경품들을 살 수 있었다. 걸이식 성냥 보관함은 1달러 25센트에, 130개의 식기로 구성된 도자기 식기 세트는 20달러에 살 수 있었다. 식기 세트에는 60달러의 차 상품권이 무료로 딸려 나왔는데, 60달러는 품질에 따라 약 27~45킬로그램에 해당되는 차를 주문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성냥 보관함은 5달러어치의 차를 주문해야 받을 수 있었다. 어느 쪽이든 많은 차를 주문해야 했고, 평생 마시고도 남을 양을 주문해야 할 때도 있었다._170쪽 진귀한 미술품은 특이하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만적인 것일 수 있다. 골동품은 특히 백인의 정체성을 찬양하는 것이지만, 알리바이가 확실한 무해한 물건인 양 행세를 한다. 골동품은 종종 골동품이 아닌 무언가인 척, 아니 실제보다 덜 중요한 것인 척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와 같은 물건들은 악의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크랩처럼 보인다. 다른 종류의 크랩과 마찬가지로, 장식품의 크랩스러움을 이해하는 것은 그 기원을 추적하고 역사를 푸는 것을 의미한다._229쪽 특정 집단의 구성원임을 알리는 것 외에도 불안한 중산층의 부차적으로 보이는 장식품은 그들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크랩을 반영했다. 중산층이 되고 싶어하는 고위 임원들은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질이 약간 나았을 뿐이었다. 리볼버 모양의 세라믹 재떨이에 담배를 털기보다는 중세의 결투용 권총 모형처럼 보이는 은제 커프스단추를 착용하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 고위 임원들의 여행용 술 세트는 모조 가죽이 아니라 진짜 돼지가죽으로 싸여 있었고, 자신의 모노그램이 새겨진 손수건은 진짜 이집트산 목화로 만들어졌다._285~286쪽 윔스는 워싱턴을 미화하면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고 어쩌면 세 배의 투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이해했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자 대통령으로서 워싱턴이 가진 “위대한 미덕”을 찬양하는 책을 쓸 준비를 했다. 그는 책 출간이 지연되어 좌절감을 느끼며 캐리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이야기를 뽑아내기 위해 애쓰는 한, 늙은 조지의 뼈에는 많은 돈이 놓여 있다.” 이와 유사하게, 기념품은 아무리 인위적이거나 기회주의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과거를 칭송하는 서사를 확고히 하는 것을 돕는 강력하고 수익성 있는 도구가 되었으며, 대중...
  • 웬디 A. 월러슨 [저]
  • 럿거스대학 캠든캠퍼스 역사학 교수 겸 학과장. 캘리포니아 도서관조합에서 10년 넘게 종이책 큐레이터로 일한 이력이 있으며,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취득한 판화 예술가이기도 하다. 주로 소비자 문화, 물질 문화, 시각 문화, 2차 시장, 19세기 미국의 자본주의를 가르치고 연구한다. 『품격 있는 취향: 소금, 사탕, 그리고 19세기 미국의 소비자』 『전당포: 독립부터 대공황까지 미국의 전당업』 등을 저술했으며 『가스등이 밝힌 자본주의: 19세기 미국 경제를 조명하다』 등 다양한 책의 편집에 참여했다.
  • 이종호 [저]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제금융, 해외 자본 유치, 해외 IR 업무를 담당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현재는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번역가 모임인 바른번역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레이 달리오의 금융 위기 템플릿』 『또래압력은 어떻게 세상을 치유하는가』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금융 수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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