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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벤저민 카터 헷, 이선주 ㅣ 눌와 ㅣ The Death of Democ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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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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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9074470/118907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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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와 오판이 부른 어느 나라의 민주주의 위기를 되짚으며 “독일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가 규정했듯이 구(舊)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주권은 분명 국민에게서 나왔다.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었으며, 총선에서 비례대표제를 실행해 유권자의 민의를 보다 충실히 반영했다. 그 나라에서 최악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독일 국민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치게 단순하다. 왜곡된 집단기억, 주류 정치권의 실책, 경제 위기, 반세계화ㆍ반민주 정서, 진영 갈등 등 국민이 분노하고 혼란에 빠져 제대로 판단할 수 없었던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또한 자신들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쉬운 선택을 한 집단들의 무분별함과, 히틀러를 ‘간판’으로 앞세워 권력을 유지하려 한 기성 정치인의 오판이 없었다면 히틀러는 결코 집권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벤저민 카터 헷 교수는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이 힘을 얻는 지금, 히틀러의 집권을 새롭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란했던 당시 현장을 최신 자료와 방대한 문헌을 토대로 들여다보며 바이마르 공화국에 찾아온 민주주의 붕괴 과정을 되짚는다. 마주한 현실에 분노한 사람, 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 환멸과 위기감에 신음하는 사람, 그 모두의 목소리와 선택이 생생히 담긴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는 민주주의 제도와 이를 움직이는 주체들에 대한 이해를 함께 넓힌다.
  •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번지는 오늘날 제3자로서, 당사자로서 살피는 민주주의 붕괴 “이렇게 대단한 문명국에서 640만 명의 유권자들이 가장 천박하고, 공허하고, 상스러운 협잡꾼을 지지했다는 사실이 무시무시하다.” 나치의 승리한 1930년 총선 직후 한 신문이 내린 평이다. 당시 독일의 자유주의자들은 다른 나라가 독일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 판단해 생길 외교ㆍ금융 여파를 걱정해야 했다. 이런 유권자에게 의존하는 민주주의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한 건 물론이다. 이는 1930년대 독일만의 일인가. 미국과 프랑스와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해 보였던 나라에서조차 오늘날 극우 민족주의ㆍ권위주의 등의 비민주적 가치를 앞세운 후보가 득세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 선거를 통해 집권하고 권위주의를 실현했다. 민주주의는 왜 민주적으로 무너질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히틀러가 선택한 과거와 다시 끊임없이 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를 확립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의 죽음을 국제 정세ㆍ법률ㆍ정치ㆍ경제ㆍ사회 영역을 아우르며 분석한다. 이를 위해 독일인이 경험한 주요 사건, 정치인들의 권력 투쟁의 막후를 당대인의 발언과 시선을 따라 또렷이 펼쳐 보인다. 거시사적 관점과 미시사적 관점을 오가는 이 책에서 우리는 제3자의 눈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바라보는 한편, 당사자의 입장에서 뼈아픈 반성과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답지 않은 정치, 새롭지만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우리는 빵값이 내리기를 바라지 않는다. 빵값이 오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빵값이 변하지 않기도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민족사회주의(나치)의 빵값을 바란다.” - 피터 드러커가 기록한 어느 나치 선동가의 발언 현실적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를 선동가의 발언에 현장의 농민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사람들 대부분은 당시에 뭔가 정치적이지 않은 정치를 원했다. 통합과 부흥을 부르짖으며 정치와 민주주의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게 보일 수 있었다. 히틀러와 나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사람들을 설득해 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을까. 패전 원인을 둘러싼 집단기억 왜곡과 전쟁배상금 등의 전쟁 후유증은 당시 국정에 참여하는 최대 정당이자 민주주의 성향이었던 사회민주당과 민주주의 공화국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 의회민주주의제의 바이마르공화국은 사회민주당 등의 좌파가 주도해 1차 세계대전 패전 직전 독일제국을 붕괴시킨 혁명으로 탄생한 나라였다. 패전 후에 군대 최고사령부의 핵심 인사들은 ‘당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민주주의자들이 일으킨 내분으로 등을 찔려 패배했다’는 배후중상설을 퍼뜨렸다. 사실은 최고사령관 파울 폰 힌덴부르크와 몇몇 장교들 역시 휴전 협상이 유일하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깨닫고 협정을 종용했었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민족주의자들은 민주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그 개념을 받아들였고,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은 이를 믿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이를 지지하는 정치인을 향한 환멸은 점차 가속화되었다. 전쟁배상금과 금본위제의 모습으로 찾아온 국제 질서, 무역과 경제ㆍ난민 위기로 찾아온 세계화는 이에 분노하는 이들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적대자가 되도록 내몰았다. 민주적인 정치인들은 국제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우파 민족주의자들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었기 때문에 국제 질서와 세계화의 부정적인 여파는 곧 민주주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으로...
  • 주요 인물 및 정치 지형도 인물 소개 바이마르 공화국의 주요 정당 서장 1장. 패전의 그림자 _강화조약과 배후중상설 2장. 히틀러의 등장 _화가에서 내란의 주모자로 3장. 피의 5월 _분열된 공화국, 드리우는 암운 4장. 세계화와 대공황 _부상하는 민족주의와 나치 5장. 흔들리는 보수 정권 _집권 우파의 위기와 내분 6장. 오만과 욕망 _정치인들의 오판과 히틀러 집권 7장. 획일화 _시작된 탄압과 ‘국민 통합’ 8장. “우리가 그를 제거해야 해” _저항, 그리고 대숙청 감사의 말 더 읽을거리 주 찾아보기
  • 당대 다른 독일 정치인과 달리 히틀러는 이러한 현실 도피를 대변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현실을 혐오하면서 정치를 경멸하게 되었다. 그보다 뭔가 정치적이지 않은 정치를 원하게 되었다. 결코 이룰 수 없는 바람이다. (중략)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모든 정당이 최소한 어느 정도는 공통점이 있고, 타협할 수 있고, 타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1930년대까지는 독일 사회가 점점 더 심하게 분열하면서 그러한 정신이 거의 남지 않았다. 공화국을 두둔하면 그저 부패한 체제를 두둔하는 사람으로 보일 때가 많았다. 통합과 부흥을 부르짖으면서 정치와 민주주의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게 보일 수 있었다 _p90 서장 중에서 생명이 짧았던 소비에트 공화국에서 히틀러는 소비에트 선전부의 연락 담당을 맡았다. 바이에른 독립운동 지도자 쿠르트 아이스너의 장례 행렬에서 검은색 애도 완장과 사회주의 정부를 지지하는 붉은색 완장도 찼다. 이 모습을 히틀러의 훗날 행적과 어떻게 연결할까? 우파든 좌파든 집단주의 이념을 가진 정부라면 일찍이 어디에든 적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아니면 단순히 기회주의자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히틀러 일병은 전쟁 전의 가난하고 고립된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군대는 그의 일터이자 집이 되었다. 군대에 머무르려고 급진 사회주의 정부를 위해 일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_p90 2장 ‘히틀러의 등장’ 중에서 뭔가 다른 요인이 대기업과 군대를 도왔다. 모든 사회와 민주주의에는 분열이 있다. 계층, 지역, 종교, 성별, 민족 사이의 분열이다. 분열된 집단이 궁극적으로 서로 타협하려고 하지 않는 한 어떤 민주주의도 길게 지속될 수 없다. 그렇지만 두 가지 중요한 요인 때문에 바이마르 공화국에서는 분열된 집단들이 타협하기가 어려웠다. 한 가지 요인은 구조적이었다. 독일 사회는 전쟁이 주는 압박 때문에 각자의 경제적인 이익에 따라 분열되었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정치 체제에서는 각각의 이익집단을 위한 정당이 있었고, 정당들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만 영향력을 행사하고 법률을 제정하려고 했다. 다른 집단 사람들(노동자나 고용주, 농민이나 기업가)은 알 수 없는 이방인이었다. 각 당은 어떤 경우에도 뚜렷이 구분되는 집단을 대표했다. 그래서 정당들은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의욕이나 능력조차 별로 키운 적이 없었다 _p129~130 3장 ‘피의 5월’ 중에서 힌덴부르크는 또한 국민 통합을 간절히 원했다. 다만 그에게 국민 통합이란 다루기 힘든 정치적 우파, 특히 나치와 국가인민당이 자신과 협력하기 위해 뭉친다는 의미 이상이 아니었다. 힌덴부르크는 사회민주당과 협력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브뤼닝 총리의 계획이 자신이 경멸하는 정당을 묵인하는 조건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아는 게 싫었다. 힌덴부르크는 사회민주당을 그가 통합하고 싶은 나라의 정당한 일부로 여기지 않았다. _p212~213 5장 ‘흔들리는 보수 정권’ 중에서 히틀러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등장했던 1932년과 1933년 초의 위기와 교착 상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가장 가벼운 타협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우파 정치인들 때문에 빚어졌다. 결국 보수적인 정치인들(후겐베르크, 브뤼닝, 슐라이허, 파펜과 힌덴부르크)은 그들 입맛에 맞는 조건으로 권력을 유지할 유일한 방법으로 나치를 끌어들였다. 히틀러 정권은 그 결과였다. _p277~278 6장 ‘오만과 욕망’ 중에서
  • 벤저민 카터 헷 [저]
  •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뉴욕시립대학 헌터칼리지·대학원의 역사학 교수. 토론토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하버드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변호사로도 활동했던 헷은 사법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독일의 역사적 사건·인물을 추적한 책을 선보여 왔다. 독일제국 전환기 베를린에서 일어난 형사사건·재판을 통해 당시의 사회변화를 조망한 첫 저서 《티어가르텐에서의 죽음(Death in the Tiergarten)》, 용감한 반나치 변호사 한스 리텐의 전기 《히틀러와 맞서며(Crossing Hitler)》, 1933년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의 미스터리를 탐구한 《국회의사당 불태우기(Burning the Reichstag)》 등이 그 결과물이다. 최근 몇 년간 헷은 관심을 더 넓혀 1930년대 초 독일의 민주주의 위기가 어떻게 2차 세계대전으로 번졌는지 탐구하고 있다. 최근 연구를 반영한 책에서는 나치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과 원인을 돌아보면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던 1930년대와 오늘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히틀러와 맞서며》로 에른스트프렝켈상을, 《국회의사당 불태우기》로 한스로젠베르크상을, 이 책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로 바인상 역사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연설, 라디오, TV, 역사 다큐멘터리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 이선주 [저]
  •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조선일보〉 기자, 월간지 〈톱클래스〉 편집장으로 일했고, 지금은 다른 나라의 역사·교육 분야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퍼스트맨》 《EVERYDAY MONET 매일매일 모네처럼》 《혼자 보는 미술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와 〈만화로 읽는 중국사〉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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