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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평전 :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안경환(安京煥) ㅣ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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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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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page/140*210*56/1386g
  • ISBN
9788935676514/8935676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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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주 평전』은 72년에 걸친 이병주의 굴곡진 생애와 그가 쓴 방대한 작품 세계를 담아 이병주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다. 나림 이병주는 일제강점기부터 혼란한 해방 시기, 한국전쟁, 이승만 시기, 박정희 시기를 거쳐 1980년대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를 소설로 압축해냈다. 그의 작품 세계를 ‘소설로 읽는 한국 현대사’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는 좌우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오로지 문학으로만 세상을 이야기하려 한 자유인이었다. 그의 작품에는 역사에 대한 희망, 인간에 대한 애정의 시선이 담겨 있다. 나림 이병주는 마흔네 살 늦깎이로 문단에 데뷔해 72세로 영면하기까지 80여 편의 장편소설을 포함해 원고지 수십만 장 분량의 글을 남겼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짓밟혀, ‘행간에 깔린 가냘픈 잡초’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작은 생명들의 서러운 이야기’를 쓰기 위해 작가가 되었다는 그는 당대 제1의 인기 작가였지만 주류 문학계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한 존재였다. 저자 안경환은 이 책이 발판이 되어 주류 문단에서는 외면당한 이병주가 독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이병주가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라고 밝혔듯이 ‘기록이자 문학’ 또는 ‘문학이자 기록’은 이병주 문학의 지향점이자 그의 소설을 일관하고 있는 작가 정신이다. 그는 책상에서만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부지런한 발길로 조국 산천을 구석구석 다녔고 무수한 여인과 사랑을 주고받았으며 넓은 세계를 유람한 작가로 삶을 마음껏 즐기다 떠났다. 이 책에는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이병주와 관련된 귀중한 사진이 들어 있다. 사진만 봐도 이병주의 생애를 그대로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한국근대문예비평’이라는 전인문답의 지적 영역을 개척한 김윤식은 대한민국 작가 중에 한 사람을 들라면 이병주를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병주의 문학은 ‘대한민국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이병주를 말하다 대한민국 소설가 이병주(李炳注, 1921-92)의 고향은 산과 강과 바다를 함께 품은 경상남도 하동으로 그를 작가로 키워낸 정서적 자양분은 모두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바다 하동 포구가 배양한 것이다. 그는 10대 후반에 반항아로 학교문을 뛰쳐나온 이래 일본 유학, 학병, 해방과 이데올로기의 대립, 군사 쿠데타와 투옥에 이르는 격동의 세월을 살았다. 대학교수에서 언론인을 거쳐 전업소설가로 변신한 후 짧지 않은 세월을 세인의 이목을 끌며 사랑과 증오를 함께 누렸다. 이병주는 어린 시절부터 글을 읽고 쓰기를 즐긴 신체가 허약한 아동이었다. 그는 학교에서는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프랑스 문학에 감동받았고, 친삼촌에게서는 민족주의자의 험난한 생애의 비애를 배웠으며, 외삼촌에게서는 독일 과학에 대한 동경의 개안을 얻는다. 평생 이병주를 괴롭혔던 해묵은 의제는 빨갱이, 빨치산 전력 시비다. 그는 자신에게 따라다닌 좌익 혐의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했고 그의 사상적 편향에 대한 의심 때문에 숱한 오해와 불이익을 당했다. 이병주는 소설과 에세이집을 합쳐 어림잡아 단행본 100권 이상의 작품을 출간했다. 이중에는 여러 권짜리 ‘대하소설’을 포함하여 장편소설만도 80여 편에 이른다. 작품이 다룬 주제도 정치, 사상, 사회, 시정풍물, 기업행태 등 다양하며 지식인의 좌절과 정치적 항변을 소설에 담았다. 이병주 문학은 사회의식의 소설적 반영이었다. 1961년 8월, 이병주는 『새벽』과 『국제신보』에 실린 두 글로 인해 법정에 서게 된다. 대한민국 언론사를 장식한 수많은 필화사건의 한 단면이다. 분단 후, 작가 구속 제1호 사건이다. 필화가 없었다면 언론이 본업이고 창작이 부업이었을 그는 총칼로 당한 억울함을 붓으로 톡톡히 갚고자 본업을 작가로 바꿨다. 사람은 시대의 상황이 만드는 것이고, 인간은 운명의 이름 아래서만 죽을 수 있다는 그의 수사처럼 작가 이병주도 한국의 상황이 만들어내고 죽인 작가다. 문학이야말로 개인적이자 세대적 경험의 산물인 것이다. 1968년 6월 15일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이병주와 함께 술을 마시다 폭언을 퍼붓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김수영이 버스에 치여 세상을 떠난다. 김수영의 때 이른 죽음에 이병주가 관여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후세인들은 이병주를 미워했고 이병주는 그 미움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병주와 김수영은 생전에는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지만 사후에는 도봉산 중턱에 두 사람의 문학비가 지척에 서 있다. 마치 이병주가 죽어서도 24년 먼저 떠난 김수영에게 상석을 내주어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는 듯이. 한국이 낳은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 프랑스 문학 전공자로 자처한 이병주는 나폴레옹이 검으로 이룬 업적을 자신은 펜으로 이루겠다던 발자크처럼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을 바탕으로 자신은 ‘한국의 발자크’가 되겠다는 야심을 키웠다. 이병주와 발자크의 생애는 서로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이병주의 문학사상을 형성하는 데 중심이 된 대가들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 3대 거인으로 니체, 도스토옙스키, 사마천을 들 수 있고 그외에 발자크, 알퐁스 도데, 앙드레 지드, 사르트르, 루쉰,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영향을 받았다. 이병주의 대중소설 내지는 ‘통속소설’이 동시대작가들의 작품과 결정적인 차이는 그의 대중소설에는 어김없이 시대현실에 비판적인 지식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 지식인 주인공 내지는 주역의 입을 통해 사회적 자의식과 세태비평이 빠짐없이 등장하며, 광범위한 범주의 지식인 딜레탕트가 개입한다. 특히 정치의식을 드러내는 소설...
  • 사랑과 사상의 거리를 재다 김윤식 교수님 영전에 바칩니다 ㆍ 33 제1부 출생에서 학병까지(1921-43): 식민지 청년의 이중자아 1. 산과 강과 바다를 함께 품은 작가의 고향, 하동 ㆍ 45 2. 진주농업학교 부적응 자퇴생 ㆍ 83 3. 선망과 좌절의 도시 교토 ㆍ 97 4. 자유의 공간 교토 ㆍ 119 5. 일제의 인재양성제도 ㆍ 159 6. 스페인 내전과 인민전선사상 ㆍ 183 제2부 학병시절(1944-45): 누구를 위한 출정인가 7. 소주 60사단: 용병의 비애 ㆍ 203 8. 1945년 상해: 혼란 속의 희망 ㆍ 233 9. 학병은 친일부역자였나 ㆍ 271 제3부 되찾은 산하(1946-64): 두 개의 조국 10. 교사 시절: 좌익과 반동 사이 ㆍ 291 11. 아비규환: 6·25 전후의 진주 ㆍ 315 12. 마산, 나그네의 고향 ㆍ 339 13. 실록소설 『산하』와 이승만 정권 ㆍ 367 14. 부산, 주필 시대의 예낭 ㆍ 389 15. 감옥과 작가의 탄생 ㆍ417 제4부 위대한 변신(1965-79): 작가의 탄생 16. 이병주 문학의 원형 『소설 알렉산드리아』 ㆍ 445 17. 학병문학의 효시 『관부연락선』 ㆍ 467 18. 김수영의 죽음: 1968년 6월의 비극 ㆍ 479 19. 민족의 성산(聖山) 지리산 ㆍ 495 20. 실록소설 『남로당』 ㆍ 521 21. 박정희 정권, ...
  • p. 76 “내게는 외삼촌 두 분이 계셨다. 그런데 그 가운데 큰 외삼촌은 폐결핵으로 돌아가셨다. 김홍섭이란 이름의 그 외삼촌은 내게 하모니카를 가르쳐주고 난생처음으로 토마토를 내게 먹여주었다. 60년 전의 그 무렵, 지리산 근처 우리 마을에선 하모니카는 하나의 악기이기 이전에 희귀한 물건이었다.“ p. 97 “교토는 숲속에 꿈꾸고 있는 듯한 도시다. 꿈과 그늘의 도시다. 꿈처럼 아름답고 그늘처럼 고요한 도시다. 외향부터 오사카와는 다르다. 사람들의 표정도 걸음걸이도 다르다. 언어도 그렇다. 같은 간사이(關西) 말이라 굴곡이 심한 것까지는 비슷하지만 교토 말은 굴곡의 마디마디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데, 오사카 말은 골곡의 마디가 깨어진 유리조각 끝처럼 거칠다. 같은 말을 해도 교토 사람이 하면 사랑을 속삭이는 것 같고, 오사카 사람이 하면 시비를 걸어오는 것 같다.” p. 379 자신의 생애에 일어난 어떤 경험이건 주제이건 피하지 않던 이병주도 끝까지 대화의 주제로 삼기 싫어했던 사건이 있었다. 가능하면 평생 숨기고 싶었던 사실이다. 남재희는 이병주가 이 과거 전력을 몹시 꺼려해서 어쩌다 이야기가 나오면 서둘러 화제를 바꾸곤 했다고 한다. 지인들도 이 문제만은 알아서 언급을 회피해야 했다. 그것은 이병주가 한때 정치 지망생이었다는 사실이다. p. 462 “상해라는 곳은 동양과 서양의 기묘한 혼합, 옛날과 지금의 병존, 각종 인종의 대립, 그 혼혈, 호사와 오욕과의 선명한 콘트라스트, 전 세계의 문제와 모순을 집약해놓은 도시. 특히 1945년 상해라고 내가 말하는 것은 이때까지나 앞으로나 상해에선 기생충과 같은 존재밖엔 안 되는 한국 사람들이 주인이 없는 틈을 타서 한동안이나마 주인 노릇, 아니 주인인 척 상해에서 설친 때라는 그런 의미에서였지.” p. 327-328 마침내 이병주는 고향에 돌아온다. 달리 뾰족한 수가 없기도 했다. 아버지는 생업인 양조장 일을 거들라고 한다. 심우 이광학(李光學)의 죽음이 준 상처가 너무나 컸다. 시체를 찾지 못해 슬픔이 배가되었다. 이병주는 평생 무수히 많은 친구의 죽음을 맞았다. 그중에서도 서른 즈음에 맞은 이광학의 죽음을 가장 애도했다. 이광학의 죽음은 동지의 상실이자 민족의 비극이다. 행여 자신을 구하려다 죽은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감도 깊었다. p. 971 작가는 작품으로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병주는 이른바 주류문학의 기준으로 볼 때 흠이 많은 작가였다. 그를 기릴 이유만큼이나 미워할 이유도 많았다. 그러나 무수한 작은 흠에도 불구하고 작가로서 한국문학사에 기여한 공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평론가나 동료문인의 작가가 아니라 오로지 독자만을 섬긴 작가였다. 그를 미워하든 사랑하든 새겨 기억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한국 독자의 책무이기도 하다.
  • 안경환(安京煥) [저]
  • 1948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을 거쳐 산타클라라대학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로스쿨을 졸업하고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주 변호사로 일했으며, 1987년부터는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런던 정경대와 미국 남일리노이대학 및 산타클라라대학 방문교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2006년 1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제4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저서로 '배심제와 시민의 사법 참여', '사랑과 사상의 거리 재기', '셰익스피어, 섹스어필', '법과 문학 사이', '미국법의 이론적 조명', '조영래 평전', '법, 영화를 캐스팅하다'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헌법학입문', '지혜의 아홉 기둥', '미국법 입문', '미국법의 역사' 등이 있다. 특히 통합 학문으로서의 법학을 유념하는 저술과 활동에 비중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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