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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펠리니 : 꿈과 기억의 주술사
툴리오 케치치, 한창호 ㅣ 볼피 ㅣ Federico Fell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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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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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page/138*195*52/102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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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7980800/11979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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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니즘 영화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평전이다. 펠리니 관련 평전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자주 인용되는 책이 바로 케치치의 이 저작이다. 펠리니는 1940년대 이탈리아 영화계에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 뒤, 2차대전 이후 네오리얼리즘 열풍이 불 때 감독으로 데뷔했다. 1960년대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프랑스의 장-뤽 고다르 등과 더불어 모더니즘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영화도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는 성찰적 시기를 맞은 것이다. 펠리니는 이후 TV 영화 시대의 변신 등 당대의 제작 환경과 갈등하고 또 적응하며 1990년까지 현역으로 일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 거장의 평전을 넘어, 이탈리아 영화사, 이탈리아 예술사, 그리고 이탈리아 현대사의 역할까지 풍부하게 해내고 있다. 영국의 영화학자 피터 코위는 펠리니 관련 감독론 가운데 이 책이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책은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돼 있다.
  • 잘 된 감독 평전은 크게 세 가지 미덕을 포함한다. 먼저 평전 대상, 곧 감독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취재와 자료 수집,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이를 종합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시선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저자의 인격을 걸고 벌이는 지적 전투 같은 것이다. 마치 초상화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화가에게 가능한 그림인 것과 같다. 둘째, 개인의 특정한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정치역사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펠리니는 왜 영화 속에 파시스트들을 그렇게 자주 등장시켰을까? 이탈리아 파시즘의 이해 없이 펠리니라는 사람을 알기는 어렵다. 펠리니는 파시즘과 함께 고스란히 성장기를 보냈다. 이를테면 아르놀트 하우저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서 특정 미학을 설명하기 위해, 당대의 정치역사를 통찰하듯, 감독 관련 역사적 배경에 대한 풍부한 해석이 있으면, 우리의 이해는 깊어진다. 셋째, 당연하게도 영화에 대한 이해다. 예술가 평전이 어려운 게, 인간적, 정치역사적 식견을 갖춘 필자도 해당 예술까지 이해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예술을 좋아하는 것과 전공 수준의 지식을 갖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아마추어와 프로 사이의 간격일 것이다. 저자 툴리오 케치치는 이 세 가지 미덕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중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영화 전문기자였다. 이 신문은 프랑스의 ‘르몽드’처럼, 사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급의 일간지다. 현역일 때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관련 언론인이었다. 기자답게, 펠리니의 출생 관련 서류까지 샅샅이 뒤져, 사실에 가장 가까이 가려고 노력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평가받는 기자들의 깊이 정도는 가졌다고 상상해도 될 것 같다. 특히 카를 융 심리학의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달콤한 인생’ 이후의 작품 해석은 그것 자체가 펠리니라는 한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시의성과는 떨어져 살 수 없다. 곧 정치역사에 관해 늘 촉을 세우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대표 기자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건 정치역사에 대한 탁월한 시각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펠리니는 1920년에 태어나 1993년에 죽는다. 곧 그는 20세기의 인간이다. 저자 케치치는 1차대전, 파시즘, 2차대전, 미국의 등장, 냉전, ‘68혁명’, 1970년대의 테러리즘, 그리고 1980년대의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까지, 개인 펠리니의 삶에 흔적을 남긴 당대의 정치를 한눈에 읽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 관련 정치사 개론이 되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이해력의 문제인데, 일반적인 기자가 아니라 전문기자였다는 점, 195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현역이었다는 점을 기억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감사의 말’에 밝힌 대로, 저자는 영화 관련 주요한 저서를 여러 권 남겼다. 특히 펠리니의 에피소드 형식의 혁신성을 설명하며, 당대 아방가르드 예술가 조직을 이끌던 움베르토 에코의 ‘열린 예술작품’ 개념을 적용한 것은 케치치의 전문성을 확인하게 하는 사례일 것이다. 덧붙여 잘 된 평전은 전공자는 물론 입문자에게도 매력이 있어야 한다. 입문자 대상으로 쓴 책을 읽으면, 쉽지만 독자는 늘 제자리에 머물기 쉽다. 그래서는 미래로 가기 어렵다. 그렇다고 전공자 위주로만 쓴 책은 오히려 공허하고, 지식의 폐쇄성 속에 안주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는 상상력에 호기심을 자극하기 어렵다. 이 책은 영화 입문자가 읽기에도 충분한 설명과 풍부한 해석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전공자들은 알 것인데, 펠리니 관련 ...
  • 서문: 1952년 9월, ‘호텔 데 뱅’(Hotel des Bains)의 테라스에서 1. 탄생의 비화 그는 움직이는 기차에서 태어났을까? 2. 고향 리미니에서의 학창 시절 저널리즘을 꿈꾸며 3. 로마로의 출발 로마에서의 ‘보헤미안 시절’ 4. 언론계 입문 시사지 ‘마르카우렐리오’의 만평 작가 5. 드라마작가의 탄생 인기 라디오 방송 작가 6. ‘미스 줄리’ 아내 줄리에타 7. 시나리오 작가 수련생 차바티니의 작은 노예 8. 모던 코미디언 희극 스타 알도 파브리치와의 만남 9. 왕성한 시나리오 작가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계속 쓰다 10. 전쟁 중의 결혼 매일 반복되는 죽음의 공포 11. 이탈리아의 발견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조감독 시절 12. 둘이면 더 잘 쓴다 평생의 협업 작자 툴리오 피넬리 13. 여행하는 파티 알베르토 라투아다와 피에트로 제르미의 조감독 14. ‘버라이어티 쇼의 불빛’(1950) 데뷔는 공동 연출 15. ‘백인 추장’(1952) 펠리니, 니노 로타와의 인연 16. ‘비텔로니’(1953) 청춘이여 안녕 17. ‘결혼중개소’(1953) 약간은 카프카처럼 18. ‘길’(1954) 현실은 우화다 19. 펠리니와 여성들 펠리니 스타일의 여성 캐릭터 20. ‘사기꾼들’(1955) 사기의 순교자 21...
  • 예술이 교육적 가치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그래서 예술은 참여와 네오리얼리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이념은 이제 시대착오적으로 비쳤다. 더욱 지배적인 것은 예술작품은 정치를 초월한다는 개념이었다. 이젠 감독이 자신이 ‘올바른 편’에 서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명시적인 고발을 하거나 깃발을 흔들 필요는 없었다. 왜냐면 예술가에게 올바른 편이란 단지 상상력이며, 진정성이며, 영감이기 때문이었다. 그건 예술가가 실제 삶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달콤한 인생’처럼 환영을 깨는 것에 관한 영화는 단지 도덕적 파산을 다루고만 있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자기만족의 척도에서 보자면, 음울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춤이다. - ‘달콤한 인생’에서. p.428-429 “나(펠리니)는 러쉬 필름을 볼 수 없었다. 나는 영화 전체를 어둠 속에서 만들었다. 마치 긴 야간비행 같았다. 그런데 그때부터 나는 촬영한 필름을 매일 보는 건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신이 상상한 영화의 환영에 도달하기 위해선 그게 낫다. 당신이 찍은 영화는 결코 당신이 꿈꿨던 영화가 될 수 없다. 촬영한 걸 본다면 당신은 궤도에서 벗어날지 모른다. 나는 이 사실에 자신이 있었다. 알고 보니 히치콕도 러쉬 필름을 보지 않았다.” - ‘8과 1/2’의 작업 중에. p.510 펠리니는 현재의 도덕관으로 고대 로마의 인물들과 상황을 심판하는 위험을 피하려고, 최대한의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펠리니는 자신에게 제한을 가했다. 우선 주인공 두 명을 모두 반감을 주는 인물로 정했다. 또 혐오감을 주는 얼굴들도 많이 등장시켰고, 더빙을 아주 과장하게 해서, 기술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처럼 들리게 했다. 이 모든 요소는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그래서 역사를 완벽하게 낯선 시선에서, 객관적 현실로 바라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펠리니는 영화 ‘사티리콘’이 ‘과거에 관한 SF’라고 말했다. 현대의 관객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로마인을 바라보며, 놀라면서 그 세계에 등장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 이러면서 펠리니는 그의 가장 사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정신분석의 형식을 빌려서 말이다. - ‘펠리니 사티리콘’에서. p.592 “나(펠리니)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연출할 때는 내가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기로 했다. 내가 배를 몰고 있다고 확신하면 할수록, 그 배는 더욱 자기가 가고 싶은 데로 갔다. 처음 2주가 지난 뒤, 나는 더 이상 감독을 하지 않았다. 영화가 나를 감독했다. 이건 새로운 것도 아니다.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에게 일어난 일이다. 제페토가 자신의 소중한 인형을 만드는 데 한창 집중하고 있을 때, 피노키오는 이미 그를 차버렸다.” - ‘그리고 배는 간다’의 작업 중에. p.722
  • 툴리오 케치치 [저]
  • 1928-2009.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영화 전문기자였다. 40년 가까이 언론계 현역에 있으며, 영화 관련 주요 저서를 발표했다. 저서 〈페데리코 펠리니〉는 영국의 영화학자 피터 코위로부터,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 발간 펠리니 감독론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케치치는 한때 프로듀서로서도 활동하며, 로셀리니의 TV 다큐멘터리 ‘철기시대’(1965)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시나리오도 썼는데, 에르만노 올미의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영험한 애주가의 전설’(1988)의 공동 작가였다. 덧붙여 케치치는 연극계에서도 활동하며, 이탈로 스베보의 〈제노의 의식〉을 각색한 희곡 등 여러 편의 드라마를 발표했다. ‘문화계의 거인’이라는 호칭을 들었다.
  • 한창호 [저]
  • 영화평론가 한창호. 중앙일보사에서 기자로 일할 때 매주 수요일 동료들과 영화 토론 모임을 가졌는데, 그 인연으로 영화 공부를 시작하였다. 1995년 '할리우드 장르의 구조'를 동료와 함께 번역하면서, 영화의 세계로 점점 매혹돼 들어갔다. 1997년 이탈리아로 유학, 볼로냐 대학에서 영화학을 공부했다. 볼로냐 대학의 학위 논문은'에로스와 타나토스: 루키노 비스콘티의 멜로드라마 연구'이다. 어디를 가나 미술과 마주칠 수 있는 '미술의 땅', 이탈리아는 영화와 미술에 관한 글의 탄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현재 '씨네21'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출강 중이다. 저서로는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2005), '영화, 미술의 언어를 꿈꾸다'(2006), 번역서로는 '할리우드 장르의 구조'(1995), 공저로는'필름 셰익스피어'(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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