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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편지 
박종호 ㅣ 풍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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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12월 24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384page/136*200*26/678g
  • ISBN
9791189346393/1189346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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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어떻게 홀로 인간답게 만남의 끈을 이어 갈 것인가 아무도 편지를 쓰지 않는 시절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진행해 왔던 대면 강의를 영상강의로 전환하면서 매주 편지를 함께 보냈다. 편지의 수신인은 수년간 그의 강의를 들어왔으니 오랜 제자라 할 수도 있고, 때마다 한결같이 풍월당을 격려하고 키워 주었으니 스승이라 해도 좋았다. 이 ‘제자 선생님들께’ 2년 반 5학기 동안 80여 통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이 책에는 그 절반쯤을 추려 실었지만, 한 통 한 통의 편지에는 받는 이와 나누고 싶은 글쓴이의 이야기가 굽이치며 흐른다. 잔잔한 웃음과 세심한 배려가 행간마다 넉넉하다. 코로나 3년의 기록, 풍월당이 전하는 위로와 감사의 편지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과 가장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는 셈이며, 늘 여러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씁니다. 물론 홀로 고독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실은 가장 고독하지 않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금 옆에는 제가 좋아하는 한 잔의 커피와 한 조각의 과자가 있고, 이탈리아노 현악 사중주단이 연주하는 40년이 넘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네 개의 현악 사중주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100여 년 전만 해도 귀족이나 누렸던 호사를 제가 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고독 속에서도 행복합니다.” _「고독으로만 이룰 수 있는 위대한 것들」 중에서 이 책은 서울의 한 클래식 음반 가게 풍월당이 코로나 시기를 지내며 써내려간 3년의 기록이다. 풍월당은 음반 가게이지만 클래식 감상자를 위한 예술 아카데미이기도 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이 멈추자 아카데미에서 하는 음악 강의도 모두 중단되었다. 대면 강의는 영상 강의로 대체할 수 있었지만, 매주 강의실에 모여 함께 나누던 만남의 온기까지 대신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풍월당을 창립하고 10년 이상 아카데미에서 음악 강의를 해온 박종호 대표는 그가 ‘제자 선생님’이라 부르는 수강생들에게 매주 강의 영상과 함께 손수 쓴 ‘편지’를 띄워 보냈다. 난생처음 겪는 거리두기와 일상의 단절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편지도 차곡차곡 쌓여갔고, 2년 반 동안 그렇게 80여 통의 편지가 모였다. 이 책은 그중 40여 편 정도를 추려, 이 편지의 본디 수신자인 제자 선생님들뿐 아니라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모든 이에게 띄우는 편지로 새롭게 엮었다. 편지에는 코로나로 외출이 제한되는 기간 동안, 받는 이들이 ‘홀로 있어도 풍성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예술 이야기와 삶에서 건져 올린 진솔한 단상들을 담았다. 저자가 직접 읽고 본 좋은 책과 영화 이야기, 수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어린 시절로, 젊은 시절로 돌아가 본 추억담, 거리를 걸으며 만나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연민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시리게 우리를 위로한다. 읽으며, 추억하며, 걸으며 되새기는 평범한 것들의 소중함 “이 편지들에는 반복해서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어머니, 추억, 우리가 잃어버린 미덕, 이웃에 대한 적선 등이 그러하다. 이 주제들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어서 후렴구처럼 우리 마음을 울린다. 가끔은 시가, 추억이, 내면의 목소리가 읽는 이를 정적의 쉼표로 안내하기도 한다. 그런데 바로 이런 것이 일상의 음악 아닐까.” _「들어가는 글」 중에서 학교가 문을 닫고, 가족을 만날 수 없는 명절이 이어졌다. 마스크는 우리를 감염병으로부터 지켜주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사람들 사이에 불편과 단절감을 초래했다. ‘언택트’라는 이름으로 실물과 접촉하지 않고도 서로를 연결하는 디지털 세상은 이 위기를 발판 삼아 더 정교하고 더 거대해졌다. 이렇게 ‘홀로...
  • 들어가는 글_홀로 있어도 풍성하게, 풍월당이 보내는 편지 1부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여러분에게 나는 세상에서 잊히고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을 그리운 선생님 아버지의 수첩 세상의 모두가 우리 아버지들 어린 시절의 영화 구경 잊을 수 없는 영화 친구 작약이 흐드러지는 계절에 우리 안에 있는 우리가 만든 사슬을 나 하나만이라도 30년을 넘어 날아든 시집 한 권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해방된 남자 우리가 먹을 것을 집까지 가져다주는 분들 2부 마지막 사랑을 향해서 우유를 데우면서 평전을 읽는 즐거움 고독으로만 이룰 수 있는 위대한 것들 그날에 내가 품위를 지킬 수 있기를 책을 통해서 꿈꾸는 상상의 세계 힘든 시기에 더욱 뚜렷해지는 사랑의 의미 가을이 오면 그리운 도시 청라언덕이 생각나는 저녁에 산자락에서 매일 음악과 함께했던 시간 평생을 헌신한 가장들이 마지막에 모이는 곳 우리는 육체라는 그릇에 담긴 존재 이토록 예술가적인 예술가 우리에게 주시는 한 해의 마지막 기회 3부 공부하는 노년 책 읽는 여행 삼촌, 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들판의 출판사, 밭두렁의 서점 길 위에서 만나는 천사들 홑청의 추억 지금도 어디선가 고통 ...
  • _12~13쪽 사람의 진가는 위기에 처했을 때에 드러나는 법입니다. 좋을 때에는 누구나 멋지고 관대할 수 있습니다. 대신 시련이 닥쳤을 때 얼마나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서 그의 품격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염병이 빠르게 퍼진다는 것은 바이러스만이 아니라, 불안이 확산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편견과 편협함도 퍼져 나갈 것입니다. 위생에도 유의하고 건강도 챙겨야 하겠지만, 하루 종일 걱정만 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뉴스나 유튜브에만 빠져 있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런다고 사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죠. 더 큰 적은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_41쪽 걸레질이야말로 모든 운동의 기본 같습니다. 자기 걸레질은 남에게 맡긴 채로, 자신은 좋은 차타고 체육관에 가서 비싼 돈 내고 딱 붙는 옷 입고 그러고는 매트 위에 엎드려서 또다시 걸레질 자세를 취합니다. 집에서 걸레질은 도우미 아줌마에게 시키고, 그 시간에 자신은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 산꼭대기까지 차로 올라가서, 절에서 걸레질 자세로 절을 합니다. 절에서 절하는 사람보다도 집에서 걸레질하는 사람이 더 부처님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체육관의 걸레질 자세에는 정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걸레질은 삶의 수고와 겸허한 자세를 가르칩니다. 세상의 무엇 하나 몸을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앞의 글처럼 걸레질에는 침묵, 겸허, 청빈, 실천이 있습니다. 어떤 수도사의 행위보다도 진실된 자세입니다. _63~64쪽 그렇게 미성극장에서 한참 영화에 빠져 있을 때에, 갑자기 극장 뒤편의 문이 열리고는 “종호야!”라고 저를 찾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놀라서 어둠 속으로 숨지요. 그러면 좌우측의 출입문에서도 누군가가 들어와서 또 “종호야!” 합니다. 심지어 “종호야!”는 “종호야, 밥 먹어라!”로 발전합니다. 극장까지 와서 밥 먹으라는 소리를 들은 사람은 아마 저밖에 없을 겁니다. 제가 보이지 않으니까, 어머니의 명령으로 집에서 일하는 누나들(어머니의 양재일을 돕는 누나들, 소위 ‘시다’ 누나들이 저희 집에는 항상 많았지요)이 극장까지 와서 저를 찾는 것입니다. 제가 또 영화 보러 간 줄을 어머니가 아시면 분명 어머니에게 맞을 테니(어머니는 원단을 재는 길이 한 마[91센티미터]짜리 ‘마자’로 걸핏하면 저의 등이나 어깨를 내려치며 저를 키웠답니다) 저는 다른 문으로 달아나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_75쪽 그때부터 저는 매주 제 글을 오리고 뒤집어서 J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에는 얼굴을 보지 않아도 행간에 장난 가득한 그의 눈이 선하게 보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보지 않았지만, 매주 그렇게 지면에서 만났습니다.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글로써 등을 맞대고 말이죠. 전화번호야 신문사를 통하면 알 수 있었겠지만, 일부러 연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J도 저를 기억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미술실에서 함께 영화와 오페라 얘기를 하던 두 소년이 30여 년이 지나서 매주 등을 맞댄 채로 옛 친구의 따뜻한 등을 느꼈던 것입니다. 우리의 칼럼은 서로에게 다시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같았습니다. _86쪽 유명상표 핸드백을 사지 못하는 상태가 구속이 아니라, 그 핸드백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바로 구속입니다. 그것이 쇠사슬입니다. 그런 사람은 원하던 옷 하나를 사면 당장은 자유로워지는 것처럼 느끼겠지만, 그것은 며칠 정도입니다. 어쩌면 하루로 끝날지도 모릅니다. 대신에 이번에는 또 다른 핸드백이 보이고, 또또 다른 모델이 보입니다. 그다음에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겁니다. 결국 끊임없이 사야하고 끊임없이 나가야 하는 길고 긴 사슬로 본인의 몸을 칭칭 동...
  • 박종호 [저]
  • 풍월당 대표, 오페라 평론가, 문화 예술 칼럼니스트, 정신과 전문의 등의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신은 품격 있는 교양인, 균형 잡힌 경계인이 되는 것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오늘도 공부하고 있다. 어떤 곳에도 속하지 않고 관찰하는 사람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정작 필요한 사람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가진 관찰자라고 생각하는 그는,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고 쓰는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도전도 거부하지 않는다. 1993년 첫 유럽 여행 이후, 지금까지 수백 차례 유럽을 다녀왔지만, 그는 매번 새로운 주제로 여행을 떠난다. 2003년 우려와 찬사를 동시에 받으며 클래식 음반 매장 풍월당을, 2007년 만류와 반대를 무릅쓰고 풍월당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풍월당과 풍월당 아카데미가 고양된 정신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적 장소가 되기를 꿈꾸며 경영인의 자리를 고집하지 않고, 풍월당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2, 3, '불멸의 오페라' Ⅰ, Ⅱ, '오페라 에센스 55',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유럽음악축제 순례기', '박종호의 이탈리아 여행기: 황홀한 여행',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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