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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하는 미술관 : 내 삶을 어루만져준 12인의 예술가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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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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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page/142*218*24/64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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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61964388/896196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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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갤러리스트가 반한 매혹의 세계 “손에 꽃 한 송이를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순간만큼은 그 꽃이 당신의 우주다”_조지아 오키프 『매혹하는 미술관』을 쓴 송정희는 뒤늦게 미술에 매혹돼 제주에 갤러리를 열고 작가와 컬렉터를 연결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갤러리스트다. 10년 동안 영자 신문 『제주위클리』를 발행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기도 했다. 제주 출신 미술가 변시지의 특별전 기획을 계기로 갤러리스트로 전향한 그가 ‘지역’과 ‘미술’ 사이에 작은 다리들을 잇는 과정은 어두운 주변을 더듬으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어렵고도 낯선 여정이었다. 『매혹하는 미술관』은 힘든 순간마다 지은이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운 예술가 열두 명과 그들의 삶과 작품에 자신을 반추하며 앞으로 나아간 지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 예술가들이 모두 여성인 까닭은 같은 여성으로서 비슷한 시련을 겪었고, 기존의 관습을 깨뜨리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 삶의 궤적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일 테다. 조지아 오키프, 마리 로랑생, 천경자, 수잔 발라동, 키키 드 몽파르나스, 카미유 클로델, 판위량, 마리기유민 브누아, 프리다 칼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케테 콜비츠, 루이스 부르주아. 책에서 다루는 이 열두 명의 미술가들은 가족과 얽힌 폭력과 트라우마, 강렬한 사랑이 불러온 깊은 상처, 비극적인 사고, 사회적 장벽 등을 마주해야 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써 말했고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겼다. 굴곡진 인생사가 아니더라도 생명력 넘치고 혁신적인 이들의 작품은 그 자체로 우리의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미술과 단단히 사랑에 빠진 지은이가 안내하는 아름다움과 기이함, 고통과 환희가 함께하는 『매혹하는 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 여성에서 예술가로, 예술에서 인생으로 열두 가지 역설과 모순의 아름다움 『매혹하는 미술관』은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움, 그 너머」는 화려한 그림 뒤에 아픔과 고독을 숨긴 작가들을 다룬다. 대담하게 확대한 꽃 그림으로 데뷔부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후기에는 뉴멕시코 사막에서 구도자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 조지아 오키프. 외롭고 힘들었던 삶과 대조되는, 색색의 물감과 광기로 형형한 눈빛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림을 그린 천경자, 여인들이 서로 친밀하게 쓰다듬거나 이야기하는 파스텔톤의 고유한 화풍을 고집해 ‘잊히지 않은 여인’으로 남은 마리 로랑생의 삶과 예술 이야기가 펼쳐진다. 「뮤즈에서 예술가로」에서는 남성 예술가들의 모델 혹은 조수에서 예술가가 된 뚝심 있고 용감한 여성들을 만난다. 르누아르의 아름다운 소녀로서 그림 속에 살기보다는 화가로 살기를 선택하며 프랑스국립예술협회 최초 여성 회원이자 살롱전 참가자로 이름을 남긴 수잔 발라동, 만 레이의 모델로 유명했던 한편 헤밍웨이가 서문을 바친 회고록의 저자이자 첫 전시회에서 모든 작품을 판매한 재능 있는 예술가 키키 드 몽파르나스, 로댕을 열렬히 사랑했지만 작품에서만큼은 그의 그늘을 벗어나 당당하게 실력을 인정받고자 했던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새로운 얼굴을 만난다. 「몸을 통해, 몸을 위해」는 자유와 억압, 자기와 타자, 사적이면서 공적인 공간이 교차하는 ‘몸’에 대한 사유를 작품으로 풀어낸 미술가를 소개한다. 중국 초기 현대화 운동에서 여성 미술가로는 드물게 미술대학 교수까지 지낸 판위량은 어릴 적 몸종으로 팔려가 창기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 여성에 대한 관음증적 시선을 전복하는 누드화를 그렸다. 프리다 칼로는 민족적 전통과 서구 미술의 전통, 장애를 가진 몸과 넘치는 에너지, 혁명가의 심장과 예술가의 자아 사이에서 복잡하게 요동치는 내면을 신화와 환상과 실제가 뒤엉킨 그림으로 표현했으며, 신고전주의 화가 마리기유민 브누아는 오늘날까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마들렌의 초상」을 남겨 하나의 몸을 둘러싼 시대적 맥락이 얼마나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회복과 치유의 약속」에서는 고통으로 출발해 회복과 치유를 종착지로 삼는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를 만난다. 퍼포먼스에 임할 때는 누구보다 대담하게 뛰어들어 관람객에게 형언할 수 없는 경험과 에너지를 전하는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연대와 저항의 메시지를 담아 판화를 제작한 케테 콜비츠, 개인적 고통을 반영한 난해하고 다면적인 작품으로 재생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세계를 짚으며, 이들의 파격적 작업이 고통의 전시 혹은 고발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화해와 이해를 위한 예술적 실천임을 말해준다. 환상과 비극을 오가는 인생의 여정 그 길 위에서 마음으로 품은 그림들 “이 땅에 꽃이 피고, 내 마음속에 환상이 사는 이상 나는 어떤 비극에도 지치지 않고 살고 싶어질 것이다.”_천경자 선연한 붉은빛으로 시선을 이끄는 조지아 오키프의 양귀비가 전면에 보이는 표지를 넘기면 이렇게 다채로운 예술가의 삶과 작품이 우리의 시선을 붙든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가족, 사랑, 우정, 커리어 등 현실적인 문제와 씨름하면서도 결국 자신만의 우주를 작품으로 탄생시킨 여성 예술가들의 당당함은 물론이고, 그들이 품었던 치열한 질투와 분노의 감정도 만날 수 있다. 지은이는 열두 명 작가들이 살아낸 고된 삶과 화려한 작품 사이의 괴리에서 아름다움...
  • 프롤로그-낯선 세계와 사랑에 빠지다 1 아름다움, 그 너머 꽃, 크게 보아야 아름답다-조지아 오키프 색채의 황홀, 그 너머의 것들-마리 로랑생 화려한 색, 화려한 설움의 자취-천경자 2 뮤즈에서 예술가로 그림 속 나는 진짜가 아니다-수잔 발라동 아름다움은 하나의 모순이다-키키 드 몽파르나스 더는 나를 속이지 않기를-카미유 클로델 3 몸을 통해, 몸을 위해 나의 누드는 나의 자유다-판위량 권력과 욕망 사이에서-마리기유민 브누아 나는 환상이 아닌 현실을 그린다-프리다 칼로 4 회복과 치유의 약속 몸으로 두려움을 마주하다-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고통을 말하는 것이 나의 의무다-케테 콜비츠 예술은 복원이다-루이스 부르주아 참고 자료
  • “사랑하게 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의 문장가 유한준이 남긴 말을 되짚어본다. 내가 미술에 매혹되어 재미와 기쁨을 느끼는 과정도 이와 같아서다. (…) 미술은 탐구의 대상이다. 어쩌면 아무리 탐색해도 영원히 가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미술은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언제든 다시 새롭게 태어날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_「낯선 세계와 사랑에 빠지다」 5~6쪽 그녀 말년의 삶과 예술은 살 한 점, 물 한 방울 남기지 않는 사막의 뼈를 닮았다. 그녀가 살던 집은 군더더기와 장식이 완전히 배제된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그야말로 미니멀리즘의 표본 같았다. 심지어 자신이 죽으면 장례식도 치르지 말고 추모식도 거행하지 말라고 생전에 당부했다. 말기 작품은 한 줄의 선으로 압축되기도 했다._「꽃, 크게 보아야 아름답다-조지아 오키프」 36쪽 제1·2차세계대전을 겪으며 본 야만성, 실연의 아픔과 사랑의 파국 속에서 로랑생은 여성의 부드러움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믿었던 것일까. 그러나 화사하고 부드러운 여인들은 한결같이 그 이면에 저마다의 우수와 억제된 슬픔을 품고 있다. 미술평론가이자 작가인 주디 시카고는 “로랑생의 그림에는 여성의 기교와 향기로운 달콤함 뒤에 억제되고 억압된 분노를 말하는 슬픔의 아우라가 있다”라고 평했다._「색채의 황홀, 그 너머의 것들-마리 로랑생」 57쪽 천경자에게 ‘꽃’과 ‘한’은 서로 다른 길이 아니었다. 그녀가 가고 싶은 길이 ‘꽃길’이라면, 가야 하는 길은 ‘한의 길’이었다. ‘한’과 ‘꽃’, 이 두 갈림길은 평행선으로 마주하다가 이내 서로의 끝이 운명처럼 맞닿았다. 결국 포개져 한 몸이 되었다._「화려한 색, 화려한 설움의 자취-천경자」 77쪽 「성숙의 시대」는 늙어가는 아내 로즈와 젊은 연인 카미유, 그리고 그 사이에서 망설이는 로댕, 이들의 삼각관계를 다룬 자전적 작품이다. 그러나 세 사람의 삼각관계로만 한정해서 이 작품을 해석한다면 그 매력은 반감된다. 카미유 자신도 언급했듯, 이 작품은 세월의 흐름과 마주한 인간의 운명에 대한 비유다._「더는 나를 속이지 않기를-카미유 클로델」 158쪽 판위량은 자국에서 쫓겨난 디아스포라 예술가였고, 그렇다고 유럽이나 미국 모더니즘의 틀 안에 자신을 맞출 수도 없었던 경계인이었다. 그녀는 중국에서도 유럽에서도 영원한 타자였다. 그녀는 직업 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국가 차별 등 역사적 장벽의 여러 경계를 왔다갔다하면서 여성의 몸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분투했다. (…) 판위량은 서양미술의 수혜자였지만 서양화가들이 왜곡한 아시아 여성의 몸을 온전하게 되찾고 싶었던 것이다._「나의 누드는 나의 자유다-판위량」 187쪽 아브라모비치에게 어느 미술평론가가 행위예술가와 연극배우의 차이점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녀는 “연극에서 칼은 플라스틱이고, 피는 토마토케첩이다. 행위예술에서 칼은 진짜 칼이고, 피는 몸에서 흐르는 진짜 피다”라고 대답했다. 극장 안의 공포는 진실이 아니지만, 행위예술에서는 그것이 현실이라는 말이다._「몸으로 두려움을 마주하다-마리나 아브라모비치」 256쪽 콜비츠의 「피에타」는 비통한 모습으로 세상에 묻는다. 내 아들이 왜 죽었는가? 무엇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죽임을 당해야 하는가? 죄지은 자들은 어디 있는가? 살아남은 자는 이 죽음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왜 인류는 전쟁을 멈추지 않는가? 「고통을 말하는 것이 나의 의무다-케테 콜비츠」 278쪽 예술가가 된 부르주아는 이해할 수 없는 무수한 감정들과 대면했다. 아버지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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