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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탕이 아니라 마스코바도 : 필리핀 빈농의 설탕이 공정무역 상품이 되기까지
따비 음식학1 ㅣ 엄은희 ㅣ 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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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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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page/141*211*18/307g
  • ISBN
9788998439521/899843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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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비 음식학(총2건)
불고기, 한국 고기구이의 문화사     16,200원 (10%↓)
흑설탕이 아니라 마스코바도 : 필리핀 빈농의 설탕이 공정무역 상품이 되기까지     14,400원 (10%↓)
  • 상세정보
  • 설탕으로 쌓아올려진 나라, 필리핀 필리핀 설탕사史이자 설탕으로 본 필리핀사, 그리고 필리핀 설탕을 둘러싼 공정무역사 ≪대한민국 치킨展≫, ≪라멘의 사회생활≫에 이어 ‘따비음식학’ 시리즈 세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엔 필리핀 설탕 이야기다. ‘음식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사람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자’ 하는 시리즈 기획 의도답게, 비단 필리핀 ‘설탕’ 이야기만이 아니라 ‘필리핀’ 설탕 이야기이며, 또한 필리핀 설탕을 둘러싼 공정무역사를 다룬 책이다. 그렇다면 질문. 한국에 치킨, 일본에 라멘이야 너무나도 분명한 연결고리가 보이지만, 하고많은 것 중에 하필 설탕을 통해 필리핀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까? 물론이다. 설탕은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가장 자주 먹는 것 중 하나다. 그럼에도 설탕 원료인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아)열대 기후가 필요하다. 이는 다시 말해 사탕수수 재배지이자 설탕 생산지가 일정한 지역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설탕을 대체할 각종 감미료가 개발된 지금과 달리) 한정된 생산지에서 가능한 한 많은 설탕을 생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설탕의 역사는 세계의 착취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리핀은 사탕수수 재배지이자 설탕 생산지, 식민 지배로 착취당한 나라이자 그렇게 생산된 설탕으로 쌓아올려진 나라였다. 설탕을 통해 필리핀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단순히 필리핀의 기후, 지형, 산업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다. 필리핀의 근현대사 전체가 설탕과 맞물려 있다.
  • ‘마스코바도’를 아십니까? 이렇게 묻는다면 ‘예’라고 대답할 이가 몇이나 될까? 생소하게 들리는 이 단어는 ‘필리핀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비정제설탕’을 가리킨다. 이 간단한 설명만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좀 더 부연하자면, 마스코바도나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하는 백설탕이나 원료가 사탕수수인 것은 같다. 다만 이 둘을 구분짓는 것은 기계식 정제과정을 거쳤느냐, 거치지 않았느냐다. 사탕수수 원액을 설탕 입자로 만들어주는 이 정제과정에서는 불순물이 걸러지지만, 동시에 사탕수수에 포함된 미량의 영양물질까지 걸러진다. 이러한 영양물질은 곱고 일관적인 설탕 입자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당밀 형태를 취하고 있어 대량생산 공정에서는 이를 제거하고 순수 자당을 추출해낸다. 이것이 백설탕을 만드는 근대식 설탕공장에서 핵심적인 공정이다. 이에 반해 마스코바도를 비롯한 비정제설탕은 제조 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되, 대형 공장에서와 같은 당밀 제거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탕수수에 함유된 영양물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요컨대 마스코바도는 설탕계의 현미나 다름없는 존재다. 세상에 꼭 필요한 것들을 설명할 때 흔히 ‘빛과 소금’이라는 비유를 들곤 하지만, 우리는 하루에 소금보다도 설탕을 더 많이 섭취한다. 커피, 청량음료, 빵, 과자 등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먹는 찌개며 반찬에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양으로만 따진다면, 설탕은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가장 자주 먹는 것 중 하나다. 가와기타 미노루가 쓴 ≪설탕의 세계사≫에 따르면, 설탕은 최초의 세계상품이다. 설탕은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것이자, 근대 초기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거래된 상품이다. 16세기 이래 근대의 역사는 이러한 세계상품(설탕, 차, 커피, 향신료 등)에 대한 패권을 놓고 유럽 열강들 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하나인 향신료는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듯이) 세계를 재편하다시피 했다. 포르투갈, 잉글랜드, 네덜란드의 아시아 식민지들은 향신료를 찾아 떠난 항해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향신료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부를 축적하거나 목숨을 잃었고, 제국들이 조성되었다가 파괴되었으며, 심지어 새로운 대륙이 발견됐다. 그렇다면 설탕은 어땠을까? 설탕의 세계사, 설탕의 필리핀사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댕 드 생 피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커피나 설탕이 유럽의 행복을 위해서 꼭 있어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들이 지구상의 커다란 두 지역에 불행을 초래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설탕이 세계상품으로 등장한 과정은 매우 폭력적이었다. 아메리카는 사탕수수를 경작할 땅으로 충당되느라 인구가 줄었고, 아프리카는 그것들을 재배할 인력에 충당되느라 허덕였다. 다양한 생태종이 어울려 살던 열대우림은 대규모로 벌채됐다. 토착민 공동체의 땅은 강탈되어 대규모 플랜테이션으로 조성됐다. 요컨대 아주 오랫동안 상류층만이 향유할 수 있었던 이 ‘하얀 금’이 지금처럼 일상적인 식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 이면에는 다른 세계의 ‘저발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노예노동, 대규모 단작 플랜테이션은 막대한 희생을 필요로 했다.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인적 구성까지도 뒤바뀌었으며, 그렇게 재배한 농산물가격이 폭락하기라도 하면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입어야 했다. 필리핀은 그러한 저개발국 중 하나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설탕 산지(중·남아메리카), 노예들의 출신지(아프리카), 설탕의 주 소비처(유...
  • 1장 ‘마스코바도’를 아십니까? 설탕계의 현미, 마스코바도 세계 속의 설탕, 한국의 설탕 설탕의 세계사 필리핀에서의 설탕의 의미 2장 일곱 개의 키워드로 필리핀 이해하기 바랑가이: 전통사회의 기원 동남아의 관문국가: 태평양 건너 찾아온 이방인들 종 아래 사는 사람들: 스페인 식민시대의 유산 영어와 미국화: 미국 식민시대의 유산 필리핀의 최대 수출품? 피플파워의 기억: 변화의 희망은 풀뿌리에 3장 필리핀 역사에서 설탕의 위치 전통사회의 설탕: 자연의 선물 스페인 식민시대의 설탕: 하시엔다의 출발 개항(1834) 이후 필리핀 설탕(1): 영국의 영향과 수출의 본격화 개항(1834) 이후 필리핀 설탕(2): 설탕 산지의 확대와 토착 엘리트의 등장 미국 식민시대의 필리핀 설탕: 약속된 시장 독립 이후 필리핀의 설탕산업: 슈가블록의 승리 마르코스 집권기의 설탕산업 설탕 때문에 울다: 1984년 설탕섬 최악의 기아사태 마스코바도로 다시 일어서다: 원조가 아닌 교역의 시작 4장 파나이섬과 마스코바도 파나이로 가는 길 파나이공정무역센터의 출발 마스코바도 생산의 시작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는 PFTC 파나이의 마스코바도 생산자...
  • 설탕의 대중화, 즉 설탕이 사치품에서 생필품이 되는 과정은 서양의 ‘발전’, (사회정치적 측면에서) 근대로의 이행과 (경제적 측면에서) 세계 자본주의의 생산성 증대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영국 및 유럽의 발전 이면에는 이들에게 설탕, 당밀, 럼 등을 공급하던 다른 세계의 ‘저발전’이 존재한다. 유럽 제국의 경제적 성취와 산업사회로의 전환은, 노예무역을 비롯해 아메리카·아시아 식민지에서의 착취와 재농업화에 빚지고 있는 셈이다. _24쪽 필리핀이 세계 경제사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것은 ‘수출용 설탕’을 생산하면서부터다. 필리핀 지배 계층은 19세기부터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주’를 거치며 서서히 형성되었고, 1900년대 미국의 지배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소위 ‘슈가블록’의 일원이 됨으로써 정치적·경제적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요컨대 필리핀 근현대사에서 설탕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은, 필리핀 지배계층의 형성 배경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_27~28쪽 1970년대 중반 이후 필리핀 설탕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1974년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설탕위원회’와 ‘전국설탕유통공사’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설탕 유통을 독점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설탕산업 구조 개편에 대외적인 어려움까지 가중됐다. 1974년 미국의 필리핀 농산물에 대한 특혜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필리핀 설탕은 미국이라는 의존적인 시장을 잃고 국제시장에서 다른 설탕과 함께 완전한 자유경쟁 상황에 놓였다. _88~89쪽 이 책을 통해 나는 한국의 공정무역이 ‘착한 무역’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하고자 했다. 선하고 가난한 생산자가 공정무역 네트워크에 연결되려면 당연히 생산자들을 조직하는 사람과 조직이 필요하다. 그리고 종종 그 사람과 조직은 ‘반란죄’라는 명목으로 기소당하거나 정치적 살해를 당할 만큼 큰 위험을 무릅써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공정무역은 거래에 앞서 생각을 바꾸는 적극적 마주침이어야 한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이어야 한다. _196쪽
  • 엄은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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