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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박사하기 :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
북저널리즘1 ㅣ 이우창 ㅣ 스리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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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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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page/130*188*23/39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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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2572413/119257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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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 웹툰 제목이 ‘대학원 탈출일지’인 시대다. 잘못된 선택이 된 대학원,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서 바트가 꽁지머리를 한 대학원생을 놀리는 장면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밈이 됐다. 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에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지금의 한국 학계가 체벌에 가깝다고 말한다. 반복적으로 뉴스에 오르는 논문 표절 사태, 이름만 존재하는 부실 학회는 곪은 학계의 그림자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대학원을 둘러싼 일련의 밈과 사고들은 한국 대학원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한다. 교수가 아닌 다른 선택지를 꿈꿀 수 없어 한 줌의 자리를 위해 능력주의에 매몰돼야 하는 상황, 학술적 공동체가 아닌 경쟁자만을 만들어야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은 평가 제도까지. 대학원이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망가지는 대학원과 학계를 바라만 볼 수 없다. 더 나은 곡선을 그리는 미래의 대학원을 위해 신진 연구자 여덟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들의 대화에는 경험, 문제, 필요와 대안이 담겼다. 《한국에서 박사하기: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은 쓰디쓴 잔소리가 있어야 학계, 나아가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대학원을 꿈꿨던 때가 있었다. 대학원 바깥에서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상상되지 않았고,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원이 가장 좋은 공간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대학원을 택하지 않았다. 이유는 다양했다. 생계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나를 덮쳤다. 인문학 공부는 ‘재미있는’ 일이었지만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재미있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믿었던 나에게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던 시기는 하나의 변곡점으로 남았다. 미국의 유명 구직 앱 ‘집리쿠르터ZipRecruiter’가 1500명 이상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졸 구직자 44퍼센트가 저널리즘, 사회학, 교육학, 자율전공 등의 전공 선택을 후회했다. 이들은 다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면 컴퓨터 공학과 경영학을 선택할 것이라 답했다. 요컨대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학계와 직장,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불청객이 됐다. 이 인식의 핵에는 인문과 사회과학에 대한 합의가 요원해진 시대가 위치한다. 지식인이자 인텔리로서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물음을 던지던 학생 운동 시기 인문학의 무게감은 이제 없다. 공적인 논의와 새로운 질문을 자신의 책무처럼 느끼고 대중과 만나던 공공 지식인도 어딘가로 숨은 것처럼 보인다. 덩치 큰 유령처럼 ‘인문학의 위기’는 매번 불려 나왔지만 그 빈번함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지난한 증거로만 남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노릇이다. 학계의 위기는 순식간의 산업의 위기가 되고, 얽히고설킨 위기는 미래를 위협한다. 우리는 스러지려는 미래를 구하기 위해 지금 여기의 학계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구자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한 학계의 모습에는 어딘가 기시감이 들었다. 여성 연구자의 불가피한 커리어 중단, 수직적인 위계질서 속에서 대물림되는 답 없음의 감각, 설득 과정에서 나타나는 효율성을 위시한 비효율까지. 모든 대학원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닮아있었다. 오히려 사회 전체의 문제가 학계라는 좁은 공간에 응축된 형태로 남아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쩌면 학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암울함의 구조를 생각하고, 문제를 언어화하고, 언어를 통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편으로 산재했던 다양한 문제들이 하나의 형태를 갖춘다면, 후속 세대의 플레이어들은 이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 두고 그 다음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한국에서 박사하기: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은 그 역할을 위해 쓰인 책이다. 대학원의 문턱 앞에서 고민하는 이, 대학원의 연구실 속에서 고전하는 이, 대학원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는 이, 심지어는 대학원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 모두에게 학계의 고민은 읽힐 가치가 있다. 학계의 문제는 사회의 이곳과 저곳, 모든 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이 작업이 잘 돼야지만 다음 세대도 문제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음 세대를 위해 쓰였다. 에디터인 나에게도 필자의 한 마디는 계속해서 남았다. 글도, 기술도, 연구도, 정치도, 그 어떤 것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있다. 그 소중한 힘이 낡은 제도와 인식으로 인해 가로막혀 있다면 우리는 그 장벽을 조금씩...
  • 프롤로그 ; 왜 대학원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 대화한 이들 1 _ 내가 경험한 대학원 문제를 직면하다 대학원의 위계적 문화 대학원의 교수 의존성과 대학원생의 인권 목소리 내기 2 _ 떠나고 싶은 대학원, 남고 싶은 대학원 ‘대학원생 밈’ 너머의 대학원생 왜 대학원을 피하는가 남고 싶은 대학원 만들기 3 _ 한국는 어쩌다 문송한 나라가 되었나 지금, 여기의 인문·사회학계 인문사회과학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인문사회과학은 언제 필요해지나 4 _ 대학원의 미래, 미래의 대학원 무거운 꼬리표, 융복합 세대교체를 앞둔 학계 나의 미래, 연구자의 미래 에필로그 ;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의 추천사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암울 속에서 희망을 말하기
  • “대학을 향한 이토록 거대한 열정 뒷면에는, 기묘하게도 그러한 대학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람직한 대학 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 자리한다. 한국 사회가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리, 논문 표절, 등록금, 입시, 취업률, 노벨상과 같은 몇 가지 쟁점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간단히 말해 학생의 입학과 졸업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우리의 고등 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같은 주제는 한국의 공론장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제가 연구하거나 접한 사건들 중에 대학원생들 역시 연구실을 유지하고 성과를 쌓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인권 침해는 수용할 수 있다는 반응, 심지어는 피해자를 부적응자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자신들을 피해자로만 여기면서 어떤 주체적 행위나 문제 해결의 역량을 기르려 하지 않고, 익명성이나 보호 속에서만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또한 교수가 되고 싶거나 학계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속에 부당한 관계나 요구를 수용하고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학원생들이 자신을 피해자로만 규정한다면 이러한 공모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생 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나온 유명한 장면이네요. ‘바트’라는 캐릭터가 긴 꽁지머리를 한 박사 과정 학생을 흉내 내면서 “하하! 난 대학원생이다, 작년에는 60만 원을 벌었지!”라고 하며 희화화를 하자, 바트의 엄마가 “바트, 대학원생 놀리지 말거라. 그들은 단지 인생에서 형편없는 선택을 한 사람들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이죠. 처음엔 이게 대학원생들의 자학 개그인 줄 알았는데, 점점 이게 대학원 내부의 밈만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교수 개개인을 문제 삼고 비판하는 건 쉬워요. 어떤 연구실은 교수 한 명 밑에 대학원생이 수십 명이고, 연구 과제 여러 개를 돌리면서 공장처럼 논문을 찍어내요. 그런 곳에서 교수는 전체 조직을 관리할 뿐 개별 대학원생에 대한 지도를 하거나 직접 연구를 하진 않습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교수가 대중 강연이나 방송 활동에 시간을 쏟느라 마찬가지로 대학원생에게는 소홀하고요. 여기서 두 교수 모두에게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바꾸려면 다른 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수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을 때, 대학원이라는 제도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대학원생의 본분은 학생이지만, 하는 일들을 생각해 보면 논문을 쓰고, 조교를 하고, 행정 노동을 하고, 연구실 인프라를 관리하기도 하죠. 사실상 대학은 교직원뿐만 아니라 대학원생의 노동으로도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대학원생이 받는 것보단 대학원생이 주는 것에 대해 많이 말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한국 인문·사회 학술장도 미국식으로 말하자면 ‘슈퍼스타’를 만드는 게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이자 공적 지식인으로서 사회의 문제 설정을 주도할 수 있고, 학문의 최전선에 서서 학계를 바꿀 수 있는 지도적인 연구자들이 배태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관리하지 않아도 저희가 주로 소속된 수도권 종합 대학의 대학원, 아니면 소위 명문 대학이라 불리는 곳에는 학위나 자격증, 그리고 학연을 획득하기 위해 사람들이 어찌 됐든 모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아는 어떤 대학원 동료는 명문대 대학원을 은마 아파트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시설은 낡았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투자 가치 때문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거죠.” “...
  • 이우창 [저]
  •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새뮤얼 리처드슨과 초기 여성주의 도덕 언어〉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8세기 영국의 지성사와 문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문화와 담론, 인문학 연구 방법론, 고등 교육 제도 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논문으로 〈헬조선 담론의 기원〉, 〈영어권 계몽주의 연구의 역사와 “잉글랜드 계몽주의”의 발견〉 등이 있고, 리처드 왓모어의 《지성사란 무엇인가?》를 번역했으며, 그 외 여러 매체에 기고했다. 블로그(begray.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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