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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출산에서 어떻게 소외되는가 : 우리가 몰랐던 출산 이야기
북저널리즘1 ㅣ 전가일 ㅣ 스리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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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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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page/128*188*12/180g
  • ISBN
9791186984178/118698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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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만 '당하지' 않고 '출산할' 권리를 말하다. 한국의 병원 출산율은 1980년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00년대부터는 전체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출산 굴욕 3종 세트(회음 절개, 제모, 관장)’ 개념은 이미 산모들 사이에 보편화됐다. 모두 위생적인 출산, 태아의 안전을 위해 병원이 권장하는 방식이다. 출산 의료화 시스템 내에선 이 외에도 무통 마취 시술 등 각종 의료적 개입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혹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병원 출산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엄마가 있다. 저자 전가일은 32주 만에 제왕절개로 둘째를 낳았던 자신의 기억을 통해, 출산 의료화 시스템에 의문을 던진다. 총 일곱 가지 일화로 나뉜 저자의 출산기에는 당시 저자가 느꼈던 소외와 두려움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전문가에게 맡기라”며 질문을 거절하고, “배가 왜 이렇게 작냐”며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몸을 평가하는 의료진으로부터 저자는 소외되고, 물상화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개별적인 경험을 통해 의료화된 출산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동시에 출산을 경험한 네 명의 여성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다양한 출산의 이면을 분석했다. 저자는 소외되고, 배제된 산모들이 출산에서의 주체성을 자각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산모가 환자가 아닌 여성이자 엄마로서 인식될 때, 분만을 ‘당하지’ 않고 ‘출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 ‘임산부(임신부의 오기) 먼저.’ 수도권 지하철 칸마다 눈에 띄는 두 자리가 있다. 임신부 배려석, 일명‘ 핑크 좌석’이다. 그러나 자리의 주인은 임신부가 아니다. 발밑 문구가 이를 증명한다. ‘핑크카펫,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입니다.’ 임신부는 자신의 육체적 고통 때문이 아니라, 배 속에 품은 진짜 주인 덕분에 그 자리에 앉을 권리를 얻은 셈이다. 2016년 말 행정자치부는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대한민국 출산 지도’를 제작, 공개했다. 전국243개 지자체의 모든 가임 여성을 수치화한 ‘출산 지도’는 여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여자는 애 낳는 기계가 아니다”, “내 자궁이 공공재인가.” 결국 행정자치부는 하루 만에 지도를 삭제했다. 핑크 좌석과 출산 지도는 우리 사회가 출산과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임신한 여성은 산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이를 낳는 존재(産)이자 아이를 기르는 존재(母)일 뿐이다. 출산 과정과 고통, 산모의 인격과 권리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출산은 여성의 삶에서 중요한 변곡점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고통, 그에 대한 두려움과 아이에 대한 책임감을 한꺼번에 마주해야 한다. 그러나 산모의 선택권은 없다. 의료진의 관리와 통제하에서 대부분의 산모가 수동적으로 출산을 겪는다. 진통이 아무리 심해도 의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의사가 원하는 자세로 아이를 낳는다. 생명이 달린 중대한 상황이라는 명목하에 산모의 권리는 순위 밖으로 밀려난다. 저자는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존재가 소외되는 현상에 의료 지식의 권력화가 깔려 있다고 봤다. 산모의 정서보다 의학 지식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산모의 질문은 무시당하기 쉽다. 출산 의료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출산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하면서 아이를 꺼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아이의 안전이 최우선인 산모는 의료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출산 과정에서 의료진은 그렇게 우위를 차지하며, 결국 산모는 소외된다. 2016년 대한민국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1.17명)이다. 출산 장려 정책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까닭은 어쩌면 단순하다. 정책 목표에만 관심을 두고, 정책의 대상 즉, 출산의 주체인 여성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산 과정에서 절차를 안내받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산모의 당연한 권리다. 사회가 여성을 인격체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산모에게 출산의 경험은 축복이 아니라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여성은 출산 지도의 점이 아니다. 미래의 생명을 품은 도구도 아니다. 산모가 소외되지 않는 출산 정책을 기대해 본다.
  • 프롤로그 ; 나의 출산 이야기 이른둥이 아이들 경험을 어떻게 글로 불러올 것인가 현상학적 글쓰기를 위한 재료들 1 _ 나는 내 출산의 주인공이고 싶었다 꿈꿔 왔던 출산의 순간, 그러나… 여성에게 출산은 어떤 의미인가? 의료화 출산에 대한 문제 제기 2 _ 병원이 주도하는 ‘분만’ “그래도 오시겠어요?” : 거절당함 “이제 그만 모두 가주세요.” : 홀로됨 “그냥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 소외 “그런데 배가 왜 이렇게 작아?” : 물상화 “절대 만지지 마세요.” : 분리 3 _ 출산 여성의 소외와 탈바꿈 소외, 권력화된 의료 세계에 내던져진 배와 자궁으로 환원되는 여성의 몸 고통을 책임지는 엄마로의 탈바꿈 4 _ 또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 나는 이렇게 낳았다 그 처치는 과연 꼭 필요했던 것일까? 병원 출산 과정에서 협의는 안 되는 걸까? 여성이 ‘분만당하지’ 않고 ‘출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출산권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 에필로그 ; 여성이 행복한 출산을 꿈꾸며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여성은 출산의 도구가 아니다
  • 이 일화들은 내가 겪은 지극히 개별적인 사태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하기에 우리는 이 고유한 이야기를 통해 의료화 출산에서 조산 체험이라는 현상의 독특성을 드러내며 그 의미에 다가설 수 있다. 개별적인 사태인 나의 체험 속에는 현대 한국 사회의 출산의 많은 단면이 담겨 있다. (12p) 나는 나의 출산이 그 어떤 사건보다 존중받길 바랐다. 하지만 침상에 누워 있는 동안 ‘나의 출산이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한순간도 떨칠 수 없었다. (20p)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이름은 ‘엄마’라는 명칭이요,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삶의 순간은 단연코 출산 직후 아기의 뺨을 마주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처럼 출산은 아기와 함께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자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존재로의 탈바꿈이다. 여성의 출산 경험과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의 삶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22p) 의료화 출산에서 여성에 대한 의료 권력의 행사는 조기 출산과 같은 응급 상황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조기 출산은 그 응급함으로 인해 의료적 개입이 불가피해지고(그렇게 여겨지고 있다), 출산 과정에서 안전이라는 명목하에 산부와 태아에 대한 의료진의 권한이 매우 강력해진다. (24p) 임신 직후부터 출산 전까지 나이와 출산 경력을 들어 나를 ‘고위험’ 산모로 분류하면서 갖가지 다양하고 값비싼 검사를 하게 만들었던 의료 시스템은, 출산을 앞에 두고서는 ‘수가가 낮아서 수익이 나지 않는’ NICU 병상이 모자라다며 나를 거부했다. (35p) 수술 여부는 말할 것도 없고 수술 시기, 마취 방식, 게다가 주치의나 집도의 선정에 이르기까지 의료진은 나에게 어떤 것도 묻지 않았으며, 나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다. 조산을 앞두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히도 걱정스러운 것이 많았고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나와 아기의 생명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묻고 어떤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고민하길, 그럴 기회가 주어지길 바랐다. (43p) 의료진은 나에게 벌어진 사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자신들의 의료적 결정만을 이야기했다. 그 모든 일의 초점은 단 하나였다. 조산 출산 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하면서 아기를 꺼내는 데 가장 효율적인 의료적 방식, 그 기준에 따라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출산이라는,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건에서 나는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65p)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의 나는 그곳에 없었다. 수술 침상 위에 누워 있는 것은 곧 수술로 ‘안전하게’ 꺼내질 태아가 들어있는 배뿐이었다. (69p) 난 철저하게 환자가 되었다. 임산부를 환자로 만든 후, 모든 상황은 아기를 안전하게 분만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이때부터 임산부는 안전 분만을 위한 ‘도구적 존재’가 된다. 임산부의 존재 가치는 아기를 담고 있는 배로 철저히 환원된다. (72p) 출산 시의 여러 가지 변수와 복잡한 분만 상황에서 제왕절개술이란 의료진에게 통제가 용이한 방법이다. 즉 의료화 출산 과정에서는 위험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편리’하고 ‘깔끔’한 분만을 위해 수술이 선호될 수 있다. (90p) 내가 조산 과정 중에 겪은 여러 가지 경험 중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질문을 터부시하는 의료진과 주요한 결정에 대한 협의의 불가능성이었다. 나는 아기의 상태와 수술 시기 등에 관해 의료진의 전문적 의견을 듣고 나도 함께 고민하는 협의의 과정을 거칠 수 있기를 바랐지만 질문은 처음부터 거부되었고, 의료진과의 협의는 불가능했다. ...
  • 전가일 [저]
  • 저자 전가일은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아동학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교육연구소 전문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질적연구자들의 공동체를 모색하는 연구 모임 ‘질적연구 아카데미, The(R)이해’의 대표를 맡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 동네 놀이터, 현상학적 연구, 부모되기, 비제도적 교육과정 등에 관한 질적연구를 해 왔다. 최근에는 들뢰즈와 포스트휴먼적 배움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10년에 “관객 없는 지휘의 자유: 유아의 혼자놀이 체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로 한국교육인류학회 우수논문상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으로 다년간 수행한 놀이터 연구로 교육부장관상(우수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최근 발표한 주요 논문으로는 “그들은 왜 기꺼이 어려움을 감수하는가?: 한 공동육아협동조합원들의 공동육아 경험을 통해 본 사회적 육아의 의미”(2020), “한 호주 놀이터의 물질성을 통해 본 놀이의 의미에 대한 포토에세이 연구”(2018) 등이 있다. 주요 저서로는 『미래학교를 위한 놀이와 교육』(공저, 2020), 『여성은 출산에서 어떻게 소외되는가?』(2017)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어린이의 교육과정 되기: 들뢰즈, 테 파리키와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공역, 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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