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의 테러였습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안타까운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2001년 미국은 영국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여 친미 정부를 세웠는데 20년 만에 철수한 것이지요. 그러자 곧바로 이슬람 수니파의 과격 무장 원리주의 조직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탈레반을 피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슬람이지만 우리가 만나는 뉴스들은 이슬람을 테러 집단, 남녀차별이 심한 과격하고 무자비한 사회라는 인식을 확인시켜 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3,000년이란 시간을 살아온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혹시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이슬람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우리가 이슬람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전 세계 19억 명의 무슬림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급진 세력을 제외하면 절대다수의 이슬람 사람들은 한국을 좋아하고 서구와 협력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이제 살람 선생님과 함께 이슬람 역사 속으로 떠나볼까요?
이슬람은 어떤 사회일까요?
바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제대로 이해하는 이슬람!
우리의 세계사 교육은 서양 중심 시선에 맞춰져 있어서 세계 역사의 뿌리인 오리엔트에도 서양에 못지않은 역사가 쌓이고 있었던 것을 소홀히 다룹니다. 여기에 종교적이고 정서적인 갈등까지 더해져 고대 문명을 이어온 이슬람 세계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합니다. 그러나 세계사라는 퍼즐을 멋지게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슬람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만 하지요.
그래서 이슬람 버스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사막에서 출발하여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시작한 버스는 아시아 동쪽 끝 경주에도 왔었고 대서양이 시작되는 아프리카의 모로코에도 닿았습니다. 기름을 잔뜩 채운 버스는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에스파냐로 들어가서 무려 800년이나 지냈습니다. 프랑스의 아비뇽, 마르세유, 니스, 모나코 같은 아름다운?지중해 해변을 즐겼고, 나폴리, 시칠리아, 몰타에서도 200년 이상 머물렀습니다. 지구 반대편인 아메리카 대륙에도 800만 명의 무슬림 후손들과 3,000여 개의 모스크를 남겨놓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이슬람 세계를 우리의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고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슬람 세계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슬람이라고 하면 ‘전쟁’, ‘난민’, ‘테러’ 같은 두렵고 불편한 단어를 떠올리기보다는 ‘한국 드라마와 K-POP, 한국 음식과 패션 등에 열광하는 이슬람 사람들’이라는 흐뭇하고 행복한 단어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1부 이슬람의 탄생과 발전
1. 어두운 사막
2. 이슬람의 여명
3. 무함마드
4. 19억 무슬림의 경전 꾸란
5. 수니파, 시아파 왜 싸울까?
6. 다마스쿠스 / 우마이야 왕조
7. 바그다드 / 압바스 시대
8. 에스파냐의 알함브라 궁전
9. 북아프리카 지중해의 이슬람
10. 블랙 이슬람 / 아프리카
11. 이슬람 문화 / 커피, 알고리즘, 안드로메다, 연금술
§키워드와 사진으로 정리하는 이슬람 이모저모 1
2부 이슬람 세계의 확장
12. 십자군 전쟁과 살라딘
13. 티무르 시대의 중앙아시아 이슬람
14. 인도의 이슬람 / 무굴 제국
15. 몽골이 지배한 이슬람 / 일한 제국
16. 이슬람 세계가 된 동남아시아
17. 콘스탄티노플 정복과 중세의 마감
18. 세계 최대 제국 오스만 제국
19. 동유럽의 이슬람
20. 사파비 왕조와 이란 시아파
§키워드와 사진으로 정리하는 이슬람 이모저모 2
3부 이슬람의 교류와 갈등
21. 신라 시대 이슬람 /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천년의 사랑
22. 세종대왕과 이슬람 과학
23. 서구의 지배를 받은 이슬람 세계
24. 중동 분할과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25. 아랍과 이스라엘의 중동 전쟁
26. 미국과 유럽의 이슬람
27. 9 ㆍ 11 테러와 알카에다
28. 이슬...람과 폭력
29. 이슬람과 여성
30. 한국의 이슬람과 이슬람 세계의 미래
§키워드와 사진으로 정리하는 이슬람 이모저모 3
살기에 팍팍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랍 사람들은 가문과 부족끼리 모여 똘똘 뭉쳐 생활했어. 가문을 대표하는 장로들로 이루어진 모임에서 크고 작은 부족의 일을 결정했고, 대표를 뽑아 부족을 관리하게 했어. 그렇기에 가문끼리의 혼인은 당연한 것이었지. (p. 15)
무함마드는 결혼 후에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히라 동굴에 자주 갔어. 그곳에서 종교적 명상을 하면서 마음속에 품어 왔던 사회의 악습과 모순에 대해 고민하던 중 610년에 알라의 첫 계시를 받아.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전해진 하느님의 계시는 22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단다. 무함마드는 글자를 몰랐지만, 머리는 명석했어. 계시를 받은 내용을 아내에게 얘기하면 아내가 그것을 받아 적었어. 그게 《꾸란》이야. (22쪽)
포용과 융합 정신은 정치적인 면에서도 작용했어. 아랍 사람들을 우대하던 우마이야 왕조와 달리 압바스 왕조는 아랍 사람들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았거든. 바그다드에 살던 페르시아 무슬림도 지배층이 되었고, 무슬림이라면 아랍 사람이든 아니든 똑같은 세금을 징수했지. 이슬람은 믿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원칙을 실천한 압바스 왕조는 아랍 제국이 아니라 진정한 이슬람의 가치를 실현한 이슬람 제국이라고 할 수 있단다. (39쪽)
아랍 사람들과 유대인들은 《성서》 속의 같은 백성이야. 함께 유일신을 믿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사막 땅에서 2천 년간 유목과 목축을 하며 물과 먹을 것을 나누고 평화롭게 살아왔지. 아마 역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싸우지 않고 협력해 온 민족도 없을 거야. (115쪽)
이제 이슬람 여성을 다른 각도로 바라봤으면 좋겠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터키 같은 이슬람 국가에서는 직접 선거를 통해 여성 대통령과 여성 총리를 선출하기도 하고, 사형 제도를 폐지하고 개혁적인 조치를 취하는 이슬람 국가들도 많아지고 있거든. 이슬람 여성이라고 하면 항상 떠올리는 억압과 폭력, 전근대성의 이미지는 종교적인 문제보다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니까. 그리고 속도는 더딜지라도 이슬람 사회 역시 가부장제 사회에서 양성평등의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말이야. (137쪽)
이희수(李熙秀) [저]
터키 이스탄불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이자 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터키 아나톨리아반도를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튀니지·이란·우즈베키스탄·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전역에서 40년간 현장 연구를 해왔다. 이슬람협력기구(OIC) 산하 이슬람역사문화연구소(IRCICA) 연구원, 튀니지 사회경제연구소(CERES) 연구원,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이슬람학회장, 한양대학교 도서관장·박물관장·문화재연구소장·세계지역문화연구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아프리카중동분과 위원장, 중앙아시아학술연구소(IICAS) 학술위원 등을 지냈다. 지금은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와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서양 중심의 보편적 역사관을 넘어 인류문명의 뿌리인 오리엔트-중동 지역의 역사와 그 토양에서 발아한 이슬람 문명을 조망하고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이희수의 이슬람》, 《세상을 바꾼 이슬람》, 《터키사 100》, 《터키 박물관 산책》, 《헤이트》(공저), 《한국어-터키어사전》(공저) 등 80여 권을 쓰고, 《중동의 역사》, 《금의 역사》, 《문명의 대화》 등 1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 책 중 《이슬람과 한국문화》는 아랍어, 터키어, 이란어로 번역 출간되어 한국과 이슬람 세계의 교류를 밝히는 저술로 평가받았으며,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고대 페르시아 서사시 《쿠쉬나메》를 발굴해 우리말로 옮겨 국내에 소개했다.
한창수 [저]
출간작으로 『옛날 사람들은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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