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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의 아이콘, 백이와 숙제 : 서사와 이미지 변용의 계보학
지의 화랑1 ㅣ 김민호 ㅣ 성균관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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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0년 04월 30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352page/160*232*32/625g
  • ISBN
9791155504093/115550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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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의 아이콘, 백이와 숙제 : 서사와 이미지 변용의 계보학     24,000원 (0%↓)
  • 상세정보
  • 주나라 무왕이 아버지의 위패를 수레에 받들어 싣고 동쪽 은나라 주왕을 정벌하려 할 때, 백이와 숙제는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이렇게 간한다. “부친이 돌아가셨는데 장례는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다니 이를 효(孝)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신하된 자가 군주를 시해하려 하다니 이를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사마천의 『사기』에 기록된 이 한 장면으로 백이와 숙제는 지금까지도 충의와 절개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다르다. 동아시아 문헌들이 전하는 여러 기록을 찬찬히 뒤져보면, 백이와 숙제는 때론 변절자가 되기도 했고, 때론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정권 변동기나 혁명기엔 힘 있는 자들에 의해 그 형상이 갖은 굴곡을 겪기도 했다. 이 책은 백이와 숙제의 창조된 형상이 중국의 전 시대에 걸쳐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조선을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 국가에서는 어떤 이미지로 소비되어왔는지를 통시적으로 조감한 흥미로운 문학 저작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고정되거나 절대적인 이미지 혹은 실체는 존재할 수 없으며 다만 시대와 상황에 따라 활용ㆍ소비될 뿐이라는, 문헌학적이고 객관적인 서사와 이미지 변용의 계보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새로운 지의 총화를 모색하는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열두 번째 책이다.
  • 영원한 충절은 없다 동아시아 충신의 전형 백이와 숙제의 메타모르포시스 충의와 절개의 상징에서 변절자 혹은 조롱의 대상까지 동아시아 고전 속에서 입체화되는 백이와 숙제 캐릭터들의 계보학 저작의 단초 이 책은 사마천이 쓴 『사기』 「백이열전」에서 ‘폭군’인 주왕을 없애려 출정하는 주무왕을 막아서며 ‘충효의 도리’를 역설하던 백이와 숙제가 과연 칭송받아 마땅한 존재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일반인의 상식과 성정이라면, 폭군을 치러 간다는데 이는 막아설 것이 아니라 도리어 주무왕을 도와 그 일에 앞장서야 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 그러나 아시다시피 백이와 숙제는 이 돌발 행위로써 『사기』 이후 긴 시간 충절의 상징이자 대명사로 인식되어 왔다. 이에 두 주인공이 고통 받는 민초보다 기득권을 지닌 군주의 사정에 더 신경 쓰는 존재로만 보였던 21세기의 저자는 「백이열전」을 읽고 나서 내내 찜찜했었다고 회상한다. 저자가 백이와 숙제의 고사들을 ‘계보학적’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를 느낀 까닭이 여기에 있었다. 충절의 아이콘이 탄생하기까지 저자는 곳곳에 흩어져 시차를 두고 제각각 소비되어온 백이와 숙제의 서사와 이미지들을 하나의 시선 속으로 소환해낸다. 사마천의 『사기』가 나온 진한시대를 하나의 표지로 삼아 그 앞에 선진시대의 백이ㆍ숙제 자료들을 세우고, 그 뒤로 위진과 당대ㆍ송대ㆍ명대ㆍ청대 그리고 현대 중국의 백이ㆍ숙제 자료들을 차례로 채워 통시적인 조감의 시야를 확보한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이미 클리셰(clich?)나 마찬가지인, 그러하여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백이ㆍ숙제의 ‘충절 이미지’가 『사기』 「백이열전」 이전에는 그 어떤 문헌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유가 경전인 『논어』에서는 “인을 추구하여 인을 얻은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했을 뿐, 백이와 숙제가 주무왕의 전쟁에 반대했다는 기록 자체가 없다. 또한 『맹자』에서는 폭군인 은나라 주왕을 군주가 아닌 “일개 사나이[一夫]”로 평가하고, 주무왕 역시 섬길 만한 군주가 아니라고 묘사한 대목이 여럿 나온다. 즉, 맹자는 백성의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하면서 백이와 숙제를 충절의 상징으로 상정하기는커녕, 오히려 폭군을 제거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맹자는 단지 이들을 “성인 중 맑은 분[聖之淸者]”으로 평가하고 있을 뿐이다. 도가 경전인 『장자』의 경우도 “어지러운 정치를 미루어 폭정과 바꾸는 것일 뿐[以亂易暴]”이라며 주무왕의 정치를 폭정으로 평가하고, 나아가 도가적 세계관에 의거해 명분에 얽매여 있는 백이와 숙제를 함께 비판한다. 법가의 기록인 『한비자』에도 군주의 통치에 도움이 안 되는 “무익한 신하”라는 언급만 있을 뿐, 그 어디에서도 충절의 아이콘이라는 백이와 숙제의 형상은 찾아볼 수 없다. 사마천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백이와 숙제가 주무왕의 말고삐를 잡으며 신하된 입장에서 군주를 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는지 알 수 없지만, 『사기』 「백이열전」 이전 기록들에서는 ‘불사이군(不事二君)’하며 군주의 기득권을 강화시키는 백이와 숙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들이 고죽국의 왕 자리를 서로 양보하고 청렴한 삶을 살았다는 점, 그리고 수양산으로 들어가 굶어 죽은 상황은 『사기』 이전 대부분의 기록들에서 보인다. 이렇게 충절의 상징으로서 백이와 숙제의 이미지는 사마천이 처음 창조해낸 것이었다. 충절 프레임에 갇혀가다 『사기』 「백이열전」에서 처음 나타난 충절의 상징으로서의 백이 형상은 위진 시기에는 굳게 자리 잡지 못했다. 조조는 「의전주양봉교」란 교지(敎旨...
  • 책머리에 제1장|선진시대의 백이와 숙제 1.초기 기록 속의 백이와 숙제 2.유가 기록 속의 백이와 숙제 3.도가 기록 속의 백이와 숙제 4.법가 기록 속의 백이와 숙제 제2장|진한시대의 백이와 숙제 1.불사이군 백이의 탄생 2.주무왕의 정치에 환멸을 느껴 떠난 백이 3.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백이 제3장|위진과 당대의 백이와 숙제 1.작위를 버린 어리석은 백이 2.어리석은 필부 백이 3.우뚝 서서 홀로 나아간 백이 4.지조 지킨다고 쓸데없이 배곯은 백이 제4장|송대의 백이와 숙제 1.백이와 숙제의 충절 이미지를 깨려 하다 2.종통을 흔든 비판받아 마땅한 백이 3.천명도 모르고 불사이군을 주장한 백이 4.간신과 충신의 동일한 백이 평가 제5장|명대의 백이와 숙제 1.주원장의 이중적 백이 평가 2.군주에게 쓸모없는 백이 3.제대로 원망했던 백이 제6장|청대의 백이와 숙제 1.백이 충절 이미지의 근본을 흔들다 2.숙제가 변절하다 제7장|현대 중국의 백이와 숙제 1.조롱당하는 백이와 숙제 2.모택동의 이중적 백이 평가 3.현대 중국의 백이와 숙제 제8장|조선의 백이와 숙제 1.고려ㆍ조선 ...
  • ㆍ왕위를 뒤로 한 채 산속에서 고사리를 캐먹으며 은거한 고죽국(孤竹國)의 두 왕자 백이와 숙제. 사마천은 충의와 절개의 상징으로 이들을 열전의 첫 번째 인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들의 충절 이미지는 시대와 인간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본문 12~13쪽, ‘인트로’ 중에서 ㆍ 주무왕에 대한 평가는 역대 학자들을 괴롭히는 것이었다. 백이와 숙제를 높이자니 주무왕을 낮춰야 하고, 주무왕을 높이자니 백이와 숙제의 행위가 그릇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논리적 모순이 일정 정도 발생함에도 백이와 숙제와 주무왕 모두를 높이거나(사마천 『사기』), 주무왕의 혁명은 긍정하나 주무왕의 정치를 비판하며 백이와 숙제의 행위를 긍정하거나(여불위의 『여씨춘추』), 백이와 숙제를 칭송하면서 무왕이 혁명을 일으켜서는 안 됐었다고 무왕을 비판하거나(한유 「무왕론」), 무왕을 칭송하면서 백이와 숙제가 그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려하거나(왕안석 「백이론」), 백이와 숙제를 비판하여 무왕의 혁명을 칭송하는(주원장 「박한유송백이문」) 등 그야말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본문 217~218쪽, ‘조선의 백이와 숙제’ 중에서
  • 김민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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