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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진의 고전 산책(총6건) 예언에 관하여     14,850원 (10%↓)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읽기(큰글자책)     35,100원 (10%↓)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읽기     26,550원 (10%↓)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큰글자책)(강대진의 고전 산책 3)     33,300원 (10%↓)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26,100원 (10%↓)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     20,700원 (10%↓) 그린비 빅북 시리즈(총105건) 들뢰즈의 미학(큰글자책) : 감각, 예술, 정치     22,500원 (10%↓) 정신적 에너지(큰글자책)     27,900원 (10%↓) 알튀세르와 정신분석(큰글자책)     26,100원 (10%↓) 철학의 슬픔(큰글자책) :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기     22,500원 (10%↓)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큰글자책)     27,900원 (10%↓) 페다고지(큰글자책) : 50주년 기념판     20,700원 (10%↓) 무덤(큰글자책)     20,700원 (10%↓) 외침(큰글자책)(루쉰문고 3)     17,100원 (10%↓) 방황(큰글자책)(루쉰문고 4)     17,100원 (10%↓) 열풍(큰글자책)     13,500원 (10%↓)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큰글자책)(강대진의 고전 산책 3)     33,300원 (10%↓) 거짓자유서(큰글자책)(루쉰문고 14)     18,000원 (10%↓) 아침 꽃 저녁에 줍다(큰글자책)(루쉰문고 6)     18,000원 (10%↓) 권력의 정신적 삶(큰글자책) : 예속화의 이론들     27,000원 (10%↓) 스피노자와 표현 문제: 큰글자책     34,200원 (10%↓) 풍월이야기: 글자책(루쉰문고 15)     20,700원 (10%↓) 새로 쓴 옛날이야기(큰글자책)(루쉰문고 7)     18,000원 (10%↓) 꽃테문학(큰글자책)(루쉰문고 16)     20,700원 (10%↓) 들풀(큰글자책)(루쉰문고 5)     17,100원 (10%↓) 늙어감에 대하여(큰글자책)(그린비 빅북 시리즈) : 유한성의 철학     17,100원 (10%↓) 코뮨이 돌아온다(큰글자책) : 우리 친구들에게     20,700원 (10%↓) 재활의 역사(큰글자책) : 의료 노동분업의 정치경제학, 1890-1980     30,000원 (0%↓) 보통이 아닌 몸(큰글자책) : 미국 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     27,000원 (10%↓)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큰글자책) : 장애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접근     33,300원 (10%↓) 거부당한 몸(큰글자책) : 장애와 질병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     28,800원 (10%↓) 대중과 흐름(큰글자책) : 대중과 계급의 정치사회학     27,000원 (10%↓) 장애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큰글자책) : 변화하는 사회 속 장애청소년들의 이야기     28,800원 (10%↓) 추방과 탈주(큰글자책)     20,700원 (10%↓) 장애학의 오늘을 말하다(큰글자책) : 차별에 앞서 장애 담론이 걸어온 길     33,300원 (10%↓) 희망과 헌법(큰글자책) : 일본국 헌법의 발화주체와 응답     26,100원 (10%↓) 푸코(큰글자책)     29,700원 (10%↓) 내재성이란 무엇인가 (큰글자책)     19,000원 (0%↓) 주체란 무엇인가: 무위인에 관하여 (큰글자책)     17,100원 (10%↓) 공이란 무엇인가 (큰글자책)     17,100원 (10%↓)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큰글자책)     17,100원 (10%↓) 죽음의 철학(큰글자책)     29,000원 (0%↓)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큰글자책) : 비판 없는 시대의 철학     33,300원 (10%↓) 방법에 반대한다(큰글자책)     35,100원 (10%↓) 정치신학 2(큰글자책) : 모든 정치신학이 처리되었다는 전설에 대하여     28,000원 (0%↓) 아포하(큰글자책) : 불교 유명론과 인간의 인식     40,500원 (10%↓) 자본을 넘어선 자본(큰글자책)     33,300원 (10%↓) 에티카를 읽는다(큰글자책)     35,100원 (10%↓) 신체, 대중들, 역량(큰글자책) : 스피노자와 그의 동시대인들     26,100원 (10%↓) 루소 강의(큰글자책)     30,000원 (0%↓) 철학, 장애를 논하다(큰글자책) : 메를로-퐁티와 롤스에서 호네트와 아감벤까지     35,100원 (10%↓) 매체, 지각을 흔들다(큰글자책) : 매체와 지각 사이     18,900원 (10%↓) 보는 텍스트, 읽는 이미지(큰글자책)(사이 시리즈 2) :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     19,800원 (10%↓) 여성, 타자의 은유(큰글자책)(사이 시리즈 1) : 주체와 타자 사이     18,900원 (10%↓) 아베 고보와 이형의 신체들(큰글자책)(사이 시리즈 9) : 괴물과 인간 사이     18,900원 (10%↓) 포스트휴머니즘의 미학(큰글자책)(사이 시리즈 8) : 예술과 기술 사이     20,700원 (10%↓) 이야기의 심연(큰글자책)(사이 시리즈 11) : 삶과 이야기 사이     20,700원 (10%↓) 이미지들 너머(큰글자책)(사이 시리즈 7) : 기호와 기호 사이     19,800원 (10%↓) 스크린 위의 소설들(큰글자책) : 소설과 영화 사이     19,800원 (10%↓) 세상을 욕망하는 경건한 신자들(큰글자책)(사이 시리즈 4) : 경건과 욕망 사이     20,700원 (10%↓) 경계인들의 목소리(큰글자책) : 시민과 디아스포라 사이     19,800원 (10%↓) 예루살렘, 성지 전장(큰글자책)(사이 시리즈 10) : 종교와 종교 사이     20,700원 (10%↓) 일상적 국민주의(큰글자책)     34,200원 (10%↓) 군주론, 운명을 넘어서는 역량의 정치학(큰글자책)     25,200원 (10%↓) 선가귀감, 조선 불교의 탄생(큰글자책)     25,200원 (10%↓) 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큰글자책)     28,000원 (0%↓)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 소멸의 자연학(큰글자책)     51,300원 (10%↓) 사건의 철학(큰글자책) : 삶, 죽음, 운명     37,800원 (10%↓) 접힘과 펼쳐짐(큰글자책) : 라이프니츠와 현대     34,200원 (10%↓) 개념-뿌리들(큰글자책)     44,100원 (10%↓) 전통, 근대, 탈근대(큰글자책) : 탈주와 회귀 사이에서     34,200원 (10%↓) 객관적 선험철학 시론(큰글자책) : 담론의 공간과 가로지르기     34,200원 (10%↓) 간디와 맞선 사람들(큰글자책)     31,500원 (10%↓)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큰글자책)     27,000원 (10%↓) 코뮨주의(큰글자책) : 공동성과 평등성의 존재론     28,800원 (10%↓)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큰글자책)     27,000원 (10%↓) 은유의 도서관(큰글자책) : 철학에서의 은유     29,000원 (0%↓) 과잉에 관하여(큰글자책) : 포화된 현상에 관한 연구     28,800원 (10%↓) 시민권의 이론(큰글자책) : 동시대 민주정들에서 다원성을 조직하기     27,900원 (10%↓) 동자문(큰글자책) : 주자학 아닌 유학을 묻는다     34,200원 (10%↓) 논어고의(큰글자책)     51,300원 (10%↓) 맹자고의(큰글자책)     49,500원 (10%↓) 안티-오이디푸스 읽기(큰글자책)     26,100원 (10%↓)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읽기(큰글자책)     35,100원 (10%↓) 을의 민주주의(큰글자책) : 새로운 혁명을 위하여     31,500원 (10%↓)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 2(큰글자책)     27,000원 (10%↓)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 3(큰글자책)     31,500원 (10%↓)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큰글자책)     28,800원 (10%↓)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상상 세계(큰글자책) : 과거를 그리는 서사시     28,800원 (10%↓)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큰글자책)     22,500원 (10%↓) 신체와 자유(큰글자책) : 칸트의 자유에서 메를로-퐁티의 자유로     26,100원 (10%↓)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큰글자책)     26,100원 (10%↓) 철학과 굴뚝청소부(큰글자책) : 데카르트에서 들뢰즈까지, 근대철학의 경계들     29,700원 (10%↓) 자신을 방어하기(큰글자책) : 소수자들, 빼앗긴 폭력을 되찾다     29,700원 (10%↓) 문학을 걷다(큰글자책) : 김윤식이 만난 문학 이야기     22,500원 (10%↓)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큰글자책) : 병역거부가 말했던 것, 말하지 못했던 것     29,000원 (0%↓)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큰글자책)     31,500원 (10%↓) 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큰글자책)     27,900원 (10%↓) 20세기의 매체철학(큰글자책) :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29,700원 (10%↓) 베르그손의 잠재적 무의식(큰글자책) : 반복을 넘어서는 창조적 사유 역량의 회복     35,100원 (10%↓) 니체와 하이데거(큰글자책)     39,000원 (0%↓)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큰글자책)     36,000원 (10%↓) 화이트헤드의 유기체철학(큰글자책) : 위상적 세계에서 펼쳐지는 미적 모험     35,100원 (10%↓) 해체와 윤리(큰글자책) : 변화와 책임의 사회철학     33,300원 (10%↓) 현상학이란 무엇인가(큰글자책) : 후설에서 메를로퐁티까지     18,000원 (10%↓) 레비나스와 정치적인 것(큰글자책) : 타자 윤리의 정치철학적 함의     25,200원 (10%↓) 레비나스 철학의 맥락들(큰글자책)     27,900원 (10%↓) 푸코의 예술철학(큰글자책) : 모더니티의 계보학     29,700원 (10%↓) 정신의 발견(큰글자책) : 희랍에서 서구 사유의 탄생     36,000원 (10%↓) 대학정본/중용발휘(큰글자책)     23,400원 (10%↓) 어맹자의(큰글자책) : 논어 맹자 개념어 사전     23,4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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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력 약자를 위해 판형과 글자를 키운 큰글자책입니다. 다양한 저서와 대중 강연을 통해 희랍-라틴 고전의 가장 탁월한 안내자라 불리는 강대진 교수. 그가 인류 지성사의 시원(始原)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는 ‘강대진의 고전 산책’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총 1만 5천행에 달하는 장대한 서사시 『일리아스』를 전투일별로 6부로 나누어, 장면별로 소제목을 붙이고 희랍 서사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일리아스』의 구조적인 아름다움과 옛 사람들이 즐거워했을 대목들, 여전히 우리를 경탄케 하는 시인의 기술 등을 소개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죽음’의 문제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고대 희랍 숙명론의 관점에서 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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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멸의 전투를 벌였던 영웅들의 이야기 『일리아스』, 고전 전문가 강대진의 안내로 다시 읽는다! 다양한 저서와 대중 강연을 통해 희랍-라틴 고전의 가장 탁월한 안내자라 불리는 강대진 교수. 그가 인류 지성사의 시원(始原)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는 ‘강대진의 고전 산책’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의 개정판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는 직접 작품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읽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쓰였다. 지은이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작품 전체의 구조와 희랍 서사시 특유의 기법들이다. 그래서 내용 소개에 치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요소를 첨가해 일종의 주석서가 되도록 글을 짰다. 『일리아스』를 읽으며 독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대목 하나하나마다 해결책을 제시하듯 고전 중의 고전, 원전 중의 원전인 이 작품이 가진 풍부한 향기를 충분히 맛볼 수 있도록 꼼꼼히 서술하였다. 신들도 바꿀 수 없었던 인간의 운명에 대하여 호메로스의 『일리아스』(Ilias)는 고전 필독서로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리아스』가 누려온 존경과 찬탄은 그저 ‘서양 최초의 문학작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용 또한 풍부하고 짜임이 탄탄하다. 플라톤은 그 구절들을 외워서 자주 인용하고, 서정시인 삽포는 그 어휘들을 소화하여 자기 시를 꾸렸으며, 희랍 비극작가들은 여기서 파생된 이야기들을 작품 주제로 삼았다. 지금도 서구의 지식인들은 자주 『일리아스』에 나오는 일화들을 인용하고 암시한다. 『일리아스』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운명이 어떤 것인지 돌아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한다. 하이데거가 희랍 고전으로부터 다시 환기시켰듯이, 우리 인간은 모두 언젠가 ‘죽을 자’들이다. 옛 사람들은 여기서 인간의 한계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색했다. 『일리아스』는 인간의 운명과 더불어 인간의 위대함을, 그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아킬레우스로 대표되는 인간은, 죽음의 운명을 의식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삶을 이어 간다. 우리가 아킬레우스를 마지막 보았을 때, 그는 여인 곁에서 자고 있었다. 죽음은 언제든 닥칠 것이고, 헥토르의 장례식 다음에 ‘필요하다면’ 그는 또 싸웠을 것이다. 비관할 것도 없고 무기력할 것도 없다. 식음을 전폐하고 과거의 분노를 되살릴 것 없이 당장 해야 하는 일을 한다. 그는 명예를 얻었다. 자신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 동료들이 여전히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다. 많은 적을 쓰러뜨려서가 아니라, 자기 운명을 받아들이고 적에게 관용한 데서 생겨난 새로운 명예이다. 『일리아스』는 인간 역사의 새벽에, 아직 소년 또는 청년인 인간들이 이 세계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견뎌내려 애쓴, 그 시도의 결과라 할 것이다. 지은이 강대진은 독자들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를 통해 『일리아스』에 좀더 쉽게 도달하기를, 그러면서 희랍 서사시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전체를 자꾸 돌아보기를, 그리고 그러는 중에 다른 작품들도 그렇게 살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를 희망한다. 또 여기서 시작해서 희랍 비극들로, 다른 서사시들로, 문학 일반으로, 모든 종류의 ‘이야기’들로 관심을 넓혀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전체의 구조를 찾아내는 능력은 문학 작품뿐 아니라 같은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나 연극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할 것이고, 모든 종류의 이야기들에 대한 관심은 독자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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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말 지도_『일리아스』의 세계 그림으로 보는 트로이아 전쟁의 전개 들어가기 전에 I. 전투 이전 II. 전투 첫날: 균형 잡힌 전세 III. 전투 둘째 날: 희랍군 패주의 날 IV. 전투 셋째 날: 여섯 번의 진퇴? V. 전투 넷째 날: 아킬레우스의 날 VI. 전투 이후? 맺음말? 더 읽을 책들?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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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메로스 서사시의 구성 원리는 바로 반복이다. 구절들, 주제들, 장면들 모두가 거듭거듭 되풀이된다. 하지만 그냥 늘 같은 게 나오는 건 아니다. 매번 조금씩 변형된다. 비슷한 것이 다시 등장하면서 전과 조금 달라졌으면 사람들은 그 차이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방식은 독자와 청중이 내용을 쉽게 받아들이게 해주면서도, 약간의 변경으로써 이야기 발전을 경제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시인은 비슷한 주제와 장면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그것들을 점차 강하고 크게 만들어 나간다. 그 발전 계열의 끝에는 보통 아킬레우스가 있다. 그 전까지 조금씩 조금씩 자라 오던 장면들이 아킬레우스가 등장하는 대목에서 가장 뚜렷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그렇게 반복되는 장면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어떤 장면이 앞이나 뒤에 나온 다른 장면과 어떤 점에서 유사하고 어떤 점에서 다른지 지적할 때면, 이 장면들이 전체를 연결해 주는 장치이고 점차로 성장해 가는 계열을 이룬다는 걸 생각하시기 바란다. (44쪽) 『일리아스』에는 신들의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나는 이것이, 옛 사람들이 인간사에 의미를 부여하던 장치라고 생각한다. 인간들 사이에 이러저러한 일이 일어나는데, 당사자들은 그게 무슨 의미를 가진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더 넓은 시야에서 보면 어떤 뜻이 있었다는 걸 이런 식으로 표현했단 말이다. 사실 이러한 장치는 희랍 비극에서도 발견된다. 비극에서는 같은 사건이 거의 두 번 그려지는데, 한 번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고, 또 한 번은 합창단의 노래에 의해서다. 합창단은 늘,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평가하고, 그 일과 연관된 다른 일들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지금 이 장면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예고하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의 독자나 관객들은 일반적으로, 예기치 않았던 사건이 갑자기 일어나는 데서 즐거움을 찾지만, 옛 청중들은 그보다는 오히려 미리 예고된 일이 과연 일어나는지 기다리는 데서, 그리고 예고된 대로 사건이 맞아 떨어지는 데서 즐거움을 얻었었다. 그래서 옛 시인은 이렇게 ‘스포일러’에 해당되는 것을 도처에 심어 놓았다. 그리고 이 장면은 인간들의 삶이 신들에 비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보여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걱정은 신들의 흥겨운 잔치 분위기를 깨는 정도의 의미밖에는 없는 것이다. 이제 서시가 예고한 것처럼 앞으로 수많은 전사가 쓰러지는 피의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신들의 장면은 일시적인 다툼에 뒤이어 ‘그칠 줄 모르는 웃음’으로 채워진 잔치로, 그리고 평화로운 휴식의 밤으로 끝났다.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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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진 [저]

•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고전학을 전공했습니다. 정암학당 연구원이자,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고대 서양의 중요한 저작들을 번역하고 해설해 소개하는 것이 할 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잔혹한 책 읽기],[신화와 영화],[그리스 로마 서사시],[옛사람의 세상 읽기 그리스 신화]등을 썼으며,[아폴로도로스 신화집], [아르고 호 이야기], [오이디푸스 왕],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등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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