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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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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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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수/크기/무게
132page/124*210*20/277g
ISBN
9788937408427/8937408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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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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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비닐 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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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와의 키스
: 배수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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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회화 가족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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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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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오렌지는 익어 가고
: 여태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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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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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 오정국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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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사랑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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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아이들을 눈뜨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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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내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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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탄생
: 유진목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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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랑
: 문정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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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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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과 나쁜 날씨
: 장석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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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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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 문정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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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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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욱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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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
: 최문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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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는 소문
: 김미령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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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미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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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말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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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거짓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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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 정재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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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
: 윤의섭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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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윤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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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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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공동체
: 손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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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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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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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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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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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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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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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온 소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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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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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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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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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만 남은 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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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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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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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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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중세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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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dagio
: 박상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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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초간의 포옹
: 신현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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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은 나무 7은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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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각의 비가
: 이선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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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동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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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를 지키려는 노력
: 황성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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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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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짐승 사전
: 신이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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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 김경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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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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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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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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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도 커다랗게 입을 찢으며 웃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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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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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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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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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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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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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 만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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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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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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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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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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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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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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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계속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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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분명한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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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꿈의 뉘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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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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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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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해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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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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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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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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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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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와 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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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 뒤 프루콩 드 네주 말하자면 눈송이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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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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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센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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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의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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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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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두꺼비집을 내려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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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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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훔친 기적
: 강지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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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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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잠 속의 모래산
: 이장욱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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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입으시겠어요?
: 조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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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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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른 이름들
: 조용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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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년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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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의 모국어
: 이기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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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참으면 다만 내가 되는 걸까
: 김성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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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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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아주 다르다
: 이만식 시집
6,300원 (10%↓)
나는 벽에 붙어 잤다
: 최지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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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 박판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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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물먹은 대지 위를
5,400원 (10%↓)
나나이야기
4,950원 (10%↓)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 권민경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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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나무늘보
6,300원 (10%↓)
길안에서의 택시잡기
9,000원 (10%↓)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 김명인 시집
8,100원 (10%↓)
그로테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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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 김경후 시집
4,950원 (10%↓)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 이기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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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 권혁웅 시집
7,200원 (10%↓)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7,200원 (10%↓)
구멍만 남은 도넛
: 조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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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코
: 조혜은 시집
7,200원 (10%↓)
구관조 씻기기
: 황인찬 시집
10,800원 (10%↓)
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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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 송종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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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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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놀이하는 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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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면의 힘
: 서동욱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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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동백을 품은 바다
6,300원 (10%↓)
결코 안녕인 세계
: 주영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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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표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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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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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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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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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dagio
: 박상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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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초간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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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성동혁 시집
10,800원 (10%↓)
4를 지키려는 노력
: 황성희 시집
7,200원 (10%↓)
강정 시인의 이번 시집 『백치의 산수』는 기존 시집들과 다른 지점에서 시적 파동을 전달한다. 일찍이 당져진 활시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시어들이 강정 시가 발산하는 에너지의 핵심이었다면 이번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당겨진 활시위가 놓여난 순간, 하나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화한 순간 발생하는 혼돈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시원에 가 닿는 광활한 주름의 언어, 시공을 반죽하는 이미지 축조술, 강정의 시는 자성을 띠고 전율하는 태초의 자석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시, 저마다의 강정으로 존재하는 시, 자유롭고 찬란한 한국어로 쓰인 에너지 그 자체인 시. 한국 문학에서 가장 ‘시인 같은 시인’으로 손꼽히는 강정의 여섯 번째 시집 『백치의 산수』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귀신』(문학동네, 2014) 이후 2년 만이자 1996 출간한 첫 시집 『처형극장』 이후 20년 만의 작품. 2015년 ‘현대시작품상’ 수상작 중 1편인 「토끼 소년의 노래」를 포함해 모두 40편을 담았다. 강정의 시는 반영과 반사의 산물이라기보다 스스로가 원료이자 재료인 시다. 시원으로서 그의 시는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재료의 질감으로 파악하는 회화, 음역과 장단을 통해 단도직입하는 음악처럼 언어의 질감을 최대한 많이 인식하는 것이 강정 시와 교감하는 방법이다. 영혼의 근육을 이완하고 수용할 수 있는 소리와 리듬, 감각의 한계를 확장할 때 강정의 언어는 인식의 지반을 흔들고 영혼에 지진을 일으킨다. 이번 시집 『백치의 산수』는 기존 시집들과 다른 지점에서 시적 파동을 전달한다. 일찍이 당져진 활시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시어들이 강정 시가 발산하는 에너지의 핵심이었다면 이번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당겨진 활시위가 놓여난 순간, 하나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화한 순간 발생하는 혼돈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표제작 「백치의 산수」는 외부와 내부가 공존하는 ‘현관’이라는 공간에서 행해지는 ‘백치의 연산’을 통해 생사의 경계, 이성과 감성의 경계를 뒤섞는다. 현관에 놓인 신발들을 보니 이 집에 없는 사람이 살고 있구나 괜히 문밖으로 나가 노크를 한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어와 신발을 벗고 신발 개수를 확인한다 검은색과 푸른색 신발이 있고 흰 신발이 하나 구겨져 있다 흰 신을 신고 잠깐 나갔다가 돌아오자마자 검은 신발로 갈아 신는다 흰 신을 신은 자는 밖에 있는데, 흰 신이 말하려다 턱이 빠진 사람처럼 나를 올려다본다 푸른색 신발 위엔 지난봄의 나비가 어른거린다 -「백치의 산수」에서 첫 시집 『처형극장』에서 강정은 시인을 일컬어 “살아서 죽음을 보여 주는” 존재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죽음을 살아낼 테야.” 죽음을 살아내는 강정 고유의 역설은 『처형극장』 이후 출간된 어떤 시집에서도 독자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이번 시집 『백치의 산수』에서도 ‘죽음의 생기(生氣)’는 시 곳곳에 등장한다. 「흡혈묘목」은 어둠과 피, 즉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사는 드라큘라를 모티프로 강정 시가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어둠의 실체를 보여 준다. 그곳은 “해의 진심”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 주는 생명의 밤, 치유의 어둠. 신작 『백치의 산수』는 시인 강정의 시론을 발견할 수 있는 ‘강정 읽기’를 위한 텍스트이기도 하다. 그래, 나는 밤이 되어서야 살고 밤의 더 깊은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당신의 혈관을 탐식하는 것이다 나를 만지면 모두 죽는다 내가 못 죽을 죽음을 대신 사는 것이다 나를 죽이려 하면 모두 거짓말쟁이 거짓의 태초를 박멸하는 짓이다 (중략) 누구, 해의 진심에 상처 입은 사람 있다면 볕을 피해 내 곁에 와 쉬라 아무 말 않고 울렁대는 대낮의 신음이 낯선 시로 들리다면 친구여, 내 뿌리를 거둬 당신의 쪽방 한구석에 신이 버린 생명의 뼈대인 양 자그맣게 걸어 두셔도 좋겠다 네 피를 마셔 네가 오래 아픈 이유를 보여 줄 테니 밤이 길다 나는 나의 누명을 혼자 사랑한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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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모든 핏기를 지워 잎도 열매도 키우지 않는 지상의 단 한 그루 나무가 되리 -「흡혈묘목」에서
1부 백치의 산수 총 광부 사진사 웃는 거울 마임 잊힌 부계父系 토끼 소년의 노래 인어의 귀환 무릎이 꺾인 음악 머뭇거리는 기도 피아노의 피안 비탈의 새-동혁에게 녹슨 꽃 공기놀이 죽음의 외경畏敬, 혹은 외경外經 할 말 없이 그림공부 백치의 산수 화염무지개 달의 혈족 2부 흡혈 묘목 실패한 산책 평범한 전이轉移 가을 산파 침묵 사냥 수은의 새 물의 백일몽 정오의 지진 잃어버린 말 너를 사랑한 흡혈귀 가시 흡혈 묘목 맴도는 나무 사슴과 사자 예수의 뜰 바닷가 화가 게면조 첼로의 바다 꽃의 그림자 경부 회귀선 무조無調
강정 [저]
1971년 부산 출생
1992년 [현대시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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