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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나무의 속삭임 : 박상봉 시집
곰곰나루시인선1 ㅣ 박상봉 ㅣ 곰곰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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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07월 15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128page/128*205*11/208g
  • ISBN
9791196850203/11968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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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1981년부터 시를 발표하기 시작해 오늘까지 40년에 이르는 시적 궤적을 그려온 시인 박상봉의 신작 시집. 첫 시집 ?카페 물땡땡?(만인사, 2007)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 격동의 1980년대를 겪고 불안과 기대 속에 맞은 21세기로 어느덧 발을 한참 들인 이 시기까지 한국 시단이 펼친 수다스런 행보에 비하면 박상봉의 시 이력은 ‘과작’ 또는 ‘간헐적 금작’이라 할 만하다. 때로 실제 삶에서 시를 미뤄두고 ‘시 없는 삶’을 살다가 그런 삶을 성찰하는 자아가 자라나 ‘내 삶에서 시란 무엇인가’라는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에 시달리게 되고, 그 시달림을 시로 드러내는 ‘간헐적이며 지속적인 과정’에서 자주 ‘에로스적 상상’과 어우러지면서 자기 세계를 열어온 시집이다.
  • 첫 시집에 이어 이번 시집에 오면서 박상봉의 시는 집에서 숲으로,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시적 공간의 자리옮김으로 새로워졌다. 그 숲이나 밖은 시인의 실제 체험 공간이기도 하지만 의미적으로 ‘안의 자의식’에서 ‘밖의 자의식’으로의 나아감을 증명해 주는 기표가 되기도 한다. 이 나아감을 그러나 집/숲, 안/밖의 이분법적 관계에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안의 자의식’에서 ‘밖의 자의식’으로의 나아감은 실은 안에서 밖을 지향하고 밖에서 안을 이해하는 어울림을 의미한다. 바로 “다가간다는 것은 스며드는 일”인 것이다. 박상봉의 시적 이력은 어쩌면 떠난 것을 기다리고 있던 시절에서 그 떠난 것을 향해 직접 나아가는 시절로의 이행이다. 그 이행에서 박상봉의 시는 “날마다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는 그것”의 의미로 “둥글어지고 무르익”고 있다. - 박덕규 해설 「몸살 앓는 꽃자리에서 둥글어지고 무르익기까지」에서
  • *시인의 말 5 〈제1부〉 먼나무 13 다가간다는 것 14 장미 16 불탄 나무의 속삭임 18 말복 20 너의 작은 것 21 안목 22 휘파람새 24 늦가을 단풍 26 늦가을 키스 28 사랑은 바람 같은 것 30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32 돌 깨는 남자 34 〈제2부〉 시가 내게로 왔다 37 밥에 대한 경배 38 어머니 빗자루 40 우엉잎 42 가장 성스러운 아침 44 내 어디 살고 있는지 45 아버지 소나무 46 목요장터 48 성밖숲 50 능청 떨고 싶다 52 새의 날개 54 헌 신발 56 빗방울처럼 58 〈제3부〉 향기 63 사랑하지 마라 64 만수계곡 66 웃녘의 봄 67 게으른 봄날 68 나무 십자가 70 눈사람 이야기 73 푸른 초장의 기억 74 직지사 76 금오산 78 감은사 80 희비자골 81 뒤뜰에 오동나무 한그루 82 〈제4부〉 소설 87 비파나무악기 88 서쪽에서 부는 바람 89 거룩한 우연 90 우쭐한 시 92 이 땅에 쓰인 말들 93 귀를 빼 서랍에 넣어두었다 94 바퀴벌레의 무게 96 엉덩이를 씻다 99 말입술꽃 100 동기감응하다 102 성밖숲에 시를 쓰다 104 노공이산 107 *해설|몸살 앓는 꽃자리에서 둥글어지고 무르익기까지 ㆍ 박덕규 111
  • 간이역에 나를 내려주고 서둘러 제 갈 길 가는 기차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 바라보았네 언제 올는지 모르는 기차를 기다리며 청마루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먼 데를 바라보던 기찻길 옆 오두막집 어린 소년은 기차가 떠나고 없는 텅 빈 역사 앞에 오늘도 먼나무처럼 홀로 서 있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대는 나의 먼 나무입니다 - 〈먼나무〉 전문 봄볕에 눈 녹을 때 개울물 찰방대는 소리 귀 기울이고 가만 들어봐 봄볕이 얼마나 반가우면 봄길 재촉하는 소리, 저리 즐거울까 다가간다는 것은 흐르는 일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듯 시냇물이 강물에 가닿고 바다에 이르듯 껴안고 흐르는 일이다 다가간다는 것은 스며드는 일이다 고스란히 곁으로 가서 너와 나, 경계가 없어지고 몸 섞으며 하나 되는 것 다가간다는 것은 사랑하는 일이다 둥글어지고 무르익는 일이다 날마다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는 그것 얼마나 설레고 흥미로운 일상인가 - 〈다가간다는 것〉 전문 새는 하나의 단어 하나의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단어는 다시 하나의 자음과 하나의 모음으로 구성된다 새의 날개는 아침에 우산처럼 펼쳤다가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노을처럼 곱게 접힌다 날개가 너무 커서 한 폭의 치마를 입은 것 같다 넓적한 물갈퀴로 뒤뚱거리며 걷는 걸음걸이가 바보 같다 거추장스러운 큰 몸통 때문에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제아무리 날갯짓 버둥대봐도 제대로 날지도 못한다 사람들은 한 번도 새가 나는 것을 본 적 없다 그러나 폭풍이 불어올 때,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들*과 서 있는 모든 나무와 엎드린 풀들조차 숨죽이고 몸을 숨길 때, 혼자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 긴 치마를 활짝 펼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폭풍 몰아치는 공중으로 몸을 던진다 그 순간, 두 날개로 바람을 힘껏 안고 날아오르는 새 의 기적을 보게 된다 두 달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세상에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나는 앨버트로스 사람들은 이제 그 새를 ‘하늘을 믿는 노인’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나는 아등바등 살았다 하늘을 원망하고 바람을 외면하고 한 번도 날개를 펼친 적이 없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나의 힘이 아닌 바람의 힘으로 날아야 한다는 것 신천옹(信天翁)이 되고 싶다 -〈새의 날개〉 전문
  • 박상봉 [저]
  • 1958년 경북 청도 출생. 1981년 동인지 『국시』 활동. 1990년 현암사가 발간하는 『오늘의 시』 선정. 1995년 『문학정신』 가을호에 「쎄씨를 읽는 남자」 외 2편 발표. 시집으로 『카페 물땡땡』(만인사). 『불탄 나무의 속삭임』(곰곰나루) 발간. 〈시인과 독자의 만남〉을 비롯 지역문화 행사 200회 이상 기획·운영. 다양한 지역에서 문화산업 기획자로 활동했고 현재 중소기업성장 컨설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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