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사회가 따뜻해지기 바라는 사랑의 지침서입니다.
어떤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 그리고 시인이 살고 있는 공간이나 시간에 따라, 시어와 소재 그리고 시적 대상이 다를 것이다. 그 중에서 시인의 가치관과 삶의 지향점은 시를 음미하면서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독자는 시인이 살고 있는 지역이나 직업 그리고 나이에 따라 변별되는 시어나 소재를 각자 공감하거나 선택하여 읽을 수 있다.
김종원 시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일상의 평범함에서 건져 올린 시선이 시인만의 혜안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살아온 과정에서 체득한 진정성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끌어내었다는 것으로 소소함 속에 비범함이 잠겨 있다. 이 얼마나 가벼운 진리인가. 그리고 얼마나 따뜻한 시선인가.
김종원 시인의 시세계를 세 가지의 통로를 통해서 들여다보았다. 이 시집을 끝까지 읽은 독자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진 시편들보다 내면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있는 작품세계라고 공감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가진 소소한 일면들을 함께 들여다보고 공감하면서 작은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시는 시인이 살아온 오랜 내력으로 쓰인 것이다. 관찰과 발견을 통하여 성찰한 세계를 시인이 가진 가장 편한 언어로 드러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우리가 가진 진정한 것들 또한 이기적인 수많은 파편들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것들은 하나의 영화장면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할 것이나 또 한 편 한 편 의식을 담은 그릇의 따뜻한 밥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시집은 그런 믿음이 모아져 가정과 사회가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사랑의 지침서이다. 마음이 편해지고 싶은 날 일독을 권해본다.
1부
말혀 - 17
명상 - 18
안경알을 닦으며 - 20
다시 그날이 오고 - 21
특별한 날에만 기억되는 특별한 사람들 - 22
그리 멀지도 않았다 - 24
어머니 5 - 26
어머니 6 - 27
어머니 7 - 28
어머니 9 - 29
가족사진 - 31
혹시 - 32
다시 새 생명으로 피어나라 232만 송이 - 34
2부
사랑은 2 - 39
꽃 - 40
안개 - 42
광장에 핀 꽃 - 44
다시 새벽이 오면 - 46
봄비 - 48
내가 너를 사랑해 라고 말할 때 - 50
빈 둥지 - 52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 - 54
새해 아침에 - 55
시골버스 - 56
결혼 - 58
어둠이 머리 위에 쌓여간다 - 60
3부
어머니 1 - 65
어머니 2 - 66
어머니 3 - 67
어머니 4 - 68
행복 아바타 - 69
사랑은 1 - 70
2016 우리들의 사랑 법 1 - 72
2016 우리들의 사랑 법 2 - 73
소시민 - 74
촛불 2016 - 75
그 길에서 시를 만나다 - 76
반구대에서 암각화를 만나다 - 78
다시 신명리에서 - 80
평창연가 - 82
4부
나는 보았어요 - 85
풀꽃 - 86
구름은 간다 - 88
그리고 그날 이후 일 년이 지났다 - 90
느림의 비애 - 92
고향 知止에 와서 - 94
할머니 - 96
세상 살아가는 연습, 그리고 - 98
백구 복실이 - 100
그리움에 대하여 - 102
처용암 - 104
그래... 만나야지 - 106
그래도 지금은 아니야 - 108
해설 / 문정영(시인) - 111
명상
눈을 뜨고 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답답하다
무엇이
지친 우리들의
위안이 될 수 있을까?
눈을 뜨고
보면
모든 것이
막막하다
손을 뻗어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안타까운 눈망울들이
강물이 되어
쫓기듯 바다로 간다
눈을 뜨고 보면
보이지 않던 이름들이
눈을 감고 바라보면
보인다.
말혀
넌
할 말 있지 분명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외면하면 안 돼
숨기려고 할수록
자꾸만 드러나게 되는 법
부끄러운 일이야
말혀
할 말이 있다고
어서
모르는 척 넘어 가면
안 돼
그건 부끄러운 일이야.
김종원 [저]
1960년 울산 생. 1986년 시전문 무크지 <시인> 4집 『시인이여 시여』를 통하여 문단에 나왔다. 1987년 울산에서 안성길, 이광희, 이숙희, 류윤모 시인 등과 <신시대의 시> 동인을 결성하여 활발히 활동했다. <부산·경남 젊은시인회의>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울산작가회의> 수석부회장 및 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집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새벽,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다시 새벽이 오면』, 『길 위에 누워 자는 길』 등과 시선집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가 있다. 2016년에 울산광역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2018, 2019, 2021년에는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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