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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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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시인선(총10건) 내일이면 산벚꽃 환해지겠다 : 오미옥 시집     9,000원 (10%↓)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     9,000원 (10%↓) 새의 몸속에서 숲이 태어난다 : 김지은 시집     9,000원 (10%↓) 바다는 거의 밀물이어서 : 정기남 시집     9,000원 (10%↓) 히스토리아 : 황애숙 시집     9,000원 (10%↓) 세상의 아침을 읽다 : 김용태 시조집     9,000원 (10%↓) 이별 후에야 너다 : 진시원 시집     9,000원 (10%↓) 물소리에 산을 열고 : 박상주 시조집     9,000원 (10%↓) 사십계단, 울먹 : 원양희 시집     9,000원 (10%↓) 파도시편 : 이윤길 시집     9,0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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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애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하이데거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오랫동안 철학을 강의해온 시인의 시는 구성과 내용이 매우 독특하다. 시인의 시는 서정시의 양상을 띠면서 철학적 사유의 서사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첫 시집이 연작 형식의 시집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대화 형식의 시집이다. 한 편의 시와 그에 상응하는 한 편의 시가 따라 실려 있다. 시인의 삶의 여정에 대한 성찰, 자연과 문화, 역사에 대한 탐구와 성찰이 담겨 있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를 오가며 보다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고 사유하여 그것을 시작(詩作)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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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평] 시인은 부처님이 말한 생로병사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사성제 즉 고, 집, 멸, 도)에 대한 관심보다는 ‘세계가 어떠한지 무엇인지 왜 있는지 알고 싶어 삶의 근심 걱정 잊는 사람들’이 있음을 말한다. 시인은 실존적 삶의 고통과 고뇌보다는 ‘아포리아’를 묻는 매우 지성적인 철학자로서 인식론적이고 존재론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으므로 철학자로서 ‘철학시’를 시도한 것이 아닐까? ‘철학시’에 대한 시도는 시인의 뜻대로 이루어졌는가? 그가 시인으로서 꾸는 꿈은 일망(一望)의 꿈이다. 이 꿈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때때로 찾아오는 순간들로 현현한다. (？) 그의 시에는 구체적인 대상과 체험을 감각적 이미지로 묘사하는 수사학적 기교나 표현이 거의 없다. 하지만 ‘철학시’로서 제시한 다양한 ‘세밀화’와 ‘거대한 수묵화’에서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깨달음에서 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김재현(경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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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시詩 1 시詩 2 길 Ⅰ 돌아온 여행자 낙조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1 더 블루스 어둠 속에서 유배된 별 만어산 부엉이가 날기 시작한다 초음파 사진 블랙박스 루시 첫걸음마 벼. 쌀. 밥 기원 전 토기 앞에서 레테강을 건너다 길 Ⅱ 실크로드 1 실크로드 2 왕의 피라미드 사막의 배 수리아 사원 멕시코, 태양 신전 말의 신 1 말의 신 2 언어 1 바벨탑 위대한 침묵 듣는 종鍾 길 Ⅲ 피와 포도주 쿠스코, 대성당 아유타야의 불상 선악의 탄생 1 선악의 탄생 2 악의 창조 판도라 신들의 황혼 언어 2 다시 신을 찾습니다 새로운 신 마돈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쿠마리 돈 바라나시 신들의 나라 길 Ⅳ 조류독감 닭가슴살 닦달 그 바다의 변천사 누가 더 센가 팽팽한 대치 이제, 이제서야 숨은 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 동충하초 하루살이 불멸의 꿈 연꽃이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듯이 길 Ⅴ 오래된 미래 1 오래된 미래 2 다시 또 신이다 1 다시 또 신이다 2 아포리아 1 아포리아 2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2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3 붉은 달 상현달 일망一望의 꿈 ...몽환 해설/김재현_‘일망一望의 꿈’과 ‘몽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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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이 높이를 알려주니 산 위에 올라 저 하늘을 우러르리라 땅이 넓이를 알려주니 땅의 끝에서 멀리 바다를 건너리라 그렇게 온 세상을 보리라 그리고 알리라 깨달으리라 역마살의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스무 살에 나는 길을 떠났다 산길, 들길, 사막길, 바닷길, 몸의 길, 영혼의 길, 실재의 길, 관념의 길, 소리의 길, 문자의 길, 보이는 길, 보이지 않는 길 경험은 사유를 낳고 사유는 경험을 찾아 보여서 보았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보았다 들려서 들었고 들리지 않는 것도 들었다 전체를 보려는 건 끝까지 가려는 것 끝을 보려는 건 이미 끝에 있는 것 40년 여정의 시간에 약속의 땅은 없었고 많이 걸어서 몸은 무겁고 많이 보아서 눈이 침침한 육십갑자 돌아온 나이에 세상도 그렇게 둥글어 우연인가 오랜 계획인가 출발지로 돌아왔다 풍경도 이웃도 달라졌고 나 또한 많이 변했지만 옛 기억 남은 곳에서 지나온 길 반추하며 다시 또 새로운 약속의 땅을 찾는다 -「돌아온 여행자」 온몸을 떨며 오로지 한 방향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 그렇게 한 생애 버티는 건 사소한 기억의 알 수 없는 힘이었다 이제는 멀리 있는 기억 속의 서해 바다 뜨거운 낙조 저렇게 타오르다 풍덩 사라졌으면？ 지는 해를 꿀꺽 삼키고 가슴을 데었었다 이제 뜨겁지 않은 나의 낙조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 남은 온기 쓸쓸함에 데어, 울컥 삼킨 해를 토하려 했다 데인 자국 만지며 불현듯 욕망한다 떠올라라 황홀하게 지는 해여! -「낙조」 우주로 떠난 보이저호*는 영영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다 문명의 기술을 집약한 722㎏의 작은 배 한 척 깊이도 넓이도 헤아릴 수 없는 검푸른 바다를 헤치며 믿을 수 없는 속도 시속 6만㎞로 홀로 나아가 태양의 행성들을 차례로 만나고 37년 만에 태양계를 벗어났다 멈출 수도, 돌아올 수도 없는 지친 몸, 40년 이르면 마침내 어느 섬에 닿아 누군가를 만날까 그래서 지구의 인사말을 전하고 우리의 삶을 말해줄 수 있을까 우리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을까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 1」 *1977년 미국이 발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voyager)는 여행자, 항해자의 뜻 하늘과 바다의, 블루 희망의 푸른, 블루 추위나 상처로 검푸른, 블루 무겁고 우울한, 블루 이 모든 블루의 블루스 블루스가 저 하늘을 넘어갔다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인간들에게 전하기 위해 보이저호가 싣고 간 음악의 하나 지구로 돌아올 수 없는 운명의 우주선 깜깜한 허공에서 애타게 손짓한다 먼 먼 어딘가의 누구여 누구여 블루스를 듣거든 이렇게 알게나 지구엔 인간이란 생명이 사는데 천적이 없어 자기들끼리 싸운다고 피부색, 믿음이 다르다고 짓밟고 죽이고 그 슬픔 삼키려 영혼의 노래를 부른다고 암담하고 침울한 검푸름 속에 희망의 푸른빛 발할 수 있는 그런 생명이 살고 있다고 지구라는 고독한 행성에 -「더 블루스*」 *＜더 블루스 (더 소울 오브 맨)＞,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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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애숙 [저]

• 황애숙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부산대학교에서 [하이데거의 철학적 논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시와 철학』(2010년), 역서 『하이데거와 비트겐슈타인』(2011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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