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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문인 유득공의 산문집이 번역·출간되었다. 규장각 검서관 등 관리를 역임했던 유득공은 시집, 기행문 등 다양한 저서를 남겼다. 그 중 시, 가족 , 나라, 문화 등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담은 산문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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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슨 일이 터지면 그때에야 난리를 치는 일이 자주 있다. 고구려 문제가 그렇고 독도문제가 그렇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진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심오하게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한다. 발해문제를 통하여 고구려 구강문제를 제기한 유득공의 생각은 오늘 우리가 보기에도 얼마나 탁월한 안목을 지닌 것인가! 이번에 계명재학교 김윤조 교수의 번역으로 태학사에서 나온 유득공의 산문선 [누가 알아주랴]는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책이 아닌가 한다. 영재?齋 유득공柳得恭(1748～1807)은, 놀랍게도, 한시뿐 아니라 가사 없이 제목만 남은 악곡이나 향가까지 하나의 체계로 이해하려고 시도한 학자였다. 그는 18세기 북학파 학자?문인 가운데 우리나라 문학의 전체 상을 조감하려고 한 걸출한 안목의 소유자였다. 거칠게 말하자면, 유득공은 20대 초반에 이미 평생 시작詩作의 기초를 마련하고 방향을 결정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해응은 유득공이 실학實學에 힘썼다고 하였다. 이름 그대로 실학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리地理와 명물名物에 대한 저술이 많다([연경재전집] 외집1, ?유혜보득공애사?). 유득공이 남긴 지리?명물에 대한 저술로는 무엇보다도 [발해고]와 [사군지]가 꼽힐 것이다. 두 저작의 의의나 가치에 대해서는 달리 췌언이 필요하지 않다. 박제가에 따르면 [이십일도회고시]는 조선이 자리하고 있는 한반도 내의 역사사실을 상세하게 밝힌 저작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삼아서 그와 짝이 되는 [발해고]는 우리가 대륙에 발판을 두어야 하는 당위성을 천명한 한 부의 위대한 문헌으로 파악되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정유집], ?발해고서?). [이십일도회고시] 역시 단순한 시집으로 엮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풍속지의 선구적 저작인 [경도잡지京都雜志] 역시 같은 성격의 저술이다. 지금까지 유득공의 실학적 저작으로는 이런 정도를 들 수 있었다. 최근에 존재가 확인된 비둘기에 관한 관찰 보고서인 [발합경??經]이나, 아직 그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호랑이에 대한 기이한 견문을 모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속백호통續白虎通], 벼루에 대한 전문적인 저작이었을 [동연보東硏譜], 담배에 대한 재배법 등의 실용적 저술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연경烟經] 등은 모두 명물에 대한 저술들이다. [속백호통] [동연보] [연경]의 한 부분을 이루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기사들이 실려 있는 [고운당필기古芸堂筆記] 역시 지리와 명물이 주요 내용이다. 이상에서 유득공이 관심을 둔 주제들－비둘기?호랑이?벼루?담배와 [고운당필기]에 독립 항목으로 기술되고 있는 인삼?귀마개?광대?짚?북어 등에 대한 치밀하고도 생생한 서술은 당시 학계의 한 특징인 박학博學의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박학은 명물 고증의 다른 이름이다. 박제가가 유득공의 세 가지 재능을 꼽으면서 박학을 첫머리로 하고 다음으로 시에 뛰어나고 나라의 전고에 밝다고 한 것(?발해고서?)은 이러한 특징을 지적한 말이다. 유득공은 지역적으로는 만주벌판으로, 시대적으로는 그 광활한 만주벌판을 달리던 민족사 전개의 초기 단계로 향한 꿈을 간직한 사람이었다. 우리 민족사의 잃어버린 무대를 회복하고자 한 그의 일념은 진지하였다. [발해고]는 그 점에서 새삼 주목되어야 한다. [발해고]에서 “나라를 경영하는 정책에서 도움될 것”이 무엇일까? 그는 시대를 넘어서 오늘의 우리에게도 민족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렇게 큰 이상을 품은 유득공이야말로, 누구도 알아주는... 이 없는 사람이었다. 당시 여건은 유득공 같은 사람의 발언이 의미를 갖기 어려웠다. 그 자신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유득공을 평가할 때 시인 또는 문인이라는 데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이 점에서 우리는 다시 유득공의 글을 통해서 200여 년 전의 한 위대한 문학인이자 대학자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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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학산문선을 발간하며 만주벌판을 꿈꾼 역사의 시인 제1부 독서와 사색의 편린 제2부 풍속과 민속 제3부 시문에 대한 생각과 그 실천 제4부 우리 역사와 우리 땅 제5부 동아시아에서 서양으로 부록 제1부 원문 제2부 원문 제3부 원문 제4부 원문 제5부 원문 부록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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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득공 [저]

• 1748(영조24)~1807(순조7).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시인. 본관은 문화, 자는 혜보, 호는 영재·고운당 등이다. 1774년(영조50) 생원시에 합격하여 생원이 되었으며 1779년(정조3)에는 시문에 대한 뛰어난 자질을 인정받아 규장각 검서관에 제수되어 이후 여러 관찬 사업에 참여하였다. 포천 현감, 양근 군수, 광흥창 주부, 가평 군수 등을 거쳤으며 말년에는 정조가 그의 공을 높이 사 영원히 검서직을 겸하도록 명하기도 했다. 박제가, 이덕무, 서이수와 함께 ‘4검서’로 불렸고 규장각 인사들을 비롯한 실학자들, 청나라 문인들과 활발히 교유하며 당대 지식 조류에 영향을 미쳤다. 시에 뛰어났으며 역사, 지리, 풍속, 언어 등에 특히 열정을 쏟았다. 저작으로 《발해고》 《경도잡지》 《이십일도회고시》 《사군지》 등이 있다.

• 김윤조(Kim Yun-jo) [저]

• 계명대학교 한문교육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와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한문연수원의 연구부 과정을 졸업하였다. 계명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번역서로 《역주 과정록》과 유득공의 《누가 알아주랴》 《19세기 견문지식의 축적과 지식의 탄생: 지수염필》 등이 있고, 논문으로 〈한국 한시에 있어서 오언절구의 형식적 특징에 대한 검토〉, 〈논어 학이편 연구: 논어 편찬 과정에 대한 일관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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