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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높은 자 
모리스 블랑쇼 선집1 ㅣ 모리스 블랑쇼, 김예령 ㅣ 그린비 ㅣ Le TresHa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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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0원
  • 판매가
25,200원 (10% ↓, 2,800원 ↓)
  • 발행일
2019년 04월 10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448page/148*213*37/642g
  • ISBN
9788976824769/897682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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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블랑쇼 선집(총9건)
최후의 인간     14,400원 (10%↓)
저 너머로의 발걸음     20,700원 (10%↓)
지극히 높은 자     25,200원 (10%↓)
카프카에서 카프카로     18,000원 (10%↓)
죽음의 선고     11,700원 (10%↓)
  • 상세정보
  • 그간 비평서를 통해, 혹은 불연속적인 침묵과 파편적 중얼거림에 가까운 글쓰기를 통해 블랑쇼를 접해 온 한국의 독자들에게 모처럼 선보이는 본격 소설 작품. 『지극히 높은 자』는 1941년의 『토마 알 수 없는 자』 첫 판본, 1942년의 『아미나다브』와 함께 초기 소설 3부작을 이루며, 바타유, 클로소프스키, 레비나스, 푸코, 데리다 등 많은 철학자들이 이야기하고 또 결과물까지 남긴 바 있는 작품이다. 희랍 비극, 독일 문학과 철학의 영향을 관통하며, 방대하고 집요하고 난해하며 압도적이란 평을 받는다.
  • 인간의 한계-너머와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는 블랑쇼의 문제작! 현대 프랑스의 문학과 사유의 지형도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름, 모리스 블랑쇼.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블랑쇼 문학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기념비의 없음으로부터 오며, 그것의 자취는 중심을 제 안으로부터 이탈시키려는 치열한 ‘바깥’의 움직임으로서만 가늠될 수 있을 따름이다. 그 사실이 오로지 언어의 문제를 사유하고 침묵과 고독의 글쓰기를 실천하는 데 바쳐진 블랑쇼의 문학을, 바로 그렇기에 스스로의 테두리를 넘어 자기동일성과 순수성의 논리에 입각한 일체의 구조들을 해체하는 힘일 수 있도록 만든다. 담론, 권력, 주체(근대의 형성에서 이 셋은 내적으로 긴밀히 엮여 있다)에 대해, 또는 법의 초월성과 역사의 종말에 맞서, 블랑쇼는 끈질기게 바깥, 부재, ‘중성’의 가능성을 천착한다. 그리고 인간의 한계-너머와 그 죽음의 의미를 성찰한다. 나아가 공동체에의 이상이 전체주의라는 비극으로 귀결하고 난 이후에 도래할 수 있을 또 다른 공동체의 문제를 모색한다(이 모색은 우회를 거치면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예술이 가능한가, 라는 오랜 물음과도 만나리라). 이것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정확히 말하면 그의 글쓰기와 문학의 요체는 부단히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지며 막다른 골목의 경계를 밀고 고립된 성채의 근저에 틈과 생채기를 내는 데에 있지, 결코 궁극적인 확답의 제시에 있지 않다. 예술과 정치, 미학과 윤리의 문제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블랑쇼의 치열한 글쓰기 속에서 비단 그 한 사람만이 아닌, 동시대적 성찰들이 저마다 고독하게, 그러나 무한히 함께 영향을 주고받는바, 마치 그 모든 대화의 끝없음이 지니는 유일한 (목적 아닌) 목적이란 단독의 어느 한 지점에서 그 궁극의 확언이 부과되지 않게끔 방지하는 일인 듯 보인다. 더없이 고조되는가, 더없이 전락하는가. 블랑쇼의 디스토피아, 몽환적 우화가 말해 주는 것 이번에 그린비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지극히 높은 자』는 그간 비평서를 통해, 혹은 불연속적인 침묵과 파편적 중얼거림에 가까운 글쓰기를 통해 블랑쇼를 접해 온 한국의 독자들에게 모처럼 선뵈는 그의 본격 소설이다. 다소 도식적으로 설명한다면, 블랑쇼는 1948년 여름에 발간된 『죽음의 선고』와 더불어 ‘소설’ 창작을 접고 ‘이야기’(r?cit)의 시기에 진입한다. 기실 『죽음의 선고』와 거의 동시에 출간된 『지극히 높은 자』는 1941년의 『토마 알 수 없는 자』 첫 판본, 그리고 1942년의 『아미나다브』와 함께 그의 초기 소설 삼부작을 이루는 동시에, 그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자리매김된다. 일찍이 블랑쇼는 “이야기는 사건의 연관 관계가 아니라 사건 그 자체를, 사건으로의 접근을, 사건이 발생하기 위해 불려오는 장소를” 다룬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야기와 대비되는 장르로서의 소설은 일상의 시간을 구현하고 실재의 사건들을 모방하는 그 형식 속에 이야기가 담지 않는 다각적인 요소들을 다루고, 특유의 다잡성에 힘입어 이야기가 스스로의 공간화를 위해 생략하는 일들을 수행한다는 말이 된다. 즉, 『지극히 높은 자』는 『죽음의 선고』의 기획이 깎아 낸 한 축을 담당하여 그 측면을 한껏 전개하고 발전시킨다. 이 장편소설은 방대하고 압도적이고 집요하고 난해하며, 조금씩 완만하게 반복을 거듭하는 가운데 제 역사를 구성하다 어느 순간 극적으로 휘몰아치면서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대단원을 향해 폭발한다. 더없이 고조되는가, 더없이 전락하는가. ‘장편 소설’이라는 전통적 형식이 허락하는 여러 가능성 중에는 선조성을 포함...
  • 『모리스 블랑쇼 선집』을 간행하며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옮긴이 후기 _ 법, 병, 말 모리스 블랑쇼 연보 모리스 블랑쇼 저작목록
  •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 문구를 어떻게 잊겠는가? 병가(病暇) 중에 시내의 한 구역으로 산책을 나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가,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지하철로 내려가다 누군가와 부딪혔는데, 그가 거친 어조로 나를 불러세웠다. 나는 그에게 소리쳤다. “당신은 나를 겁줄 수 없어.” 그의 주먹이 매혹적일 정도로 빠르게 뻗쳐왔고, 나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사내는 군중들 사이로 사라지려 했지만 헛수고였다. 그가 분노에 차 항의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자가 나를 밀쳤소. 나를 가만 내버려 둬요!” 아픈 곳은 없었으나, 내 모자는 물속에 뒹굴고 있었고, 내 얼굴은 필시 창백했을 것이며, 몸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나는 막 병에서 회복된 참이었다. 사람들은 내게 충격을 받으면 안 된다고 했었다). (13쪽) 나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내 집으로 돌아온 후 방들의 불을 모조리 켰다. 나는 이날 하루에 관해 마치 내 여생 전체에 대해 그러듯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보고서, 다시 말해 간단한 일기. 사람들은 누구나 똑같이 법에 충실해야만 한다, 라는 생각은, 아! 나를 도취케 했다. 사람들은 그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고 누구나 비천한 행위들을 저지르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숨겨진 존재들의 주위로 확산되는 건 빛의 훈영이었던 것이다. 자신과 전혀 다른 타자를 하나의 희망이자 놀라움으로 바라보며, 알았다는 발걸음으로 그를 향해 걸어가지 않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43쪽) 우리가 회양목들을 따라 두 기념물 쪽으로 걸어 나가자 소궁전의 모습을 한 무덤은, 마치 이곳에서 죽음은 오직 여성성만을 지녔던 터라 우아함과 몽상뿐 아니라 배반과 범죄의 영속마저도 그것들을 담았던 웃음기 어린 생각과 완벽히 즐거운 마음의 양상하에 이뤄지게 하려고 애썼다는 듯, 젊고 상냥하고 거의 행복해 보이기까지 하는 장례의 교태를 살짝 부리며 빛났다. 반면 다른 편 무덤은 번뇌에 시달리는 검은 공허의 밑바닥으로부터, 적나라한 남성적 오만 속에서, 회한을, 거대한 규탄을, 귀 멀고 입 닫힌 돌의 원한을 끊임없이 쌓아 올리는 중이었다. 하계(下界)의 광기와 인내에 의해 서서히 낮을 향해 올려진 이 한 쌍의 무덤 앞에서 나는 루이즈가 이 두 과거의 화해를 일절 거부하며 땅 밑으로부터 자신을 향해 상냥하게 뻗쳐 오는 반지 낀 나긋나긋한 손을 증오심에 차 밟고 지날 것이며, 공포로 가득 차 저주를 내뱉는 어두운 쪽의 죽음을 향해서만 동정심을 느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125쪽) 그리하여, 한 남자와 그의 누이를 닮은 어떤 여자가 한 몸처럼 함께 들어와, 안티고네 혹은 엘렉트라의 정념으로 국가의 법과 가족의 법을 맞붙였던 고대비극처럼, 흡사 끝나면 큰일 나는 의례적 코미디의 한 정경처럼, 앓는 백치와 간호사의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근친상간의 금기에 아슬아슬하게 두 다리를 내려뜨리고 앉아 구덩이 속 오레스테스, 제 오라비를 걷어찼었나, 세상에서 가장 보이지 않는 여자의 형상을 한 채 해묵은 기억의 지하무덤으로 데려가 봉인된 가족의 폭력을 헤치곤(그런데 그 기원의 사건은 정말로 있었던 것일까) 기어이 죽은 아비의 환영을 끌고 올라오는 저 망할 누이인지 붉은 누더기인지를 닮은 여자가, 참으로 물색없는 사랑과 돌봄, 심지어 경배(adoration)의 맹세로서, 망각과 깨어남과 열광과 발작을 거듭하는 남자의 따귀를 때리고, 침을 뱉고, 욕을 퍼붓고, 아무도 봐서는 안 될 참지 못할 진실을 제가 유일하게 보았다고 우기며 마침내 총구를 겨눠 쏠 때에, 반복 속 변주를 통...
  • 모리스 블랑쇼 [저]
  • 1907년 프랑스 켕 출생, 2003년 이블린에서 사망. 젊은 시절 몇 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것 이외에는 평생 모든 공식 활동으로부터 물러나 글쓰기에 전념하였다. 작가이자 사상가로서 철학·문학비평·소설의 영역에서 방대한 양의 글을 남겼다. 문학의 영역에서는 말라르메를 전후로 하는 거의 모든 전위적 문학의 흐름에 대해 깊고 독창적인 성찰을 보여 주었고, 또한 후기에는 철학적 시론과 픽션의 경계를 뛰어넘는 독특한 스타일의 문학작품을 창조했다. 철학의 영역에서 그는 존재의 한계·부재에 대한 급진적 사유를 대변하고 있으며, 한 세대 이후의 여러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동시에 그들과 적지 않은 점에서 여러 문제들을 공유하였다. 주요 저서로 '토마 알 수 없는 자', '죽음의 선고', '원하던 순간에', '문학의 공간', '도래할 책', '무한한 대', '우정', '저 너머로의 발걸음', '카오스의 글쓰기', '나의 죽음의 순간' 등이 있다.
  • 김예령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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