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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익스프레스』는 저자가 '왜 산에 오르는가, 왜 산과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는가, 왜 하필 알프스인가' 등 자신의 의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산을 다니기 시작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책 중간 중간 산에 오르는 모습을 빛깔사진으로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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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상을 떠나 알프스의 품으로 2. 처음 만난 알프스 3. 몽블랑 익스프레스 4. 인생의 봄은 어디까지 5. 알프스 횡단 등반과 그 후 6. 봉주르, 샤모니 몽블랑! 마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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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타이를 처음 매본 적이 언제였던가? 열이 넥타이를 처음 맨 것은 아마도 자신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회사의 입사시험 면접 때였다. 기술직이었던 열은 입사 후엔 넥타이를 맬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은서와 결혼할 때, 예식장에서 뿐이었다. 은서, 은서는 열의 첫사랑이었다. 달뜬 가슴으로 애만 태우던 풋사랑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단지 꿈속의 짝사랑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은서는 열의 진짜 첫사랑이었다. 그러나 오래도록 가꾸면서 지키고 싶었던 사랑이 떠나간 지도 어언 몇 년이던가. 대학 졸업 후 열은 직장생활을 시작하고서도 산을 떠나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산행을 했는데, 여름과 겨울엔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보름씩 장기산행도 했다. 그리고 고향의 또래 산악인 친구들과 인도 히말라야의 탈레이사가 원정도 다녀왔다. 그때까지 열의 가슴엔 이성이 자리 잡지 못했는데, 서른 하나가 되어서야 열에게 여자가 찾아왔다. 산악회 후배 은서였다. 대학 졸업반이었던 은서와의 만남은 산밖에 몰랐던 열로서는 너무도 새로운 세계였다. 사귄지 1년 후, 열은 은서와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쳤다. 행복했다. 하지만 이 울타리는 결코 튼튼하지 못했다. 열이 새로운 생활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떠난 맥킨리 남벽등반에서 동상에 걸려온 다음, 둘의 사이는 급속하게 허물어져 내렸다. 열은 은서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시간을 두고 좀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자며 이듬해 열은 파키스탄 원정을 떠났다. 원정에서 돌아온 열은 은서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했지만 그녀의 결심은 확고했다. 이후 열은 서류로 이루어지는 제도적인 여러 관계들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던 사랑이었지만 현실에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산(山) 때문이 아닌가 여긴 적도 많았지만 열은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탄탄한 자기 일도 가지고 있던 은서는, 어쩌면 현명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산이나 무언가 의미 있는 일에다 열정을 쏟고 싶어 한 열을 싫어했다기보다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은서의 가슴에도 혼신을 다하고픈 무언가가 있나보다고 열은 어렴풋이 느꼈다. 열정이었다. 산을 향한 열의 열정과 그 무언가를 향한 은서의 열정은 두 개의 다른 길이었다. 그러면서도 은서와 헤어진 열은 한동안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자신이 미웠다. 좀더 은서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지 않았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시간은 망각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했다. 차츰 은서의 떠남이 열에게 충분히 받아들여질 만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상처라는 게 어찌 한두 해 만에 치유될 성질이었겠나. 오늘도 열은 이미 매어져 있는 넥타이를 만지작거렸다. 사장인 준모는 “엔지니어링 세일에선 넥타이가 기본이야.”라며 종종 넥타이 복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열은 넥타이 매듭을 잘 하지 못했다. 넥타이 매듭법을 배우고픈 마음이 없던 열은 준모가 처음에 매어준 넥타이를 완전히 풀지 않고 고리를 느슨하게 풀었다 조였다 하며 매일 사용했었다. 이런 사실을 안 준모는 기본적인 자세마저 되어 있지 않았다며 웃음 섞인 잔소리를 늘어놓곤 했다. 자일 매듭과 넥타이 매듭은 뭐가 다를까.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회사원 노릇하는 것이 답답하기만 했던 열에겐 매끈하고 확실한 자일매듭은 생명을 지켜주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넥타이 매듭은 목만 불편하게 할 뿐이었다. 엔지니어링 세일즈 또한 일을 잘 못하면 목구멍으로 좋고 부드러운 음식 못 넘겨 불편할 뿐이지 죽기는 ...하겠느냐고 여겨질 뿐이었다. 진실된 말은 반드시 넥타이를 맨, 외관상 반듯하게 보이는 차림의 목에서만 나와야 된다는 법은 없었다. 반듯한 정장 차림을 해야만 세일즈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되냐고 불평하면서도 어느덧 열은 넥타이에 목이 묶인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열은 한낮, 테헤란로의 빌딩 숲을 지나고 있었다. 빌딩 사이의 틈을 비집고 겨우겨우 내리꽂히는 햇살이 열의 어깨를 쳤다. 순간 열은 자신의 목을 감고 있는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싶었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건만 왠지 모를 답답함이 며칠 동안 열을 괴롭혔다. 빌딩 숲, 회색빛 도시, 앞뒤의 자동차들, 사람 속의 사람들, 땅속의 출퇴근 등등 모든 것들이 뒤엉켜 열은 참을 수가 없었다. ‘회색 먼지 속에서 죽느니 차라리 파란 하늘을 이불 삼아 하얀 눈 속에서 죽고 싶어…….’ 열은 엔지니어링 세일즈 일을 그만둘 결심을 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하고, 서로의 눈치를 보게 만들고, 여유를 앗아가고 있었다. ‘나도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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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긍열 [저]

• 낙동강변 성주에서 태어나 자연을 벗하며 자랐다. 고교시절 암벽등반을 시작해 1986년 20대 초반에 네팔 히말라야의 참랑(7,319m)을 등정했다. 1990년 알프스에서 여러 북벽들을 오르면서 알프스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1993년 인도 가왈 히말라야의 탈레이사가르 북벽, 1996년 알래스카의 데날리(맥킨리) 남벽, 1997년 파키스탄의 가셔브럼 4봉 등을 등반했다. 그후 더 마음을 끄는 알프스를 찾아 매년 침봉들을 오르다가 2001년부터 고향을 떠나 알피니즘의 메카 샤모니 몽블랑에 머물고 있다. 저서로는 자신이 알프스에 매혹된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등반기 [몽블랑 익스프레스]와 [해골바위], 알프스에서의 생활을 그린 [알프스에서 온 엽서]와 필름 사진집 [알프스 수평파노라마의 세계-1], 그리고 [알프스 트레킹-1] 등이 있다. 또한 [창가방 그 빛나는 벽], [세비지 아레나], [위험의 저편에], [왜 산에 오르지] 등의 번역서가 있다.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프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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