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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나의 힘』은 108가지의 문제들을 질문 유형에 따라 나누고, 다시 주제 유형에 따라 나누어 수험생들이 체계적으로 논술에 접근하도록 한 책이다.

논술을 가르치면서 희망보다는 절망에 빠질 때가 더 많았습니다. 8년여의 세월 동안, 주로 고3 학생들이 써 온 논술문을 일 년에 천 장 이상을 직접 읽고 학생과 함께 검토하면서, 학생들이 마치 초등학교 5학년 수준에서 사고력이 더는 성장하지 않고 멈춰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였습니다. 우선, 학생들은 출제자가 무엇을 묻는지,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7~80% 이상의 학생들이 출제자의 질문에서 벗어난 대답을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2006년 6월에 치러진 고려대학교 논술 모의고사에서 채점을 담당한 교수는 ‘대략 90% 이상의 학생들이 논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논제가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라는 비교적 익숙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와 관련하여 논술한 수험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합니다. 90% 이상이라는 말이 다소 의아하기는 했지만, 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제시문을 제대로 독해하지 못합니다. 8년 동안의 제 경험에 의하면 제시문을 제대로 분석해 오는 학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제에서는 처음 보는 글의 주제와 요지를 잘도 찍어내면서, 스스로, 출제자가 요구하는 의도에 맞게 제시문을 분석해 내지는 못하는, 이 기막힌 이율배반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비현실적인 공허한 관념이 학생들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에서 선택을 하라고 하면, 학생들은 주저없이, 무조건, ‘공익’ 쪽을 선택합니다.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절대시합니다. 그런데 실제 그들의 삶은 그 반대의 논리, 즉 개인주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삶과 논리가 따로 노는 이 자아분열의 책임은 도대체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학교 이야기는 삼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해야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학교의 문제는 교사의 문제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 고등학교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자기 표현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수업 중 학생들에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지식과 이론을 ‘지금-여기’의 현실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끊임없이 객관적인 ‘정답’을 찾아 외워야 하는 현실에서, 복잡다단하고 역동적이며 뭐라고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살아 있는 현실은 오히려 학생들의 사고를 혼란시킬 뿐입니다. 교실에서는 지식과 삶이 분리되어야 하고, 한때 세상에 대한 의문투성이로 끊임없이 질문하던 자아는 거추장스러운 짐이 될 뿐입니다. ‘객관적인 정답’의 도그마에 갇혀 자아는 질식하고, 살아 움직이는 세계는 함부로 규정되어 암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논술은 이 모든 모순 속에서 또 하나의 모순으로 남아 생존을 유지하며 증식해 갈 것인지, 아니면 이 모든 모순을 뚫고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인지, 논술을 담당하는 모든 사람은 함께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이 두 가지 고민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현실의 필요와 설레는 지향이 이 책속에 함께 담겨 있습니다. *** 이 책은 대입 논술에 대비하기 위한 단기 전략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논술에 대한 장기 전략은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 보는’, 이 길이 정도입니다.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따라서 논술에 대한 장기적인 준비는 학교에서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일찍부터 논술을 배워두려고 학원을 찾는 학생들은 대체로 머리를 텅 비우고 와서는, 그 빈 공간에 무엇인가 가득 채워주기를 바라는 동기가 앞서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논술은 스스로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써보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 책은 입시가 임박한 고3 수준의 학생들이 1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다양한 질문과 다양한 제시문으로 구성된 다양한 문제들을 접하면서 논술 문제에 등장할 만한 주제, 즉 우리 삶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다각도로 깊이 있게 성찰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모두 108 문제의 논술 문제가 실려 있고, 그에 대한 해설을 곁들였습니다. 모든 문제는 기출 문제이거나 또는 기출 문제를 응용한 것들입니다. 기출 문제는 최신 문제를 우선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기출 문제들을 질문 유형에 따라 여섯 가지로 나누고, 다시 주제 유형에 따라 일곱 가지로 나누어 수험생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체계적으로 논술에 접근하도록 배려하였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요즘 변화되고 있는 새로운 경향에 맞게 기출 문제들을 재구성하기도 했습니다. 논술 공부의 단기 전략에서는 기출 문제만큼 좋은 공부 재료가 없습니다. 8년 전에 어느 대학에서 출제된 문제가 다른 대학의 2008학년도 논술 예시 문항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예는 수없이 많습니다. 논술 주제는 끊임없이 변주되면서 그리고 조금씩 변화해 왔습니다. 감히 한 가지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이, 이 책에 실린 108문제 하나하나에 대해 깊이 있고 참신한 관점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상투적이고 안이한 접근은 오히려 수험생들의 사고를 고착화시키는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저자들은 수험생들이 이 책을 한번 읽는 것만으로도 수십 권의 독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각오로 한 문제 한 문제 최선을 다해 해설했습니다. 단, 이 책에서는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요즘 새롭게 등장한 수리 논술의 경우, 독립적인 문제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전체 문제의 한 부분으로 출제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전체 문제는 일반적인 논술의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논술 공부는 우선은 대학 입시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의 학교 공부가 대체로 빈 저금통에 저금하듯 지식들을 차곡차곡 쌓아온, 즉 ‘은행저금식’ 공부였다면, 논술 공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바탕 위에서 그동안 배운 지식과 이론을 ‘지금-여기’ 우리의 삶속에서 통찰하며 ‘나’를 새롭게 생성해 나가는 공부입니다. 내 속의 잠자고 있던 에너지를 ‘세계 내’에서 마음껏 활동하게 하는 공부이지요. 논술을 가르치면서 수없이 절망에 빠지기도 하지만, 논술의 이런 소중한 의미를 생각하며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다시 희망을 꿈꾸고 싶은 것입니다. 이 책의 특장점 1. 이 책은 ‘논리’로서의 논술이 아니라, ‘담론’으로서의 논술에 주목하면서 그동안 논술 관련 글을 꾸준히 집필해온 한 현직 문화비평가와, 국어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글쓰기ㆍ논술 교육에서 찾고자 하다가 학교까지 그만두고 오로지 ‘논술’에 올인하고 있는 한 전직 교사가 만나서 만든 의욕의 산물입니다. 2. 이 책은 2008학년도부터 시작될 신경향 대입 논술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교재로 기획되고 제작되었습니다. (단,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은 제외) 신경향 대입 논술은 ‘수험생의 논술 능력을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큰 원칙에 따라, ① 단일 문제를 출제하되 요구 조건을 세분화하거나,(성균관대, 경북대 등) ② 문제 자체를 세분화하여 짧은 논술 여러 문제를 출제하거나,(서울대, 서강대, 중앙대, 동국대, 등) ③ 짧은 논술 서너 문제와 긴 논술 한 문제로 구성된 세트 문제를 출제하거나,(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③ 일부 대학에서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수리 논술의 경우 일부 대학에서는 단독 문제로 출제하기도 하지만(현재까지 발표된 바로는 서울대와 이화여대 두 대학),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일반적인 논술의 한 부분으로 출제될 것이 예상됩니다(연세대, 고려대 등). 일반적인 논술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같은 범주의 문제이므로,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짧은 논술 쓰기에 대비하기 위해, 제3장에서 질문 유형에 따라 문제를 세분하여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제4장에서는 주제 유형별로 문제를 분류하여 어떤 주제가 나와도 자신감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3.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 감각’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하는 것입니다. 논술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의외로 많습니다. 아니 제 경험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술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대충’, ‘무작정’ 연습해 왔습니다. 2006년 6월에 치러진 고려대 논술모의고사에서 채점교수의 심사평에 의하면, 응시생의 90%(오타가 아닙니다. 90%!) 이상이 논제의 요구 조건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논술을 배우고 연습하고 했어도 ‘올바른 방향 감각’을 갖지 못하고 무작정 공부해 왔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 책의 제1장과 제2장에서는 수험생들이 논술에 대한 더 이상의 혼란을 종식하고 올바른 방향 감각을 가지고 연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 가면서 설명했습니다. 4. 그리고 논술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수험생 스스로 꾸준히 훈련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학교든 학원이든, 논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훈련할 수 있도록 ‘문제’를 프로그램화하는 일입니다.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지식을 자랑 삼아 늘어놓으면서 그것을 논술 교육이라고 착각하는 사례도 많습니다.(그 내용도 대부분은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이성중심주의의 문제점’, ‘시장 경쟁 원리의 한계’ 등 뻔한 내용들입니다. 물론 이런 주제 강의가 전혀 무용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주제 강의는 책 한 권 읽게 하고, 생각하면서 요약해 보라고 하면 끝날 일입니다. 시중에 그런 유의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수험생들이 직접 연습할 수 있도록 연습 문제와 도전 문제를 체계적으로 배치하고, 해설과 예시 답안을 별책으로 엮었습니다. 해설을 보기 전에 스스로 직접 읽고, 생각하고, 써보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제1장 논술에 대한 오해와 이해 ① 논술에서 ‘나’라는 말을 쓰면 안 되는가? ② 주장은 반드시 ‘단정적’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③ 논술에서 의문문을 사용하면 안 되는가? ④ 논술에서 ‘비유’를 사용하면 안 되는가? ⑤ ‘～에 대해 살펴 보겠다’라고 문제 제기를 하면 안 되는가? ⑥ 영화 이야기를 인용하면 안 되는가? ⑦ 논술에서는 서론이 반이라던데? ⑧ 교과서적인 결론이 아니면 어쩐지 불안한데? ⑨ 그러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논술은 어떻게 써야 하나? ⑩ 배경 지식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⑪ ‘베껴 쓰기’가 논술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가? ⑫ ‘서론 - 본론 - 결론’만이 왕도가 아니다. 제2장 나만의 차별화 전략 ? 차별화 전략의 핵심 ? 논술문 작성의 3단계 1단계 논제의 구성 조건 파악 2단계 제시문 분석과 문제 설정 3단계 논술문 작성하기 (쟁점화, 개념화, 구체화, 초점화, 구조화, 진정성) 제3장 질문 유형에 따른 짧은 논술 쓰기 훈련 1. 요약을 위한 기초 연습 - 글의 논리 구조 분석하기 예제 - 연습 문제1~7 2. 요약하기 예제 - 연습 문제1~7 3. 비교ㆍ?대조하기 예제 - 연습 문제1~5 4. 공통 논지 ...

장봉환 [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하고, 포항제철고등학교 국어 교사 11년을 포함 교직 생활 14년, 국어 논술 전문 학원 11년 등 모두 25년을 학생들과 함께 보냈다.
월간 [논술세대]를 발행한 적이 있으며, [술은 나의 힘](장봉환ㆍ고길섶 공저), [언어영역 - 네 눈에 정답만 보이게 해 줄게](진형석 저), [언어영역지식N](황영진 저) 등을 출판했다.
한겨레문화센터 논술지도자 과정, 연세대학교 사회교육원 독서논술 지도자 과정 초빙 강사, 전국국어교사모임, 서울경기지역 국어교사모임 연수회 강사, 경상북도 교육청 논술 교육 지원단 자문위원 역임
현 귀가있는나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