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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루만지다 :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고종석 ㅣ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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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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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09년 01월 01일
  • 페이지수/크기
272page/148*210*0
  • ISBN
9788960900493/896090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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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입술ㆍ주름ㆍ혀놀림……. 우리말 속으로의 탐색 말은 사랑의 무기, 말을 얻어야 사랑을 얻는다! 『어루만지다 |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기자, 소설가, 언어학자, 번역가, 정치평론가라고 규정할 수 있는 고종석 작가의 저서이다. 지난 1996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낸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의 속편 격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의 자매격이기는 하나 완전한 독립서이기도 하다. 입술과 주름, 혀놀림……. 저자는 섬세하게 ‘우리말의 에로스’ 섬세하게 탐험한다. 저자 자신이 손수 고른 ‘사랑의 말들’로 거점을 삼고 말이다. 그 말들의 연관어, 인접어와 견주고, 때로 뜻 빛깔과 어원까지 더듬어가며 여러 맥락에서 ‘말들의 사랑’을 통찰한다. 이 말들은 로맨스와 에로스의 경계에 걸쳐져 있다. 마치 친족이나 인척처럼 말이다. 이 책은 지난해 한 신문에 연재한 글을 손질해 엮은 것이다. ‘입술과 입술을 맞댐으로써 우리는 사랑의 기슭에 발을 들여놓는다’로 시작해 ‘(무/잠재)의식 속에 한 점 그늘, 한 점 구김살, 한 점 주름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을 겪지 못하고 생을 지나쳐 온 것이라’로 마치표를 찍는다. 표제어와 관련된 국어사전 뜻풀이의 제시에서 여러 글과 문학작품, 노래가사 등을 통해 맥락을 함께 파악한다. [양장본]
  • 독립 언어학자가 섬세하게 탐구한 ‘우리말의 에로스’ 글 40편으로 구성된 『어루만지다』에서 저자는 손수 고른 ‘사랑의 말들’을 거점으로 삼아, 그 말들을 연관어聯關語(=관련어關聯語), 그리고 인접어隣接語와 견주고, 때로 뜻빛깔(뉘앙스)과 어원語原까지 더듬어가며 여러 맥락에서 ‘말들의 사랑’을 통찰한다. 이와 더불어 표제어와 관련된 국어사전 뜻풀이의 제시에서 여러 글과 문학작품, 노래가사 등을 통한 의미맥락 파악하기, 그리고 한자, 영어, 로망어roman語, 중세 한국어 등과 표제어의 비교 고찰도 저자가 ‘사랑의 말들’을 섬세하게 탐구하는 데 자주 활용하는 방편들 중에 하나다. ‘어루만지다’와 ‘애무하다’는 그 어감도 썩 다르다. ‘어루만짐’은 쓰다듬으며 만지는 행위 일반을 가리키지만, ‘애무’는 그 행위에 성적 뉘앙스를 포개는 것 같다. ‘애무’의 본디 뜻이 그렇다기보다, 성애 소설 작가들이 성행위를 묘사하며 이 말을 하도 남용해서 그리 된 듯하다. “철수가 딸내미의 볼을 조몰락조몰락 애무하고 있네!” 같은 말은 가령 철수가 추위에 언 아이의 볼을 녹여주려고 어루만진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으련만, 이 말을 듣는 사람은 대뜸 ‘근친상간’, ‘소아 성애’, ‘성적 아동학대’ 같은 상황을 연상하기 십상이다. ‘어루만지다’는 이와 다르다. “딸내미의 발바닥을 어루만지는 아빠” 같은 표현에서는 앞의 불쾌한 상황들이 연상되지 않는다. 이 아빠는 오직 딸내미의 발바닥이 너무 귀엽고 정겨워서, 또는 먼 걸음 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쓰다듬어 만져주는 것이다.(「어루만지다-사랑의 처음과 끝」에서, 232쪽) ‘사랑의 말들’, 표제어 40개는 모두 토박이말 “한데 왜 하필 주제가 사랑이고, 더구나 주제어들이 고유어냐?” 하고 물을 수 있겠다.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저자는 “사랑은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고, 고유어는 그 원초적 감정들의 우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탐구한 ‘사랑의 말들’, 즉 표제어(주제어)는 40개에 달한다. 1) 입술, 2) 감추다, 3) 메아리, 4) 미끈하다, 5) 혀놀림, 6) 가냘프다, 7) 발가락, 8) 손톱, 9) 잇바디, 10) 꽃값, 11) 모름지기, 12) 바람벽, 13) 그네, 14) 무지개, 15) 미리내, 16) 누이, 17) 엇갈리다, 18) 궂기다, 19) 어둑새벽, 20) 켤레, 21) 간지럼, 22) 밴대질, 23) 눈물, 24) 딸내미, 25) 속삭임, 26) 스스럼, 27) 술, 28) 한숨, 29) 보름, 30) 그믐, 31) 거품, 32) 춤, 33) 그대, 34) 구슬, 35) 어루만지다, 36) 서랍, 37) 버금, 38) 비탈, 39) 엿보다, 40) 주름 모두 토박이말들로, 저자가 1996년에 펴낸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에서 지킨 원칙-표제어를 토박이말에서만 고른다는-이 이 책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부피나 깊이 면에서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보다 더욱 심화된, 이 책 『어루만지다』는 진즉부터 우리말의 에로스에 탐닉한 저자의 말마따나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의 자매서姉妹書이되, 온전한 독립서獨立書다.” 한국적 호모로퀜스Homo loquens와 호모에로스Homo eros를 위한 사랑사전 인간은 도구, 놀이, 생각의 인간이면서, 언어의 인간Homo loquens이자 사랑(성애性愛)의 인간Homo eros일 수밖에 없다. 말과 몸을 나누고 섞어야 주체가 유지되는 숙명의 존재이기에 그렇다. 이러한 명제들을 바탕에 두고 저자는 말과 몸을 동시에 탐구한다. 공감이 모든 사랑의 밑절미라면, 메아리는 온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방향을 바꾼 소리의 물결이 메아리라면, 메아리는 대화의 언어다. 그 대화가 사랑의 시작이다. 공감하며 대화하는 마음들의 파동은 진폭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정...
  • 책머리에 입술ㆍ사랑의 기슭 또는 봉우리 감추다ㆍ품거나 담거나 가두거나 메아리ㆍ자기애와 교감 사이 미끈하다ㆍ점액질의 미끄러움 혀놀림ㆍ공감각共感覺의 물리학 가냘프다ㆍ몸의 뉘앙스 마음의 실루엣 발가락ㆍ꼼지락거리는 관능 손톱ㆍ시샘하는 사랑 잇바디ㆍ눈 속의 매화 꽃값ㆍ사랑 사랑의 꽃이로구나! 모름지기ㆍ당위로서의 무지無知 바람벽ㆍ허깨비가 노는 스크린 그네ㆍ자유와 사랑의 비행선飛行船 무지개ㆍ사랑이라는 이념 미리내ㆍ그리움 또는 부재不在의 사랑 누이ㆍ우애와 연애 사이 엇갈리다ㆍ결정론의 감옥 안에서 궂기다ㆍ삶과 사랑의 궂은 그늘 어둑새벽ㆍ열정의 추억 둘 켤레ㆍ온전함을 향한 짝짓기 간지럼ㆍ성적性的인 슬며시 성적인 밴대질ㆍ사적인 너무나 사적인 눈물ㆍ액화液化한 보석 딸내미ㆍ어떤 ‘가족로맨스’ 속삭임ㆍ아리따운 은밀함 스스럼ㆍ청춘의 순정 노년의 기품 술ㆍ불꽃으로 타오르는 물 한숨ㆍ깨어진 사랑 되돌아온 사랑 보름ㆍ더 붉게 더 불룩하게 그믐ㆍ신생新生을 꾀하는 그윽함 거품ㆍ사랑의 유토피아 춤ㆍ가상의 섹스 또는 미적 쾌락과 성적 쾌락 그대ㆍ노래 속에 갇힌 정인情人 구 ... 책머리에 입술ㆍ사랑의 기슭 또는 ...
  • 제가 지닌 좋은 것에 대한 사람들의 전형적 태도는 감춤과 드러냄 사이의 망설임이다. 누군가 그 좋은 것을 훔칠까 걱정스러워 저만 아는 곳에 감출 수도 있지만, 사람들 앞에 내놓고 으스대고 싶은 마음이 그 걱정에 앞설 수도 있다. 그렇게 감추고도 싶고 드러내고도 싶은 좋은 것, 그래서 더러 도둑맞기도 하는 좋은 것이 사랑이다.(「감추다-품거나 담거나 가두거나」, 25쪽) 목소리를 잃은 것, 언어를 잃은 것이 사랑을 잃은 것이라는 걸 에코가 깨닫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나르키소스라는 절세 미소년에게 반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지만, 나르키소스는 자기가 한 말의 끝머리밖에 따라 할 줄 모르는 에코를 그저 기이하게만 여겼고, 사랑을 얻지 못한 에코는 어느 골짜기에서 비통한 마음으로 죽었다. 그 골짜기에는 에코의 목소리가 남았지만, 그 목소리조차 제것이 아닌 목소리였다. 메아리가 사랑의 말이라면 그 사랑은 자기애일 것이다. 에코는 헤라에게 벌을 받기 전부터 제 목소리를 사랑했다. 그녀가 저말고 다른 대상을 사랑하게 됐을 때 그녀에겐 이미 사랑을 실천할 능력이 없었고, 그래서 그때도 그녀가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뿐이었다. 메아리는 목소리의 무늬지만, 제 목소리의 무늬다. 에코 처지에서는 제것 아닌 목소리의 무늬. 그것은 되울림일 뿐이고, 그래서 대화와 교감의 창이 닫혀 있는 자기애의 언어다. 출구 없이 맴도는 언어.(「메아리-자기애와 교감 사이」, 31~32쪽) 연애감정에 빠졌을 때, 제 연인의 신경질은 섬세함으로 보이고, 우유부단함은 신중함으로 보이며, 유약함은 너그러움으로 보이고, 폭력성은 강건함으로 보인다. 동그란 눈은 보름달을 닮아 예쁘고, 가는 눈은 초승달을 닮아 예쁘다. 연인의 말주변이 좋을 때 그 달변이 발랄한 지성의 증거로 보이듯, 연인의 말수가 적을 때도 그 어눌함이 웅숭깊은 지성의 상징으로 보인다. 연인의 살짝 얽은 얼굴은 귀여운 보조개들로 채워져 있는 듯하고, 연인의 팔자걸음은 자연과 조화롭다. 연인의 파란 눈은 바다와 하늘을 닮아 사랑스럽고, 연인의 갈색 눈은 알밤栗처럼 귀엽고 앙증스럽다. 이런 모든 과정은 결정화의 과정이면서 거품이 부풀어가는 과정이다.(「거품-사랑의 유토피아」, 209쪽) (…) 어루만짐이라는 형태의 스킨십은 사랑의 처음이자 끝이다. 사람의 살은 다른 사람의 살과 닿을 때 생기를 얻는다.(「어루만지다-사랑의 처음과 끝」, 234쪽)
  • 고종석 [저]
  •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와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법학과 언어학을 전공하고, 서른 해 가까이 신문기자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글쓰기 강의록 《고종석의 문장》(전2권), 사회비평집《서얼단상》《바리에떼》《자유의 무늬》《신성동맹과 함께 살기》《경계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코드 훔치기》《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어루만지다》《언문세설》《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여자들》《히스토리아》《발자국》, 영어 크로키《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기자들》《독고준》《해피 패밀리》, 소설집《제망매》《엘리아의 제야》, 여행기《도시의 기억》, 서간집《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책읽기, 책일기》, 인터뷰 《고종석의 낭만 미래》, 언어학 강의록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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