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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6일은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안중근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서 안중근이 걸어온 길을 집중 조명했다. 그래서 책 제목도 『구태훈 교수의 안중근 인터뷰』라고 붙였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온몸으로 맞선 지 100년 째 되는 해에, 그의 육성을 담다. * 가슴 미어지는 역사의 현장
이 책은 단순한 안중근의 일대기가 아니다. 안중근이 살아온 격동의 한국근대사를 조명한 책이기도 하다. 구태훈 교수는 책의 서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안중근의 쏘아보는 눈빛도 살리고, 칼칼한 목소리도 살리고, 붉은 마음도 살리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역사 현장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싶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온몸으로 맞선 지 100년 째 되는 해에, 안중근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구태훈 교수의 안중근 인터뷰』가 안중근 의사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았다.
* 안중근이 ‘장군’인 이유
의거 100주년을 맞이하여 사회 각계각층에서 안중근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안중근하얼빈학회]를 비롯한 여러 학회에서는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여러 민간단체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할 예정이다. 안중근 오페라는 이미 공연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도 제작되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신문에 안중근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근래 한 민간단체에서 안중근 ‘의사’를 ‘장군’으로 호칭하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오랫동안 ‘의사’로 불리던 안중근을 갑자기 ‘장군’으로 호칭하는 데 대해 저항감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안중근 의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었고, 또 그 뜻을 기려왔다. 그 결과 안중근은 다양한 이미지를 갖고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안중근의 이미지를 ‘장군’으로 고정하기 보다는 ‘의사’라는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안중근을 ‘장군’이라고 호칭하자는 단체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안중근을 ‘장군’이라고 부르자고 주장하는 측은 안중근의 숭고한 뜻을 기리자면 국제사회에서 통하는 ‘장군’이라는 칭호가 걸맞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안중근 자신이 스스로를 “의병 참모중장”이라고 칭했는데, 그렇다면 안중근의 뜻을 받드는 것이 타당하지 않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도 ‘의사’라는 호칭을 폄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의사란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켰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의로운 행동으로 목숨을 바친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야말로 명예로운 호칭이다. 하지만 ‘의사’라는 호칭에는 개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공적인 성격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 한국 독립운동의 선봉장
안중근은 법정에서 자신은 의병 참모중장이며, 의병 특파 독립대의 자격으로 이토를 사살했다고 했다. 즉 안중근은 한국인을 대표해 이토를 응징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사적인 감정으로 이토를 사살한 것이 아니라, 전투에 나아가 이토를 사살했기 때문에 자신은 암살범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제법에 따라서 자신을 전쟁 포로로 대우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1909년 당시 대한제국은 존재했다. 명목상으로 순종이 황제의 지위에 있었고, 이완용이 이끄는 내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대한제국은 이미 1905년에 맺어진 을사보호조약에 의해 이미 국제사회에서 독립된 국가로 대접받지 못했고, 1907년 정미7조약에 의해 사실상 멸망했다. 일본이 한반도를 완전하게 지배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일본은 한국 군대를 해산하고 일본 헌병과 일본군이 총칼로 한반도를 점령했다. 요컨대 적어도 1909년 당시는 대한제국의 정통성을 인정할 수 없는 시대였...다.
우리 민족의 정통성은 독립을 위해 싸우던 지사들에게 있었다. 안중근은 한국 독립운동의 선봉장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지금이라도 안중근에게 공적인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안중근이 목이 터져라 외쳤으나 일본이 애써 외면했던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안중근이 스스로 자신의 투쟁, 특히 이토 히로부미 사살은 단순한 암살이 아니라 전투 중에 일어난 적군의 사살이었고, 그래서 자신은 전쟁 포로라고 말한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프롤로그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기억 / 영웅의 조건 / 총 한방의 의미
1. 추억들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 아버지 어깨너머로 / 장부의 모습을 보았네 / 청계동 시절에는 / 총을 들고 짐승을 쫓았고 / 죽을 고비를 넘기며 / 남자가 사는 법을 배웠네
2. 종교와 국가 사이
천주교 신자가 되어 / 교리에 통했지만 / 신도의 검은 마음을 보았고 / 신부의 두 마음도 보았네
3. 요동치는 정국
일본이 일어나서 / 조선을 친다는데 / 이 나라의 정세는 / 혼란스럽기 그지없네 / 동학당이 일어났을 때 / 난리를 잠재웠건만 / 대신이란 자들이 괴롭히네
4. 씨름판이 된 한반도
일본이 청국을 짓밟고 / 기고만장하더니 /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 러시아를 이기고 / 동양의 장사가 되었네
5. 간사한 도적
농민이 무사가 되어 / 일본을 호령하더니 / 교활한 재주로 / 한국을 희롱하다가 / 통째로 삼켜버렸네
6. 숨넘어가는 한국
가엾도다! 동포여 / 힘겨운 저항이 눈물겹네 / 일본은 우리의 숨통을 죄고 / 군대마저 해산되니 / 친일파가 날뛰네
7. 조국 앞에서
조국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는데 / 어찌 보고만 있으랴 / 착잡한 마음 다스려서 / 교육으로 입...국하고 / 자력으로 독립하세
8. 오직 싸울 뿐
장부가 뜻을 품고 / 고향을 떠났네 / 러시아 광야에서 / 의병 참모중장이 되어 / 전투에 나갔다가 / 구사일생으로 돌아와 / 손가락을 잘랐네
9. 하얼빈 전투
하늘이 부르기에 / 서슴없이 출진했네 / 마지막 날을 보내고 / 싸움터로 나아가 / 적장의 목을 베었네
10. 나라 없는 포로
이미 죽은 몸이지만 / 당당히 투쟁했네 / 나는 산 같았고 / 적은 바람 같았네
11. 외로운 투쟁
외로이 법정에 서니 / 하찮은 자객이 되었네 / 우덕순은 변함없고 / 조도선은 당황하고 / 유동하는 흔들리네 / 검찰관은 나를 파렴치범으로 모는데 / 변호사여! 법리를 논하지 말라 / 변호사여! 온정을 구하지 말라 / 나는 전쟁 포로니라 / 하지만 재판관은 귀를 막네
12. 옥중에서
차가운 감방에서 / 시린 무릎 감싸고 / 살아온 길을 돌아보네 / 어찌 적에게 목숨을 구걸하랴 / 천주께 속죄하고 / 마지막으로 / 몇 마디 전하고 가려하네
에필로그
영웅의 마지막 모습 / 이루지 못한 꿈 / 가족들의 삶
구태훈 [저]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국립 쓰쿠바(筑波) 대학 대학원 역사· 인류학 연구과(일본사 전공)에서 문학 석사와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근세사를 전공했으며, 2011년 현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학보]편집위원장, 한국일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일본무사도](태학사),[전통사회의 사 회질서와 경제발전](선인),[일본고대·중세사](재팬리서치21),[일본근세·근현대사](재팬리서치21), [일본사 파노라마](재팬리서치21),[정치로 통하는 일본역사](재팬리서치21),[구태훈교수의 안중근인터뷰](재팬리서치21),[일본제국, 일어나다],[일본제국, 무너지다], [일본문화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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