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과 한국의 관계를 구미 열강의 이해와 연계된 국제관계라는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한다. 저자는 당시 국제적 추이에 발맞추어 만주와 한번도를 포함, 다각적인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러일전쟁에 대한 연구를 조명하고 있다. 러일전쟁의 열강과 관계된 부분과 일본의 한국 병합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의 논지에서 저자는 한국보호조약 체결 시기와 병합 시기의 공백기를 주안점으로 두어 그에 관련된 국제 관계의 양상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 운명을 갈랐던 러일전쟁의 발발 1백 년 만에 우리 학자가 우리 눈으로 러일전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 업적이 나와 국제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 최문형 교수는 30여 년 동안 19세기 말 20세기 초 한국을 둘러싼 국제외교사 연구에 몰두, 이미《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을 밝힌다》등을 저술한 바 있는데, 최근《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을 밝힌다》가 일본에서 번역?출간되는 과정에서, 일본학계에 소문이 돌아, 이번 저서가 일본의 출판사(후지와라서점)에서 동시출판을 제의,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러일전쟁은 한국과 만주(지금의 중국 동북 3성)를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으로 알려져 왔고, 그리하여 지난 1백 년 동안 전승국 일본에서 러일전쟁에 관한 연구는 양?질 공히 엄청난 성과가 쌓였으나, 그들 일본학계는 ‘국지적인 것이 아니면 (일본)국내적인 견지에서 논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러일전쟁은 단순한 당사국 두 나라의 전쟁만이 아니고 한국과 중국(청)이 피해 내지 지배의 대상이었으며, 일본의 뒤에는 영국과 미국이, 러시아의 배후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도사리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영?미는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지원, 러?일의 세력균형을 이룸으로써 만주의 문호개방을 유지하려 했고, 독일은 러시아의 만주진출을 지원, 유럽에서 프랑스를 고립시키려 했으며, 프랑스는 독일과는 달리 러시아가 아시아의 전쟁에 말려들어 동맹국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는 사태를 막으려 했던 것이다.
따라서 러일전쟁은 후진제국주의 일본과 러시아만의 전쟁이 아니라 구미열강의 이해가 걸려 있는 복잡다기한 국제전쟁이며, 제1차 세계대전 전의 작은 세계대전이었다.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착안, 러일전쟁 연구는 국제적 정황의 추이에 발맞추어 한국과 만주를 포함한 다각적이고 국제적인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러일전쟁의 전체상을 분석적이면서도 종합적으로 이해, 특히 러일전쟁 전후 일본의 한국병합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하여 러일전쟁 동안에 을사보호조약을 맺었으면서도 ‘기정사실’이자 ‘시간문제’인 한국병합을 5년 동안 미루어 온 것은 영?불의 지원 아래 가쓰라―태프트밀약, 제1, 제2의 러일협약을 통해 미?러의 견제를 넘어 만주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가능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학계가 러일전쟁 1백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학자의 연구가 자기들과 전혀 색다른 연구시각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고 자청해서 공동출판 계약을 맺고 간행을 서두르고 있으며, 미국의 학계 일각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최 교수의 이 저술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책을 내면서
제 1장 열강의 동아시아 분할 경쟁
제 2장 러시아의 만주 점령과 열강의 대응
제 3장 미, 영의 대일 지원과 러일전쟁으로 가는 길
제 4장 러일전쟁과 국제관계
제 5장 전후의 정황과 일본의 한국 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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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 [저]
서울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서강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한양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은퇴하여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서양최근세사, 영국사, 제국주의시대사가 전문분야이며, 저서로는 [제국주의 시대의 列强과 韓國], [明成皇后 弑害事件](공저), [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 [국제관계로 본 러·일전쟁과 일본의 한국병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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