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제국의 시대 속에서 우리의 지식과 이론에 대해 고찰한 책. 저자는 우리의 현실이 둔감하고 무지한 '총체화'의 테러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우리의 삶이 빈약해지는 대신, 지식과 이론은 삶을 떠나 홀로 비대해지는 것을 우려한다. 이 책에서는 이분법을 넘어서고자하는 '열림에 관한 논의'를 통해 총체화의 한계를 비판하고,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한 참여와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 정보 기술의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 우리는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 문명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소외의 문제는 인간의 역사에서 한 시도 사라진 적이 없고, 오히려 지금 더욱 증폭되는 느낌이다. 지식과 정보, 기술은 우리의 소외를 잊게 하는 마취적 효과를 자아내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인간 소외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소외의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지식, 정보, 기술이 경제적 부와 권력의 원천이 되리라고 예언하는 21세기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덫을 피하거나 또는 극복하는 의지와 방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필자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 지식과 이론이 우리의 현실에 근본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일구었다.
그 가장 주된 논점은 개인이다. 개인의 경험과 지식, 재구성의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시대를 뜨겁게 달구는 것들이지만, 그와 함께 우리는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무지하고 둔감한 총체화의 테러에 직면하고 있다. 진정한 개인의 영역은 어떻게 확보되고 어떻게 전체와 조화를 이룰 것인가? 개인의 지식이 공통의 지식과, 개인의 직관적 경험의 재산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쌓아올려진 체계와, 그리고 개인의 윤리적 실천이 공동체의 합의적 이념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필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근본적인 물음들이 새로운 정보 지식 사회의 풍요로움 속에서 결코 생략할 수 없는 것들임을 확신하고 진지하게 그 해답을 찾아보려 한다. 더욱이 열림의 이론이 모든 사고의 틀을 점검하고 해석의 자유를 지원함으로써 총체성의 테러에 직면한 개인의 공간을 회복시켜주는 이론임을 생각할 때, 열림의 이론은 해석의 단일성 위에 서있으며 해석의 단일성을 조장세계화와 제국의 시대에 절실한 이론의 모습일 것이다.
[ 1부 / 열림의 이론 ]
제1장 이론의 정당성
제2장 텍스트
제3장 컨텍스트
제4장 주체
제5장 열림
[ 2부 / 열림의 실제 ]
제1장 이론의 열림
제2장 읽기의 열림
제3장 기호의 열림
제4장 사고의 열림
제5장 지식의 열림
제6장 실천의 열림
제7장 공간과 나의 열림
박상진 [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문학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비교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 교수이자 같은 대학 대학원의 비교문학과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이탈리아 문학사], [기호학으로 세상읽기](공저), [이탈리아 리얼리즘 문학비평 연구], Other Modernisms in an Age of Globalization(공저), [대중문화 낯설게 읽기](공저), [에코 기호학 비판: 열림의 이론을 향하여], [열림의 이론과 실제: 해석의 윤리와 실천의 지평], Illuminating Eco: On the Boundaries of Interpretation(공저), [지중해학: 세계화 시대의 지중해 문명], [데카메론, 중세의 그늘에서 싹튼 새로운 시대정신], [비동일화의 지평: 문학의 보편성과 한국문학] 등이 있고, 역서로 [신곡]을 비롯하여 [보이지 않는 도시들], [아방가르드 예술론], [근대성의 종말], [대중문학론], [굿바이 미스터 사회주의] 등이 있으며, 엮은 책으로 [지중해, 문명의 바다를 가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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