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건축을 만나다』 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일중 김충현선생의 현판글씨175점을(궁궐, 사찰, 서원, 사당 등) 2년에 걸쳐 답사하여 사진촬영(현판 및 배경)하여 470쪽에 이르는 현판글씨도록으로 완성하였다.
[개요]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1921-2006) 선생은 서예가이기 이전에 교육자이며 붓을 통해 국어 사랑을 실천한 선각자다. 나아가 그는 20세기 지식인, 학자, 예술가들과의 교유를 통해 서예의 격을 한 차원 높인 서예가다. 그는 서예뿐만 아니라 회화 분야에도 조예가 깊어 당시 그를 ‘미술계의 살아 있는 사전’이라고 불렀다.
고려의 개국공신인 안동김씨 김선평金宣平이 그의 시조며, 조선 중기의 문신 김수항金壽恒(1629-1689)이 그의 12대조다. 순조의 둘째 부마인 창녕위昌寧尉 김병주金炳疇(1819-1853)가 그의 5대조며, 조선 말기의 문신이며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인 김석진金奭鎭(1843-1910)이 그의 증조부다. 조선 말기의 문신 김영한金?漢(1878-1950)은 김충현의 조부로 일제하의 신식교육을 거부하고 손자들에게 가학으로 한학을 직접 가르쳤다. 김충현의 학문과 예술의 근원은 이처럼 대대로 내려온 선조들의 인문정신이요 궁궐에서 입수된 각종 전적과 필사본이다.
이 책은 현판을 통해 김충현의 예술세계와 당대 예술계에서의 위상을 살피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책에는 175점의 현판이 그것이 걸린 전경과 더불어 실려 있다.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38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경상북도로 29점이며,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제주도가 1점으로 가장 적다. 한 개인이 쓴 현판 수로는 역대 최다이다. 가장 이른 것이 1942년, 가장 늦은 것이 1997년이니 현판 글씨를 쓴 기간이 반세기를 훌쩍 넘는다.
현판의 종류는 횡액 편액, 기문 편액, 주련, 표지석이며, 소재지는 궁궐, 사찰, 사당, 유적지, 고택 등 다양하다. 그 가운데 사찰 현판의 수가 61점으로 단연 으뜸이며, 그 중에서 일주문 현판이 12점으로 가장 많다.
김충현이 다양한 계층에게 써 준 현판을 통해 20세기 한국사회 지성인들 간의 교유관계를 알 수 있고, 그가 글씨를 쓰게 된 동기를 통해 그의 현판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음미할 수 있고, 시기별 글씨를 통해 그의 서풍의 특징과 변화를 살필 수 있다.
이 책은 현판의 성격과 그에 맞는 서풍을 고려하여 현판글씨를 2부로 나누었다.
제1부는 개인에게 써 준 현판으로, 이는 다시 집안 현판, 사당 및 서원 현판, 지인 현판으로 분류된다. 제2부는 공식 요청으로 쓴 현판으로, 이는 다시 궁궐 현판, 유적지 및 공공건축물 현판, 사찰 현판으로 세분된다. 전자는 다양한 계층과의 교유관계를 보여 주고, 후자는 당시 미술계에서의 위상을 말해 준다. 사적 인연인가 공적 요청인가에 따라 서풍도 확연히 다르다. 전자는 비교적 자연스럽고 편안한 반면, 후자는 정연하고 근엄하다.
김충현은 국한문의 모든 서체에 두루 능숙했으나, 현판글씨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예서다. 그의 예서는 한나라 예서 서풍을 골고루 섭렵한 후 만든 법고창신의 ‘일중풍’ 예서다. ‘일중풍’ 예서는 원필에 파책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고 길게 늘어진다. 화려하면서 세련되고, 유려하면서 힘차고, 정연하면서 변화가 많아 노련미과 원숙미를 갖춘 것이 ‘일중풍’ 예서의 특징이다.
[출판사 서평]
고대로부터 내려온 현판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현판은 한 개인의 작품이기 이전에 국가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현판은 글씨 자체뿐만 아니라 전통 건축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볼 때 그 가치는 배가 된다.
“김충현 현판글씨, 서예가 건축을 만나다”전은 이런 현판의 역사적 의미와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근현대 미술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실물 위주의 획기적인 전시다.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담은 이 책은 현판뿐만 아니라 현판이 걸린 건축물의 전경까지 온...전히 실어 서예의 아름다움, 그리고 서예와 건축의 조화를 보여주는 융·복합적인 개념의 책이다.
현판글씨는 감상의 대상임과 동시에 연구 자료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예가 우리 가까이에서 숨 쉬는 예술임을 보여주고, 연구할 만한 가치 있는 학문임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현판글씨를 감상하고, 현판에 얽힌 이야기에서 일중 김충현 선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더불어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어 전문을 영문으로도 실어 한국의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는 근자에 보기 드문 완벽한 이중언어로 구성된 책이다. 이 책은 한국의 서예와 건축을 지구촌 곳곳에 알릴 수 있는 매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사말 기획의 글 김충현과 그의 현판글씨 현판글씨 지역별 현판 연보 논고 도판목록 인사말 Foreword
김재년 일중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 Kim Jae-nyun Director, Iljoong Memorial Foundation for Calligraphy Art
기획의 글 | 김충현과 그의 현판글씨 Curatorial Essay | Kim Choong-Hyun and His Writings of the Inscribed Boards
정현숙 열화당책박물관 학예연구실장 Jung Hyun-sook Chief Curator, Youlhwadang Book Museum
현판글씨 Writings of the Inscribed Boards
Ⅰ. 개인에게 써 준 현판 - 김충현의 교유를 드러내다 Private Inscribed Boards Showing Kim Choong-Hyun’s Relationship with People
1. 집안 현판 Inscribed Boards for His Family
2. 사당·서원 현판 Inscribed Boards for Shrines and Confucian Schools
3. 지인知人 현판 Inscribed Boards for Acquaintances
Ⅱ. 공식 요청으로 쓴 현판 - 김충현의 위상을 말하다 Official Inscribed Boards Signifying Kim Choong-Hyun’s Status
1. 궁궐 현판 Inscribed Boards of Palaces
2. 유적지·공공건축물 현판 Inscribed Boards... of Historic Sites and Official Structures
3. 사찰 현판 Inscribed Boards of Monasteries
지역별 현판 Regional Inscribed Boards
연보 Chronology
논고 Articles
Ⅰ. 일중서예의 공헌과 배경 The Contribution and Backgroundof Kim Choong-Hyun’s Calligraphy
김수천┃원광대학교 교수 Kim Su-chon ┃Prof., Wongwang University
Ⅱ. 법고法古를 품은 창신創新의 김충현 현판글씨 - 예서에서 일중풍一中風을 이루다- The Creative Writings of the Inscribed Boards by Kim Choong-Hyun ? Produced His Own Style in Clerical Script -
정현숙┃열화당책박물관 학예연구실장 Jung Hyun-sook┃Chief Curator, Youlhwadang Book Museum
도판목록 List of Illust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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