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은 세균학의 발달 및 예방접종의 개발에 의하여 급성 전염병을 퇴치하는데 공헌하였고, 해부학 및 조직학의 발달 등으로 고도의 외과기술이 발달하였으며, 응급환자를 매우 적절하게 치료하고, 손상된 고관절이나 무릎을 효과적으로 대체하며, 성형 수술과 재활수술을 훌륭하게 하고, 또한 호르몬 결핍을 진단하고 교정해주는데 효과적이다. 이와 같이 현대의학은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위하여 공헌하였다.
그러나 환자들은 현대의학에 만족하지 못하였다. 왜냐 하면, 환자들의 생각에는 현대의학이 만성질환의 치료에 비효과적이고, 부작용이 많으며, 의료비가 많이 드는 것과 더불어 환자들을 인간적으로 대접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인구의 노령화가 가속화되어 만성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형태의 의료를 갈망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체의학이 출현하였다.
대체의학이 아직까지 과학적 검증이 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들은 대체의학에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그 이유로 대체의학에서는 환자가 치료에 개입을 할 수 있고, 개인의 가치, 영성, 종교 등을 인정해주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대체의학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대체의학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후반에 침술 과 같은 치료법이 등장하였으나,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시술하였기 때문에 주변의학(paramedicine) 혹은 사이비의학(pseudomedicine)으로 간주되었다.
1970년대부터 의사가 아니지만 대체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 집단이 생겨났고, 이들은 현대의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대체요법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은 대체요법이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믿기 시작하였으며, 또한 환자들 자신들이 쓰고 있는 대체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는지 의사에게 묻기 시작하였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대의학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대체요법이 안전하고 필요한 상황이라면 대체요법도 수용하겠다는 경향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차츰 현대의사들도 이와 같이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일부 대체요법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후반부터 의사들이 현대의학과 함께 대체의학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보완의학(complementary medicine)’ 혹은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lternative medicine, CAM)’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1991년 미국의회는 미국립보건원(NIH) 내에 대체의학 전문과를 만들 것을 결의하였고, 1992년도부터 NIH 산하에 국립보완 대체의학센터(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NCCAM)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체의학은 국가에서 뒷받침하고 환자들이 선호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발전하였다. 대체의학에 관한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더 늦기 전에 대체의학을 이해하고 의학의 지평을 넓혀서 환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의과대학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교과서의 필요성이 있으므로, 이에 본 책자를 집필하게 되었다.
현재 외국이나 우리나라에 출판된 대체의학에 관한 모든 책들은 NCCAM의 분류법에 따라 수많은 대체의학적 치료법을 모자이크처럼 어설프게 한 곳에 집합시킨 다음 이들을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한 것에 불과하고, 정작 있어야 할“대체의학을 설명하는 이론체계”가 빠져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점으로“대체의학을 설명하는 이론체계”를 정립한 다음, 이 이론 체계에 맞추어서 대체의학적 치료법을 분류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취지아래 이 책의 제2장에“대체의학을 설명하는 이론체계”를 수록하였는데, 여기에는 양자물리학의 개요, 또 다른 양자물리학인 데이비드 봄(David Bohm)의 양자이론, 그리고 봄(Bohm)의 양자이론을 의학에 접목하여 새로운 의학체계를 정립한 다음 이를 대체의학의 바탕이론으로 삼았다.
이와 같은 대체의학의 새로운 바탕이론에서 인체는 육체, 에너지장(혹은 파동장) 그리고 마음이라는 3중 구조가 되는데, 이러한 3중 구조에 맞추어서 NCCAM 분류법을 그대로 삽입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래서 3중 구조 중“육체”에 해당되는 부분은 NCCAM의 생물학적 요법(biologically-based therapy)에 해당되는데 이는 제4장에서 다루었고,“ 에너지장”에 해당되는 부분은 NCCAM의 에너지 요법(energy therapy) 및 수기 요법(manipulative therapy)이 되는데 이는 제5장 및 제6장에서 각각 다루었으며,“ 마음”에 해당되는 부분은 NCCAM의 심신 중재(mind-body intervention)에 해당되는데 이는 제7장에서 다루었다.
NCCAM의 나머지 부분인 대체의료체계(alternative medical system)는 제3장에서 다루었는데 그냥 소개하는 수준에서 간략하게 다루었다. 왜냐하면 중국 전통의학, 아유르베다 의학, 자연의학, 그리고 동종요법 등은 각 문화권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하나의 방대한 의학체계인데, 이것을 이 책에서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지면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8장 부록에서는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대체의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이를 간략하게 소개하였고, 아울러 운동, 위약 효과 및 자연치유력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하였다.
본 책자에서 설명한 내용들이 대체의학을 너무 미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의 생각에는 오늘날 대체의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대체의학을 비과학적 수준에서 다루는 사람들, 둘째는 과학적인 수준으로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과학적 수준에 못 미치는 사람들, 그리고 셋째는 정말로 과학적인 수준에서 다루는 사람들이다. 독자들은 본 책자를 읽고 저자들이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대체의학은 수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 책자에서 설명한 내용들이 대체의학을 너무 미화했다는 비난은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진 외국에서는 국가 기관에서 대체의학 중에서 검증이 끝난 것은 하나씩 인정을 하고 있는 실정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러한 대체의학에 대한 법적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대체의학을 임상에 적용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그때그때의 정부 시행령을 잘 참고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책자는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허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며, 또한 본 책자의 상당 부분이 앞으로 검증을 거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본 책자가 보강되어 보다 좋은 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의견과 충고가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판해주신 가본의학출판사의 이석희 사장님께 감사 드린다. (/ 본문 중에서)
강길전 [저]
학 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67) 의학박사 (1981)
경 력 : 산부인과 전문의 (서울대학교병원, 1976) 한강성심병원 산부인과 과장 (1976∼1978)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1978∼1983)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 (1983∼2008) 충남의대 명예교수 (2008∼현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의과대학 생식내분비학 연수 (1988∼1989) 독일 BICOM연구소 생체정보학 연수 (2000)
저서 [대체의학의 이론과 실제] [양자의학, 새로운 의학의 탄생] [여성생식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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