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는 생전에 작품활동을 할 때,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런데 시대가 지나고 세대가 달라지면서 이 수발(秀拔)한 작가의 작품들이 기억의 저변으로 침윤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병주 다시 읽기와 비평 및 연구를 동시대 문학의 수면 위로 이끌어 낸 것은, 이병주기념사업회가 결성되고 올해까지 16회의 이병주 문학 학술세미나와 11회의 국제문학 심포지엄 그리고 지속적인 이병주 소설 재출간 사업을 수행해 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기억’의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될 터이다. 기념사업회에서는 그간의 발표 논문을 모으고 편집하여 [이병주 문학의 역사와 사회 인식](김윤식ㆍ김종회 외, 바이북스, 2017)이란 저술을 단행본으로 상재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이병주 문학에 대한 공동의 연구는 그동안 [역사의 그늘, 문학의 길](김윤식ㆍ임헌영ㆍ김종회 책임편집, 한길사, 2008), [문학과 역사의 경계낭만적 휴머니스트 이병주의 삶과 문학](김윤식ㆍ김종회 엮음, 바이북스, 2010)이 있고 이번에 ‘새미작가론총서’ 제22권으로 발간하는 이 책 [이병주](김종회 엮음, 새미, 2017)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병주 연구의 시금석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지금까지 여러 연구자 또는 비평가들에 의해 다양다기하게 탐색되어 온 그 많은 글들 중에서 영역별 분야별로 꼭 값이 있고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것을 골라 수록하였기 때문이다. 이 연구서의 발간을 계기로 향후 더 활발하고 심도 있는 이병주 연구의 지평이 펼쳐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작가 이병주는 일제강점 10년이 경과한 1921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했다. 그의 생애는 근대사의 격동기가 휘몰아치는 파란만장한 험로를 걸어야 했고, 그런 만큼 그의 작품세계 역시 운명론적 역사관에 입각한 극적이고 굴곡이 깊은 것이었다. 일본 유학, 학병 체험, 언론인, 영어(囹圄)의 생활, 작가의 길 등이 그의 몫이었고 그는 이 직접적인 체험을 문필로 가공하여 80여 권의 소설 작품을 남겼다. 그는 장편소설 ?산하?의 에피그램으로 ‘태양에 바래이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고, 그의 어록에는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는 표현이 있다. 모두 그의 체험적 문학관과 신화문학론의 창작 성향을 말한다.
- 머리말中
| 머리말 _ 지금 여기서 다시 읽는 이병주 문학 _ 김종회 |
1. 총론
한 자유주의 지식인의 사상적 흐름 _ 김윤식 013
이병주 문학의 역사성 고찰 _ 김종회 033
이병주 문학과 학병 체험 _ 정호웅 053
2. 장편소설론
이병주의 『관부연락선』 연구 _ 조갑상 079
이병주의 『관부연락선』에 나타난 인물의 내면의식 고찰 _ 곽상인 103
끝나지 않는 전쟁의 산하, 끝낼 수 없는 겹쳐 읽기 _ 황호덕 122
식민지를 가로지르는 1960년대 글쓰기의 한 양식 _ 김성환 174
실록소설로서의 이병주의 『지리산』론 _ 박중렬 216
몸과 질병의 관점에서 『지리산』 읽기 _ 이 경 238
국가로망스로서의 이병주의 『지리산』 _ 최현주 259
이병주 『산하』의 다층적 서사의 구성과 의미 _ 정미진 284
이병주 소설의 대중성 연구 _ 음영철 310
이병주의 『별이 차가운 밤이면』에 나타난 전쟁 체험과 내셔널리티 _ 추선진 335
이병주 역사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에 나타난 대중성 _ 강은모 358
3. 주요작품론
李炳注의 세계 _ 김영화 385
소설ㆍ역사ㆍ인간 _ 한수영 407
이병주 소설의 역사성과 탈역사성 _ 이정석 437
이병주 초기... 소설의 자유주의적 성격 연구 _ 이호규 461
李炳注 小說에 나타난 테러리즘의 問題 _ 이광호 492
이병주 소설에 나타난 남성 육체 인식 _ 전해림 509
이병주 소설의 법의식 연구 _ 김경민 528
이병주 소설의 문학법리학적 연구 _ 김경수 551
Force/Justice로서의 법, ‘법 앞에서’ 분열하는 서사 _ 노현주 577
이병주의 희곡 텍스트 ?流氓? 연구 _ 민병욱 612
이병주 소설에 나타난 시대 풍속 _ 손혜숙 635
4. 연보 및 연구서지
작가 및 작품 연보 _ 정범준ㆍ노현주 669
이병주 문학 연구의 전개 양상 _ 강은모 693
이병주 문학 연구서지 _ 추선진 712
김종회 [저]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6년 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 및 주간을 맡아 왔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비평문학회, 국제한인문학회, 박경리 토지학회, 조병화 시인기념사업회,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등 여러 협회 및 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현재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학과 예술혼』, 『문학의 거울과 저울』, 『영혼의 숨겨진 보화』 등의 평론집이 있고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등의 저서와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등의 산문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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