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의의 가치를 보다
한국의 제의가 불교 혹은 무속의례를 중심으로 연행이 연극 형태로 발전ㆍ전개되고, 그 대본이 극본ㆍ희곡 형태로 형성된 것은 보편적 사실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 분야를 방치하여 왔다. 이에 저자는 이 분야의 연구에 착안하고, 집중하여 연행의 연극적 공연 양상과 대본의 문학ㆍ희곡적 실상을 탐색ㆍ고구하였으며, 나아가 문학ㆍ예술사상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파악함에 힘써 왔다. 그 결과로 저자는 그동안의 연구를 『한국의 제의와 희곡문학』으로 엮어내었다.
한국희곡ㆍ연극사를 체계화하다
『한국의 제의와 희곡문학』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제의 공연과 희곡문학’에서는 우선 무령왕릉 문물에 집중하였다. 무령왕릉 문물이 지니고 있는 불교적 성향을 바탕으로 무령왕에 대한 거듭된 추모제의가 연극적 공연을 거쳐 신화ㆍ전설적 대본, 극본ㆍ희곡으로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적하였다. 한편 영산재가 연행을 통하여 연극 형태로 발전ㆍ전개되면서, 궤본ㆍ대본이 자연 극본ㆍ희곡으로 제작ㆍ전개되었다고 거론하였다. 이로써 다양한 제의가 연행ㆍ유전을 통하여 연극으로 전개되면서 의궤 대본이 자연 극본ㆍ희곡으로 역할ㆍ행세한 계맥이 밝혀지게 되었다.
2부 ‘제의 유형과 희곡문학’에서는, 우란분재가 목련전승을 주축으로 연극 형태를 보이면서, 그 대본이 소설과 결부되고 희곡 형태로 정립되었다고 거론한다. 한편, 불탄재의와 직결된 ?실달태자전?은 변문계의 전기문학으로, 복합적인 희곡 형태로 정립되고, 각종 문학 장르로 전개되면서, 연극적으로 행세하였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전개를 통해 저자는 불교ㆍ무속을 망라한 재의 유형들이 모두 연극을 통한 극본ㆍ희곡으로 발전ㆍ전개된 윤곽을 드러냈다.
3부 ‘신앙의례와 희곡문학’에서는, 『법화영험전』이 찬성ㆍ유통되면서 서사문학ㆍ소설 형태를 보이고, 연극적 공연의 극본ㆍ희곡으로 정립ㆍ행세하여, 불교예술적 위상을 보였음을 고찰하였다. 또한 한ㆍ중 고승전이 전승 과정을 통해, 시가, 수필, 소설, 희곡 장르로 전개되었음을 밝히고, 불타신앙을 통해 형성된 국문불전이 유통 과정을 거쳐 각개 문학 장르로 전개되면서, 국문문학사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규명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의 제의와 희곡문학』은 위의 과정을 바탕으로 한국의 제의가 실제적 연행을 통하여 연극 형태로 전개되고, 그 대본이 극본ㆍ희곡으로 정립ㆍ행세한 계맥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세종시 금남면 장재리에서 1935년에 태어났다.
충남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남대 인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문과학연구소장, 교육대학원장, 인문대학장 등을 역임하였다. 어문연구학회, 한국언어문학회, 한국고소설학회, 한국공연문화학회, 한국불교문화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충남대 명예교수로서 불교문학과 불교예술, 불교문화 등을 중심으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교문화학의 새로운 전개』, 『불교문학과 공연예술』, 『한국문학유통사의 연구』 1~2 등 19종 20책의 단독 저서와 『한국서사문학사의 연구』 1~5와 『한국희곡문학사의 연구』 1~6 등 10여 종 20책의 편저서, 그리고 『학문생활의 도정』과 『심정황후』 1~3 등 수필 및 소설작품 7종 10여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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