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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상상력 : 김종철 문학론집 | 삶-생명의 옹호자들에 관한 에세이
김종철(金鍾哲) ㅣ 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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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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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page/151*216*27/48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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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90274861/899027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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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사회의 가장 급진적.선구적인 인문잡지로 평가받는 《녹색평론》의 발행인 겸 편집인 김종철이 《시와 역사적 상상력》, 《시적 인간 생태적 인간》 이후 20년 만에 펴내는 본격적인 문학평론집. 김종철은 그 특유의 집요함으로, 윌리엄 블레이크, 찰스 디킨스, 매슈 아놀드, F. R. 리비스, 프란츠 파농, 리처드 라이트 그리고 이시무레 미치코에 이르기까지 18세기부터 21세기를 관통하면서 세계의 대문호, 비평가들을 엘리트주의와 산업문명에 맞서서 ‘삶-생명’을 옹호해온 작가, 사상가, 예언자라는 관점으로 예민하게 포착하고 있다. “사회적 격차와 권력의 독과점은 날로 심화되고, 교육의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민주주의는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다운 덕성과 자질을 뿌리로부터 부정하는 물신주의의 일방적인 위세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는 인간관계, 그에 따른 인간성의 황폐화” 등 ‘근대의 어둠’이 짙게 깔린 오늘날, 김종철은 문학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내어놓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번 문학론집 역시 김종철이 문학으로 ‘회귀’한 증거로 삼기보다는 《녹색평론》의 연속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 “어떤 사람들에게는 맑스의 사상이나 그 밖의 다른 사상가·철학자에 대한 학습의 경험이 그들의 세계에 대한 이해와 판단의 기초를 형성하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면, 내 경우에는 내가 지난 30년 남짓 동안 생태주의적 세계관에 의지하여 작업을 해온 것은 젊은 시절의 문학공부를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일정한 사고습관과 감수성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블레이크는 산업혁명 초기의 사회적 격변기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온몸으로 체험했고, 그 체험에 의거하여 후세의 어떠한 변혁사상가들보다 더 일찍 그러한 시대변화의 심층적 의미를 가장 통렬하게 투시하고 포착했던 시인이자 예술가, 민중사상가였다. 그 점에서 그는 산업문명의 발흥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대문명의 의미를 천착해온 숱한 급진적 사상가들에게 길을 열어준 선구자였다고도 할 수 있다. 한번 블레이크의 문학에 경도되기 시작한 나는 그 이후에도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으로 보이는 시인, 작가, 평론가들을 차례로 발견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이들은 한마디로 ‘근대’의 어둠에 맞서서 ‘삶-생명’을 근원적으로 옹호하는 일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었다. 그러한 문학을 읽고 생각함으로써 나는 이른바 압축적인 산업화로 인해 온갖 인간적인 비극과 재난을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인류사회 전체가 공통적으로 경험해온 곤경의 일부로 보는 사고습관에 다소간 익숙해질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와 같은 사고습관이 길러지지 않았더라면 내가 《녹색평론》의 발간작업에 열중하는 일도 없었을 것임은 거의 틀림없다고 할 수 있다.” ― 김종철, 〈책머리에〉 중에서 ◆◆◆◆◆◆◆ “근대국가와 자본주의가 성취된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에서 문학은 대중문화에 투항하거나, 과민한 자의식만을 표현한다. 거기서 작가와 평론가들은 대학과 출판계에 안주하거나 투신하여 스스로 제도가 됨으로써, 사회적 ‘공감’능력을 잃게 된다. 가라타니 고진은 ‘문학의 종언’이 한국에서도 감지된다면서 “1990년대에 만났던 한국의 문예비평가 모두가 문학에서 손을 떼었다”고 썼지만, 최원식의 말대로 “내가 알기론 김종철을 제외하고 문학을 떠난 비평가는 없다”(<한겨레> 10월 27일치 19면). 하지만 그걸 책잡아 ‘종언’이 주는 문제의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오만이다. 근 15년 동안 한국 문학이나 문학평론가들은 《녹색평론》을 능가하는 어떤 사회적 의제도 만들지 못했다. 유일하게 문학계를 떠난 그만이 그럴 수 있었다는 사실은, 결국 무엇을 반증하는 것일까?” ― 장정일(소설가), <한겨레> 2007년 11월 10일자
  • 책머리에 블레이크의 급진적 상상력과 민중문화 디킨스의 민중성과 그 한계 인문적 상상력의 효용―매슈 아놀드의 교양 개념에 대하여 리비스의 비평과 공동체 이념 식민주의와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프란츠 파농에 대하여 리처드 라이트와 제3세계 문학의 가능성 대지로 회귀하는 문학―미나마타의 작가 이시무레 미치코 주석 색인
  • 급진적 민중문화의 대변자 블레이크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위대한 시인·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탁월한 사상가이기도 했다. 그의 시와 산문에 개진된 사회적·정치적·철학적 발언들은 유럽 근대 지성사 전체의 맥락 속에서도 최고 수준의 심오한 사색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그의 작품들이 삶의 다양한 국면들에 대한 이러저러한 부분적·파편적인 관심이 아니라, 근대 자본주의의 발흥으로 뿌리로부터 뒤틀려온 인간생존의 현실에 관한 가장 근원적이며 포괄적인 지적·도덕적·정신적 성찰에 토대를 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성찰은 블레이크 자신의 평생에 걸친 ‘인간해방’에의 강력한 실천적 관심에 결부되어 있었다.”(본문, 22쪽) “노동이 사람의 신성(神性)을 드러낸다는 블레이크의 생각은 단순한 물리적인 움직임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노동이란 무엇보다 집단적인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그 노동이 속박이 아닌 자유 속에서 자발적으로 수행될 때, 모든 창조적 노동은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이웃과 생생하고 유기적인 조화로운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 그에게 ‘예루살렘’은 무엇보다 우애와 관용의 공동체인 것이다.”(81쪽) “블레이크는 ‘모든 신성한 것은 인간의 가슴속에 있고’ ‘인간이 없는 곳에 자연은 황폐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블레이크가 억압적 정치·사회·신학체제를 거부한 것은 무엇보다 인간과 인간의 창조적 가능성에 대한 그러한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온갖 고난을 겪으며 억압적인 체제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우애와 협동을 통해서 진정한 인간적 사회에 대한 래디컬한 비전을 보여주고 있었던 산업혁명기의 근로 대중의 움직임과의 긴밀한 연대 속에서 우러나온 믿음이었다.”(83쪽) 디킨스의 민중성과 그 한계 “디킨스는 사회이론가나 정치사상가로서는 뛰어나지도 믿을 만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예술가로서의 디킨스는, 그의 문학적 형상화 속에서 당대의 어떠한 일급 사상가에게도 발견하기 어려운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인식에 도달한 것이다.”(116쪽) “디킨스는 근원적인 감수성에 있어서는 민중문화의 상상력에 친근했으나 역사적 변혁의 실질적인 주체로서의 민중의 존재를 발견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고, 그럼으로써 결국 프티부르주아 작가로서의 궁극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그 자신이 옹호해마지 않은 ‘순진한’ 삶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현실의 억압적 힘들에 맞선 치열한 투쟁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디킨스에게는 이 점을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시력(視力)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136쪽) 매슈 아놀드의 교양 개념 “그리고 무엇보다 부르주아사회의 경제철학인 방임주의, 그리고 그것과 짝을 이루는 개인주의적 습관에 아놀드 자신이 당대의 가장 큰 재난이라고 생각한 무질서의 근원이 있었다. 이렇게 볼 때 교양 개념의 한결 구체적인 사회적 용도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놀드는 자기 시대의 광범위한 기계에의 신앙, 공리주의, 사회계급들의 배타적인 이익추구, 그에 따른 극심한 갈등과 무질서―이러한 것에 대하여 교양이라는 무기로 대항하려고 한 것이다.”(162~163쪽) “낭만주의 시인들의 ‘상상력’은 ‘천재’의 개념처럼 배타적인 능력을 암시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 누구나가 지닌 인간다움에의 욕구, 인간적 존엄성에 대한 공감력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낭만적 상상력이 맞서서 싸우려 한 것은 비인간적인 일체의 것, 즉 기술지배의 산업체제, 상품의 논리, 소외된 노동, 인간의 인간에...
  • 김종철(金鍾哲) [저]
  • 저자 김종철은 194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진주의 남강 변에서 자라던 유년시절에 6·25 전란을 겪었다. 전쟁 이후 마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읽고,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으로 군복무를 했다. 제대 후 숭전대학교, 성심여자대학, 영남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0~80년대에는 문학평론 활동을 하다가, 1991년에 격월간 《녹색평론》을 창간하여 에콜로지 사상과 운동의 확대를 위한 활동에 열중해왔다. 2004년에 대학의 교직을 그만두고 《녹색평론》의 편집·발간에 전념하면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한국 최초의 ‘녹색당’ 창립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였다. 또, 2004년 이후 10여 년간 ‘일리치 읽기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자주강좌를 개설·진행했다. 생전에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협동적인 공동체, 상부상조의 사회, 하늘과 땅의 이치를 따르는 농업 공동체, 생태학적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길밖에 없다”고 역설한 그는 작가이자 활동가, 사상가로서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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