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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김세현 ㅣ 푸른숲
  • 정가
13,000원
  • 판매가
11,700원 (10% ↓, 1,300원 ↓)
  • 발행일
2005년 07월 18일
  • 페이지수/크기
231page/148*210*0
  • ISBN
9788971844366/897184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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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반성과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한국의 문단에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하며 홀연히 등장했던 소설가 김훈, 문단 안팎으로 예기치 못했던 성과를 거두며 이제는 ‘하나의 현상’으로 우뚝하게 자리한 소설가 김훈의 신작장편 [개]가 출간되었다.

    냉혹한 역사적 현실 앞에 던져진 고독한 무인의 실존적 번뇌나 무너지는 왕국 앞에서 예술의 진정성을 찾아 국경을 넘는 한 늙은 예인의 삶을 잔혹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냈던 그가 이번엔 너무도 평범한 저잣거리의 한 마리 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칼과 악기를 들여다보던 눈으로 굳은살 박인 개의 발바닥을 들여다보며, 오랫동안 인간의 곁에서 인간과 더불어 살아온 덕분에 이제는 인간의 표정까지 닮아버린 개의 자리로 돌연히 내려와, 또다시 새로운 문장으로, 우리가 미처 눈여겨보지 못했던 삶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김훈 <개> 블로그 구경가기 >> CLICK!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이번 작품에서 저자는 너무도 평범한 저잣거리의 한 마리 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칼과 악기를 들여다보던 눈으로 굳은살 박인 개의 발바닥을 들여다보며, 오랫동안 인간의 곁에서 인간과 더불어 살아온 덕분에 이제는 인간의 표정까지 닮아버린 개의 자리로 돌연히 옮겨앉는다. 날것 그대로인 두 발바닥과 몸뚱이 하나로 척박한 세상 속을 뒹굴며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내는 진돗개 보리의 세상살이를 통해, 작가는 생명을 지닌 것들이라면 누구나 감당할 수밖에 없는 살아간다는 일의 지난함과 그 속에 숨겨진 보석처럼 빛나는 생의 의미를 잔잔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더불어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은 진돗개 수놈 보리의 눈에 비친 인간세상의 부조리들, 즉 덧없는 욕망과 집착, 의미 없이 떠도는 말들, 그로 인한 인간의 약함과 슬픔 역시 놓치지 않는다.
  • "나는 개발바닥의 굳은살을 들여다보면서
    어쩌면 개 짖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개들을 대신해서 짖기로 했다. 짖고 또 짖어서,
    세상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눈부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


    "살아 있는 것들은 기어이, 스스로 아름다운 운명을 완성한다"

    지난해 한 시상식의 수상소감에서 작가는 소설을 준비하느라 자연 속에 묻혀 지내며, "살아 있는 것들은 기어이, 스스로 아름다운 운명을 완성한다"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이번에 새로 완성한 소설 [개]는 그러한 작가의 생명에 대한 깊은 통찰이 빛을 발하는 소설이다. 날것 그대로인 두 발바닥과 몸뚱이 하나로 척박한 세상 속을 뒹굴며 주어진 생을 받아들이고 또 힘차게 살아내는 진돗개 보리의 세상살이를 통해, 작가는 생명을 지닌 것들이라면 누구나 감당할 수밖에 없는 살아간다는 일의 지난함과 그 속에 숨겨진 보석처럼 빛나는 생의 의미를 잔잔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더불어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은 진돗개 수놈 보리의 눈에 비친 인간세상의 부조리들, 즉 덧없는 욕망과 집착, 의미 없이 떠도는 말들,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의 약함과 슬픔 역시 놓치지 않는다.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한 개의 발바닥에 단단하게 박여 있는 굳은살을 바라보고 또 어루만지며 그 안에 내재된 한 생명체의 고단한 삶의 흔적과 눈부신 꿈의 기록들을 읽어내는 김훈의 이번 소설은, 부딪치고 깨어지고 또 견디고 기다리며 눈앞의 삶을 건너가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생의 찬가이기도 하다.
    그가 연민어린 눈길로 들여다보고 어루만지는 버려진 개의 발바닥은 소설가 김훈의 생을 지탱해온 굳은살 박인 그의 손바닥이기도 할 것이며, 그와 함께 현재의 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고단한 어깨이기도 할 것이다.

    찬란한 빛으로 번져나는 경이로운 생명의 기운들

    김훈의 신작소설 [개]에는 살아 있는 것들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어린 강아지 보리가 처음 세상에 나와 엄마의 품에서 젖을 빨고 어린 형제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그 살갗을 느껴가는 과정이나, 낯설고 신비로운 세상을 뛰어다니며 나무와 풀, 숲과 강, 안개와 바람에서부터 개미나 벌, 참새나 까치까지 모든 자연의 피조물들을 몸으로 체험하며 그것들의 냄새와 움직임, 사소한 느낌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자기의 몸 안에 직접 받아넣는 과정은 몹시도 섬세하고 구체적이다. 소설가 김훈은 직접 들판을 뛰노는 개의 자리로 내려가 진돗개 보리의 눈과 코, 수염과 발바닥이 되어 그 경이로운 생명의 움직임들을 놓치지 않고 빈틈없이 챙겨, 소설 전체에 생동감 넘치는 자연과 생명의 기운을 고스란히 불어넣는다.
    또한 진돗개 보리가 당당한 청년, 수놈이 되어 주인을 섬기고 주인의 사랑을 욕망하고 또 아이들의 세상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에 가슴 저려하고, 암컷 흰순이를 그리워하며 수컷의 비애에 쩔쩔매고, 경쟁자 악돌이와 처절한 한판 승부를 치르고는 초라하게 상처를 핥으며 묶여 지내고, 주인의 죽음을 감당할 수 없어 무덤을 파며 주인의 냄새를 확인하려 애쓰는 장면 등에서 보여주는 절묘한 묘사는 누구도 굳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던 한 마리 개의 삶에 대한 빼어난 형상임과 동시에, 진돗개 보리로 대표되는 세상의 모든 ‘수컷’들이 겪어내는 삶의 비애로도 읽혀 유쾌한 폭소와 애잔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소박하고 단아한 문장, 따뜻하게 응축된 서정,
    오래도록 기억될 깊은 감동...


    소설 [개]를 감싸고 있는 주된 정서는 이전의 김훈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을 ...
  • 나는 새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들은 주인이 없고 고향이 없다. 그것들은 빈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 그것들은 어디론지 가고 또 간다. 그것들은 닥치는 대로 쪼아먹고 사람과 인연을 맺지 않는다. 그것들은 떼를 지어 하늘을 날아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돌린다. 캄캄한 밤중에 한 마리가 끼룩끼룩 울어대면서 먼 바다 쪽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그 캄캄한 바다 위 허공에서 새는 무슨 볼일이 있다는 것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날지를 못한다. 나는 개이므로 고향이 있고, 주인이 있고, 주인이 주는 밥을 먹고 주인의 집에서 잔다. 나는 개이므로 네발바닥으로 땅바닥을 박차고 달리고, 땅 위의 모든 냄새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바닷가 마을에서 나는 세상의 모든 곳이 나의 고향이며, 사람의 냄새가 나는 모든 주인들이 나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다 큰 개였고, 젊고 힘센 수놈이었다.
    (/ p.74)

    주인님은 주낙에 미끼를 걸어서 물 위로 던졌다. 배 양쪽으로 주낙은 모두 여덟 틀이 설치되어 있었다. 주인님이 쓰는 미끼는 루어 미끼였다. 작은 물고기처럼 생긴 쇳덩어리들을 바다에 던지면 진짜 물고기들이 가짜 물고기를 먹이인 줄 알고 삼킨다. 가짜 물고기는 생긴 것도 진짜 물고기와 똑같고 물 속에 들어가면 물살에 꼬리와 몸통이 흔들린다. 살아서 움직이는 모양까지 모두 가짜이지만, 진짜보다 더욱 진짜를 닮아 있다.

    또 가짜 물고기에는 형광물질이 칠해져 있어서 어두운 물밑에서도 빛을 뿜어내면서 진짜 물고기들을 유혹한다. 이 빛나는 가짝 물고기의 가슴에는 날카로운 낚싯바늘과 미늘이 돋쳐있다. 그래서 배가 고파서 이 가짜 물고기를 삼킨 진짜 물고기들은 모두 다 주인님의 밥이 된다. 주인님이 식구들과 함께 먹는 밥이 바로 주인님이 삼켜야 하는 미끼였다. 밥과 미끼와 낚싯바늘이 다 똑같은 것이었다.

    주인님은 캄캄한 바다 밑으로 먹이를 풀어서 먹이를 잡고 있었다. 나는 주인님 곁으로 다가가서 가짜 물고기의 냄새를 맡았다. 차가운 쇠 비린내가 풍겼고, 먹을 것이 아니었다. 물고기들은 그걸 모른다. 주인님이 가짜 먹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주낙을 어두운 물 위로 던질 때, 반딧불이 같은 가짜의 빛들이 반짝거리며 허공에 흩어졌다가 이내 물 밑으로 잠겼다.
    (/ pp.160~161) “내 이름은 보리, 진돗개 수놈이다. 태어나보니 나는 개였고 수놈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기는 소나 닭이나 물고기나 사람도 다 마찬가지다. 태어나보니 돼지이고, 태어나보니 사람이고, 태어나보니 암놈이거나 수놈인 것이다.”(10쪽) “개 노릇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아. 여기까지는 기초에 불과해. 더 중요한 공부는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정확히 알아차리고 무엇이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무엇이 사람들을 괴롭히는지를 재빨리 알아차리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야. 아주 어려운 공부지. 말하자면 눈치가 빠르고, 눈치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야.”(27쪽) “나는 날지를 못한다. 나는 개이므로 고향이 있고, 주인이 있고, 주인이 주는 밥을 먹고 주인의 집에서 잔다. 나는 개이므로 네발바닥으로 땅바닥을 박차고 달리고, 땅 위의 모든 냄새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바닷가 마을에서 나는 세상의 모든 곳이 나의 고향이며, 사람의 냄새가 나는 모든 주인들이 나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았다.”(74쪽) “앞발을 창문틀에 올리고 사람처럼 뒷다리로 서서 교실 안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정말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은 내가 달을 밟을 수 없는 것과 같았다. 내가 사람의 아름다움에 홀려 있을 때도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 김훈 [저]
  •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편집국장, 국민일보 부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기자 등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저서로 대표작으로 통하는 장편소설 [칼의 노래 ], [남한산성], 산문집 [연필로 쓰기] 외 다수가 있다.
  • 김세현 [저]
  • 1963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수묵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림책 [만년샤쓰][준치 가시][엄마 까투리][7년 동안의 잠][아기 장수의 꿈]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2004년 제 4회 출판미술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볼로냐 국제도서전 주빈국관 원화 전시 작가로 선정되었고, 2016년 IBBY 그림 부문 어너리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정신을 그림책으로 계승하기 위한 작업들을 꾸준히 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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