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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종에 관하여 
에리히 프롬, 김승진 ㅣ 마농지 ㅣ On Disobed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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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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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page/120*188*15/16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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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6830151/119683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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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역사는 불복종의 행위로 시작되었으며 복종의 행위로 종말을 고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왜 순응하는 인간이 되었나? 20세기 사회심리학의 거장 에리히 프롬의 ‘불복종’과 ‘자유’와 ‘휴머니즘’에 대한 성찰 일상의 불합리 앞에서, 사회의 모순 앞에서, 세계의 부조리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혹 권위와 권력의 목소리를 내면화한 채, 스스로 사고하고 저항하는 능력을 상실한 채 근본적 문제를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인류가 이토록 무력한 것도 불복종의 역량을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분석에서 누구보다 깊은 혜안을 보여주었던 에리히 프롬이라면 이렇게 진단했을 듯하다. 신간 『불복종에 관하여』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계승한 사회심리학의 거장,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에리히 프롬의 철학적 에세이 4편을 엮은 책이다. 프롬이 1960년대에 집필한 글들로, 20세기 인간의 위기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 기초해 ‘불복종’과 ‘자유’, ‘휴머니즘’, ‘사회주의’ 등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명료한 문장에 담긴 사유가 지금에도 여전히 도발적이며 문제적이다. 프롬에게 불복종은 “양심과 신념의 이름으로 권력자에게 감히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 새로운 사고와 변화를 틀어막으려는 권위에 저항하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에 맞서기만 하는 반항이 아니라 ‘삶에 대한 사랑’에 기초한, 무엇을 ‘향한’ 긍정적 행위다. 아담과 하와, 프로메테우스 신화에서 보듯, 인류의 역사를 열고 발전을 견인해온 문명의 토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당대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모두 위계적 관료제와 경제원칙의 지배 아래 삶의 기쁨을 잃어버린 순응하는 인간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프롬의 진단이다. 양 체제의 인간소외, 불평등, 물신화 등을 비판하는 프롬은 불복종과 생의 역량 회복을 위해 ‘인간과 정의와 연대’에 기초한, 민주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사회주의의 비전을 제시한다. 프롬의 진단과 제안은 시대의 위기에 대한 경고였다. 냉전 시대의 핵무기 경쟁을 목도한 프롬은 이성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채 인류의 절멸을 향해 내달리고 있음에도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는 동시대인들에게 “인간의 역사는 복종의 행위로 종말을 고하게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6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기후 위기라는 또 다른 절멸의 버튼을 올려놓았고, 그와 연결된 신종 바이러스 앞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새로운 사유와 행동 양식을 만들어가야 하는 지금, 불복종의 역량을 회복하라는 프롬의 목소리는 여전히 절박하다. 그가 러셀을 가리켜 적었던 이야기를 우리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가 절멸한다 해도 우리에게 경고해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아니오’라고 말할 자유 - 감히 알고자 하고 모든 것을 의심하라 “어떤 사람이 오로지 복종만 할 수 있고 불복종은 할 수 없다면 그는 노예다. 오로지 불복종만 할 수 있고 복종은 할 수 없다면 그는 반항꾼이다. 혁명가와 반항꾼은 다르다.” 프롬은 「심리적ㆍ도덕적 문제로서의 불복종」에서 보편 양심, 보편 이성에 기반한 긍정적 행위로서 불복종을 개념화한다. 프롬에 따르면 그것은 “반항꾼의 이유 없는 반항”과는 다르다. 분노와 억울함에서 비롯되는 반항적 불복종은 순응적 복종만큼이나 맹목적이다. 프롬이 말하는 불복종은 양심과 신념에 복종하고 자신의 의지를 긍정하는 행위다. 불복종의 행위를 통해 진화해온 인간은 또한 외부의 권력과 내면화된 권위에 지배당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왜 우리는 이토록 쉽게 복종으로 기우는가? 프롬에 따르면 권력에 복종할 때 우리는 안전하다고, 숭배하는 권력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낀다. 불복종의 역량을 잃은 ‘조직인組織人’은 자신이 복종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불복종할 수 있으려면 감히 알고자 하고 모든 것을 의심하는 정신, 독립된 인격의 성숙, 오류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프롬은 이야기한다. 불복종의 역량은 자유의 조건이며, 또한 자유가 불복종의 조건이기도 하다. “의심하고 비판하고 불복종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냐 문명의 종말이냐를 가를 모든 것일지 모른다.” 일깨우는 예언자 vs. 마취하는 사제 「예언자와 사제」는 ‘예언자’와 ‘사제’의 대비를 통해 불복종이 현실에서 발현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글이다. 프롬에 따르면, 자신의 사상을 몸으로 체현한 사람, 보편 양심으로 진리를 통찰하는 사람이 예언자라면, 예언자의 이야기를 도그마로 만들어 대중을 관리하는 사람이 사제다. 말하고 경고하고 대안을 보여주는 이가 예언자라면 기만하고 마취하고 통제하는 이가 사제인 것이다. 프롬은 당대 예언자의 사례로 버트런드 러셀을 제시한다. 그리고 러셀의 사상을 통해 불복종의 역량, 즉 예언자가 되게 추동하는 핵심이 ‘삶에 대한 사랑’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프롬이 보기에 20세기의 인류는 관료제와 경제원칙의 지배 아래 숫자나 사물과 같은 상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일상에 매몰되어 생을 절멸하는 흐름에 맞서는 데 필요한 삶의 기쁨을 잃어버렸다. 국가의 주권ㆍ민족의 명예ㆍ군사적 승리 같은 낡은 물신 숭배, 파괴 역량의 증대와 이를 제어할 역량의 퇴보라는 불균형, 불복종과 생의 역량 상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진단과 극복 역시 사회의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프롬의 논의가 20세기 인간의 위기를 낳은 양 체제 비판으로 이어지는 맥락이다. 20세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산업적 신봉건주의로 수렴하다 “인간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되어 자기 손으로 만들어낸 것들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자기가 생산한 것들 앞에, 국가 앞에, 자신이 만든 지도자들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프롬은 「인류여 번성하라」에서 당대의 대표적인 사회 체제, 즉 서구 자본주의와 현실 공산주의가 공히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인본주의적 사회주의」에서 생의 역량을 고취하게 하는 사회의 비전과 실천 지침을 제시한다. 프롬이 보기에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은 모두 거대한 관료제적 기관들이 이끄는 산업적 신봉건주의로 수렴해가고 있다. 거대기업이 지배하는 자본주의는 권력이 소유에서 나오고 사물이 삶보다, 자본이 노동보다 우위에 있는 사회다. 소외된 인간은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 ...
  • 1장 심리적ㆍ도덕적 문제로서의 불복종 2장 예언자와 사제 3장 인류여 번성하라 4장 인본주의적 사회주의 옮긴이 후기 * 「심리적ㆍ도덕적 문제로서의 불복종」은 1963년에, 「예언자와 사제」는 1967년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참여한 에세이 모음집에 처음 게재되었고, 「인류여 번성하라」와 「인본주의적 사회주의」는 1960년 미국 사회당 강령의 초안 격으로 작성한 『인류여 번성하라 - 사회주의자 선언과 프로그램』에 실렸다가 1967년에 프롬 본인의 서문과 함께 재출간되었다. * 1987년/1996년에 범우사에서 출간되었던 『불복종에 관하여』는 프롬의 저서 2권을 하나로 묶어 번역한 책으로, 16편의 글을 수록했다. 마농지의 이번 신간은 프롬 타계 1년 후인 1981년에 에세이 4편을 선별해 출간한 판본(1981년)을 선택해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고 새롭게 번역했다.
  • 에리히 프롬 [저]
  • 1900년에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에리히 프롬은 사회학, 심리학, 철학을 공부했고, 1922년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28년에서 1931년까지 프랑크푸르트 심리분석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있다가 1934년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예일 대학, 뉴 헤이번 대학, 뉴욕 대학, 미시간 대학에서 강의했다. 1950­1965년에는 멕시코 국립대학의 의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에리히 프롬은 1980년 3월 18일 무랄토(티치노)에서 죽었다.
  • 김승진 [저]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친절한 파시즘》, 《계몽주의 2.0》, 《그날 밤 체르노빌》, 《앨버트 허시먼》, 《예언이 끝났을 때》,《기울어진 교육》, 《불복종에 관하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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