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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감각 : 근엄한 윤리의 액자에서 빼내어 실존과 생존의 감각으로
윤채근 ㅣ 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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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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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page/150*221*28/52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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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5264448/118526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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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존과 생존의 감각으로 다시 읽는 논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제대로 된 길이 틀림없는가? 이 모든 질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 홀로 대답해야 하는 우리의 운명은 고달프고 쓸쓸하며 위태롭다. 고전적 의미의 스승을 상실한 시대에,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정보량과 극도로 복잡해진 사회관계 속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의 기대치는 높아지고만 있다. 진정한 스승들인 과거의 성현들은 위대한 어록을 통해 불멸의 지혜를 남겨 놓았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시대와 우리가 사는 시대는 다른 속도로 흐른다. 이 큰 낙차를 극복하려면, 고전의 언어를 현대적으로 번역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현대인에게 그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우리는 신속히 문제를 파악하여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해결책을 발견해야만 하는 빠른 사회에 살고 있다. 인류의 대스승 공자가 남긴 《논어》는 어떠한가? 《논어》에 담긴 지혜는 언뜻 진부하고 고지식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삶의 다양한 고민들에 해답을 줄 수 있는 통찰들이 가득하다. 《논어》가 절박한 현실 문제와 무관해 보이는 것은 이 고전이 현대인의 감각과 속도에 어울리지 않는 옛 언어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논어》를 근엄한 윤리의 액자에서 빼내어 지금 여기의 속도와 감각에 맞게 재해석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논어》의 생생한 지혜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논어감각》인 것은 공자가 남긴 불후의 지적 유산을 과거의 무게로부터 해방시켜 오늘 이 시대의 현실 감각 속에 되살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논어》를 사상이나 윤리의 관점이 아니라 '실존의 감각', '생존의 감각'으로 읽어냄으로써 우리는 이 파란만장한 세상 속에서 좀 더 현명하게 삶의 리듬을 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따라서 수천 년 전 공자가 구현했던 인생의 기술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는다는 것은 스승 공자와 함께 발을 맞추며 인생이라는 춤을 새롭게 추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08년에 이미 출간된 원고를 다시 다듬고, 거기에 20개의 절을 추가해 만든 개정증보판이다. 옛 원고가 지닌 문체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노력했지만, 그동안 흐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필자의 생각도 많이 달라져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겨났다. 이 책의 초기 원고가 쓰인 건 필자가 불혹의 나이를 통과하던 시점이었다. 미움도 사랑도 들끓던 시절이었고, 때문에 세상과 모나게 부딪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지금의 필자라면 부끄러워 감추고 싶었을 감정의 모서리들이 들쭉날쭉 튀어나와 있었고, 그런 뾰쪽한 부분들을 조금 부드럽게 다듬었다. 나머지 추가된 원고들은 기나긴 세월의 때를 뭍이며 서랍 안에 잠들어 있다가 이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 저자의 말
  • 《논어》에 담긴 실존 감각! 실존철학의 거장 야스퍼스(Karl Jaspers)가 독일어로 번역된 《논어》를 읽고 큰 감화를 받았고, 공자의 철학에서 ‘진정한 삶의 주체가 되려는 의지’를 발견했다. 물론 전혀 언급하지 않는 건 아니어도, 공자는 본질에 관한 정리(定理)에는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고 적혀 있다. 공자의 철학은 관념으로 삼라만상의 이치를 설명하기 보단,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포커스를 맞춘 체험적 인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삶에 상감(象嵌)되어 있는 모든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모두가 인문(人文)이다. 그리고 그 인문의 현장에서 통용되는 방법론적 코드가 道이다. 진리란 어떤 지식을 매개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삶과의 직접적인 대화 속에서 맥락적으로 깨달아진다는 것. 그런 실존과 생존의 감각은 순간과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만이 구현될 수 있다. 〈논어〉 속에 넘쳐나는, 공자에게는 체화되어 있던 감각. 《논어감각》의 저자는 그런 생활의 관점과 성찰로 공자의 철학을 해석하고 있다. 관찰자 시점으로 일화나 개념을 서술하다가도, 필요하면 공자의 시점으로 자유롭게 옮겨 들어가 그의 목소리로 말한다. 때론 제자들의 입장으로도 시선을 옮겨 오래전에 벌어졌던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를 생생하게 극화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때때로 경전 드라마나 논어 심리극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개별 주제를 다루는 5개의 장들로 나뉘어 있긴 하지만, 그 안에는 일련의 연속적인 서사가 복선으로 숨겨져 있다. 스승 공자와 제자인 자공, 자로, 안회. 이 네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인간적 갈등과 사연이 이리저리 변주되면서 이 책 전체를 관류하고 있다. 그런 견지에서 이 책을 다시 뜯어읽으면 네 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한편의 소설이 될 수도 있다. 이 책 곳곳에 숨어있는 이 복선들이 독자들의 유쾌한 탐사를 기다리고 있다.
  • 들어가면서 1. 관계의 예술 2. 군자경영 3. 호오의 원칙 4. 생활 미학 5. 선비의 길 편집 후기
  • 공자의 말이 지당하지 않은가? 원한에 대해서는 그것이 원한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갚아주어야 한다. 그게 진실이고 또 옳은 일이다. 강직함으로, 곧음으로 갚아야 한다. 무엇이 곧음인가? 자신의 신념을 투철하게 관철시키는 것이 곧음이다. 어떤 상대가 내게 원한을 품도록 만든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상대가 나를 굽어지는 사람으로, 굽힐 수 있는 사람, 즉 무른 사람으로 보았다는 뚜렷한 증좌다. 그걸 허용해선 안 된다. 이 눈치 저 눈치 다 보는, 융통성 있는 무골호인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 약자 위치에 제 발로 찾아들어가서는 안 된다. -p.36 별들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마치 옹위하듯 흩어져서 자리를 잡고 있다. 별들끼리 충돌하거나 중복되면 안 되며, 그들 각자는 북극성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모든 별들이 바라볼 수는 있으나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자리가 바로 정중앙이다. 그 자리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함부로 옮기지 말라! 함부로 말 하지도 말라! 그 자리가 이미 리더의 권위와 조직의 희망을 웅변해 주고 있다. -p.114 학계는 넓게 배웠다는 박사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박사들은 알고 보면 넓게 공부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전공 영역만을 들이파서 논문들을 생산하고, 그 덕분에 특정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떤 영역에 대해서는 매우 자신 있어 하지만, 다른 영역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모르는 분야가 너무 많기에 한없이 겸손해야 될 듯도 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꽤나 있다. 섣불리 다른 분야를 규정하여 무시하고, 심지어 그 의의를 낮추어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p.132 문제는 동아시아인들이 가족의 범위를 끝없이 넓혀나갈 수 있었다는 데에 있다. 혈연 가족을 벗어난 직장도 넒은 의미의 한 가족이었고, 동문 모임이나 동향 모임 역시 가족에 버금가는 관계로 생각되곤 했다. 이렇게 가족의 울타리를 넓혀가다 보면, 급기야 다른 민족을 배척하는 국수적 민족주의로까지 번지게 된다. 이렇게 내부의 견제 장치를 잃어버린 사회는 머지않아 타락할 것이고, 심지어 자기 민족의 우월성에 기초를 둔 전체주의 체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p.142 공자는 도덕적 폭력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어질지 못한 것은 당연히 미워해야 하지만, 도가 지나친 도덕적 분노에는 무언가 무의식적인 다른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 그 또는 그녀는 인을 위배한 행동에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지나친 미움을 쏟아 부음으로써 자기 안의 왜곡된 증오심을 배출하고자 한다. 결국 그 지나친 미움은 세상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공자는 어질지 못한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 미움은 석연치 않은 다른 감정들로 얼룩져 있고, 밑도 끝도 없는 폭력으로 번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p.173 어차피 자아는 자기보존에 유리한 상대를 선호하여, 그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안전을 도모하도록 진화해 왔다. 도덕 없이 발달해온 자아는 철저한 자기보존 본능의 산물일 따름이다. 따라서 내가 선한지 악한지는 환경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도덕성은 생존에 그렇게 결정적이지 않았으며, 근대 윤리학에서처럼 확고하게 주장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p.184 나라는 불안한 존재는 스스로는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끝없이 남들과 어울리면서 그들로부터 사회적 존재로 인정받을 때에만 제대로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은 나의 정체성을 구성해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의 의미를 순식간에 뭉개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존...
  • 윤채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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