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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 
이병철 ㅣ 천년의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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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05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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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page/136*210*20/40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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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0413244/119041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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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그 무엇과 견주어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고 거창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하루하루 매 순간 언어로 사유하고, 소통하고, 관계 맺는다. 어머니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듯이, “내 어머니가 쓰셨고, 그분 어머니, 또 그분 어머니가 쓰셨던 말, 그러다가 나한테까지 전해진 우리말”, 모국어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이는 없다. 운명이라는 게 있다면, 곧 모국어가 그 운명이며, 모국어를 함께 부여받고 사용하는 우리들은 운명 공동체다. 기자들에게 ‘녹색 펜 교사’라 불렸던, 언론사 교정 교열 일을 30여 년간 해왔던, 이병철은 모국어가 처한 편안치 못한 상황을 애달픈 마음을 담아 전한다. ‘앙꼬あんこ빵, 곰보빵, 빠다butter빵’으로 상징되는, “일본어를 내치지 못하고 영어는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우리말조차 바르게 쓰지 못했던” 그 시절, 저자 자신이 겪었던 어린 시절 언어 환경을 통해 우선 우리말 유년기를 되돌아본다. 두 번째 글 묶음에서는 자칭 ‘네거티브 인생’이라 했던, 언론사 교정 교열 현장에서 마주했던 우리말과 글을 최전선에서 지키고 다듬어왔던 경험들을 들려준다. 우리말이 처한 편안치 못한 처지는 지금도 여전하며, 저자 이병철은 어제도 틀리고 내일도 틀릴 말들을 바로 잡을 뿐만 아니라, 특히 국어를 다룬 책들이 거의 어휘에 치중한 데 비해 세 번째 묶음에는 구문構文에서 우리 말과 글이 나아갈 바를 모색했다. 이것이 모국어라는 운명에 마지막까지 충실하고자 한 그답게 사는 방식이며, 같은 모국어를 쓰는 이들에 대한 애정이다.
  • 1) 녹색 펜 교사·사전 덕후, 이병철이 전하는 모국어로 쓴 자서전, 하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 “그 무렵 어머니는 내게 일본 동요 〈오카아상おかあさん〉*을 가르쳐 주셨고, 중학생이던 누나는 학교에서 영어 시간에 배운 〈징글벨〉을 원어로 가르쳐 주었다. 마치 앙꼬あんこ빵 곰보(←곪+보)빵 빠다butter빵이 공존했듯이 나도 세 나라 말을 구사한 셈이다. 일본어를 내치지 못하고 영어는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우리말조차 어정쩡하게 쓰는 혼란스런 시기였다.” - 본문 30쪽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앙꼬あんこ빵, 곰보빵, 빠다butter빵’은 우리말과 글이 처했던 모국어 유년기를 상징한다. 그 시절 일본어 잔재는 여전한 채,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가 밀려오고, 아직은 우리말은 정립되지 못한 혼돈 속에서 어떻게 우리글과 말이 성장해왔는지를 자신의 삶을 거울삼아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지 회고록이나 추억담에 그치지 않는다. 모국어로 쓴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글이 그 어떤 글보다 독자들 공감을 자아내는 것은 우리 모두 모국어라는 운명에 묶여 있는 공동체 일원이기 때문이다. 2) 어휘뿐만 아니라 글틀, 즉 구문構文을 우리말답게 쓰는 법 “한글 전용 논쟁과 일본어 잔재 탓에 대중은 어휘에 문제가 많다고 느끼지만, 모국어 훼손을 말할 때 더 심각한 쪽은 글틀, 즉 구문構文이다. 일본어 노の로 말미암아 우리글 서술 체계가 무너졌다. ‘~의’를 마구잡이로 쓰자 부사와 동사가 사라지고 한자어 명사만 쓰게 되었다. 아무리 한글을 쓰자고 외쳐도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무늬만 한글 전용’에 그칠 수밖에 없다” - 지은이 말 5쪽 이 책에도 우리가 알게 모르게 부정확하게 쓰고 있는 어휘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한글 전용에 대한 그간 노력을 반영하지 못한 채 잡학 사전에 머문 국어사전에 대한 뼈아픈 비판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어를 다룬 책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점을 하나만 꼽자면, 글틀, 즉 구문構文 차원에서 우리말답게 쓰는 실천적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아무리 우리말다운 어휘를 쓰더라도, 그 어휘들을 담는 틀 자체가 우리말답지 못하다면, 우리글 서술 체계를 진정한 의미에서 바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글틀을 바꾸면 그 틀에 맞춰 자연스레 선택되는 어휘들도 덩달아 달라지게 된다. 3) 우리말과 글답게 쓰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증명해 보인 실천 “이 책 전체에 다른 글 인용한 것 빼고는 ‘~의’라는 조사助詞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뿐더러 엄연한 우리말을 애써 쓰지 않음 또한 자연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글버릇’을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문장을 ‘것이다’로 끝맺지 않은 것 또한 그런 뜻에서다. 우리글 구문을 망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지닌 이 글버릇이기 때문이다.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 글을 망치는 아이러니. 이를 고치는 데 뭐라도 보태고 싶어 시도했다.” - 지은이 말 6쪽 저자 이병철은 이 책을 쓰면서 인용문을 제외하고는 ‘~의’와 ‘~것이다’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 둘을 안 쓰고 글을 써보면 금방 절절히 느끼게 된다.(이 보도자료를 쓰고 있는 편집자도 ‘~의’를 쓰지 않고 글을 작성하려고 무던히 노력하느라 평소보다 글 작성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결국에는 100퍼센트 성공하지는 못 했다.)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에 대한 독서 그 자체가 우리말과 글다운 어휘와 구문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간 자연스럽게 보였던 문장들이 ...
  • 지은이의 말 ● 앙꼬빵·곰보빵·빠다빵 -성장기·청년기에 겪은 언어환경- ○ 어렸을 때 ○ 앙꼬빵 곰보빵 빠다빵 ○ “공부해서 남 주니?” ○ 중국에는 자장?이 있고 한국에는 짜장면이 있다 ○ “채소가 뭐예요?” ○ 야구가 저지른 실책 ○ 경양식 시대 ○ 얄리 얄리 얄라성 ○ 청춘 자화상 ○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 ○ 짠빱 사연 ○ 기합, 추억인가 악몽인가 ● 내가 사랑한 네거티브 인생 -직업인으로서 겪은 언어환경- ○ 내가 사랑한 네거티브 인생 ① ○ 내가 사랑한 네거티브 인생 ② ○ ‘900 어휘’ 사회 ○ 언어가 사고思考를 지배한다 ○ 소 머리, 멸치 머리 ○ 국어사전, 그 민낯 ○ 구글링을 꿈꾼 국어학자 ○ 지금 쓰는 한글이 되기까지 ○ 한자와 동거한 575년 ○ 문자전쟁 반세기 ① ○ 문자전쟁 반세기 ② ● 지나간 전쟁 아니다 -개선해야 할 언어환경- ○ 지나간 전쟁 아니다 ○ 어제도 틀리고 내일도 틀릴 말 ○ 일사일언一事一言 ○ ‘것이었던 것이었다’ ○ ‘~의’를 어찌하오리까 ① ○ ‘~의’를 어찌하오리까 ② ○ ‘~의’를 어찌하오리까 ③ ○ ‘~의’를 어찌하오리까 ④ 글쓰기를 마치고
  • 법이 ‘가족’만 인정하고 공식 서류에 ‘가족난’이 등장하자 ‘식구’는 설 자리를 잃었다. 형제자매를 가리키는 ‘동기’도 ‘형제’ 혹은 ‘자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남녀 구분 없이 쓰이던 ‘언니’ ‘형님’도 남자는 형 여자는 언니로 구분되고, 혼인도 결혼으로, 내외도 부부로 바뀌었다. 우리네 풍습과 인생관을 담았던 뜻깊은 말들이 다 법률 용어와 제도를 정의하는 말로 바뀌었다. ‘식구’가 너무 그립다. - 본문 34쪽 야수가 공을 못 잡는 것은 손으로 저지르는 잘못이니 ‘실수失手’다. 머리로 잘못하는 ‘실책’이 아니다. 일본이 잘못 쓰는 말을 검증하지 않고 따라 쓴 한국 야구가 저지른 가장 큰 실책은 바로 ‘실책’이다. 이 문제는 머리(실책)와 손(실수)이 가진 또 다른 차이점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실수’는 손으로 움직인 결과이기 때문에 ‘행위성 명사’이다. 따라서 접미사 ‘하다’를 붙여서 ‘실수하다’라는 파생어, 즉 동사를 만들 수 있다. ‘유격수가 실수했다’. 반면에 ‘실책’은 머리로 저지른 결과이므로 행위성 명사가 아니다. ‘하다’를 붙일 수 없으니 ‘실책하다’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실책이라는 말을 쓰려면 따로 동사를 붙여 구句를 만들어야 한다. ‘유격수가 실책을 범했다’로. 이는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어법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표현이 잦을수록 글과 말이 복잡해진다. - 본문 66-67쪽 잘 안다고 생각하는 말일수록 틀렸다. ‘벌罰’이라는 말을 보자.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는 것을 누구나 ‘벌서다’라고 한다. 그러나 아니다. ‘벌쓰다’가 맞다. 벌을 주는 행위는 ‘벌쓰다’를 사역형으로 바꾼 ‘벌씌우다’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달랐다. 선생님이 어린이에게 주는 가벼운 벌씌우기가 주로 열외로 나가 ‘(두 팔 들고) 서있기’이다 보니 ‘벌씌우다’가 ‘벌세우다’로, ‘벌쓰다’가 ‘벌서다’로 잘못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1990년대 이후 국어사전에는 ‘벌서다’도 동사로 표제어에 올랐다. 하지만 그 뜻은 ‘벌을 받아 일정한 곳에 서다’에 한정된다. - 본문 134-135쪽 ‘처지다’와 ‘뒤쳐지다’도 많이 틀리는 말이다. ‘처지다’는 ‘한 동아리에서 뒤떨어져 남다’라는 뜻이고, ‘뒤쳐지다’는 ‘물건이 뒤집혀서 젖혀지다’라는 뜻이다. 화투짝을 집다가 잘못해서 뒤집혔을 때 쓸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냥 ‘처진다’고 하지 않고 꼭 ‘뒤에 처진다’고 하다 보니 어느덧 거의 모든 사람이 무리에서 뒤로 떨어지는 모습을 ‘뒤쳐지다’ 혹은 사전에 없는 ‘뒤처지다’로 쓴다 - 본문 135쪽 기자들이 아무리 공들여 취재해도 내용이 틀릴 수 있다. 그것을 걸러낼 마지막 보루는 교열이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만이 가지는 자부심이다…일본어 잔재를 쓰거나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다른 말을 자꾸 쓰면 기자를 불렀다. “자네는 왜 계란이라는 말만 쓰나? 자, 닭의 알이라는 말을 빨리 해봐.” 기자는 닭의 알이라는 말을 두세 번 하다가 달걀이라고 발음되자 신기한 듯이 활짝 웃었다. 시체를 사체라고 쓰면 〈전우가〉를 나지막히 들려주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앞으로 앞으로…’. 메밀이 맞는지 모밀이 맞는지 물으면 ‘이효석 단편 소설 제목이 뭐지?’ 하고 되물었다. - 본문 144-145쪽 내가 늘 초록색 수성펜을 쓰니까 언제부터인가 그 펜이 나를 상징하게 되었다. 내가 퇴직한 2년 뒤 2007년 기자 20명이 펴낸 책이 있다. 〈기자로 산다는 것〉. 거기 기자들이 회고한 글에 비친 내 모습은 이랬다. 원고를 문정우 취재부장에게 넘겼다. 문선배 손을 떠난 원고는 김상익 편집장에게 넘어갔다. 김선배는 다시 팩트를 점검했다. 그 다음은 〈시사저널〉 ‘문장의 힘’이었던 이병철 교열...
  • 이병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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