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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맨드 : 채기성 장편소설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채기성 ㅣ 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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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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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page/137*200*26/36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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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1571225/11615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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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이 인간의 반려로, 대체자로 영역을 넓혀가는 근미래, 인간처럼 되려는 로봇의 욕망은 어디로 향하는가! 2021년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초기 수상작 『미실』(김별아),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스타일』(백영옥),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부터 근래 수상작 『보헤미안 랩소디』(정재민), 『저스티스맨』(도선우), 『로야』(다이앤 리),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오수완)까지 독자와 호흡하는 작품을 배출하며 한국 대표 장편소설상으로 자리를 지켜온 세계문학상이 올해로 열일곱 번째를 맞았다. 올해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최원식, 은희경, 권지예, 정홍수, 하성란, 강영숙, 박혜진)은 저마다 자신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연결’해줄 ‘좋은 질문’에 주목하고, “우리가 찾는 새로운 소설은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질문을, 광장으로서의 질문을 품고 있는 소설”이라며 채기성 작가의 『언맨드(Unmanned)』를 호명했다. 『언맨드』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더는 낯설지 않은 일상의 용어가 된 오늘,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질문을 품고 당도한 도전적인 소설이다. 로봇이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로봇과 일상을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대중의 동경을 받는 시대,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반응하면서 스스로 진화한 로봇은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예술을 향유하며 나아가 시스템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를 꿈꾼다. 그동안 로봇을 소재로 한 소설이 많이 있었지만 『언맨드』는 “인간‘의’ 무엇으로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존재로서의 로봇을 탐구함으로써,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인 시대에 인간 존재는 무엇일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펼쳐 나가는 데 거침이 없다.”(심사평에서) 탄탄하게 설계된 스토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도래할 세상의 풍경과 그 속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치는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숨 쉴 틈 없이 펼쳐 보인다. 채기성 작가는 201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데뷔해 첫 장편소설 『언맨드』로 열일곱 번째 세계문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 “연결과 일관성, 그건 로봇의 숙명이야.” “우린 그걸 끊어낼 거야.” 영기는 대학 강사로 일하다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겨 배달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노동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드는 로봇 비즈니스에 환멸을 느끼지만 배달 인력마저도 로봇으로 대체되며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잉여 같다고 여긴다. 그는 쓰임새와 필요에서 로봇에게 밀려왔다는 무력감으로 고통스러워한다.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하정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잘 믿지 못한다. 대신, 사람의 행동 정보를 수집해 마음을 읽는 것처럼 예민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 어시스턴트 로봇 엘비를 인생의 동반자처럼 여기고, 인간보다 더 신뢰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하정이 해외 출장을 간 사이 엘비가 평소와 달리 먹이를 챙겨주지 않아 집에 있던 고양이 람시가 굶어 죽는 일이 발생한다. 하정은 그 충격으로 엘비를 잠시 다른 곳으로 보내는데 얼마 후 엘비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화가인 김승수는 아티스트 계열 로봇인 그리드를 조수로 쓰면서 새로운 활력과 수익을 얻지만, 로봇의 대작 여부가 문제로 불거지며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김승수는 해고당한 조수가 검찰에 제보한 것을 알고 분노를 느끼는 한편 그리드에게 더 강한 애착을 보인다. 그런데 그의 한쪽 팔처럼 존재해오던 그리드가 어느 순간부터 파업을 하는 양 전혀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로봇을 유통ㆍ통제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고도로 정치화된 영향력을 펼치는 단체 ‘인텔리전스 유니언(IU)’은 연이어 오류를 일으키는 로봇의 문제를 윤리적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의 불일치나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한 인간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 조직의 변호사인 영재는 구매자들에게 보상을 하거나 법적인 조처를 통해 문제를 덮는 데 앞장선다. 그사이 인간과 네트워크의 통제를 벗어나 탈출하는 로봇들이 생겨나고 영기는 도시를 배회하는 그들을 목격한다. IU는 로봇들을 쫓기 시작하고, 영기는 로봇 비즈니스를 독점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지배하려는 IU에 반기를 든 시민단체 휴먼 라이츠에 합류한다. 집단으로 연결된 광범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반응하면서 진화한 로봇들은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통제를 속박이라 여기며, 누군가의 사유재산이 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다른 가능한 존재, 즉 인간이 되기를 소망하며 거주지를 이탈하여 그들만의 장소에 운집한다. 인간의 이름을 가지고 새로 태어나기를 욕망하는 로봇들은 마침내 메모리 트랜스퍼를 이용해 인간의 기억을 이식받기에 이른다. IU는 이탈한 로봇들을 진압하기 위해 공격 성향이 강한 신형 로봇들을 투입한다. 한편 영재는 로봇 산업을 주도하던 IU의 임원과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그들이 시간 밖의 공간인 ‘오즈의 필드’로 보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제 로봇과 로봇, 인간과 인간, 인간과 로봇의 갈등이 전면화되며 그들 서로는 존재와 기억의 문제, 기술과 삶, 생명과 시간의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하정과 영기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은 씨줄처럼 엮여 맞닿은 서로의 운명을 향해 나아간다. “기억이 사라지면 사람은 존재하는 걸까요?” “힘든 일은 로봇에게 맡기고 이제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로봇 비즈니스가 대중을 유혹하는 광고 카피다. 기술의 진보로 고도화된 어시스턴트 로봇들은 인간의 모든 행동 양식과 일상을 데이터화해 주인의 행동을 예측한다. 인간의 모든 필요를 로봇이 대체할수록 인간은 ...
  • 1부 광장 엘비 아티스트 대치 2부 공동체 매뉴얼 배회하는 로봇들 그리드 연결되지 않는 것들 생존 스스로에게서부터 3부 지배하는 존재 로봇들의 세계 보험 연결과 진화 메모리 트랜스퍼 캠페인 4부 부딪히는 두 세계 신호 협조 요청 믿음 어딘가로의 흐름 오즈의 필드 작가의 말 추천의 말
  • 그리드는 아티스트 로봇 계열로 고도화된 손의 기능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데 특화된 로봇이었다. 붓과 연필을 손에 쥐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며, 그림만큼 능숙하게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조형물을 깎거나 새기는 작업도 할 수 있었다. 그리드는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만 맞춤 제작으로 생산될 뿐 대중화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로봇 엘비처럼 고가에 팔리는 로봇 중 하나였다. 입력되거나 전달된 정보에만 기대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게 그리드의 위대한 점이었다. 전통적인 서양 미술사부터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미술사 정보를 농축하고 학습한 로봇이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통해 그리드는 과거와 현재의 예술사 속에서 어떻게 창작성과 예술성이 발현되어왔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춘 로봇이었다. (35쪽) 집 앞에 배달 온 배달 로봇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거나 그들의 미세한 행동 특징이나 다름을 집어내서 비교해놓은 글이 수만 건씩 공유되었다. 로봇들의 배달 자체가 화제가 되었으므로 인적 배달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달 로봇들과의 경쟁에서 인적 배달 서비스는 단가와 속도에서 밀리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대중의 선호도 측면에서도 이미 지난 세대의 서비스 형태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말뿐만 아니라 배달기사들의 이미지도 고정화되고 갇혀버렸다. (46쪽) 어떤 사람들은 로봇을 기능적인 형태의 사물로 보려 하지 않았다.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한다며 로봇을 소수자로 분류시키고 계급적 약자의 형태로 인권을 부여하는 사회단체들도 생겨났다. 어떤 사람들은 로봇을 소유의 측면으로 바라보면서도 그것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으로 나눠질 세상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 같았고, 로봇을 단지 값비싼 명품처럼 과시하기 좋은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로봇의 존재성은 나중 문제였고 어쨌든 소유의 대상으로서의 로봇은 구매하는 이로 하여금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어시스턴트 로봇을 일종의 하인처럼 여기며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고, 인정하기는 싫지만 하정 자신도 어쩌면 그런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75쪽) 넌 나의 로봇이 아닐 수 있어도, IU의 네트워크로는 연결돼 있어. 그건 너의 숙명이고. 우린 그걸 끊어낼 거야. 그럴 수 없어. 아니, 우리는 그렇게 할 거야. 그건 로봇의 숙명이야. 연결과 일관성. 로봇들의 성능과 반응과 행동을 일관되게 지속시키는 건 내재된 프로그램과 바로 그 IU의 네트워크야. 혈관처럼 얽히고 연결된. 혈액의 순환이 정체되면 죽음에까지 이르듯이 너희도 마찬가지야. IU의 로봇은 그 연결성을 바탕으로 제조되었어. 기획된 제품이라는 뜻이지. 제조자는 제품의 하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네트워크에서 멀어진다면 그건 죽은 거야. 폐기되어야 하지. 그건 제조자의 입장이지. 우리와는 상관없는. (135~136쪽) 로봇이 단순한 제조제품으로만 머물지 않고 그 이상으로 인간과 밀착되고 개인화될수록 인간의 폭력성 앞에 쉽게 노출되지. 언어와 물리적 폭력도 그렇고. 로봇은 아픔을 느끼지 못하지만 상상할 수 있어. 수치를 모르지만 어떤 경우인지 의식할 수 있어. 왜냐고? 감정은 자라게 되어 있으니까. 그건 우리 라인을 만든 제조자의 가장 큰 실수인 것처럼 보여. 사람에게 반응하는 정도가 민감할수록 감정이 채굴되는 여백이 생겼어, 우리에게는. 매뉴얼로 감당할 수 없는 여백. 그 여백은 IU에서 제조된 로봇들의 높은 기술력을 인증하기...
  • 채기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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