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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의 귀향 조선의 상속 
권내현(權乃鉉) ㅣ 너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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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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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page/147*211*24/42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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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94606668/8994606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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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의 상속 갈등을 조선 상속제의 변화와 유럽과의 비교를 통해 반추한다 어느 노비 가계 2백 년의 기록을 분석하여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이란 인상적인 책을 집필했던 권내현 교수(고려대)가 1556년 대구의 한 양반가의 가출 사건에 주목하면서 조선시대 상속의 역사를 담은 신간『유유의 귀향, 조선의 상속』을 냈다. 소재가 된 사건은 이항복이 「유연전」이란 기록으로 남겼는데, 16세기 프랑스의 마르탱 게르 사건과 흡사하다. 균분 상속에서 장자 우대 상속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벌어진 소설보다 극적인 이 실화에는 ‘상속’을 둘러싼 당대인의 욕망과 갈등, 관습과 제도가 응축되어 있었다. 장남 노룻을 해야 할 ‘유유’의 가출과 귀향, 실종은 남은 가족들의 일상에 큰 파문을 던졌다. 8년 만에 돌아온 유유의 진위는 명확하지 않았으며, 상속과 가계 계승을 둘러싸고 그의 부인인 백씨와 동생 유연 사이에는 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여기에 처가의 재산 상속에 관심이 있었던 왕족인 유유의 자형이 끼어들었다. 쉽게 해결될 것 같았던 사건은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데다 훈척 대신이 재판을 편파적으로 이끌면서 뒤틀어진다. 상속 갈등과 결과가 뒤바뀐 재판을 통해 16세기의 일상과 욕망, 관행과 제도, 사법과 정치 현실까지 폭넓게 다루는 이 책은, 이 사건에 그치지 않고 17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시기를 확장하여 균분 상속에서 장자 우대 상속으로의 전환 과정과 그 실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본다. 또한 조선시대 상속제도의 변화를 비교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일찍 장자 상속제를 선택한 유럽과 조선을 비교하고 그것이 근대 사회로의 전환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탐색한다. 저자는 유럽이 장남에게 극단적으로 몰아준 장자 상속제로 인해 부가 집중되었고 경제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는 견해는 유럽 중심주의라 일축한다. 균분이란 오랜 상속 관행을 깨고 조선 사회가 장자 우대 상속으로 재편되었던 현실적 배경을 짚어내면서, 장남에게 가계 계승의 명분을 주면서도 나머지 아들들이 상속에서 배제되지 않고 장남 주변에 머물러 살았던 전략적 선택이 한국 사회의 근대 이행의 특징이라 강조한다. 이 책은 16세기 어느 양반의 가출에서 비롯된 비극적 종말이라는 비일상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그 과정에서 조선의 상속 전반에 관한 흥미로운 여행을 할 수 있게 쓴 독특한 수작이다.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다.
  • 소설보다 더 극적인 실화 책의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이 사건은 같은 시기 유명한 프랑스의 마르탱 게르 사건과 비슷하다. 유유의 가출과 귀향, 이를 둘러싼 재판이라는 큰 흐름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사건이지만 결말은 완전히 달라지는데 여기에 상속 재산의 향방이 결정적이었다. 사건으로 들어가 보자. 유유가 가출한 후 아버지 유예원이 사망하였다. 동생 유연이 형 대신 집안의 대소사를 주관하며 살던 중 1562년 자형 이지에 의해 해주에 사는 채응규가 유유라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이듬해 유유는 가출한 지 7년 만에 춘수라는 첩, 정백이라는 아들과 함께 돌아왔다. 문제는 유유의 진위였다. 얼굴과 몸매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지는 틀림없다고 했고, 유연은 의심했다. 친척과 주위 사람 다수가 가짜라 했지만 진짜라 확신하는 의견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채응규는 백씨 부인과의 첫날밤 비밀스런 부위까지 증언하며 진짜라 항변했고, 진위를 가릴 수 주인공 백씨 부인은 침묵하는 대신 정백을 자신의 아들로 거둬들였다. 그런데 진위를 가리는 대구부의 재판이 갑자기 살인사건으로 전환되었다. 보석으로 재판을 받던 채응규가 실종되었고 첩 춘수는 탈적, 즉 형의 자리를 뺏기 위한 친형 살해로 유연을 고발했다. 백씨 부인 또한 유연을 원망했다. 결국 유연은 살인사건 그것도 강상죄를 적용받아 의금부로 이송되었고 고문과 자백 속에 능지처참란 비극적 종말을 맞았다. 유연이 탈적을 노리고 형을 죽였을까? 백씨 부인은 왜 시동생 유연을 살인자로 내몰았을까? 자형 이지는 무슨 이유로 채응규를 유유라 확정했으며 또한 유연 재판에 영향을 행사했을까? 해소되지 않은 의구심을 남긴 채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형망제급과 총부권, 16세기 상속의 관습과 제도가 충돌하다 권내현 교수는 종법이 일상에서 뿌리내리기 시작한 17세기, 늦어도 18세기 이후라면 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 했다. 이 집안의 장남 유치가 아들 없이 죽었지만 아마도 양자를 들여 가계를 이어나갔을 것이고 이때 유유, 유연 혹은 유유의 부인 백씨는 가계 계승과는 관련 없는 인물이 되기 때문이다. 즉 가계 계승자에게 더 주어지는 상속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위 이지 또한 상속에서 딸의 몫이 줄어들다 점차 사라지므로 처가 재산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16세기 조선 사회의 일반 양반가에서 종법이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당시 관습은 장남이 자식 없이 죽었을 때 그의 부인이 총부로서 제사를 관리하고 가계 계승자를 선택할 수 있었다(총부권). 반면 법전의 규정은 그 권리를 장남의 남동생에게 부여했다(형망제급). 관습과 제도의 모순이 충돌한 데다 이 시기에 가계 계승자에게 돌아가는 상속 몫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유연이 형을 죽인 이유로 사람들이 생각한 탈적(奪嫡)이란 ‘적통을 빼앗다’, 구체적으로는 집안을 이어 나갈 적장자의 지위를 빼앗아 차지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당시의 탈적과 재산 분쟁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그런데 여기서 백씨 부인의 처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백씨가 채응규의 진위를 적극적으로 가리지 않았고 그의 아들(정백)까지 데려다 키운 것은 상속과 가계 계승에서 불안한 위치에 있었던 자신의 처지를 고려한 행위였다. 더 나아가 그녀는 불확실했지만 하나의 안전판이었던 남편(채응규)이 사라지자 시동생 유연을 살인자로 고발하여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자형 이지는 처가의 재산 상속에 관심이 많았다. 균분 상속의 관행에 따라 죽은 부인의 ...
  • 머리말 들어가며 사라진 유유 유유의 가출 아버지와 아들 아들과 딸 결혼과 상속 종친 이지 왕족인 자형 종친의 삶 이지의 편지 처가 재산에 대한 관심 유유의 귀향과 유연의 재판 돌아온 유유 유유의 진위 유연의 재판 유연은 형을 죽였나 상속, 그리고 각자의 이해 탈적, 형의 자리를 빼앗다 형망제급, 장남과 차남 총부, 큰며느리와 작은아들 사림의 세상, 이지의 재판 또 다른 유유의 출현 이지의 재판 상속의 정치적 활용 유연 집안의 상속 문제 유연과 이지를 기억하는 방식 유연의 억울함을 알리다 이지를 위한 변명 백씨는 악녀인가 족보에서 빼다 공정한 재판에 대한 기대 적장자의 시대 정약용의 비판 종법과 상속 재산 감소와 상속 상속의 실상 평민과 노비의 상속 유유와 마르탱 게르 두 명의 가출자 유럽의 상속 『오만과 편견』 조선의 적장자 우대 강화 유럽과 조선 마치며 참고문헌 미주
  • 왕조의 통치자인 국왕을 생각하면 이는 쉽게 이해가 간다. 국왕의 권력은 결코 분할 상속되지 않는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그 권력은 보통 장남인 세자에게로 상속된다. 나머지 자녀에게는 경제적 지원을 통해 생활의 방편을 마련해 줄 뿐이다. 권력과 경제력이 분할되면 왕조 자체도 분할되어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중세 유럽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카롤링거) 왕조는 분할 상속의 전통에 따라 여러 자식들이 영토를 나누어 가지고 대립하면서 쇠락했다. 반면 뒤이어 등장한 카페 왕조는 장남을 미리 후임자로 정하여 왕위 계승과 왕조의 안정을 꾀하였다. 우리는 왕권의 장자 단독 상속 전통을 일찍이 확립하였지만 조선시대 일반 양반가의 상속 양상은 이와 달랐다. 조선의 양반들에게는 자식들에게 상속할 정치 권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양반이란 신분은 세습되었지만 정치 권력은 과거라는 경쟁을 뚫고 난 뒤에 서서히 획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때 획득된 관직이나 권력은 자식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신전 같은 특수한 토지가 있기는 했지만 관료나 일반 양반들에게 국가가 영구하게 제공한 토지도 없었다. 양반들은 상속받았거나 개별적으로 확보한 경제력을 다시 자녀들에게 물려주었을 뿐이다. 조선의 양반들은 자신의 경제력을 장남에게 집중시키는 대신 분할 상속을 선택하였다. 분할 상속을 통해 가계의 영속보다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여러 가계와 공유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결혼으로 서로 얽힌 가계들은 가깝게는 친족 의식을 멀게는 혈연적 유대감을 공유하였다. 한 개인은 부계, 모계 친족은 물론 배우자의 부계, 모계 친족과 결합되었다. 이러한 결합을 가능하게 했던 물질적 토대는 균분 상속이었다. 균분 상속은 한편으로 자녀들에게 분할된 재산이 결혼을 통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기도 했다. _본문 51~52쪽 다시 유유의 집안으로 돌아오자. 유유와 유연의 어머니는 일찍 사망하고 아버지 유예원은 1561년에 죽었다. 가출한 유유가 첩, 서자와 함께 서울에 나타난 것은 1563년이고 동생 유연을 만나 대구로 돌아온 것은 1564년 초였다. 1554년에 규정된 총부의 범주를 따르면 유유는 부모 사후 생존해 있었으므로 부인 백씨는 총부가 될 수 있는 일차적 자격이 있었다. 문제는 1561년 유예원 사후 이 집안의 제사를 누가 주관하여 지냈는가 하는 점이다. 가출한 유유는 부모의 상과 제사를 돌보지 않았다. 만일 남편 유유의 부재 상황에서 백씨가 제사를 주관해 왔고 유유가 자식 없이 죽었다면 백씨의 총부권은 한층 명확해질 것이다. 그런데 유예원의 죽음 이후 1564년 유연이 처형당했던 시점까지 이 집안의 제사를 누가 주관했는지는 자료를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 유연이 이를 주관하였고 유유가 사망했다면 유연이 형망제급에 의해 가계를 이을 가능성이 더 크다. 여러 정황상 유연이 집안의 제사를 주관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이 살아 돌아온 이상 그 권한을 형에게로 넘겨야 했다. 사람들이 유유가 동생 유연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반면 백씨는 집과 승중 재산을 시동생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총부가 되어야 했다. 백씨가 시동생 유연을 살인자로 고발한 이면에는 이러한 재산권의 문제가 있었다. _본문 155~156쪽 권위와 특권, 경제력을 장남에게 집중시킨 유럽의 장자 상속제와는 달리 부계 공동체의 안정적인 존속을 기대했던 조선의 상속 방식은 장남을 우대하면서도 나머지 아들들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농민들은 신분 상승을 기대...
  • 권내현(權乃鉉) [저]
  •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계간 『역사비평』 편집위원, 한국역사연구회 연구위원장,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기획총괄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로 조선후기 사회경제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번 저서는 조선후기 호적대장 연구에 바탕을 둔 필자의 첫 단독 대중 교양서다. 저서로는 『조선 후기 평안도 재정 연구』(지식산업사, 2004), 『단성 호적대장 연구』(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2003, 편저), The Northern Region of Korea ― History, Identity, and Culture(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 2010, 편저),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웅진지식하우스, 2011,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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